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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가 붕괴되면서 1가지 현상이 확정되어 우리눈에 보인다고 한다면 저자는 파동함수가 붕괴되지 않고 또 다른 우주에서 다른 여러 가지 상태가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주에 관한 많은 논문을 낸 학자가 파격적인 발언을 한 것인데 우리가 기존에 맹신해왔던 것을 과감히 뒤집어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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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항상 많은 학자들을 배출하게 마련이고, 새로운 학자들은 이전의 사람보다 뛰어난 부분이 종종 있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세상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던 도중에, 짝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파인만 만큼... 어쩜 그 이상으로 글을 잘 쓰는 물리학자인 것 같다"고. 참 재밌었다. 어려운 부분도 많았으나... 무엇보다 저자 개인의 편력을 드문드문 소개하는 내용에서, 어떠한 과정으로 경쾌하게 물리학과 우주에 대한 고민을 키워갔는가, 과학자들의 삶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는가를 말하는 부분이 아주 반갑고도 흥미로왔다. "... 콘라트 로렌츠는 중요한 과학 발견이 세 단계를 거친다고 한 적이 있다. 첫 단계에서는 철저히 무시되고, 다음은 심하게 공격당하고, 마침내 누구나 아는 것으로 치부된다." 다중우주에 대해 뛰어난 해석을 내렸다고 하는 휴 에버렛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하면서 인용한 말이다. 종종 읽어보는 물리/우주론에 대한 책에서 평행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되고, 그 보다 더 많은 SF소설에서 이런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여전히 모호한 이해에 머물러 있던게 사실이다. 뭐, 이 책을 읽었다고 그 한계가 완전히 극복된 건 아니겠으나, 그래도 저자가 작정을 하고 상세히 인용, 기술했던 이 책에서의 평행우주 설명이 단연 최고가 아닌가 싶다. (그 전에 여러차례 접해본 문헌들을 통한 누적 학습효과도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휴 에버렛이란 학자는 평행우주론을 주장하였고, 학계에서 무시된 후 비참한 생을 살았다고 했으나(그의 딸은 평행우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는 유언을 남기고 자살까지 했다고 한다. 반면, 아들은 슈렉에 등장하는 노래를 부른 가수였다는...),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시점에서는 나름 주류에 준하는 정도로 그의 이론들이 받아들여진다는 이야기가 은근 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저자가 번역했다는(물론 역자가 또 번역을 했겠으나), 아인슈타인에게 수여된 노벨상에 붙어있다는 다음의 문구는 나름 이러한 과학자 사회의 습성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스웨덴 왕립 학술원은, 1895년 11월 27일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규정에 준거하여, 1922년 11월 9일 회합하여, 가능한 검증 이후 상대성과 중력 이론에 부가될 수 있는 가치와 무관하게, 1921년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또는 발명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을, 이론 물리학, 특히 광전 효과의 발견에 공헌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ㅋㅋㅋ 상대성이론과 중력 이론과 무관하게... 라, 참 까칠한 집단이었던 듯 하네. 이 책이 또 하나 개인적으로 매력있게 다가온 이유로는 저자가 아주 많이 반복 인용하고 있는 더글라스 애덤스의 소설때문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언급하는 글을 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처럼 광범위하게 언급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특히, 그 유머와 함께 과장되어 해석될 수 있는 그 물리적, 철학적 의미까지도 말이다. "더글러스 애덤스가 '생명,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라고 했던 것은(그 답은 42다 ㅎㅎ) 별개로 다룰 수 있는 두 부분으로 깔끔하게 나뉠 수 있다. 물리학에서의 도전은 외적 현실로부터 합의적 현실을 유도하는 것이고, 인지과학에서의 도전은 합의적 현실로부터 내적 현실을 유도하는 것이다." 아... 이게 뭔 얘기라냐? 그 맥락을 다 서술할 수는 없겠고, 다만 정말 새의 눈으로 우주와 물리현상을 바라보려 하는, 어찌보면 철학적일 수도 있을 것 같은 물리학의 입장에 대해 매력있게 기술을 할 때, 그 SF작가의 관점을 활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탁월하다 하겠다. 그리고, 이런 관점이 책의 종반에서는 과학철학적으로 퀀텀점프를 해 나가는 것 같다. (어쨌건 이 책으로 인해 히치하이커를 다시 읽어보겠다는 결심이 섰다) 저자는 우주의 구조가 바로 수학 구조이라고 말한다. 내 자신의 이해도에도 한계가 있고, 표현력에는 더 한계가 많기에 어찌 간략히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일단 '수학적 구조'라고 말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저자는 "우주의 구조가 수학[의] 구조"라고 말하는 거다. 이와 관련하여 "수학의 언어(우리가 발명하는 것)를 수학의 구조(우리가 발견하는 것)와 혼동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하긴도 한다. 