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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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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에는 잦은 정변으로 왕세자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었다. 정권이 안정되자 왕실에서는 왕세자가 학문을 멀리하는 것은 종묘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국가적 근심거리로 여기고 그 어느 왕조보다 세자를 교육하는 데 인적, 물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세자의 교육은 성군의 자질을 키우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왕세자의 조기 교육과 초특급 엘리트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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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에는 잦은 정변으로 왕세자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었다. 정권이 안정되자 왕실에서는 왕세자가 학문을 멀리하는 것은 종묘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국가적 근심거리로 여기고 그 어느 왕조보다 세자를 교육하는 데 인적, 물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세자의 교육은 성군의 자질을 키우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왕세자의 조기 교육과 초특급 엘리트 교육을 실시했던 것이다. 조선 왕조에서 왕세자의 교육은 5~8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지만, 성군 재목의 왕세자를 얻기 위한 노력은 탄생 훨씬 이전부터 왕실 법도와 풍속, 궁궐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만큼 왕세자의 탄생과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일례로 왕과 왕비의 침전에는 용마루가 없었는데, 그 이유를 왕자의 생산과 연결 짓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용은 국왕을 상징하는 동물이고, 왕과 왕비의 침전은 용이 자신의 대를 이을 용을 생산하는 신성한  장소인 만큼 감히 다른 용이 위에서 내리 눌러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용마루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창덕궁 왕비의 침전을 큰 인물을 만든다는 뜻으로 ‘대조(大造)’전이라고 한 것이나, 부부지간이라도 왕과 왕비는 길일을 택해 합방을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던 것, 왕비가 엄격하게  태교를 해야 했던 것도 모두 건강하고 총명한 왕세자를 얻기 위한 통과의례였다. 왕비로서 주 의무가 무엇보다 대통을 이을 왕자를 낳는 것이었으니, 왕비가 느꼈을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왕자의 안위나 교육과 직결된 기관도 여러 군데였다. 왕비의 해산을 앞두고는 해산을 도와줄 ‘산실청’이 설치됐고, 태어난 후에는 양육을 담당할 ‘보양청’이, 그리고 세자로 책봉된 뒤에는 세자의 경호를 담당할 ‘세자익위사’가 설치됐다. 왕세자 교육은  ‘세자시강원’에서 담당했는데, 세자시강원은 오로지 왕세자 교육만 전담하는 곳으로 세조 때 설치됐다. ‘세자시강원에는 소속 관리만 20명이나 됐고 시강관 이외 하급관리가 40여명, 세자에게 필요한 책을 보관하는 장서각에도 13명이나 소속되는 등 오직 왕세자 한 명을 제대로  교육시키기 위해 많은 관리와 막대한 재정을 기꺼이 투입할 정도였다. 그만큼 왕세자 교육이 종묘사직의 보전과 번창에 직결돼 있다고 여기고  비중을 두었다는 의미이다.

‘세자시강원’을 통해 왕세자 교육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것은 보통 왕세자의 나이 5~8세 정도였다. 요즘 못지 않은 조기교육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시강관이 당대의 실력자였음은 당연지사였고 평상시 정규 강의는 조강, 주강, 석강 하루에 세 번이 원칙이었고 시험도 정기적으로 치르고 시강관의 평가를 받았다. 교재는 주로 유학 경전과 역사서였지만, 경전만 학습하는 것은 아니었다. 국왕이 주재하는 각종 행사에도 참여해야 했다.

세자가 생활하는 공간에 세자 시강관이 왕세자가 헛되게 시간을 보내는지 통제했고, 왕실 어른에 대한 문안을 거르지 않게 하고, 편식이나 아침 거르는 것까지 신경 쓰는 등 인성교육, 생활교육 또한 병행됐다. 

