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이란게 사실 수학과는 또 성격이 달라서 유행을 탄다. 시대를 따라 진리와 믿음의 경계가 자주 흐려보이고 상반된 두 견해가 뒤짚히기까지 한다. 종교적 이유 때문에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창조론이니 뮈니 해서 진화론과 유전학의 핵심 원리를 부정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은 자연의 모든 현상이 알흠다운 한 가지 법칙으로 한꺼번에 완벽하게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의 패러다임이 시대에 따라 변한다면 우리가 까마득한 옛날 학교에서 배웠던 사실들이 더이상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학계에서 새로운 이론들이 기존 이론들을 몰아내고 정설로서 널리 받아들여져 정착하는 데는 긴 논쟁과 시간이 필요하다. 토마스 쿤이 설명한 과학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생중 잘못알고 있는 과학 상식의 수가 늘어나면서 실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멘델의 유전학에 대한 학계의 새로운 견해와 움직임에 대한 소식이 흥미로웠다. 지나친 결정론의 주입, 후생유전학의 등장, 자료 조작 의혹 등 여러 이유로 몇몇 생물학 교과서에서 추방당했지만 여전히 현대 유전학을 탄생시킨 위대한 발견임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견해다. 당시에는 다윈 조차 외면했던 완두콩 발견이 훗날 유전을 이해하는 기본 법칙으로 전세계의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았고 있었을 때는 여전히 금세기였는데 다시 또 이런 지각변동이 있게 될 줄이야.. 과학 분야의 서적을 읽을 때는 조금 깊이 있게 들어가면 모르는 용어도 많이 나오고 관련 분야의 기초 지식이 부족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반대로 전혀 새롭지도 않고 잘 알려진 사실 진부하고 뻔한 내용 수박 겉핥기식 지식의 나열로 얻는 건 없이 피로감만 쌓이게 하는 책들도 간혹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분야의 책들을 기웃거리는 건 38억년 생명의 역사가 현시점에서 탄생해낸 마지막 21세기의 업데이트된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서일 거다. 과학 카페 시리즈는 과학계 전반에 걸쳐 가장 최근 발견된 기술 이슈가 되는 과학계 현황을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준다. 과학기술 하면 언제나 발전과 진보를 의미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잃은 것도 많은 지구촌에서 과학 기술계의 소식이 늘 희소식이가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책의 첫 장은 희망적이고 즐거운 소식부터 전하는데 ‘당뇨와 고혈압으로 메트포르민과 시로신코핀을 함께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부작용’으로 수명연장효과와 암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부터 전한다. 메트포르민은 1920년대 합성된 약물로 인슐린 투여까지 가지 않은 전당뇨prediabetes인 사람들이 주로 복용하는 약으로 세포 내 에너지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를 건드려 염증을 억제하고 성장인자의 분비를 떨어뜨리고 산화로 인한 손상을 줄여 노화를 지연시킨다고 추정했다. 노화 지연이 개별 인간에게는 희망적인 일이나 지구적 관점에서도 좋은 일인지는 알 수 없다. 지구적 관점이란 현세대 전체를 포함한 미래세대에서도 희망적인 일이다. 과학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미래를 향한 우려는 늘 장막을 드리운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 CFC로 인해 남극의 오존층에 뻥 뚫렸던 구멍이 전세계적인 노력으로 한세대만에 크게 줄었고 2050-60년에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이유로 디폴트 네트워크의 활동을 밝혔는데 디폴트 네트워트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어도 신호를 주고받는 뇌신경 회로를 말한다. 깨어 있는 동안 예열 상태를 유지하거나 뇌의 여러 부분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억과 상상, 즉 잡생각을 하면서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는 설명도 있다고. 수면에 들 때는 이 디폴트 네트워크가 느슨해지는데 ‘낯선 환경에서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최대한 깨어 있어야 하고 설사 잠이 들더라도 얕게 자는 게 장기적으로 생존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일부 조류와 해양 포유류의 경우 뇌의 절반씩만 잠을 자는 행동을 진화시켰다’. 세명의 부모에게서 유전자를 받게되는 미토콘드리아 치환 요법MRT 인공수정에 대한 소식도 흥미로웠다. 미토콘드리아가 부실한 경우 건강한 여성의 미토콘드리아로 바꿔치기 하는 방법인데 영국에서 10년을 검토한 끝에 선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MRT를 허용했는다고 한다. 그런데 친권 이슈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인지 미토콘드리아를 제공한 여성은 어머니로서 권리가 없다고 규정하여 MRT로 태어날 아기의 부모는 법적으로 두 명 뿐이라고.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오류 하나가 밝혀졌는데 바로 장내 미생물 숫자가 인체 세포 숫자보다 10배 많다던 소문이었다. 실험과 계산으로 제대로 따져보니 비율은 거의 1대 1 수준이었다고. 10퍼센트 인간이라는 책의 제목이 이 10배 신화에 근거한 제목이었는데 어쩌나 제목을 바꿀 수도 없고... |
|
책 뒷날개에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6권(『과학의 위안』 포함)을 모아 놓고 있다. 5년 연속 우수과학도서(여기선 아직 『과학의 위안』 제외)를 받았다는 자랑과 함께. 나는 이 책들을 모두 읽었다. 이외에도 강석기씨가 중간중간에 낸(그러나 성격이 매우 비슷한) 책들까지 포함하고, 그가 번역한 책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책을
읽었다. 강석기 씨의 책을 읽으며 나는 내 과학 지식의 지평을 넓힌다.
