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집]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에 대한 공포를 너무나 인상적으로 보여준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었고, 추천을 받아서 읽게 되었다. 최근에 합본으로 나온 것이 있지만 그전에 2권으로 된 책으로 샀는데, 1권은 생각보다 조금 지루하게 읽다가 점점 더 몰두하게 되었고, 2권 중간에는 밥을 먹으면서도 끝이 궁금해 정신없이 읽었다.
사나에는 정신의학을 전공한 의사로서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에서 일하고 있는 신참이고, 그녀의 연인은 수년전 우연히 만났던 재능이 많았고 베스트셀러를 썼지만 진정 가려진 재능을 다 꽃피우지 못한 작가 다카나시이다. 다카나시는 죽음공포증에 시달리고, 우연한 기회에 신문사에서 아마존 탐사특집 기사 연재를 제의 받자 좋은 기회로 여기고 참가하게 된다. 그가 보내주는 이메일을 읽고 있던 사나에는 어느날 그가 일행과 함께 위험에 처하고 배고픔에 시달릴때 무리에서 떨어진 원숭이를 잡아 그 고기를 먹고서 원주민으로부터 공격적인 반응을 받았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읽는다. 걱정이 되던차에 등장한 다카나시는, 왠만하면 극복하기 힘들다는 죽음공포증을 떨쳐버리고 음식과 섹스에 탐닉하며 너무나도 낙천적인 모습을 보인다. 뭔가 이상하단 생각을 가지던차 다카나시는 자신에게 가끔 천사의 날개소리가 들리고 그들이 뭐라고 속삭인다고 말하고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죽음을 경험하려 한다. 같이 탐사에 참가했던 일행 중에, 고양이류를 싫어하는 학자가 호랑이밥을 자처하고, 아이를 잃었던 한 사람은 아이를 사고에 버려두려다 같이 죽기도 한다. 뭔가 이상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사나에는 그 원인을 뒤 쫓으며 기생충학자인 요다박사와 합류하게 된다.
읽다보니 과연 SF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있는데, 과연 선충이 숙주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할지, DNA조작까지 가능할지 (뼈가 바뀌고 온몸에서 팔이 여럿나도록)가 의문시되는 것이다.
안그래도 너무 궁금해 아는 기생충학자에게 이 책을 권유하며 질문을 의뢰했으니, 과연 호러일지 SF일지는 그때가서 판단한 것이다.
여하간 '생존은 본능이다'란 말이 떠오르는 이들 범인들(?)의 이야기에 밥맛을 잃을 정도이다. 기시 유스케는 여하간 독자의 소름을 끼치게 하는데 천재적이다. 스티븐 킹의 1408과는 어떤 면으로 비슷한게, 죽음을 직면한 인간들이 차라리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를 가시화한다. 스티븐 킹은 "무섭지? 무서워 하는 걸 보니 정말 보람을 느껴"하는 반면, 기시 유스케는 "무섭나?" 그 한마디 하고 말없이 담배만 피울 것 같단 생각이다.
|
|
인간의 원죄는 탐욕이다. 탐욕은 절대 불행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다시 극단적 희열과 행복에 대한 끝없는 욕구불만으로 나타난다. 고통은 당하는 사람, 바라보는 사람 모두에게 평상심을 요구한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것 또한 탐욕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일일까... 그건 탐욕이 아니라 인간의 작은 바람과 소망, 자비에 대한 호소일 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에서의 주인공의 행동은 이런 생각을 갖게 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