하지만 왕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기 교육과 엘리트 교육이 그렇듯이, 어린 나이에 이런 교육 과정을 감당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습량이 만만치 않아서 학문을 좋아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고, 더욱이 이 교육과정이 왕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다른 면으로는 왕의 자질을 평가받는 과정이기도 했고, 자칫하면 폐세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왕세자가 받는 압박감도 상당한 수위였을 것이다. 또 왕 못지 않게 빡빡한 일정과 궁궐 속에서 갇혀 지내야 해서  사냥을 하고, 군사훈련을 실습하는 강무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였다고 하니 세자로서 겪어야 했을 고통도 능히 이해가 간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을 읽고 바로 떠오르는 시 구절이 있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하는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의 구절.

그만큼 성군을 배출하기 위해 왕실이 기울인 노력이 대단했고, 체계적이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조선이 사대부의 나라였기에 군주가 되기 위해 이렇게 철저한 사전 교육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신료들과 정치를 하고 공론을 다투는 군주다운 군주가 되려면 사전에 교육을 철저하게 받는 과정이 필수적이지 않았을까.  로마가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조선의 왕 역시나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었던 막중한 자리였다. 조선의 왕은 왕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 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왕세자 교육을 위해 그렇게 많은 인적, 물적, 제도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매가 풍성했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조선의 스물 일곱 왕중  세자를 거쳐 왕이 된 경우가 열다섯 명에 그쳤다는 점, 즉  세자를 거치지 않고 왕이 된 경우가 열두명에 달했다는 것이나 왕이 되지 못한 세자도 적지 않았다는 점은 무척 안타까왔다.