예를 들어 닉 레인이나 조너선 와이너 같은 저자의 책은 과학 지식을 넓힌다기 보다는 깊게 만든다면 강석기 씨의 책들은 넓힌다. 생물학을 포함해서 화학, 물리학,
정보학, 지구과학 등등. 그는 현대 과학이 아우르는
대부분의 영역을 다룬다. 내가 강석기 씨의 책을 읽는 이유다.
또 내가 강석기 씨의
책을 읽는 이유는 그의 글에서 글감이 되는 내용이 매우 최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과학의 위안』은
거의 모두 2016년에 발표한 글들이다. 또한 그것들은 대부분 2016년에 발표된 논문들을 기반으로 한 글들이다. 비록 하나의 줄기를
갖는 글들이 아니라는 약점은 있지만, 현대의 과학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연구들을 하는지
그의 눈과 생각을 빌려 읽게 된다. 나는 그의 글에서 최신의 과학 지식을 얻는다.
또 하나 강석기 씨의
책을 읽는 이유를 들자면, 그의 글은 읽기 쉽다. 그는 우리나라
과학 칼럼니스트이므로 우리 나라 상황을 글에 녹여낸다. 그의 경험과 생각은 나의 것과 매우 유사하거나
공감이 가는 것들이 많다. 그의 호기심은 나의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과학 지식과 내 삶의 관련성을 연결하는 데 보다 간결하다. 또
어렵게 쓰지 않는다. 어려운 내용을 가려서 쓰지 않는 것도 아닌데, 그의
글을 쉽게 이해된다. 내용을 파악하는 공력이 높다는 얘기이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데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는 데 애를 쓴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강석기 씨 글을
읽는 게 재밌다.
그래서 나는 강석기
씨의 글을 읽는다. 여기서 ‘글’을 읽는다고 쓰는 까닭은, 여기의 글들 중 일부는 이미 다른 매체를
통해서 읽었었기 때문이다. 책으로 엮여지기 전의 글들에서부터 나는 그의 글을 읽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책에서 다시 읽게 되는데, 이미 읽은 느낌은 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사실 많이 잊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건 나의 기억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대 과학이라는 게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렇게 스스로 위로한다).
그렇게 강석기 씨
글을 읽는 걸 좋아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른 책을 읽은 독후감으로도 적었듯이 각 이야기마다 깊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는다. 여기의
글들이 실린 매체의 특징이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한 가지 이야기를 좀더 깊은 내용을 다루는
‘책’을 기대해본다. 나는
그런 책도 기꺼이 읽을 것이다.
|
|
우리생활에서 과학은 상관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보인다. 정규교육과정 에서 배우던 과학을 끝으로 관심이 점점 사라지던것을 본인 뿐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과학은 점점 잊혀져 간다. 하지만 사실 과학은 우리주변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 겨울만 되면 생기는 정전기, 수면시간과 우리의 생활의 모습을 보는것처럼 과학을 통해 우리가 의구심을 가졌던 현상과 모습을 측정할수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알게되는것과 함께 우리에게 작은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쉽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과학이 우리의 삶에 더 깊숙히 느껴질수 있는 학문이 되길 바란다. |
|
유발하라리의
저서 <사핀엔스>에서 인간이 동물과 다른 큰 특징은 상상력이라고 했다. 동물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지만 인간은 도구와
불을 활용했고, 상상력을 통해 세상을 지배해 왔다. 여기서 인간이 가지는 상상력으로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지에 대한 또다른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상상력을 활용한 대표적인 분야가 과학이라 하면,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잇는 이유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인간은 지구라는 공간에 살아가면서, 그 안에 존재하는 진리를 찾기 위해서 상상력을 끌어냈으며, 과학의
발전과 편리한 삶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인간은 '과학의 역설'과 마주하게 된다. 편리한 삶을 살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과학을
발달 시켰던 인간은 그로 인해 편리함과 풍요로움, 수명의 연장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인간은 과학으로 인해 지구상에
살아가는 인구는 증가 되었고, 영구 자원을 펑펑 쓰는 결과를 야기 하게 된다. 과거 인간은 지구상의 재생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살아왔지만, 지금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고 살아가면서, 과학 발달은 환경 오염 문제까지 야기 시킨다. 결국 인간이 가지고
과학 지식은 인간의 불안과 걱정을 야기 시켰으며, 먼 미래에 인간에 의해 멸종될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 과학 전문 작가
강석기님께서 <과학의 위로>라고 명명한 것은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안에 기인하고 있다.
