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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의 ‘기원’을 찾는 것은 흥미롭지만, 또한 적지 않은 어려움을 수반하는 작업일 수밖에 없다. 과학 분야에서 ‘기원’에 대한 탐구의 노력은 지속되어 왔지만, 그 근저에는 현재의 관점으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맞닿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생명’에 대한 과학적 방법론으로 인해, 인간의 성장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인간 탄생의 근본적인 ‘기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히기 어려운 한계에 봉착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물론 결국 처음 생명체가 태어난 지구의 환경에 대한 기원이나, 지구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과학적 방법을 통해 상당한 정도의 추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지구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여, 그 역사를 밝혀 추론하는 학문 분야를 ‘빅 히스토리’라고 한다. ‘빅뱅, 지구 그리고 인간 138억년의 빅 히스토리’라는 부제의 이 책은 지구 탄생 이전의 우주 탄생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최초의 우주 탄생의 기원이 되는 ‘빅뱅’으로부터 오늘날까지 ‘우주의 나이를 24시간으로 축약하면’, 지구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생 인류는 밤 11시 59분 59초에 등장하여 남은 1초 사이에 의식을 갖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태양계의 ‘태양과 지구는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탄생’했으며, 더욱이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것은 오후 6시 경이었고, 다세포 동물은 오후 8시 30분에 등장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의 탄생을 기준으로 본다면, 현생 인류의 역사를 조망하는 ‘빅 히스토리’의 범주는 대단히 짧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인류 탄생의 시간으로 측정된 그 ‘1초’조차도 제대로 밝혀내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주의 빅뱅에서부터 현재까지 24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우주의 역사 전개 과정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방법론을 근거로 하여, 때로는 수식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추론으로 논의를 채우고 있다. 그리하여 전제 12장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인류의 기원’(11장)과 ‘인류 의식의 기원’(12장)을 다룬 내용은 2장에 배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우주 탄생으로부터의 장대한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전공자가 아난 나로서는 나머지 10장의 내용이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실상 ‘시간, 공간, 에너지의 기원’을 다룬 1장의 ‘시작’으로부터 ‘질량의 기원’(2장)과 ‘빛의 기원’(3장), ‘별과 은하의 기원’(4장)과 ‘화학원소의 기원’(5장), 그리고 ‘태양과 행성의 기원’(6장)의 내용은 비전공자인 나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표현이나 단어 그리고 설명 방식은 과학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며, 상세한 설명은 저자의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전히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로서는 ‘지구의 기원’을 다룬 7장부터는 조금씩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생명의 기원’(8장)과 ‘복합세포와 다세포생물의 기원’(9장), 그리고 ‘종(種)의 기원’(10장) 역시 나의 빈약한 과학적 지식에 근거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인류의 기원’과 ‘인간 의식의 기원’에 대한 나머지 두 장으로 우주 탄생으로부터의 장대한 역사에 대해 마무리를 짓고 있다.
실상 위에서 언급한 각 항목의 표현은 저자가 제시한 제목이 아닌, 그에 부기된 부제임을 밝혀둔다. 예컨대 질량의 기원‘을 다룬 ’대칭붕괴‘(2장)나 ‘빛의 기원’을 다룬 ‘최후산란면’(3장) 등 각 항목의 제목은 전공자가 아닌 나로서는 어렵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과학의 생명은 엄밀함’임을 강조하면서, 과학자들이 ‘인간적인 편견을 버리고 엄밀한 진리를 추구한 끝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주의 ‘별책부록’에 불과하다는 냉혹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의 의식도 지금의 지식수준으로는 절망스러울 정도로 불가사의’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방대한 우주의 역사를 밝히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간 의식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 책을 다시 읽으려고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 다룬 책들을 읽을 때 이번의 독서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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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지 5일만에 밑줄그어가며 일단(?) 다 읽었다. 모르는 말이 나올때 종종 구글을 찾기도 하고, 화학방정식이 끝없이 이어질때는 졸기도 하며 일단 다 읽었다. 하지만 과학을 전혀 배우지 못한 문외한의 눈으로도 정말 멋진 책이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과학책들이 말로만 설명하다보니 대충 이론을 소개하고, 무리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마치 나에게 저자의 해석을 강요하듯이. 이 책은 좀더 엄밀하게 체계적으로 그래프와 화학방정식을 써가면서 설명해준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모른다, 정확하지 않다, 우연이다를 반복해서 말한다. 참 솔직하며 겸손한 저자다. 조금씩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적 해석도 가미한다. 우주에 관한 많은 책들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하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천천히 구글과 유튜브를 찾아가면서 읽어야할 정도로 내용이 쉽지 않다. 물론 인내심의 결과물은 좋다. 개론서들 중에서는 가장 수준이 높은 책이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