e****0 2010.02.11. 신고 공감 4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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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微視史)를 다룬 맛깔스런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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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微視史)’란 역사의 전체적인 면에서가 아니라 풍속이나 음식, 의복 등 단면적인 분야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역사다. 조선조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바탕으로 한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하서 김인후의 사상화 삶을 그린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 조선시대 풍속 기행을 그린 『조선의 뒷골목 풍경』 등이 최근 출판된 미시사 연구의 역작들이다. 그런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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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微視史)’란 역사의 전체적인 면에서가 아니라 풍속이나 음식, 의복 등 단면적인 분야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역사다. 조선조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바탕으로 한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하서 김인후의 사상화 삶을 그린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 조선시대 풍속 기행을 그린 『조선의 뒷골목 풍경』 등이 최근 출판된 미시사 연구의 역작들이다. 그런데 또 하나 흥미를 잔뜩 유발시키는 책이 나왔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조선 왕실의 철저하고 체계적인 왕세자 만들기를 보여주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왕실의 태교에서부터 원자의 교육 방식, 왕세자 책봉례와 통과 의례, 왕세자 교육기곤과 교육방법을 다루고 있고, 덤으로 왕세자와 그 스승들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책 첫장을 펴면 하늘과 따잉 만나는 교태전에 대한 유래가 나온다. 교태전(校泰殿)이란 왕비의 거처다. 이곳은 국왕이 합궁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태의 '태'는 주역에 나오는 괘로서 건괘와 곤괘가 합친 형상으로서 대지의 음기가 내려오고 하늘의 양기가 위로 상승하는 형상으로 '하늘과 땅의 어울림'을 상징하는 괘이다. 이는 앞으로 큰 인물, 즉 장차 국왕이 될 적장자가 태어나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렇게 왕비의 침전을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은 후, 원자의 탄생을 위한 출산 풍속과 삼칠일 동안의 관례, 돌잔치 풍경까지 감칠맛 나게 녹아 나고 있다. 세자에 대한 교육방법은 3장부터 6장까지 치닫는다. 곳곳에 세자의 책봉례, 관례와 관련된 논설, 왕세자비의 간택과 가례와 이와 관련하여 간택이 덕성이냐 용모냐를 놓고 벌어진 상소의 문제까지 파헤쳐 진다. 세자의 교육을 위한 세자시강원과 그게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학습과 엄격했던 평가방법이 나오는데, 그 과정에서 세자와 그를 가르친 스승과의 위상, 그리고 이름 있는 국왕과 그를 가르친 스승들의 이야기가 덤으로 펼쳐진다. 양녕대군과 뛰어난 문장가 변계량, 세종을 가르친 행복한 스승 이수, 문종을 가르친 김숫자와 최만리, 연산군의 스승 허침과 조지서의 엇갈린 운명, 도학을 가르친 조광조 이황 이이, 군사를 표방한 두 국왕 영조와 정조 등이 흠뻑 미시사에 맛을 들이도록 쓰여진 책이다. 두고두고 보아도 좋고, 한번에 주루룩 읽은 후에 옆에 두고 보면 교양이 몇 배는 넓어질 만한 미시사를 다룬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깊은구절]
국왕의 일과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만 가지나 될 정도로 많다고 하여 '만기(萬機)'라 불렀다. 순조 8년에 편찬된 『만기요람(萬機要覽)』에는 국왕이 처리해야 하는 만 가지 일의 요점이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만기지가(萬機之暇)'라는 말이 있는데, '만 가지 일을 처리하는 여가에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국왕의 독서를 가리킨다.
x*****e 2003.10.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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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엘리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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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아기를 담고 있다보니, 이것저것 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간다. 조선 시대, 최고의 실력자이며 하늘아래 하나로 불리워진 왕세자의 교육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책은 조선 왕조 실록에 언급된 왕세자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부일만큼 자세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 다만 지적인 부분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 예.체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망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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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아기를 담고 있다보니, 이것저것 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간다. 조선 시대, 최고의 실력자이며 하늘아래 하나로 불리워진 왕세자의 교육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책은 조선 왕조 실록에 언급된 왕세자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부일만큼 자세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 다만 지적인 부분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 예.체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망라한 그당시 최고 교육을 받았다는 것만이 나와있다. 돈 들이지 않고, 집에서 왕세자 버금가는 교육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태교 부분이나 스스로 농사나 사냥 경험을 쌓으며 백성의 마음을 이해한다든지, 배냇저고리를 새로 지어 입히는 것이 아니라 무병장수한 사람의 것을 얻어 잘 삶아 다시 입힌다는 사실은 퍽 흥미있었다. 역사책을 읽는 마음으로 읽으면 부담이 없을 것이고 양육의 도우미로 읽는다면 다소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i****3 2003.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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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세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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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의 <심양일기>를 읽으면서 아주 놀라운 것, 하나를 보았다.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간 세자, 소현은 거기에서 시강원의 관리들과 서연을 계속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포로로 잡혀가서 허송세월을 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시강원의 관리들과 <서경>을 교과서로 삼아 공부를 계속해서 했다는 기록이 나오고 있으니 참, 놀랍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세자를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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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의 <심양일기>를 읽으면서

아주 놀라운 것, 하나를 보았다.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간 세자, 소현은 거기에서 시강원의 관리들과 서연을 계속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포로로 잡혀가서 허송세월을 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시강원의 관리들과 <서경>을 교과서로 삼아 공부를 계속해서 했다는

기록이 나오고 있으니 참, 놀랍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세자를 어떻게 교육시켰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바로 이책이 그런 나의 궁금증을 잘 해소 해 주었다.

 

세자시강원이 바로 그런 기관이다. 

소현세자는 적지에서 오히려 본격적인 제왕 수업을 받은 것이다.

 

그런 제도를 만들어 한나라를 다스릴 세자를 양육하고 훈육한다는 제도, 자체가

조선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읽기를 잘했다, 는 평가를 하고 싶은 책.

