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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사]라고 하여 우리 선조들의, 그 당시 민중들의 삶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림에 대한 설명이다. 한 권은 단원의 그림을 가지고서, 또 한 권은 혜원의 그림을 가지고서,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은 단원과 혜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그림을 가지고서, 그림 속에 나타난 의미를 읽고 있다. 당시 풍속과 빗대어서.. 조선후기 그림 하면 사람들은 진경산수와 풍속화를 떠 올린다고 한다. 진경산수라면 겸재 정선의 그림이 으뜸이고, 풍속화라면 단원 [조선 풍속사3]은 혜원에 대한 것 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조선사람들이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 온 것이다. 저자는 혜원의 풍속화를 보면 주로 노는 것과 성(性)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림에 등장하는 그것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한다. 혜원의 풍속화 전집인 [혜원전신첩]에 실린 30장의 그림에 대한 풍속사적 해설을 통하여 조선후기 풍속에 대해 말하고자 쓴 책이라고 한다. 18세기말에서 19세기 초엽은 조선시대 회화사의 찬란한 개화기이다. 따라서 이시기 화가들의경우 그이름에 준하는 정보를 남기고있다. 저자는 [혜원전신첩]에 실린 그림 30점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림 속의 모습을 꼬투리 삼아 당시의 풍속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우리는 혜원의 그림을 보면서 조선후기 시대상, 즉 우리가 배우지 않았던 이 땅의 실제역사, 민초들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소복을 입은 과부가 개의 짝짓기를 보고 배시시 웃는 장면을 그린 [과부]는 수절이 강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젊은 과부의 내면에 성적 욕망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조선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욕망을 억압하고 은폐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내면의 욕망마저 소멸시킬 수는 없었음을 혜원이 보여주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혜원은 특히 성(性)과 관련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개울가의 여인들]은 그것을 증거하는 결정적인 그림이라고 한다. 여성의 젖가슴이 그대로 들어난 이그림은 당시에는 아마 충격적이었을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혜원은 당시 사회를 짓누르던 성리학적 도덕에 균열을 내고 싶었던것은 아니었을까? [밀회]와 [삼각관계]에서는 한밤중 통행금지 시간에 만나는 남녀를 그리고 있는데, 그시간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무얼하는 것인지 저자는 묻는다. 또 [빨래터의 사내]나 [빨래터에서 생긴 일]을 통해서는 욕망의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유가의 도덕주의는 여성의 공간은 물론 여성의 나신을 훔쳐보는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지만, 빨래터는 여인들이 모일수 있는 합법적인 공간이고, 그래서 개울가의 빨래터는 남성이 여성의 나신을 훔쳐볼수 있는, 완강한 도덕이 찢어져 생긴 작은 틈새였다고 한다. 욕망을 언어에서 추방했다고 해도 그 자체가 사라사라 않는것을 혜원은 그림을 통하여 보여준것이 아닐까하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저자는 조선시대 후기의 기생과 기방 이야기를 혜원의 그림 속에서 끄집어 낸다. 조선시대 기생은 전부 관기였다고 한다. 내의원과 혜민서의 의녀, 공조와 상의원의 침선비들이 바로 그들이라고 한다. 연산군 이후 일시적으로 없어지기도 했지만, 양반 남성의 가부장적 문화가 근본적으로 기생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곧 부활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생들의 숙식을 해결해주는 사람들이 기부이고, 이 기부들이 집에서 기생들을 이용하여 기방을 열었다고 한다. [술을 기다리며], [이불은 왜], [기방난투], [기방풍경]등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기방의 한때> <이불은 왜>
