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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구가 '요즘 뭐 재미있고 또 슬프기도 하고 그런 책 없어?"하고 묻더군요.
순간 가방안에 있던 [붉은 밤을 날아서]라는 책을 꺼낼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 이 책 말야... 무지 슬퍼. 그리고 또...긴장감도 있고 읽는 재미도 있고..그런데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마음이 말야..무거워져. 난 그랬어"
친구가 제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젓습니다. " 난 안읽을래. 마음이 무거워진다면..." 요새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냥 가볍게 읽을 책을 찾던 중이라며 친구는 다른 일본 작가의 무시무시한 추리소설 하나를 들고 갔습니다.
괜히 부연설명을 했나? 내참나.. 그러면서 커피잔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붉은 밤을 날아서]라는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읽기 전이었다면 모를까., 다 읽고 나서 다시 책장을 스르르 넘기자 책속에서 주인공 소년 산티아고와 동생 안젤리나가 그렇게 잡고 싶어하던 날개달린 물고기의 비릿한 냄새가 한껏 풍겨져나오는것같네요. 그리고 또 다시 책장을 넘기니 작은 배 카유코에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쳐다보며 흘렸을 어린 그들의 눈물이 짭짤한 바다 냄새와 함께 느껴지는 것같았습니다. 왠지 모를 전율에 다시 책을 덮었습니다. 왠지 이 책을 또 읽을 자신이 없습니다. 다시 그들의 사투에 동참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니 그들을 지켜보기만해야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때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커피로 유명한 커피하우스의 메뉴판에 눈에 띄는 글자는 '과테말라 커피 안티구아"였어요.
"태평양 연안 화산지역에서 생산된 타는 듯한 향을 지닌 고급 스모크 커피"
사람이 어떤 것을 알고 난후와 알기 전이 다르다고 하지만 , 내가 [붉은 밤을 날아서]라는 책을 알기 전에 이 메뉴판을 봤다면 나에게 과테말라라는 나라는 그냥 안티구아라는 쵸컬릿향과 신맛이 도는 색다른 느낌의 커피를 생산하는 라틴아메리카의 한 나라 정도로 기억될 뿐이었겠지만, 이제 책을 읽은 나에게는 안티구아 커피를 생산하는 과테말라사람들의 처절하고 슬픈 내전의 진실과 참혹함을 떠올리게 될 것같네요.. 비록 커피 한잔이라고 해도.
숨쉬지 않고 읽었습니다.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내가 숨을 쉬고 잠깐 눈을 돌리기라도 했다간 그들이 탄 작은 배가 망망대해의 태평양에서 그만 파도에 집어삼켜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장까지 눈에 불을 켜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겨우 그것뿐이었습니다. 정작 카유코에 매달려 기적적으로 미국에 도착한 두 오누이에 비하면 나는 정말 바다 물고기보다 못한 존재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계속 "만약 내가 산티아고이고 또 내 딸이 안젤리나였다면........그래서 밤새 한숨도 못자고 타는 듯한 태양이 이글거리는 아침을 맞이했을 때 배가 고파 울고 있는 딸의 눈을 봤다면......나는 .... 산티아고처럼 포기하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까 그 친구에게 다시 [붉은 밤을 날아서]를 권해봐야곘습니다.
'이봐. 친구,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이 책 한번 읽어봐. 그리고 네 고통이 이 책에 나오는 두 오누이보다 더 한지 ..한번 생각해보면 안될까?"
망망대해에서 안젤리나에게 산티아고 가 말합니다.