|
|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는
|
|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그 여섯번째, 과학의 위안 "과학카페"는 전문학술지에 실린 과학 논물들 중 저자(강석기)가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정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편한 에세이로 풀어낸 시리즈물로, 내가 이번에 읽게 된 "과학의 위안"은 시즌6이다. 평소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 '새로운 연구결과' 카테고리를 가장 흥미를 갖고 챙겨보는 편이어서, 최신 연구결과로 쓴 에세이라면 분명 재밌겠다며 고르게 된 책이다. 미리 말하자면, 침대맡에 두고 '자기전에 조금씩 아껴 읽어야지'라고 마음먹은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이틀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고 쉽게 읽혔다. (어려운 부분도 몇군데 있기는 했다.) '잠자리가 바뀌면 왜 잠이 안 올까?' 처럼 평소 누구나 한번쯤 일상생활 속에서 궁금했을 법한 주제도 있고, '사탕수수와 벼의 광합성 효율' 처럼 전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을 법한 주제도 있었다. 하지만 생소한 주제도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잔잔하게 옆에서 일상소재처럼 얘기해주는 듯한 느낌이 지루하지 않게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몇 가지 재밌던 부분들을 소개해볼까. 땀 흘린 뒤 마신 시원한 맥주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궁금했을 법한 주제! 개인적으로 한겨울에도 찬 음료만 고집하면서 그냥 맛있으니까. 라고만 생각했는데. 뇌의 갈증중추에 신호가 보내져서 그런거란다. 물 없이 차가운 자극만으로도 갈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인류의 진화라는 테마에서 '직립보행', '도구의 사용', '불의 사용' 을 자동으로 떠올릴 것이다. 근데 요리라고? '불을 이용한 요리' 가 진정한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요리가설' 그리고 단순 '도구의 사용' 이 아니라 '도구제작 과정에서 가르침을 주고받으며 언어구사능력을 진화시켰다'는 가설. 흥미진진하다. 내가 나도 모르게 짓는 미세한 표정들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좌우된다는 것. 이건 무슨 주제였을까? 보톡스를 맞으면 감정 피드백 능력이 감소된다는 내용이었다!! 근시의 원인에 대해 정말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 근시의 원인은 선천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야외활동, 자연 채광을 받는 게 시력에도 중요할 줄이야. 요즘 아이들이 근시가 많이 생기는 것도 결국에는 야외활동의 감소로 비롯된 거라니. 슬프다. 많이 쬐도록 해줘야겠다. 자연 채광... "동쪽으로 여행할 때" 시차적응이 더 힘들다고?! 시차적응이 힘들만큼 먼 나라를 여행해본 건 딱 한번 뿐인데, 난 동쪽으로 여행을 다녀온 거여서. 도착했을 때 힘들고 귀국했을 때 안 힘들어서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생체시계를 늦추는 것보다 당기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란다. 재채기를 하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의 스틸이다. 필히 재채기할 때는 뭐라도 가리고 하자. 지긋지긋한 감기.... 해바라기 꽃이 해 뜰 때만 해바라기.... 동쪽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좀 충격이었다...... 이런 감성적인 마무리로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24개월이 넘어가면 거짓말도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 건. 24개월 아이를 둔 엄마는 마음이 복잡미묘해진다. 부록은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라는 제목으로 2016년 고인이 된 과학자들을 기리며, 그들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 41세 두 아이의 아버지일 때 우주비행을 감행, 77세의 나이에 한 번 더 우주비행을 한 존 글렌. 마지막에 찾아보기가 있어서, 다시 페이지를 훑어보는 과정없이 키워드만으로 바로 페이지를 되짚어 찾아볼 수 있어서 편했다. |
|
우리는 과학기술의 각종 혜택을 굳이 의식조차 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 덕에 수명 또한 매우 늘어 참으로 감사한 시간을 이어가는 반면, 그로 인한 고민 또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신체기관의 노후를 감당해야 하고, 나빠진 환경으로 인한 불편함과 질병도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남으며 동시에 높아진 미적 기준으로 인해 나이를 거스르는 외모를 가꾸어야 할 부담(욕심이겠으나..)까지 생겨났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숙제처럼 혹은 관심거리로 여기는 스트레스 관리와 항 노화라는 이슈부터 과학 전반의 이슈에 이르기까지, 과학카페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가운 소식이 되어 준다. 