이 밖에도 저자는 혜원의 그림을 통하여 그 시대 매춘과 기생들의 초야권, 양반들의 유흥 그리고 유행하던 게임과 도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술과 기생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양반들이 몸종을 희롱하는 그림을 통하여서는 그들이 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을 꼬집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선시대 서얼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면 그들에게 죄의식은 없었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 모르지만, 혜원은 자신의 처지를 그림을 통하여 고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혜원의 그림속에 나타난 인물들의 표정이며, 복장을 통하여 그들의 신분을 추정하고 있다. 양반이라 할지라도 같은 양반이 아니며, 여인네라 할지라도 그들의 신분은 속일수가 없다. 당시 그들의 의복과 집안 주위 풍경은 신분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당시의 풍속을 설명하면서 많은 자료들을 인용하고, 풍속화와 동일주제를 다룬 다른 그림들이나, 구한말 사진까지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사실일지 어떤지는 차치하고, 혜원의 그림 속에서 엮어내는 당시의 풍속은, 책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선조들의, 민초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또 다른 면을 알려 주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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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풍속화하면 혜원 신윤복이 대표인물이 아니겠는가. 우선 그의 그림을 말하기전에 그의 출신이나 행적자체가 더 궁금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여자였으리라는 영화와 드라마나 나왔으니 과연 그가 이세상에 존재하기나 한 사람인지..저자의 추적대로라면 신죽주 문중의 사람이라니.. 확실이 김홍도와 비슷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이긴 한모양인데 말이다. 양반집안에서 중인집안으로 내려앉은 속내도 궁금하고 왜 그의 행적은 이리 묘연한지..그의 그림은 남아 있었음을 전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없는 셈이니 그의 그림이 더욱 신묘스럽게 다가온다. ![]() 신윤복 그림의 특징은 여인의 모습을 많이 조명한 것이 아닐까. 아마 그리하여 여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는 모양이다. 고려시대만 해도 여인네의 삶이 그리 고단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성리학이 뭔지..남정네들의 폭정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남편을 선택할수도 사랑을 따르는 일도 스스로 할 수 없음은 물론이려니와 과부의 삶은 그야말로 눈물의 세월이다. 어느 여자가 남편을 먼저 앞세우고 싶었겠는가. 열녀문이라는 허울좋은 문안에 가두고 종년으로 기생으로 양반들의 노리개로 전락하여 살수 밖에 없는 한(恨)의 역사가 그의 그림속에 그대로 녹아있다. 때로는 도도한 눈빛으로 운명을 조롱해보지만 피할 수 없는 질곡의 역사를 안은 조선여인네의 삶이 애처롭기만 한 것이다. 술청에서 술을 따르고 흥을 돋우는 춤을 추고 때로는 밤시중을 들었던 그녀들의 삶이 이렇게 그림으로 살아났으니 이미 흔적도 없는 그네들의 한스런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것인가. ![]() 무릇 예술가라 함은 모든 사물에 깊고 뜨거운 연민이 있는 눈을 가져야 함에.. 혜원은 가슴이 따뜻하고 정의롭고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다면 맘껏 세상을 조롱하고 바꿔보고 싶은 열정가가 아니었을까. 정작 그 자신의 사랑은 어떠했는지..과연 그의 그림속의 여인네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찾아 사랑을 이루었는지도 궁금해진다. 조선 풍속사를 역사속 배경과 시대의 흐름에 견주어 알기 쉽게 풀이해준 것뿐만아니라 부당한 권력과 한심한 정치나 의식에 분노하는 모습에 마치 저자가 든든한 응원군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니와 저자의 모습에서 혜원의 고뇌와 정의로움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저자 자신도 과거의 그림속에서 추억을 떠올리는 멋진 시간이 되었으리라. 한권만으로도 힘들었을 집필도 그러하거니와 수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다듬었을 시간들이..후에 또 하나의 역사가 될것임을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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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를 봤다.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TV나 영화에 나온 조폭들의 팔뚝에서 ‘차카게 살자.’라는 문신을 보게 된다. 착하게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도덕의 테두리 안에서 사는 것? 채식으로 몸을 가볍게 하는 것? 가족을 위해 사는 것? 사람들을 돕고 사는 것? 인간에겐 본능, 혹은 욕망이 있다. 무조건 본능을 자제하고 욕망을 누르고 사는 것, 그것은 착하게, 바르게 사는 것일까? 본능, 욕망이 있기에 인간은 아닐까?