 

 

 

s***h 2009.05.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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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은 태어나는가 만들어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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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리뷰]   3정승을 비롯하여 당대의 학자로 이름난 20명의 고위관리들의 개인교습을 받고 학습에 필요한 시중을 드는 데에만 39명의 하급관리들을 거느렸던 조선의 왕세자. 그 밖에 왕세자 교육에 필요한 서책들을 관리하는 장서각에도 13명의 관리들이 소속되어 있었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임시직 관리들이 투입되었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단 한 명의 교육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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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리뷰]

  3정승을 비롯하여 당대의 학자로 이름난 20명의 고위관리들의 개인교습을 받고 학습에 필요한 시중을 드는 데에만 39명의 하급관리들을 거느렸던 조선의 왕세자. 그 밖에 왕세자 교육에 필요한 서책들을 관리하는 장서각에도 13명의 관리들이 소속되어 있었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임시직 관리들이 투입되었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단 한 명의 교육을 위해 유례없이 많은 인력과 재정을 투입했던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국왕의 비빈이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 원자(왕의 장남)가 제왕이 되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바른 심성을 배양하기 위한 왕실의 태교부터 까다로운 유모 선발, 갓난아기 때부터 시작하는 보양청 교육, 유아기에 시작하는 강학청 교육, 입학례·가례·관례 등 각종 통과의례, 세자 책봉 후 시작하는 세자시강원 교육까지, 단지 교육과정만이 아니라 왕세자의 여가생활과 스승과의 관계까지 입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각각 왕실문화 전문 연구자와 아동문학가로 만난 이 책의 저자들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보양청일기>, <강학청일기>, <육전조례> 등 20여 종의 방대한 고서들과 최근의 연구 논문들까지 아우르는 공동작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의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복원해냈다. 수많은 고서들에서 발굴해 낸 생생한 자료 외에도 왕세자가 공부하던 서책들과 각종 의례에 대한 왕실 기록화, 왕세자가 태어나고 자란 유적들에 대한 사진 등 총 87점의 도판들을 수록하여 조선의 왕세자 교육을 시각적으로도 충실히 재현했다.

[책 핵심 읽기]
 조선의 지배 이념이었던 유교사상은 왕도정치를 이상으로 여겼는데, 왕도정치란 어질고 착한 왕이 선정을 베풀어 위로는 하늘의 복을 받고 아래로는 백성들이 화답하여 태평성대를 이루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유교 사상이 조선 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되면서 어느 시대,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하고 체계적인 왕세자 교육제도가 등장하게 되었다. 태어나면서부터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왕세자를 학문으로 교화시켜 왕도정치를 실현할 현철한 군주로 키우는 것이 조선의 왕세자 교육의 목적이었다.

  왕세자의 하루는 오늘날의 수험생처럼 공부 위주로 짜여져 있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조강, 낮과 저녁의 주강과 석강 외에도 수시로 이어지는 소대와 한방중에 진행되는 야대까지. 이에 더해 수시로 경서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구술 시험이 실시되었고, 5일에 한 번은 배운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 문제은행식 시험이 실시되어 성적이 매겨졌다. 게다가 왕세자에게는 방학도 없었다. 특별히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견디기 힘들었던 과중한 학습부담을 견디다 못해 술과 여색에 빠져든 왕세자들이 적지 않았다. 양녕대군, 사도세자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장남이라고 해서, 혹은 세자라고 해서 왕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선 왕조에서 적장자가 왕위를 계승한 경우는 문종·단종·연산군·인종·현종·숙종·순종 등 7명에 불과했다. 왕세자가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생활이 문란하면 왕세자 주변의 내시들과 교육 관리들을 문책하라는 대신들의 상소가 이어졌고, 정적들의 공격을 받게 되기도 했다.