"바람과 파도는 바다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지. 해류와 함께 말야"
삶은 그렇게 고통과 시련을 준비하고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바다겠지요? 때로 운명이란 해류와 함께 말이죠. 이리저리 쓸려 때론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산티아고와 안젤리나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과테말라 또한 커피가 아닌, 정의와 평화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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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과테말라에서 있었던 내전, 양민학살이야기를 한 남매의 이야기로 형상화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광주항쟁이야기도 생각나고, 노근리 사건도 생각나고,베트남 이야기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였다. 제목만 보아서는 저녁무렵의 이야기인가 꿈과 희망이 넘쳐날 것같은 이야기일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 소설에서 붉은 색은 전쟁,살생,죽음을 나타내는 색이었다. 게릴라 군과 군인들 사이의 전쟁에서 군인들은 부자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했다. 땅의 소유권을 뺴앗고 모든 사람을 죽인다. 주인공 12살 산티아고는 5살짜리 막내 동생 안젤리나와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위험한 고비를 지나 겨우겨우 삼촌이 만들어 놓은 작은 카유코(배)를 타고 유키탄 해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내용이다. 23일간이나 험한 파도와 파고와 싸우며 배고픔과 지루함과 두려움과 싸우면서 미국에 도착한다. "넌 정말 용감한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너희를 위해 기도하마. 부디 무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가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곳에 무사히 도착해서 도스 비아스에 일어난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마." 과테말라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어서 희망을 찾아 5살 여동생과 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어린 동생을 어르고 달래고 보살피는 모습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이나 <마음이>를 떠오르게 했다. 또 바다와 싸우고 고기를 잡고 항해하는 모습은 <노인과 바다>를 떠오르게도 했다. 어렵게 어렵게 정말 미국이란 곳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게 되고 도스 비아스에서 있었던 학살 사건을 이야기하고 소설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의문이 생긴다. 정말 미국이 희망일까? 1980년대, 1990년대에는 희망이었을까?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세계여러나라의 사람들이 미국을 찾았는데 그들이 정말 행복해졌을까? 미국은 정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을까? 궁금하다. 마지막 역자의 말에서처럼 전쟁을 조작하고 조장하는 것이 미국이 아니었을까? 무기를 팔고 힘을 강조하는 나라가 미국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이 인형처럼 다쳤지만 바다는 우리를 부서뜨릴 수 없어. 우리는 이 작은 카유코처럼 강하더든." 아무리 거대한 힘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좌절과 시련을 주어도 우리는 아주 작은 힘으로 영차영차 이겨낸다. 작은 승리의 감동을 늘 경험한다. 평범한 인물들의 살아남기의 놀이는 늘 눈물겹다. 재상영이 결정되었다는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이라는 학생들과 함께 보고, 이런 전쟁관련 작품들을 함께 읽으면 좋은 독서토론거리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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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3년 동안 이어졌던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혹은 가족을 잃는 등 참혹한 과테말라 내전을 작가가 중앙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전쟁에 대해 알아보고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쓴 글이라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과테말라에 사는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어느 날 평화로운 마을에 갑자기 군인들이 와서 마을을 불태우고 마을 사람들을 학살을 당하게 된다. 그때 주인공의 삼촌은 주인공에게 ‘멀리멀리 도망쳐서 오늘 밤의 일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라’라고 유언을 남기게 되고 주인공은 여동생과 마을을 뒤로하고 도망을 가게 된다. 한 번도 항해를 해본적은 없지만 카유코를 타고 망망대해 위에서 서로서로 의지를 하며 파도와 폭풍우등 많은 위기를 넘기고 무섭고 절망감이 들기도 하지만 결국 미국에 도착하여 그날 밤 일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게 된다는 내용 이다. 주인공이 불가능 에 가까워 보이는 카유코를 타고 여동생과 함께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망망대해를 건너는 것을 보고나니 전에는 안 될 것 같거나 못할 것 같은 일은 쉽게 포기 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래도 한번쯤은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용 중에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도망치는 와중에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놀이 라면서 어린 동생이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도록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주인공과 여동생이 서로 의지해 가면서 먹을 것도 부족하고 마실 것도 부족한 상황 속에서 파도와 폭풍우를 이겨내며 버티는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다. 