【조선 풍속사3 -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읽었다. 이 책은 조선 풍속사 시리즈 3권으로 2001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를 통해 혜원이 그림에 담고 싶었던 것, 재현하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살펴본 책이다. 이 책의 그림들은 혜원의 풍속화 전집 【혜원전신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에서 【혜원전신첩】을 본 적이 있다. 관람객이 많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책으로 만나니 반가웠다. 몇 년 전 혜원을 여자로 설정한 소설과 드라마, 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조선시대는 여인들이 욕망을 감추는 것이 미덕인, 욕망을 드러내는 것은 죄악인 사회였다. 흔히 남자의 마음은 남자가 더 잘 알고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안다고 말한다. [과부]는 조선시대 후기 과부의 억압된 성에 대한 욕망이 드러나 있다. 혜원이 여인이라는 설정은 혜원의 그림이 여자들의 욕망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가 아니라면 여자에 대해 깊은 연민을 갖고 있는 남자였을 것이다. 간송미술관에서 [미인도]를 보면서 저 그림을 어떻게 남자가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나저나 [미인도]의 주인공은 정말 누구일까?
![]() ![]() 양반, 선비하면 책을 읽고 예절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혜원의 그림 속 양반들은 감춘 욕망을 드러낸다. 저자는 옷차림과 신발 등을 통해 인물들의 신분과 관계를 유추한다. 그림엔 대부분 양반과 기생이 등장한다. 억압된 세상, 그들이 그나마 자유로운 계층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혜원의 그림에서 욕망하는 인간, 유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혜원의 풍속화엔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 책을 읽는 선비의 그림이 없다. 혜원의 인물들은 술을 마시고 연애를 하고 뱃놀이와 단풍놀이를 할 뿐이다. 한편으론 혜원 개인적으론 연애도, 놀이도 자유롭지 못한 신분이었기에 부러웠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혜원은 다가갈수록 궁금증이 더 생기는 화가다. 1,2권을 제쳐두고 3권부터 읽었다. 드라마의 영향도 있지만 혜원의 그림을 보고 나니 【조선 풍속사1 - 조선의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를 통해 단원 김홍도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혜원의 그림과 단원엔 그림은 스토리를 상상할 수 있어 재미있다. 그림을 좋아하고 혜원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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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강명관 교수의 조선 풍속사 시리즈를 다봤다. 사실 조선 풍속사 시리즈 3권인 이 책은 원래 맨 먼저 씌여졌던 책을 조금 손봐서 맨 마지막권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얘기들이 앞의 책들과 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글을 읽고 새로움을 배우는 만족도는 좀 떨어지지만 사연이 그러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싶다. 이 책은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를 실마리로 삼아 그 안의 우리 조상들의 삶을 유추하고 공부해보는 책인데, 이 책을 보며 혜원에 관한 기록이나 그의 그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 더욱 안타까웠다. 그림을 보면 볼 수록 그 매력이 있다. 미묘한 상황을 극적으로 포착해내는 혜원의 능력은 참 대단한 듯 하다. 단원도 그렇고 혜원도 그렇지만 모든 위대한 화가는 그림 잘그리는 것은 기본이고, 그 세계에 대한 해석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서양화가들도 그렇게 세계를 다르게 해석한 사람들이 예술의 물줄기를 바꾸고 큰 족적을 남겼 듯, 그것은 단원과 혜원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거기에 혜원 특유의 화법은 뭔가 새침하면서도 세밀하게 상황을 묘사함으로, 보는 사람을 정말 빠져들게 한다. 나는 그 그림에 반해서 그의 그림속 조상들이 입던 그 풍선 같이 빵빵한 한복들의 맵시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아! 내가 이루고 싶은 작은 꿈하나! 한복 제대로 맵시있게 갖춰 입기. 이제 조선 풍속사 시리즈를 다 보았으니 실제 작품을 확인하는 박물관/미술관 기행이 남았다. 이 명작들을 직접 마주하면 그 느낌이 어떨까? 생각할 때 마다 맘이 설레인다. 아래는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 ------------------------ 나는 이 그림을 보며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목욕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공중목욕탕이 생긴 것은 20세기 초인데, 그 이전에는 어떻게 목욕했을까? 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옛날의 역사책에 고려에 대해 실어놓은 기록에 의하면, 그 풍속이 모두 다 깨끗하다 하였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고려 사람들은 늘 중국 사람들이 때가 많은 것을 비웃는다. 그러므로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반드시 먼저 목욕을 한 뒤 집을 나선다. 또 여름에는 날마다 두 번 목욕을 하는데, 거개 시내에서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내외를 하지 않고 의관을 모두 벗어 언덕에 던져두고 물가를 따라 벌거벗되 괴이한 일로 여기지 않는다. ------------------------ ------------------------ 곧 돈깨나 있는 서울의 중간부류들이 기방의 주고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1)의 무반들, 또 (3)의 남촌 한량들이란 무엇인가? 