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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내게도 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 나를 성장시키고 빛나던 기억들은 어느 순간 사치라는 생각이 들만큼 삶이 고단해졌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어른들 틈에 끼어 어른 흉내를 내며 살아가는 동안 빛나던 그것들이 빛을 잃었고, 삶이 무미건조해졌으니까. 시들한 하루를 살아내고 또 다른 하루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른 이의 안부를 묻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너희는 안녕하니? (한정영 지음, 다음 펴냄)" 봄에 만난 책을 여름까지 끼고 다니며 나도 표지처럼 파란 꿈을 꾸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이들에게 심심하면 던지던 '넌 꿈이 뭐냐?', '뭐 될래?'.... 정작 그 질문은 내게 던져야 했었는데.... 알고 보니 나는 답이 없는 어른이다.
책 표지와 마주할 때마다 누군가가 나에게 안녕하냐고 물을까 겁이 났다. 실상 나는 안녕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책을 쉽게 읽기 시작하지 못했다. 한참을 바라보며 고민하다 목차를 살펴봤는데 소제목이 자극적이다. 첫 장의 제목이 '믿음의 장례식' '도대체 누구의 장례식일까?' 괜히 궁금해 조바심이 났다. 그리고 랩을 하는 아이 시우를 만났다. 시인인 아빠는 랩 따위나 하는 시우가 못마땅할 뿐이다. 아마도 시우가 꿈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사회와는 동떨어진다는 생각을 해서 그랬는지 모른다. 시우네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던 중 뉴스 어느 구석에서 보았음직한 급식비에 대한 우리의 현실과 마주했고, 현실과 다름없는 그 이야기에 맥없이 화가 났다.
시우네 학교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 중 또 하나 자치 폴리스.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라는 교장의 발상 자체가 저급하다 생각하면서 아주 오래전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도 이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을 떠올렸다. 아이들을 교실에 가두고 마치 사육하듯 대학 입학 여부로 등급을 매겼었던, 그래서 입학 후 한동안 나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학교를 그만두겠다 말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씁쓸했다. 그러나 시우는 그때 나보다 당찼다. 그래서 읽는 내내 대리만족같은 미묘한 감정에 휩쓸려 그 아이를 무조건 응원부터 했다. 홀로 학교와 어른들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우를 향해 손을 내민 피아노를 치고 싶은 민서, 어눌하고 성격 좋은 래호의 등장으로 시우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은 크리크리 밴드고, 학교에서는 그 아이들을 문제아로 취급한다.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이 혹여 세상으로 나가는 일에 문제가 생길까 조바심을 낸다.
이제 시우의 랩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입 속에서 웅얼거리던 랩이 아닌 듣고 보는 이들의 흥을 끄집어 내고, 가사에 공감하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공연이 되기 위해 변화한다. 지금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 차근차근 가사를 써내려간다. 그런 가사 위에 선율과 비트를 입혀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를 낸다. 이제 시우의 랩은 그들의 공연은 어른들이 얘기하는 문제아들의 외침이 아닌 누군가를 대변하고, 또 누군가의 마음을 표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어릴 적 빛나는 별이었던 우리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아프지?" 마지막 장을 읽고 보게 된 질문에 나는 또 할 말이 없는 어른이 되었다. 내가 아픈 이유가 무언지 생각을 좀 해봐야할 것 같다. 답을 찾기 위해선 시우의 담임같은 윗집 흉아가 나도 필요하다. 아직 내 속에 있을지 모를 빛나는 별을 찾고 싶다. 아직 거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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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 하면서 나는 왜 못 하게 하죠? 나도 어른들의 생각이 만들어 낸 똑같은 통조림이 되어야 하나요? 너희는 안녕하니? 책을 읽었다. 아무생각없이... 그런데 책의 내용에 나오는 윗글의 대사와 같은 말을 최근 우리 딸에게서 들었다. 참 뭐라고 할까? 딸아이와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 하던 중 나온 말이다. 이걸 확 쥐어 박아? 그런데 그닥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가슴이 답답하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었다. ...그때 느꼈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난 그래서 딸아이와 서툴지만 많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이와 내가 조금 더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청소년소설이다. 어른들이 읽으면 좋은 청소년 소설. 동행 소설이라고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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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정영 님을 알게된 건 4년전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때이다. 연년생 아들 두녀석을 둔 늦깍이 엄마로 녀석들의 초등학교 도서실 봉사도우미를 할 때였다. 깔끔하면서 군더더기없는 그러나 굉장히 서정적인 그의 글은 나에게 무조건 믿고 읽는 작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너희는 안녕하니?" 이 책은 지금 중학교 1, 2학년이 된 나의 아들들을 떠올리며 같이 읽을 요량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물론 속내는 녀석들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이 첫번째였으나, 독서하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또 같은 책을 읽었을때 그들의 느낌과 부모의 느낌.. 혹은 입장 표명의 정도가 얼마만큼인지 알아보고싶은 호기심(기대감) 또한 컸었다. 우선 제목에서 나는 으례 북한도 무서워한다는 중2병을 지닌 또래의 녀석들의 불량스러움을 선도로 이끌어가는 다소 진부한 설정을 감히 예상했었다. 그러나 읽는 도중 내내....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인가? 내새끼들은 과연 안녕할까? 저것들이 내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지만... 혹시 내가 없는 곳에서 녀석들의 친구들과 있을때 이야기할때 과연 안녕한 내용들의 이야기가 있을까?... 온통 찌릿찌릿한 느낌과 말과 행동이 달랐던 나의 비겁함들이 떠올라 괜한 미안감에 하교한 새끼들에게 난데없는 스킨쉽과 닭살어린 애정표현도 했었다. 