  왕권을 이어받을 원자나 세자의 스승을 임명할 때는 향후의 정국 구도와 관련해 정치세력 간에 암투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를 막기 위해 인조는 원자 보양관을 임명하면서 남인과 서인의 구분 없이 골고루 등용했다. 그러나 왕의 스승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세종의 스승인 이수처럼 성군을 배출한 학자는 죽어서까지 명예를 누렸지만, 연산군에게 공부를 강요한 조지서는 국왕을 능멸했다는 이유로 제자의 손에 참수를 당하기도 했다. 인종을 통해 왕도정치의 실현을 꿈꾼 조광조와 이황은 정변과 왕의 단명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어려서부터 방대한 독서와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대학자로 성장한 정조에 이르러 그 꽃을 피우게 된다. 정조는 왕손일 때부터 영조의 특별한 관심 속에 남유용, 조영국, 김원행 등 당대 학자들의 지도를 받아 25세로 국왕에 즈음할 당시에는 신하들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학문적 소양을 갖추게 되었다. 즉 유교사회의 이상적 군주상인 군사君師(왕이 곧 스승)를 실현한 것이다. 그는 184권 분량의 개인 문집 <홍재전서>를 저술했고, 평생 2,500권의 책을 편찬했다. 1797년 정조는 <만천명월주인옹자서 萬川明月主人翁自序>를 짓고 중앙의 신료와 지방관들에게 각자의 필체로 이를 써 올리게 했다.

  즉, 자신을 하늘에 뜬 밝은 달에 비유하고 만백성을 만 개의 개천에 비유하여, 달빛이 만 개의 개천에 고루 비추듯 모든 백성에게 고루 미치는 지고지순한 정치를 실현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다.

[생각하며 책읽기]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어떻게 하였을까?,지식 위주의 입시교육에 치우친 오늘날의 교육과는 달리 조선의 왕세자에게는 지덕체를 고루 발달시키는 종합적인 교육이 실시되었으며, 스승은 물론 유모와 궁인도 엄격하게 선발하는 등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왕실 어른과 스승에 대한 예절을 익히고 각종 왕실 의례의 절차를 익히는 것이 학문을 습득하는 것 이상으로 중시되기도 했다. 손수 밭을 갈며 백성들의 삶을 체험하는가 하면, 시를 짓고 그림과 음악을 익히며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늘 생활 속에서 행해졌던 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오늘날의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귀감이 될 것이다.

1. 국왕의 아기를 임신한 비빈은 빛깔이 아름다운 옥과 자수정을 가까이했고, 가야금과 거문고 음악을 들었다.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태아에게 들려주었고 정서 안정과 집중력 향상을 위해 바느질을 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순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었고, 옆으로 걷는 게와 뼈없는 생물인 문어는 먹지 않았다.

2. 원자의 유모는 대왕대비가 직접 심사하여 말이 적고 젖이 풍부하며 심성이 고운 사람으로 뽑았다. 원자가 왕이 되면, 유모는 영의정 바로 아래 품계인 종1품의 ‘봉보부인’에 봉해지고 왕의 탄일이나 자신의 생일, 또는 나라의 경사 때마다 특별한 하례물을 받았다. 성종의 유모인 백씨나 연산군의 유모인 최씨는 국왕과의 특별한 관계를 믿고 권력을 남용하거나 국정에 간여하기도 했다. 원자의 시중을 드는 궁인과 내시도 품행이 방정한 사람들로 선발했으며 체계적인 유학 교육을 시켰다.

3. 어린 원자의 양육을 담당한 보양청과 강학청에서는 <천자문>, <동몽선습>, <대학>, <격몽요결> 등의 경서 학습 외에도 원자가 먹을 음식과 옷, 서책의 공급 등 모든 것을 관장했다. 머리가 맑아지는 조청, 피로를 풀어주는 소금 목욕 등 학습 능률을 올리기 위한 보양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이러한 왕실의 비법은 민간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어린 나이에 혼자서 학습에 전념해야 하는 원자의 외로움을 덜어 주고자 종실과 대신의 자제 중에서 총명한 아이를 뽑아 ‘배동’이라 하여 원자와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게 하기도 했다.