또한 참혹하고 무서운 전쟁을 붉은 밤이라고 표현하며 전쟁에 대해 잘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주인공이 미국에 도착하고 그 뒤로 과테말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책에 적히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책에서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였다. 주인공의 마을처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이유도 없이 죽고 삶의 터전을 잃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고 다시는 주인공과 같은 힘든 경험을 하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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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밤을 날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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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 놓고 책을 참으로 오랫동안 펼쳐보지 못했다. 그런 나를 보면서 겁난다고 안 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누군가는 웃었다. 그랬다. 벤 마이켈슨이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여러 차례 읽었다. 이미 잘 알고 있던 작가면서 <붉은 밤을 날아서>라는 책장을 열어젖힐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책이 과테말라 내전을 다룬 책이라는 것을 표지를 통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벤 마이켈슨의 <나무 소녀>도 과테말라의 내전을 다룬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고 정말이지 한 달 동안 다른 책을 전혀 읽지 못하고 <나무 소녀>는 과테말라 내전 속에 가족을 읽은 한 소녀의 생존기다. 그 소녀가 내전의 한가운데서 보고 겪은 일에 나는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더 이상 참혹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겁이 났다. 또다시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무소녀>는 내전 한가운데서 가족과 이웃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면 <붉은 밤을 날아서>는 한밤 중 들어 닥친 군인들에 의하여 마을이 불타고 가족들과 이웃들이 학살당하는 상황을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열두 살 산티아고는 한밤중 영문도 모른 채 엄마에게 네 살 된 여동생 안젤리나를 건네받았다. 가족 모두가 학살당하는 것을 눈앞에 보면서도 자기 품에 동생 안젤리나를 생각 해야만 했다. 삼촌은 죽어가면서 산티아고가 자신의 카유코(작은 통나무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서 과테말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리기를 소원했다. 마을에 일이 생기기 전 삼촌의 카유코에 한번 타 본 것이 전부인 산티아고는 삼촌 친구의 도움으로 약간의 식량과 항해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정말 속성으로 배울 수 있었다.
미국까지는 20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서류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구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미국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살의 현장과 군인들로부터 도망을 쳐야했지만 카유코에 산티아고와 안제리나 둘만 남았을 때부터는 생존만을 생각해야했다. 어설픈 항해 솜씨, 터무니없이 적은 식량, 작렬하는 태양,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는 바다........ 산티아고는 안젤리나를 지키고 싶었다. 안젤리나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집으로 가자고 조르는데 마을이 불타고 가족들이 죽돌아 갈 집도 반겨줄 가족이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데 안젤리나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귀를 막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아팠다.
학살의 현장에서 도망치던 날부터 산티아고는 어린 동생을 위해 ‘살아남기’놀이를 시작한다. 산티아고와 안젤리나의 ‘살아남기’놀이를 보는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와 조슈아가 떠올랐다. 오빠와 하는 놀이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아직 어리지만 안젤리나도 안다. 안젤리나도 지금 자신들이 왜 카유코를 타야했는지 마을을 떠나오던 날부터 오빠의 품속에서 알고 있었다. 오빠가 애쓰는 것을 알기에 어리지만 안젤리나는 ‘살아남기’ 놀이에 더 적극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카유코에 마첸타로 하나의 자국을 내 날짜를 표시한다. 산티아고의 날짜 표시는 살아남기 놀이의 승리의 기록표다. 부족한 식량, 작렬하는 태양, 떨어진 체력, 외로움, 두려움...... 그리고 바다. 이제까지는 행운이 함께 해 용케 버텨왔지만 언제 항해가 중단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산티아고가 힘을 내야하는 이유는 동생 안젤리나 때문이고 콰테말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외부세계에 전해야하는 의무 때문이다.
바다쓰레기에서 산티아고는 망가진 인형을 하나 건저 안젤리나에게 준다. 안젤리나는 그 인형을 친구로 힘든 현실을 견뎌낸다. 20일이면 미국에 닿을 것이라는 희망이 20일을 넘기자 흔들리게 된다. 더 이상은 버틸 힘이 없다. 어디가 미국인지 알 수도 없다. 커다란 태풍이 왔고 카유코는 두 동강이 났다. 산티아고와 안젤리카는 배에 묶어 놓은 빈 플라스틱 통 때문인지 미국 해변으로 밀려왔다. 꼭 23일만이었다.
항해에 대하여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산티아고가 동생 안젤리나와 함께 한 23일간의 항해는 너무나도 생생한 기록이다. 산티아고는 안젤리나를 품에 안고 카유코에 오르는 순간부터 열두 살 소년이 아니라 동생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보호자일 뿐이었다. 안젤리나 또한 오빠에게 응석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감으로 알았다. 간간히 어린애다움 순수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오빠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안젤리나 역시 고난을 통해 웃자란 모습이다. 산티아고의 안젤리나 모습이 장해 보이기는 하지만 전쟁이 어린아이를 어린아이로 남지 못하게 하는 현실에는 많이 가슴이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