시대와 문화가 변하고 과학이 아우리 다양하게 바뀌어도 교육이라는 두껍고 무거운 제도권을 아직 벗어던지지 못한 이나라와 또 거기서 허우적 거리며 내새끼와 그의 친구들을 잣대질한 나는... 부모로서 자격이 있는지 자꾸만 되물어보게 되는... 그러나 그물음을 회피하고싶은... 냐야말로 정말 안녕한 부모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로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싶어하는 주인공 시호와 엄청난 피아노 실력을 가졌으며 누구보다 피아노를 치고 싶어하는 민서, 그리고 늘 어리버리한 캐릭터로 빵셔틀을 당하며 엄마의 눈을 피해 자신의 꿈을 써왔던 래호. 주인공 시호와 그의 아버지가 격렬히 주고 받던 대화들은 나에게 참으로 많은 물음표의 비수로 부메랑되었다. 정녕 자신이 좋아하는일을 하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먹고 살아갈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소위 대학이라는 곳을 돈과 공을 들여 나왔지만 취미와 특기로는 별볼일없는 인간취급 받는다는것. 결국 대학은 나와도 걱정...안 나와도 걱정인 곳이다. 학교시험에 연연하지말고 정말로 어렸을때부터 각각의 아이들의 취미와 특기를 살려 이들이 사회생활을 할때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일과 놀이가 공통분모가 되게 하는 시스템은 정녕 이나라에서는 불가한 일인가? 하는 되물음은 읽는 도중 늘 목이 메게 했다. 나는 내새끼들에게 늘 말해왔다. 잘 배워서 남주라...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늘 나보다 약하거나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그런데 그말을 하는 나의 진실한 속내는... 내 새끼들아 너희는 무조건 잘 배우고 성공해라. 니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부유해야만 남을 도울수 있다...는 아주 같잖은 생각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도 더욱더 아이러니한건 죄책감과 부끄러움으로 이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새끼들에게 공부가 뭣이 그리 중허냐? 너희 하고싶은거 맘껏 해봐라... 하지 못했다. 아니 할 자신이 없다. 하고싶은 생각을 아예 안해봤다. 아직은 갈등을 빚은적이 없으나 내 새끼들도 분명.. 시호나 민서 래호처럼 나에게 반항하거나, 혹은 저것들 하고픈데로 하며 살꺼라고 달려들때가 있을것이다. 늘상 너희를 위한것이라고 했던 나의 말이 언제까지 내쌔끼들에게 먹힐지 모르겠으나 나는 아직 다른 답안이나 대응을 마련해 두지 못햇다. 부모로서 나는 아직 시근이 덜 들었나보다. 나도 all izz well, 이니...QueSeraSera...이런말을 서슴없이 해주는 쿨한 부모가 되고싶다. 아니 꼭!!! 되어야만 할것같다 사랑하는 내새끼들을 위해서... 그럴려면 나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다....아주 많이... "너희는 안녕하니?"를 가슴으로 수십, 수백번은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두려운 것은 그만큼 읽어도 안되면 어쩌지???....하는것이다.
서평이라는 것을 첨음 작성해본다. 물론 학창시절 독후감 쯤으로 치면 되지만... 안해본지가 거의 30년에 가깝다.
작가 한 정영 님께서 이 책을 쓰실때의 심경을 최대한 한올한올 느껴보면서 두고두고 읽으려한다. 작가님의 진심을 내가 같이 할수 있을때까지....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내 새끼들의 안녕을 위해서... "너희는 안녕하니?" 꼭 자신있게 물어볼수 있는날이 오기를 노력해야겠다. 마침 첫 리뷰 쓰는날이 화창한 날이 아니라서 덜 부끄럽다. 구름 잔뜩 띄운 하늘이 꼭 걱정많은 내맘과 같아 보인다. 한 정영 작가님. 촉촉히 가슴 적시는 파란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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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안녕하니?>를 읽고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린이는 분명히 아니고, 그렇다고 아직 어른도 아닌 나 같은 어른이가 봐도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그 이유는 ‘꿈꾸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시우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 하는 미래의 뮤지션이다. 하지만 시우의 부모님은 현실적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직업이라며 시우의 꿈을 반대한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시우를 흔히 말하는 ‘예체능’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학생들과 분리하여 문제아 취급을 한다. 하지만 시우는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횡포에 저항하는 노래를 부른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꿈을 거부하겠노라고!
누구나 학창시절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한다. 대개는 시우처럼 무엇이 되고 싶은지 조차 모른다. 알더라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어른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것 사이에서 선택하게 된다. 내가 어릴 적에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미술 선생님이라고 포장했다. 사실 만화가가 꿈이었는데 그렇게 써야 진로상담 시간에 선생님의 잔소리를 피해 갈 수 있었다. 문제는 어른들을 속이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새도 없이 어느샌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단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옮겨왔을 뿐이었다. 결국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나는 참 겁쟁이였고 내가 꿈꾸는 대로 생각하기보다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에 맞춰서 살았다. 그래서 긴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이 책의 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내키는 대로 해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 분명한 것은 어린이 시절 말고 진심으로 그렇게 얘기해준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안녕하니?>에서는 묻고 있다. 당신은, 당신의 꿈은 안녕하냐고. 작가님은 독자를 위해 나름대로 챕터마다 어울리는 노래를 선정해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래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삽입했다.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때의 예민했던 시절이 떠올라 아프기도 하고, 공감되는 노래 가사에 위로를 받기도 하며, 용기를 불어주는 가사에는 힘을 얻는다.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독자를 응원하는 소설이 또 있을까? 나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여기, 누군가 당신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