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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거장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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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축가다/ 한노 라우테르베르크 지음·김현우 옮김/ 현암사/ 12,500\ 나는 대학 때 건축을 전공했다. 신입생으로 건축에 대한 꿈을 안고 입학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차이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포장’능력의 차이이다. 평면도를 그려놓고 ‘공간의 조합’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설득하느냐가 바로 건축가가 가진 능력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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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축가다/ 한노 라우테르베르크 지음·김현우 옮김/ 현암사/ 12,500\



나는 대학 때 건축을 전공했다. 신입생으로 건축에 대한 꿈을 안고 입학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차이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포장’능력의 차이이다. 평면도를 그려놓고 ‘공간의 조합’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설득하느냐가 바로 건축가가 가진 능력이라 할 것이다.


상품을 팔기위해 필요한 행위는 무엇인가.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테스트 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서 손볼 곳을 최대한 손본 뒤에 시제품을 만들고 이것들을 홍보 한다. 방법이야 많지만 언론홍보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출시도 되지 않은 아이폰4와 갤럭시S의 대결이 연일 언론과 포탈을 도배하는 횟수를 보면 언론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상이 든다.


예술가라고 한다. 하지만 예술을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아닌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나의 경우에도 순수한 예술을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비애와 내 집을 잘 짓기 위해 배운다는 생각은(고등학교 때 진학을 생각하면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꿈이었다는 것을 졸업즈음에 깨달았다.


건축에 대한 회의가 든 것은 입학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이었다. 건축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는 새내기에게 그런 바보같은 질문이 어디있냐고 단숨에 무시해서 깔아뭉게는 교수를 보고 혹시 설명하기 힘들어서 저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였다. 학부시절에 접했던 수많은 교수들과 실무를 하고 있는 겸임교수들을 보면서 굳어졌다.

 

실재로 작품이 거의 없는 교수들의 경우에도 학생들의 작품을 조언하는 데에는 지나치게 차가운 면이 있었다. 그렇게 해야 학생입장에서 자극도 받고 공부도 하게 된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서 건축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정작 작품을 해석하고 조언하는 데에 쓰는 말들을 듣고 있으면 안드로메다에 둥실 떠가는 느닷없는 흰 구름떼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는 달랐다. 온갖 화려한 수사는 물론이고 상투적이라 소름이 돋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일반인과의 구분을 두기 위해서라고 생각되는 현학적인 수사도 남발했고 전문적이지도 않은 영어단어들을 조합해서 설명하는 일은 듣는 학생들도 구역질나는 것이었다.


성의있는 태도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보기 힘들었다. 고압적인 자세로 붉은 펜을 그어 설계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설명에 대한 말꼬리를 잡는 일이 대학 때 배운 설계수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유학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던 때에 좀더 개방적이고 수평체계적인 국내건축계의 움직임에는 꽤 관심이 생기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은 직장이 한국 어디에 있을까 싶겠지만 특히나 설계쪽 일은 바닥을 박박 기고 경력이 쌓여야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는 경향이 심했다. 물론 자격증을 따서 독립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연줄로 이어지는 건축계에서 ‘거장’들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집에 못 들어가고 회사에서 먹고 자는 것이 당연한 마감이 반복되는 생활과 최저생계비에 근접하는 급여 등이 오늘 한국의 거장을 꿈꾸는 건축가들의 현실이다.


건축은 일상이다. 공간에 관한 아름다움과 기능에 충실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입체의 구성, 사는 사람 또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좀더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행위를 연출할 수 있으면 좋은 건물, 좋은 건축이 되는 것이다.


시대적 소명을 따지자면 오히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떠한 기준의 열효율을 가지는 재료를 쓰며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난방방식의 개선, 재생에너지와 우수의 활용 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건축가들은 여전히 수입재료들과 고급자재로 치장한 아웃테리어와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것쯤이야 기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나는 건축가다>는 거장에게 배운다거나 예비건축사들이 가지고 있는 물음에 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건축 잡지의 인터뷰어(저자)가 거장을 만난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던 자신의 업적을 정리해놓은 자서전 성격에 가깝다. 건축가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생각’에는 조금도 접근하지 못하는 통상적인 질문들은 전문 인터뷰어(아닐수도 있다)로서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가끔 날카로운 질문으로 세계적인 거장을 위협하는듯 하지만 집요함은 보이지 않는다. 거장이라면 능히 구사하는 ‘뜬구름잡기’나 ‘동문서답’하기 등의 기술들이 현란하다. 독자로서는 몇 번이고 질문과 답을 다시 되돌아 오고가지만 소용없다. 상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보는 내내 어리둥절하게 만들 뿐이다.