이 책에서는 삶과 관련하여 가지게 되는 과학적인 혹은 일상적인 의문과 더불어 진행되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한 노력이 소개되고 있는데, 한때 많은 다이어터들에게 위안이 되어준 고지방 다이어트의 실체라든가, 흔히들 알고 있는 보톡스의 단순한 효과 및 부작용을 넘어 뇌가 감정을 의식하는 것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흥미 있는 연구 결과, 그리고 화장품이며 보정작용까지 겸하는 제 2의 피부라 불릴 수 있는 실리콘 인공 피부 등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려주고 있다. 또한 오존층 홀은 여전히 확장되고만 있는지, 한동안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각종 바이러스와 이제는 친구처럼 여겨지는 질병인 암에 대한 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 것인지 굳이 전문적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인간은 언제나 현재를 살면서도 과거와 미래를 궁금히 여기는 존재인지라, 3장에 실린 37억년 전 지구의 모습부터 최초 인류인 루시에 대한 이야기, 석기가 발견되고 이로 인한 인류 발전의 역사, 진화학적 측면에서 꾸준히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Y염색체의 시초, 그리고 이로울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불의 사용이 도리어 면역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면도 있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자극이 되어 준다. 또한, 더욱 완벽한 미래를 가지고자 하는 인간의 요구에 맞추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냉동 인간에 대한 연구의 현주소라던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및 활성산소를 감소시키는 물질 등을 개발하며 수명연장 및 질병에 거스르려는 노력은 익히 알고 있는 수준을 넘어 무언가 희망적인 기분을 안겨 준다. 하지만 과학카페를 읽으며 가장 즐거운 순간은 내 생활에 그대로 녹아 들어있어 호기심으로만 남겨 두었던 의문이 해결될 때이다. 나는 예민함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사람임에도 왜 잠자리가 바뀌면 잠들기가 어려운 것인지, 해외여행 후 그토록 시차적응이 안되어 피로한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낫또가 왜 우리 가족에게는 구린내를 풍기는 음식으로 인식되는지, 갓 40대에 들어섰음에도 노안이 되어 우울한 기분과 아이가 눈이 나빠질까 걱정되는 마음에 접하는 시력에 대한 이야기는 생활의 밑거름이 되어 준다. 게다가 이상고온으로 고생하는 요즘,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지 두려움까지 앞서는 상황에 더위와 관련한 유전자라던가 차가운 맥주의 갈증 해소는 유전자라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물질에 대한 이해를 도와 준다. 책이 거의 끝나갈 무렵, 8장 ‘역사책 속에서 튀어나온 과학’과 부록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를 통해 위대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자들의 삶과 연구 기록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접함으로써 그들도 우리보다 조금 더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 더 끈질긴 노력을 하는 인간이라는 친숙함마저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 매우 전문적이고 특정 지식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분야라 여기지만, 이 책을 접함으로써 약간의 전문 용어를 익히고 필자의 이야기를 좇는 것만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며 전공 및 종사하는 분야에 상관없이 읽고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
|
강남역에서 Bus를 타고, 양재역으로 이동했다. 선약이 있다. 양재역에 내려서, 서초구청으로 가던 중. 동남Asia 여성 두 명을 만났다. 길고 검은 머리를, 고무band로 묶었다. 그 중 한 명이 다가왔다. 손에 들고 있던, Clipboard를 내밀었다. 폭죽의 심지가, 타타닥 타들어가듯. 더듬더듬 한국어를 구사했다. 국제 Nepal 학교 설립 후원 모금.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 명단에 정보를 적으려고, 건네준 pen을 오른손에 집었다. 동공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이름, 주거지역, 후원금액. 계좌번호가 없다????? 계좌이체로 후원하려는데??? 먼저 기재한 사람들의, 목록을 훑었다. 기재 후, 바로 후원했다. 지갑에 얼마 있지? 6000원이 있다. 교통 Card 충전해야 한다. 잔액이 없다. 집에 못간다. 내일도 나가야 한다. 어떻게 하지??? 치아가 보이지 않게, 입술을 다물었다. 양 입꼬리를, 약 0.3cm 올렸다. 고개를 약간 숙이며. Clipboard와 pen을, 다시 줬다. 웃으면 안 된다. 어려운 상황에, 도와주지 못하니. 시선을 마주칠 수 없다. 여성은 웃으며 받았다. 다시 몇걸음을 걷다가, 뒤를 돌아봤다. 두 여성은, 지나가던 다른 사람을 붙잡고.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서초구청에서 meeting을 마치고. 7-Eleven에 들려서, 교통 Card를 충전했다. 집에 가려고, 양재역 bus 정류장으로 걷는데. 아까 두 여성이, 아직도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1시간 50분이나 지났는데. 그들이 못 알아보기를 바라면서. 땅바닥을 보고 지나갔다. 알면서도 도와주지 못하다니. 쪽팔렸다. 까진 상처에 과산화수소를 뿌려 소독하듯. 지금 처한 상황에, 쓰라림을 주는 '쪽팔림'처럼. "과학의 위안"은 우리의 과학 지식 무지에 대한. '쪽팔림'을 알려주는 책이다. |
