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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길로 / 박흥용 / 황매]
제목 : [호두나무 왼쪽길로] 오토바이 여행을 부추긴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하는 것이다. 오토바이 여행을 꿈꾸게 된 동기가 세 가지 있는데, 하나는 故 김광석이 생전에 라이브 공연에서 한 말이었다.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하고 싶다는 멘트가 라이브 음반에 담겨있다. 또 하나는 영화 탑건. 톰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는 영화 속 장면이 사람들로 하여금 오토바이를 타보고 싶게 만든다. 마지막 하나는 바로 박흥용의 책 <호두나무 왼쪽길로> 때문이다. 이 책 읽고 나면 오토바이 매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해보겠노라 다짐도 하게 된다. 그게 언제일지는 기약이 없다.
<호두나무 왼쪽길로>는 2003년 한국일보에 연재가 되었다. 신문에서 띄엄띄엄 읽다가 5권을 구입해서 모두 읽었다. 박흥용의 만화는 그림이 조금 투박한 편이다. 내용은 웃음보다는 촉촉한 눈물이 고이는 스타일이다. 웃음 뒤 먼 산을 보며 눈물이 고이는 광경이랄까. 서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향토성 짙은 내용을 주로 다룬다.
이 책의 주인공은 충북 영동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고등학생 상복이다. 가정사로 인해서 상복은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는 다른 곳으로 결혼을 해서 떠났다. 상복이는 어머니가 서울로 돈 벌러 떠났다고 알고 있다. 어릴 때는 엄마 보고 싶다고, 영동을 떠나 엄마 찾아간다며 할머니 속을 썩였는데, 고등학생이 되어 철이 들었는지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 하지만 사춘기가 찾아왔다. 연락도 닿지 않는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한번은 엄마 찾아 자전거를 타고 영동을 떠나 옥천까지 간적도 있다.
상복은 오토바이를 구하게 되고, 무작정 영동을 떠난다. 영동에서 남쪽으로, 그리고 남해안을 거쳐 중부지방으로, 상복이 지나간 지역과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펼쳐진다. 적절한 여행기에 토속적이며 서민적인 이야기가 곁들여졌다. 작가는 여기에 현대사의 아픔(광주민주화운동)도 포함시킨다. 이 이야기의 처음은, 상복의 가족사는 거기부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다. 상복의 감정은 항상 우울하고 진지하다. 깔깔 웃는 만화가 아닌 마음 한편이 차분해지는 만화다. 어린 상복의 생활을 보면 마음이 아련하다. 그래도 사춘기의 상복이가 마음을 열고 성장하는 것을 보면 대견하다.
이 책은 여행서적이며 성장기 만화(소설)다. 우리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국민이 홀대받고 있는 요즘에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이 책은 내가 사람들한테 종종 소개하는 만화다. 여름 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는 전국일주의 꿈을 줄 것이고, 부모에게는 애틋한 자식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땅과 역사, 백성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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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영동_추풍령_경상북도 김천_경상남도 함양(팔랑재)_전라북도 운봉(여원재)_남원_순창_전라남도 광주_나주_함평_무안_순창_전라남도 영암_목표 “영동” 자다가 갰거든요. 마당에 달빛이 훤하네요. 방문턱을 밟은 채 뒤꿈치 들고 동구 밖 호두나무 쪽으로 목을 빼는 내 버릇. 그럴리 없지만 혹시 엄마가 오실까봐 돈 벌러 간 엄마 이 달밤이라도 내가 보고 싶어 오실까봐. 밤새 소쩍새이만 소쩍이고 나는 눈물만 훌쩍이고. “남원” 춘향(春香)과 이도령(李道令) / 김소월 평양(平壤)에 대동강(大同江)은 우리 나라에 곱기로 으뜸가는 가람이지요 삼천리(三千里) 가다 가다 한가운데는 우뚝한 삼각산(三角山)이 솟기도 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우리 나라 섬기던 한 옛적에는 춘향(春香)과 이도령(李道令)도 살았다지요 이편(便)에는 함양(咸陽), 저편(便)에 담양(潭陽), 꿈에는 가끔가끔 山을 넘어 오작교(烏鵲橋) 찾아 찾아가기도 했소 그래 옳소 누이님 오오 내 누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南原) 땅에는 성춘향(成春香)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순창” 걷든지 탈 것을 이용하든지 하면서 엄마를 향해 시도했던 서울행. 끝을 못본 그 길이 왜, 베트남 산모와 아기 사이에 이어진 탯줄과 같다는 생각이 들까? 