이 부분이 언급되는 한참 이후 4단계 평행우주를 이야기하는 것을 읽고 나서야 수학의 구조란 말이 무엇을 지칭할 수 있는 것인지 조금은 더 짐작이 갔다. 어쨌건 스스로도 인정을 하는 수학적 환원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학을 강조하는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가 논의했던 바와 같이, 레고 블록과 유사한 기본 입자로부터 원자와 분자까지, 구조들의 모든 위계질서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며, 인간이 더하는 것은 단지 각 단계의 물체들에 그럴 듯한 이름을 붙이는 것뿐이다...." 이 위계질서가 수학구조(발견대상)이며, 그것을 근사하게(approximately) 설명하는 것이 과학이고, 합의적 현실의 체계인 것이라 할수 있을라나? 어쨌건 저자의 사고체계는 표 10.2 수학적 우주 아이디어에 관련된 핵심개념에서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에는 '수학적 구조'라는 번역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지만, 난 '~적'이라는 우리말 표현이 가질 수 있는 뉘앙스때문에 수학구조 혹은 수학의 구조라는 말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그 표에 소개된 몇몇 정리를 소개해보면 "짐 : 우리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개념과 어휘로 외적 물리 실체를 기술하는 데 필요하지 않은 것", "수학(적) 구조 : 관계가 정의된 추상적 개체들의 집합. 짐에 무관한 방식으로 기술될 수 있다.", "외적 현실 가정 : 우리 인간과 완전히 독립적인 외적 물리 실체가 존재한다는 가설", "수학(적) 우주 가설 : 우리의 외적 물리 실체가 수학(적) 구조라는 가설. 나는 이것이 외적 현실 가설을 따르는 결과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 저자는 "우리의 외적 물리 실체는 유한한 수학(적) 구조이다"라고까지 주장을 한다. 다른 식으로 반복하면, "내 학계 동료 대부분이 우리의 외적 물리 실체가 적어도 근사적으로 수학에 의해 묘사된다고 하겠지만, 나는 그것이 바로 수학, 더 구체적으로는 수학(적) 구조라고 주장한다." ... 아무리 반복해도 내 글로는 그 뉘앙스와 철학적 직관/인식을 전달하기는 어렵다. 쩝~ 수학구조인 우주를 생각하면서 저자가 접하게 되는 질문은 무한으로 수렴된다. 질문의 가지수가 무한하게 많다가 아니라 '무한'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는 것이다. 요새 우리 아들내미가 관심을 가지는 그냥 무작정 크다는 표현인 그 무한~(이 책에서 나는 구골, 그리고 구골플렉스라는 단위를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무한히 큰 쪽이건 무한이 작은 쪽이건 직접적인 관측 증거가 없다. 무한히 많은 행성이 있는 무한히 큰 공간을 말하지만,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고작 10의 89승개의 대상을 포함할 뿐이다.(그 대부분은 광자이다) 만약 공간이 정말 연속적이라면, 두 점 사이의 거리처럼 단순한 것이라도 소수점 아래 무한히 많은 자릿수 때문에 무한대의 정보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물리학자들은 약 16자리 정확도 이상 잴 수 있었던 적이 없다." 이게 단지 현대 과학기술 수준의 한계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의미있다고 하겠다. 현실적으로 쿼크 이하의 입자들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infinitesimal이란 것은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물리적 현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앞에서 언급한 '유한한 수학구조'를 다시 떠올려야 한다. "수학(적) 구조는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원래 존재하는 것이다. 수학(적) 구조는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시간과 공간이 수학(적) 구조 안에 존재한다." 어차피 철학의 세계에 발을 깊숙히 들여놓는 저자의 입장을, 아시아에서 살아온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다. "그 수학구조가 무극이며 태극이고 자연이다"라고. 허허허... 그런데 이렇게 웃을 일이 아니더라. 현실적으로 저자의 가정이 개인적인 기존관념에서 가장 큰 충격으로 부딪힌 것은 바로 초기조건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통적 물리학은 초기 조건을 아우르지만, 수학(적) 우주가설은 거부한다.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왜냐? 수학(적) 우주 가설은 그런 임의의 초기조건에 대한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고, 그 모두를 근본 개념으로부터 제거한다고 하기 때문에... 또 왜? 기존 개념은 '물리적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초기조건과 자연법칙, 이 두 범주로 나뉜다'고 말해왔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규칙성을 '법칙'이라 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초기 조건'으로 폄하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수학구조 우주론은 이런 구분이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흠..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학문의 현재를 좀 더 성찰적으로 진단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성공적인 이론들은 물리를 근사하는 수학이 아니라, 수학을 근사하는 수학인 것이다." 즉, 수학을 정확히 묘사하는 수학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대기모델에서 무수히 반복되고 있는 초기조건의 문제, 이 방편적 해결책 또는 위회로인 앙상블 기술을 통한 불확실한 예측들의 총합 분석과 예측의 시도... 