결국 내가 책을 통해서 얻는 교훈이라면 ‘이름값’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건축물이 좋아서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그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한 궁금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대중들과 거리를 두는 언어와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대중 속으로 다가서고 파고들 수 있는 예술가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명의 건축가들은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날리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오늘날까지 수십 년 동안 거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가진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그들이 남긴 작품이 주는 강열한 인상은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아닌(?) 이들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는 있다. 건축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권하지 않으며 거장을 따라하는 것보다는 철학과 가치에 대한 연구와 공부가 좀 더 단단한 건축가로서의 역량을 가지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YES마니아 : 골드 s******e 2010.07.13.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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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축가다 : 렘콜하스,자하하디드 등 20인의 건축거장들의 철학과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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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당대를 이끌어가는 건축가들의 생각을 모아놓은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직접적인 해부라기보다는, 건축가가 가지고 있는 그의 건축을 향한 가치관과 철학에 대한 이해에 가깝다. 따라서 공학도들을 위한 이론서라기 보다는 너무 사회학에 근접해 있다. 건축에 투영된 사회학과 철학의 요소를 끄집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글이 빨리 읽히
"나는 건축가다 : 렘콜하스,자하하디드 등 20인의 건축거장들의 철학과 가치관" 내용보기

여기 당대를 이끌어가는 건축가들의 생각을 모아놓은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직접적인 해부라기보다는,

건축가가 가지고 있는 그의 건축을 향한 가치관과 철학에 대한 이해에 가깝다.

따라서 공학도들을 위한 이론서라기 보다는 너무 사회학에 근접해 있다.

건축에 투영된 사회학과 철학의 요소를 끄집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글이 빨리 읽히긴 하지만 충분히 이해하는데는 적절한 정독이 필요하다.

작가가 건축가들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전개해 나가는 글은,

명철한 해석을 풀어놓은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머리속에 있는 이상과 이미지를 도면으로, 결국 현실속의 3차원의 세상에 실체화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약간은 숙학자들이 쓸법한 논리정연하고 시작과 맺음이 확실한 어법을 쓰기보다는, 뜬구름을 잡는 것도 같고, 형이상학적 요소들, 사회학적 관심들, 예술과의 경계성, 역사적인 흐름속에서의 다양한 사상들을 이야기에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건축이 담아내야 하는 것이 단순한 실체로서의 메스(Mass), 그 이상을 담아내야 함을 공통적으로 설파하고 있음일 것이다.

 

누구는 낭만주의일 수도 있고, 누구는 인본주의에 더 가까울수도 있으며,

누구는 포스트모더니즘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누구는 초현실주의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며,

건축과 예술을 동일하게 보는 건축가가 있는 반면, 그것 때문에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는 건축가도 있으며,

해체의 건축을 지향하던 세대가 있는 한편, 발생학적 조화를 창조해낸 세대도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건축가들이지만,

서로에게서 영감을 얻고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정반의 이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결국 그들이 창조해 내는 결과물은 너무나도 다른 형태이겠지만,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일반성은 존재하지 않듯이, 건축도 한 트랜드를 구축하고, 또 다른 사조를 만들어내어 한때를 풍미한 시대상을 적극 반영해 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일 뿐 결과물은 동시대에 함께 존재하고 여전히 함께 탄행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는, 건축을 이끌어가는 이들에게 적게나 많게나 영향을 주었거나 거부했던 다양한 사상들이 언급된다.

포스트모더니즘, 인본주의, 해체주의, 발생학적 조화, 급진주의,미니멀리즘, 비합리주의 지방주의, 역사주의, 전위파, 모더니즘..... 등, 등, 등.. 

우리 주위의 수많은 건축들도 위대한 건축가들이 창조해낸 건축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가치와 이상을 반영한 결과물일 수 있다.  

'한강의 기적'과 함께 탄생한 수 많은 닭장식 어글리 아파트들이 서울의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하나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낸 결과물이였을 것이고, 이것도 하나의 트랜드나 사조로 표현을 한다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건축은 이상도 담아내지만 현실 또한 반영하는 것일테다. 그러다보면 시대의 요구사항에 따라 사라져 버릴수도 있다. 우리의 하나같이 똑같이 생긴 아파트들처럼 말이다.

 

건축이라는 요소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철학은 서울시에서 디자인정책을 쓰면서 서울의 랜드마크를 창조해내는데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과도 닿아있다.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규모 투자는 정부차원이나 자본가의 경제적,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는 뒤로하고서라도, 늦게나마 건축의 디자인적 가치에 주목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동대문디자인파크&프라자일 것이다. 바로 이 책에서도 소개된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 의 작품이다. '페이퍼 아키텍트'라는 비난을 멋지고도 초현실적인 실체로서 살려내며 이 시대의 새로운 건축 아이콘이 되고 있는 그녀의 작품들 중 하나가 다가오는 2013년 동대문에 완공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랜드마크가 서울에 새로운 디자인적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또한 그 외의 정치적, 경제적 결과를 노리는 서울시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Martini M, 2010. 9. 4>

 

 

 

m********3 2010.09.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