이들은 양반 중 무반이 아닌가? 흔히 양반이라고 하면 문반을 말하는데, 이들은 기방에 출입하지 않았다. 조선조의 양반 자제들은 연회에서 노래를 듣고 춤을 보는 것 외에는 마음대로 기방에 출입할 수 없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방에는 복잡한 출입절차와 관습이 있어,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봉욕하기 일쑤였고, 기방을 드나드는 축은 모두 왈짜 패거리라 그들에게 시달릴 수도 있었다. 또 기방에 출입하면 양반 사회 내부에서 악평이 나기 때문에 출세에도 지장이 있었다. 따라서 TV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 백발이 성성한 판서·참판 등의 고위관료가, 기방에서 술을 마시고 정치적 음모를 꾸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현대의 요정이나 룸살롱 같은 것을 조선시대에 투영하여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인이 기방에 드나드는 것은 어찌된 연유인가? 조선시대 국고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김화진은, 그 이유를 이렇게 들고 있다. 예전에 무인은 '한량'이라 하고 기개를 숭상하였으므로, 사장(활터)에 가서 활을 연습하다가 기생집이나 술집을 다니어도 그 부형들이 금하지 아니하였다. 이것은 무인으로 출세하려면 세상 물정을 잘 알아야 하고, 물정을 알면 자연히 정찰을 잘하게 되는 까닭에서다. 요컨데 무인들은 세상 물정을 알아야 하기에, 세상 물정의 집합처라 할 기방이나 술집의 출입을 금하지 않고 도리어 장려하는 습속이 있었다는 것이다. ------------------------ |
![]() [조선풍속사3] 강명관 지음
몇년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바람의 화원'의 원작인
이정명작가의 '바람의 화원'을 읽어보면 '신윤복은 여성이다'라는 전제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읽고 나면 정말 신윤복이 여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신윤복의 그림은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걸출한 화가임에도 불구하고 신한평의 아들이라는 것 말고는 거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니
그에 대한 온갖 추측만 난무 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의 그림은 여성의 욕망에 대해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는데 조선 후기 여성의 성욕이 억압되던 시기에 그려진 그림임을 생각하면
여성의 처지와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정말 신윤복은 여자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혜원의 그림에서 작가는 조선 후기 사람들의 풍속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조선 풍속사는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권마다 작가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나름 다 정해놓고 서술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2권은 읽지 않았지만, 1권-김홍도 편에서는 조선 후기 민중들의 고단하지만 활기찬 삶에 대해
그당시 사회상과 풍속을 바탕으로 서술하면서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면
3권에서는 억압된 성과 욕망, 그리고 놀이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역사는 남성중심의 역사이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여성의 성적 억압이 심했던 사회는 아니었다.
조선 초기 까지만 해도 여성의 재가가 자유로웠듯이 여성의 성적욕구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조선 중기로 갈수록 재가한 여성의 자식에 대한 정계진출을 제한하는 등
여러 제약을 가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조선 후기로 갈 수록 수절한 여성에 대한 찬양으로
열녀문을 세우고 그 집안에 세금 감면 등의 여러 혜택을 주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사림세력이 집권하면서 유교사회의 경직성이 더욱 강화되고
그 결과 여성의 성적 억압이 심각해 졌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사회제도적으로 여성의 성적 억압을 당연시 했던 사회인데 어떤 여자가 재가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러한 사고방식에 현대에 까지 내려와 남성의 순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면서
여성의 순결은 그렇게 따져대서 결국 처녀막 재생수술까지 한다고 하니
언제쯤 여성이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사회가 될지 의문이 든다.
아무튼 여성의 성적억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동시에 기생과 기부에 대한 이야기와
조선 후기 유흥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신윤복의 그림이 조선후기 유흥과 놀이문화, 그리고 성적욕구에 대한 은밀한 시선이 많이 담겨 있다보니
작가 또한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성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호기심을 당기다 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신윤복의 아름다운 그림과 조선 풍속에 대한 작가의 해설이 어우러져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2권은 민화를 바탕으로 한 조선풍속에 대한 이야기인데 2권에서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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