탯줄 같은 길. “광주” 이정표 없는 농로는 외지인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막 떨어지는 해를 보며, 꾸불꾸불, 얼마나 달렸느냔 말이다. 나와야 할 순창은 어디로 숨고 날파리인지 하루살이인지 오토바이 라이트에 마구 뛰어드냐고. 코 속으로 들어가는 날벌레들을 입으로 뱉어내길 몇 번. 눈에 들어간 것들은 모래알처럼 눈알을 빽빽하게 해서 눈물이 절로 난다. “나주” 오토바이로 이리저리 비춰 상황을 살피다가 쓰러진 사람을 봤겠지. 가쁘게 숨을 쉬고 들썩이는 가슴과 배. 어느 순간. 길게 숨을 내쉬더니. 머리가 깨져 피가 흘렀는지. 다시는 가슴이나 배가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흘렀는지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모락거리는 김이 지방도로 양 옆 논에서 올라오는 물안개랑 닮았다는 생각. 둘 다 오토바이 라이트로 비춰서 본 모습들이라 섬뜩하다. “함평” 마루 밑에 호미자루를 들고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대문 바깥으로 도망가는 노부부. 광주에서 시위한 농민들 이야기를 하며 삼삼오오 모인 촌로들 틈에서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주신 노부부가 손을 흔든다. “목포”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 특별히 관계된 일이나 목적지가 없으면 익숙지 않은 거리를 배회하면서 암담해 할 때가 있겠지. 여행 가이드 역할을 자청하며 영양가 없고 조악하기만한 관광정보로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이거야 와- 그 막 올라가는미터기 알지 그 관광객이 카메라라도 들고 있을라치면 빼앗다시피 카레라를 열어 자기가 안내한 관광지를 배경으로 턱도 안되는 포즈르 주문하면서 마구마구 찍는데. 목포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이 노래를 알아야하지 ‘목포의 눈물-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든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젓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임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가장 구슬프고 처량한 한국가요인 목포의 눈물은 일제시대부터 80년 광주까지 불리어진 대표적 저항가요이다.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떠나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이 휴식을 위해서든, 관광을 위해서든, 유흥을 위해서든, 친목을 위해서든. 그렇지만 진정한 여행이란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복이의 여행을 길을 따라가면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들을 했다. 사유가 있는 여행이었다. 그러므로 어느 여행보다 값진 여행길이었다. |
| 여행에 관한 만화다. 작가 스스로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쓴 책이다. 참 좋다. 오랜만에 시원한 만화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게다가 이 만화가는 신화에서 나오는 ''아버지 찾기''를 현대적으로 응용하는 탁월함을 발휘한다. 주인공 남자애가 선배 누나의 부탁으로 찾는 ''딸기''라는 인물. 그 인물찾기의 배경에는 ''아버지 찾기''의 신화적 화소가 담겨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작가가 활용한 신화적 장치가 재미있어 그 부분에 빠져든 것을 보면 전공은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어쨌든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사람을 이야기하고 사람찾기를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대사를 이야기한다. 만화에서 ''광주''를 만나게 되니 또다른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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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유일한 낙은 만화책을 보는 것이었다. 시험만 끝나면, 엄마몰래 친구랑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빌려오기도 했던 것이, 지금 나이가 되도록 그 시절 추억때문인지 아직도 순정만화를 가끔 빌려보곤 한다. 순정만화뿐만 아니라 모든 만화는 그림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몰입이 잘되고, 한권 보는데 시간이 짧기 때문에 쉽게쉽게 읽어지는 장점이 있다.
얼마전 읽었던 만화토지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만화로 된 글은 같은 줄거리라도 시각적 효과 때문에 훨씬 큰 감동을 가져온다. 디테일하진 못하지만, 감성을 울리기엔 만화만큼 좋은 책 장르는 없는 것이다. 호두나무 왼쪽 길로1권을 읽었다. 총 5권으로 구성된 만화책이다.
