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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예쁜 동화다. 색이 화려하지는 않다. 갈빛이 나는 거친듯하지만 따뜻해 보이는 그림이 왠지 마음에 들어서 보고 또 보게 되는 그림 책이였는데 그 그림의 분위기가 책의 내용과 잘 어우러져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살짝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할아버지의 시계> 라는 외국 곡이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리라. 그 곡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책으로 실제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태어나면서 집안에 들어오게 된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도 힘든 태엽을 돌려서 돌아가는 벽시계가 주인공이다. 그 할아버지의 벽시계는 할아버지와 시작도, 끝도 함께 한다. 할아버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서 또 결혼 하여 손자를 낳을 때까지… 벽시계는 묵묵히 할아버지와 함께 한다. 지나가는 세월을 그림만으로도 보면서 그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혼례 장면이라든가 집안의 풍경이 바뀌는 모습이 부모님의 오래된 앨범 속의 흑백 사진을 보는 듯 따뜻하고 그리운 느낌이 난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함께 멈추어버린 벽시계… 그 시간의 흐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짧고 간결해서 노래가 연상이 되는 글로 세월을… 추억을 말한다. 사라져가는 옛것들에 대한 애틋하고 그리운 느낌이 느껴지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른을 위한 책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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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시계는 처음에 접했을때 색채가 없어서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런데 큰 그림을 펼쳐놓고 보니 어찌나 예쁘고 정겹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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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 제목을 보고 내가 어릴적에 참 좋아햇던 노랫말이 떠올라 책을 펼쳐든다.
'길고 커다란 마루위 시계는 우리 할아버지 시계 90년 전에 할아버지 태어나던날 아침에 받은 시계란다 언제나 정답게 흔들어 주던 시계 우리할아버지 고물 시계 이젠 더 가질 않네 가지를 않~네!'
연필 스케치가 주는 느낌이 왠지 아주 오래된 할아버지의 사진첩을 들여다 보는것같은 느낌을 주는데 저 노랫말처럼 할아버지가 태어나던날 선물로 받은 할아버지 시계는 할아버지가 잠을 자거나 걸음마를 떼거나 학교에 갈때도 항상 함께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시계 태엽감기를 아무에게도 시키지 않고 직접 할 정도로 그 시계는 할아버지에게는 참 각별하다.
똑딱 똑딱 길다란 시계추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고 참 신기하게 바라 보곤 했었던 시계가 지금 우리집에도 하나 있다. 물론 이 시계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 시계다. 갓 시집가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때 우리 방에 걸어주셨던 그 시계가 지금은 멈추어 창고속에 들어 앉아 있다.
이야기속의 할아버지 시계 또한 할아버지와 함께 긴 잠에 빠져 이젠 창고속에서 소중한 가족들의 추억과 함께 고이 잠들어 버려 왠지 쓸쓸한 느낌도 들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태어나 일생을 다한 시계는 자신의 사명을 충분히 다 한 시계란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 집 창고속에고이 잠들어 있는 태엽감는 시계를 다시 꺼내어 먼지를 닦고 나사를 조이고 태엽을 감아 똑딱 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 그림동화는 이처럼 할아버지와 얽힌 물건 하나쯤 떠올리면서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저 노랫말을 불러 주며 한장 한장 넘길 수 있는 책으로 아이들과 할아버지가 좀 더 친근하게 만들어 줄 거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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