즉 통계적 기법이 어떤 의미에서 실질적이고, 어떤 의미에서 사이비적인지 조금 알겠더라. 무시하거나 배제할 수는 없으나 말이다. 그러면서, 정말 개인적으로 의문을 가져왔던 LTE(Local Thermodynamic Equilibrium) 가정의 한계란 것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하여간, 저자는 미래... 특히 학문의 미래, 그리고 그와 병행하게 될 인간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도발적인 주장을 한다. "만약 내가 틀렸고 수학(적) 우주 가설이 거짓이라면, 물리학은 결국 그 이상의 진보가 불가능한, 넘을 수 없는 장애물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즉, 우리의 물리적 실체에 대한 완벽한 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발견할 수학(적) 규칙성이 남지 않을 것이다. (무작위성을 주관적으로 단지 느끼는 정도인 결정론적 관찰자의 복제에 반해) 자연의 법칙에 근본적 무작위성이라는 것이 있다고 설득력 있게 입증된다면, 수학(적) 우주가설은 논파될 것이다. 반면, 만약 내가 옳다면, 실체의 이해를 향한 우리의 탐험에 장애물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냉소적으로 말하면, 이것이든 저것이든 학문의 발전에 끝이 있다는 이야기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우주를 알고 끝나거나, 알지 못하고 끝나거나 말이다. [무한과 수학 우주를 생각하다가 다시 히치하이커를 생각했을 때, 무릎을 탁 치게 되었는데, 바로 지구 자체를 컴퓨터로 상정하는 상상력이었다. 우주의 정보량에 대한 숫자를 보았을 때, 그정도 축소된(?!) 상상력이 진정 의미가 있는게 아닌가 싶더라] 어쨌거나 이러한 도전적인 이론과 사고의 펼침을 설명하는 몇몇 요약문 테제들 중에 다음이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왔다. "수학(적) 우주 가설은 근본적 무작위성이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무작위성은 단순히 복제에 대한 주관적 느낌이다." 여기서 말하는 복제를 설명하려면 또 한참의 세월일텐데, 3단계 평행우주의 힐베르트 공간의 문제가 대표적인 것이고... 거기에 '주관적 느낌'이라는 것이 앞에서 언급한 '합의적 현실'과 '내적 현실' 사이에서 존재한다는 것(결 어긋남? 결 맞춤? ... 내 가정이긴 하다만)이 의미있는 것 같다. 이쯤까지 물리와 수학에 대한 사고를 극단으로 밀고 간 저자는 마무리는 우리의 삶과 생존, 생명과 사회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같다. 약간은 괴팍하게... "진화는 우리에게 오로지 우리 조상의 생존율에 기여할 수 있는 일상생활의 물리학에 대한 직관만을 부여했기 때문에, 우리가 첨단기술을 활용해 인간적 스케일을 벗어난 현실을 알아보자고 하면, 진화 과정에서 얻은 직관은 쓸모가 없다. 우리는 이것을 상대론, 양자역학 등의 반직관적인 특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험했고, 물리학의 궁극 이론이 무엇이든 간에 당연히 더욱더 기괴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뭐 뻔한 말이지. 그리고 또 하나 더 조금은 진부한 결론... '수학 우주론'을 알게 되더라도, 일상에서의 전지전능의 예측력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게 불만이었는데... "만약 우리가 양자 중력을 기술하는 정확한 방정식을 찾아낸다면, 공간, 시간 그리고 물질이 무엇인지 더 심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만, 방정식이 원측적으로는 모든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예를 들어 지구 기후 변화의 정확한 모델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이 디테일을 알아내는 것은 종종 궁극적 토대가 되는 이론과는 무관한 힘든 작업을 필요로 한다." 역시 통계를 도입하더라도, 수학우주론에 입각하여 LTE 이상의 엄격한 가정과 Navier-Stoke's 방정식의 비선형성에 대한 재해석, 그리고 온실기체 배출량에 영향을 주게 되는 인지과학상의 미세 물리-생리법칙을 도입하는 holistic model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단계의 평행우주론적 계산자원을 활용한 multi-dimension ensemble prediction system이라도 전망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ㅋㅋㅋ 결론은 어찌보면 또 다른 현대판 뉴아틀란티스인 것 같다. 그래, 개인적으로는 동감한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좀 맘에 덜든다. 너무 긴 글이어서 그런지, 마무리에는 저자 특유의 위트가 좀 반감된 느낌이었다. 혹시라도 개정판이라도 나온게 된다면, 마무리를 좀 더 재기발랄하게 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
|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언변, 심오한 지적 기반을 가진 스타 교수로만 그를 인식해왔던 나로서는 그에게 이러한 저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그가 경제학도였다가 ‘리처드 파인먼’의 책을 접하고 물리학을 통해 우주론 학자에 이르게 된 것처럼 내게도 삶에 어떠한 계기가 되는 책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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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리뷰를 쓴다. 워낙 글 재주없는 양반이 재밌다고 느끼면서 글을 쓴 것 같아 보는 내내 좀 답답함을 느낀다. 소재와 풀이가 재미없는거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군더더기가 많은건 번역이나 감수에서 좀 걸러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제목만 멋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