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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하면 유교가 사회 저변에 뿌리를 내리면서 성적인 통제가 강력해진 시대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통제는 상층 여성들에게나 해당된 것이었고 남성이나 하층민들은 그러한 통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양반 선비가 음담패설을 편찬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필사본의 형식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일제 강점기에 필사, 간행된 것이 대부분인데, 그마저 지금은 전해지고 있는 것이 드물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음담패설은 <기이재상담>과 <유년공부>의 일부분인데, 이 두권 모두 일본 도서관에 소장되어 다른 소설이나 희곡등과 더불어 한국어 교재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중 <기이재상담>은 단권 31장의 얇은 필사본이며 전부 한문으로 되어있고 <유년공부>는 일본 도쿄대학 오쿠라문고에 소장된 이야기책으로 음담패설이 전부는 아니지만 음담패설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짤막한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음담패설을 담고 있다. 노골적으로 입에 담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던 시대에 오히려 정해진 틀을 깨고 선을 넘어 자유로운 성 문화를 표출하는 것에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용을 다루는 면에 있어서도 가볍고 경쾌한 방식을 이용함으로써 읽는 사람 역시 창피함을 유쾌함으로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성이라는 소재를 빌어 기존 권력층의 횡포와 비리를 폭로하는 나름의 의식(?)도 담아내고 있다. 아무리 속된 것이라도 버릴 수 없는 우리의 문화적 자산임을 강조한 저자의 집필 의도를 생각하면서 조선 시대의 진짜 성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