만화책이라고 해서, 알콩달콩 순정만화도 아니고, 한참 인기 있었던 역사만화도 아니고, 굳이 장르를 말하자면 국내곳곳을 소개하는 여행서적에 가깝다고 하겠다. 주인공인 상복이는 할머니와 함께 충청북도 영동군 양강면 지촌리 내궁골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이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돈을 벌러나간 뒤 할머니와 둘이서 살아가지만, 서울 간 엄마를 그리워해서, 늘 기다리고 있는 소년이다. 초등학교때 엄마를 찾으러 동네를 벗어나서 한참을 걸어가지만, 결국 이장님손에 붙들려 돌아오게 되고, 중학생일때는 자전거를 타고 옥천까지 가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3때 모터사이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결국, 중고를 장만하게 된다. 꿈에 그리던 엄마를 찾으러 가려하지만, 할머니말씀이 엄마를 재가시켰다고 한다.
1년 후 상복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엄마가 있는 서울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모터사이클을 몰고 떠나게 된다. 함양에서 어릴적 친한 경희누나의 부탁으로 딸기씨의 행적을 따라서 여행을 하게 된다. 옥천에서 영동, 김천, 함양, 운봉, 남원,순창, 영암을 거쳐서 목포에 도착한다.
각 도시에 도착할때마다 간단한 여행지를 둘러보고, 그 느낌을 서술해두었다. 가슴이 찌르르한 이야기도 있고, 주먹이 불끈 쥐게 되는 이야기도 있다. 만화라서 느낄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그림은 다른 어떤 여행서적 보다 마음에 더 와닿는다. 유명관광지가 아닌, 작은 도시들에서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정도 함께 느껴진다.
이 책을 보면서, 다른 어떤 책보다 책 속 그곳으로 떠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가기 위한 경제적인 부담이 없어도 웬지 상복이처럼 떠날 수 있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함께 교양적인 지식도 배울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솨아아아아아 바람이 불면 나는 날개를 편다. 깃털 핥는 바람 소리. 날아봐. 날아봐.
호두나무를 뒤로 하고 떠난 상복이의 여행에 동참해 보자. 어떤 다른 책보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착한 그림과 착한 내용. 마지막엔 출판사에서 직접 상복이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하며, 정리해놓은 사진과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붕붕..모터사이클 소리가 나면, 돌아보자. 상복이가 어느새 그 도시를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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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공책이랑 가방이랑 한보재기 싸서 호두나무 왼쪽 길로 온다는 엄마를 기다리던 상복이. 하지만 엄마는 이미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상복이는 언제나 자신을 잡아놓는 듯했던 호두나무 그림자에 분을 삭히며 나무를 태워버린다. 그리고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 살았던 경희 누나를 만나 해남으로의 먼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이 책은 그 여행길을 따라가며 우리 땅에 감추어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쾌한 전국 일주와 한 소년의 성장여행 사이를 거침없이 종횡하며, 지난 날 성장통으로 바다를 찾아야 했던 우리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여행만화. 본편 뒤에는 주인공 상복이의 여정에 등장하는 우리 땅의 여러 명소들에 대한 50페이지 분량의 여행 정보와 사진이 담겨 있다.
참 먹먹해지는 작품이었다. 도중에 읽는걸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도 계속 읽게된다. 책을 펼쳤으니 결판을 봐야한다는 의무감때문도 아니고 그저 재미있으닊 라는 이유에서도 아니었따. 왜일까? 이 책은 보고싶지 않은데도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상복이를보며 왠지모를 동질감이 들었다. 나의 엄마는 살아계신데다가 어디 멀리 가셨다 돌아오신것도 아니건만, 어머니란 존재에, 그에사랑에 허덕이는 상복의 모습에 뭔가 목구멍에 콱 막힌듯한 동감을 하게되고만다. 누구라도 이것을 그저 여행만화라 치부할수는 없을것이다. 우리민족의 고통과 얼을 담은듯한 작품이다. 다 읽고나면 숙연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