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riton. Gerard Souzay & Piano. Dalton Baldwin
나라마다 특징있는 선율과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들이 있다. 우리에게는 가곡이 있고 이탈리아에는 칸쪼네가 있다. 독일에서는 그것을 리트(Lied)라고 부르고 프랑스에서는 멜로디(Melodie)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샹송(Chanson)은 원래는 샹송 프랑세즈(Chanson Française)라는 것인데 우리의 대중가요와 비슷한 선상에서 놓고 보면 되겠다.
바리톤 제라르 수제(Gérard Souzay. 1918~2004)의 멜로디 프랑세즈(Melodies Française)는 가브리엘 포레,프란시스 풀랑, 모리스 라벨, 샤를르 구노등의 곡에 고티에, 베를렌느, 아폴리네르, 에두아르, 롱사르, 보들레르, 토마스 모어, 빅토르 위고등의 시를 붙인 우아하고 격조있는 프랑스 성악곡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국내 클래식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프랑스인이면서 유독 유명하고 그래서 프랑스 멜로디계의 대표격인 된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이 바리톤의 명쾌한 불어딕션과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고 힘있는 음색을 감상해보면 좋겠다.
"규칙을 미학으로 변화시키는 감성"이라 불리는 제라르 수제의 예술과 보컬 기교는 총 CD 4장안에 수록된 다양한 곡과 그 곡의 분위기와도 자주 겹친다. 아마 국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곡들은 아니지만 성악을 공부중인 학생들은 이 가수의 앨범을 학습 교재로 활용할 것이다. 음악은 음악이지 공부가 아니라는 말은 틀린 생각이다. 하나의 곡을 부르기 위해 학습해야 할 분야가 너무도 많다는 뜻이다. 특히 언어와 딕션은 필수분야인데 이탈리아 곡을 부르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 시간 진행되는 토요일 오전 이탈리아어 강의를 들으러 한 학기동안 매진해야 하는 학생의 애환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잘 부르려면 기본 발음과 의미파악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노래를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언어의 원발음과 노래를 부를 때 발음은 매우 다르다. 샹송을 부를 때와 멜로디를 부를 때 불어의 딕션이 다르고 팝을 부를 때와 클래식 전원풍의 목가적인 영국곡을 부를 때 발음이 다르다. 그래서 딕션이라는 분야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원곡의 묘미는 제대로 살릴 수가 없을 뿐더러 우리가 그런 노래를 들을 경우 감성적인 완성도에 접근이 불가한 것이다.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라이브 콘서트 프로그램을 즐겨보다 보면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브라이언 아담스와 파바로티가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을 같이 부른다. 아주 수줍게 부르는 브라이언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그를 지지하는 파바로티의 폭포수같은 음색이 지금도 기억난다. 관객서비스 차원의 연주였지만 다름이 확실히 감지되는 상황이다.
대가들도 딕션과 관계없이 연주하는 경향이 있다. 파바로티의 불어 연주는 이탈리어처럼 들리고 심지어 그는 독일 리트는 부르지 않았다. 그런 반면 니콜라이 겟다는 7개국어에 능했고 탁월한 딕션의 소유자로 자유롭게 연주하였다. 국내에서 소프라노 홍 혜경과 함께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한 플라시도 도밍고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한국어 발음, 가사가 갖고있는 민족적 정서와 그 의미전달을 제대로 한 딕션의 모범을 보여준 대가였다.
샤를르 보들레르의 시 "여행에의 초대(L'invitation au voyage)"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번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음악과 함께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제라르 수제의 음성을 이렇게 가까이 두고....
아이야, 누이야 꿈꾸어보렴 거기 가서 함께 살 감미로움을! 한가로이 사랑하고 그대 닮은 그 고장에서! 매력을 지녀, 변덕스런 그대 눈 같아. 우리 방을 장식하리; 운하와 도시를 온통
<악의 꽃>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