4. 원자의 교육은 아침에 일어나서 왕실의 어른께 문안하고 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살핀다든지 평소 식사를 살피고 병환 중에는 약을 먼저 맛보고 올리는 것과 같은 기본예절부터 시작되었다. 스승에게도 깍듯이 예의를 지켰고, 항상 격식에 맞는 옷차림에 정숙한 태도로 생활해야 했다. 관례·가례·입학례 등의 통과의례는 물론 각종 국가적 행사에 참여하여 장차 국왕이 되어 의식을 주관할 때 필요한 몸가짐을 익히기도 했다.

5. 원자가 세자로 책봉되면, 세자시강원이 설치되어 본격적인 제왕 수업을 시작했다. 시강원의 교재에는 <효경>이나 <소학>을 쉽게 풀어쓴 <효경소학초해>나 역대 국왕의 행적 가운데 모범이 되는 사례를 모은 <조감>, <자성편>처럼 특별히 왕세자의 교육을 위해 편찬된 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왕실에서는 무예 훈련과 농경 실습 등 지덕체를 고루 함양하는 전인교육이 실시되었다. 매년 정기적으로 국왕과 세자가 신료와 군사들을 이끌고 사냥을 나가는 강무는 군사 훈련도 겸했던 행사였다. 평소에는 활쏘기와 말타기로 체력을 다졌다.

  한편 국왕과 세자가 친히 밭을 가는 친경례와 누에를 치는 친잠례는 궁궐에서만 생활하는 왕세자에게 백성들의 생활을 일깨워 주는 뜻깊은 행사였다. 왕세자 교육의 완성은 왕세자 신분으로 왕의 업무를 대신하는 대리청정이었다. 대리청정은 왕이 노쇠하거나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을 때 실시되었다.

                     [한국양서보급중앙회 북멘토&북코치클럽]

s*************g 2007.07.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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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다.
"교육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다." 내용보기
복잡한 과정을 통한 왕세자 교육과 그것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 그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왕세자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 왕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물리적인 환경이 주어진다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학식 뿐 아니라 인품까
"교육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다." 내용보기
복잡한 과정을 통한 왕세자 교육과 그것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 그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왕세자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 왕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물리적인 환경이 주어진다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학식 뿐 아니라 인품까지 보고 결정했던 그 까다로운 과정속에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의 자세 역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마음으로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s******5 2004.07.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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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교육의 과정과 내용의 거리
"왕세자 교육의 과정과 내용의 거리" 내용보기
조선시대를 위시하여 모든 왕조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중 하나는 왕세자 교육일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욱 어렵다고 하듯이, 후손이 국가를 잘 유지해줬으면 하는 것은 모든 왕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최우선적으로 질문되고 대답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한 과점에서 이 이란 책을 보게 되면, 상당히 미흡하다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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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위시하여 모든 왕조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중 하나는 왕세자 교육일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욱 어렵다고 하듯이, 후손이 국가를 잘 유지해줬으면 하는 것은 모든 왕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최우선적으로 질문되고 대답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한 과점에서 이 <조선의 왕세자="" 교육="">이란 책을 보게 되면, 상당히 미흡하다 아니 할 수 없다. 조선시대는 성리학의 시대라는 단순한 공식에 머물러 있어서 유학경전에 대한 소양교육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성리학을 어려서부터 수학하고 시강의 선택에서도 유학자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 중시되고 있다. 그런데 간략하게 나오긴 하지만, <국조보감>, <갱장록>이니 하는 선왕들의 업적에 대한 교육, 즉 통치술이 교육 내용의 주류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왕'이 되기 위한 품성교육이야 잘 정리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통치부분, 예를 들면 대리청정시의 문제점이나 해결책, 그리고 각종 정책 입안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하들과의 갈등문제, 이를 해결하는 방식, 혹은 모범사례 등이 심도있게 다뤄졌으면 책의 짜임새가 더욱 좋았으리가 생각한다. 불교 관련 서적을 읽어보면, 조선시대 국왕은 여러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교에 개인적으로 심취하기도 하고, 사찰을 짓기도 하는 등 이 책에서 보이는 것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왕의 결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개인적인 능력인가, 아님 나름대로 통치술의 일환인가? 아님, 왕실 때문인가? 등등 여러 가지 의문점이 솟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참으로 많다. 다른 리뷰에서 보이듯이, 미시사적인 관점을 채택하여 실록 자료(당연하지 않은가?)를 충실히 채택하여 읽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그렇지만, 조선이란 나라를 유교 사대부상의 구현이라는 한정된 입장에서만 서술하다보니, 다양한 접근이 부족한 것 같다. 사족같지만, 왕세자와 관련하여 국왕이 별시를 실시하여 600명을 뽑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면, 별시를 실시한 국왕과 별시에 합격한 자들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정규 과거시험의 합격자들과는 좀 다른 관계를 가지는가? 그리고 수많은 관료 합격생을 배출하게 되면 당연히 관직 배급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가? 허직이나 산직을 제수할 리는 없고, 별도의 방법이 있을 듯 한데...궁금하기 그지없다. 최종적으로 평자가 보기에, 이 책은 이러한 내용에 관한 서술의 첫걸음을 걸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하다. 국왕의 통치술이란 입장에서 종래의 자료를 새롭게 보아야만 왕세자 교육의 독특성이 나올 듯 하다.
m****p 2004.11.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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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왕이 되는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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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왕세자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즉 태교 부터 시작하여 왕이 되기까지 왕세자만을 위한 교육기관들이 설립이 되고 많은 학자들을 스승으로 삼아 왕세자 교육을 담당하게 하였다. 또한 왕이 되어서도 경연등을 통해 학문을 게을리 할수 없었으니... 요즘으로 치면, 평생 고3 수험생 생활을 했던것이다. 즉 왕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교육을 통해 문과 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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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세자 교육은 왕세자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즉 태교 부터 시작하여 왕이 되기까지 왕세자만을 위한 교육기관들이 설립이 되고 많은 학자들을 스승으로 삼아 왕세자 교육을 담당하게 하였다. 또한 왕이 되어서도 경연등을 통해 학문을 게을리 할수 없었으니... 요즘으로 치면, 평생 고3 수험생 생활을 했던것이다. 즉 왕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교육을 통해 문과 무를 배워야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려운 한자어들이 많이 나오며 그 한자어에 대한 풀이가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들이 조금 있다. 요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은 풀이를 해 주었으면 좋으련만...
YES마니아 : 로얄 d******d 2003.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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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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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이건 보통 피곤한 자리가 아니다.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왕실 내의 암투와 조정대신들의 정쟁 속에서 눈치를 보며 줄타기를 해야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왕세자가 받아야 하는 그 교육들은 철이 들기 전에 자신의 위치가 보통이 아님을 이미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왕세자의 자리에서 국왕의 자리로 오르지 못하거나 하면 그냥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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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이건 보통 피곤한 자리가 아니다.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왕실 내의 암투와 조정대신들의 정쟁 속에서 눈치를 보며 줄타기를 해야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왕세자가 받아야 하는 그 교육들은 철이 들기 전에 자신의 위치가 보통이 아님을 이미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왕세자의 자리에서 국왕의 자리로 오르지 못하거나 하면 그냥 죽음으로 내몰릴 수도 잇는 극과 극의 자리이다. 한편으로 왕자의 중요성을 부각하여 조선의 왕세자의 교육은 임신을 하기 전 태교와 몸가짐을 통해서 왕세자를 낳기 전 부모의 마음가짐부터 올바르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태어난 왕세자이지만 그의 앞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끝임없는 과제와 막중한 의무 밖에 없었다. 오직 성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누구보다 더 고된 일생을 살다가 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권력 유지를 위해 뒤에서 몇십년, 아니 조선왕조 오백년 동안 이런 노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왕권유지만을 위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럴듯한 성군은 몇 없는 걸보면. 이런 교육이 얼마나 의미있는지 미지수다
a*****8 2004.07.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