|
MID 출판사에서 반가운 책이 나왔다. 최신 과학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과학전문 작가 강석기씨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 신간은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의 6번째 책 <과학의 위안>이다. 강석기 작가는 최근에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는 역시 MID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읽고 단숨에 강석기씨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다. 그동안 우리 나라의 과학작가는 이은희, 장대익, 정재승 씨만 알고 있었는데 강석기 작가도 알게 되어 큰 수확이었다.
책 제목은 6세기 로마의 철학자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에서 따왔다. 국정농단과 탄핵 때문에 어지러운 정국에서 과학을 통해 위안을 얻어 보자는 의미에서 제목을 <과학의 위안>으로 정했다. 비단 과학뿐만이 아니겠지만 독서라는 행위는 뭔가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거 같다. 특히나 과학은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면서 동시에 지적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강석기 작가의 글은 묘하게 이런 정서와 어울린다. 담백하고 차분하게 과학을 서술한다. 최신 과학을 소개하는데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접하며 지적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책은 주제별로 8파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에서는 2016년 타계한 과학자 29명의 삶과 업적을 간략히 다루고 있다. 1파트는 ‘힐링 토픽’ 이라는 이름을 붙여 미소 짓게 할 만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2파트는 사회적, 윤리적 논란이 담긴 이슈들을 묶었다. 3파트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파트이다. 요즘 부쩍 고인류학에 관심이 많아졌다. 인류의 기원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보다 상세히 알고 싶다. 3파트는 그런 부분을 만족시켜주었다. 318만 년 전 인류 루시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부터 석기에 대한 이야기.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이 우리 유전자에 남아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불의 사용과 결핵균의 이야기 모두 흥미로웠다. 4파트는 생리학과 심리학을 다뤘다. 감각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을 소개해줘서 인체의 신비에 대해 놀라게 되었다. 5파트는 수학과 물리학적 접근법으로 다른 분야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연구결과들을 소개했다. 6파트는 화학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7파트는 400년 이상을 사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상어를 비롯해 흥미로운 생물들과 생명현상을 소개했다. 그린란드 상어는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오랜 세월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담으로 상어는 굉장히 성공한 종이다. 3억년 전 고생대 때부터 존재해왔으며 오늘날까지 신체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살아있는 화석을 보고 있는 셈이다. 고생대때부터 지금까지 바다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는 정말 무시무시한 종이다. 8파트는 역사 속 과학이야기들을 다룬다. 특히나 하이젠베르크와 보어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세계 2차 대전 때 독일의 과학자 하이젠베르크는 왜 보어를 방문했을까? 당시 하이젠베르크는 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어떤 목적에 의해 보어를 방문했는지 역사 속 진실을 엿볼 수 있다.
나도 요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켜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잠시 현실에 대한 걱정을 씻어주고 위안을 주었다.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책이었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앞으로 종종 방문하게 될 것 같다. 그의 진하고 풍부한 커피 맛은 항상 변함없이 독자를 만족시켜줄 것이다. |
|
고등학생 때 집에서 과학동아를 받아봤었다. 입시 공부 빼면 다 재밌던 시절이었으니 독서실에서 틈틈이 읽는 과학동아가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그때 나에게 과학 동아는 학교를 떠나 요즘 일어나고 있는 과학 연구와 과학계 이슈들을 알 수 있는 즐거운 통로였다. 시간이 흘러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쩌다보니 과학계 소식은 TV 뉴스를 통해 아는 정도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티타임 사이언스>라는 책을 푹 빠져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이 강석기의 과학 카페 시리즈 중에 한 권이었음을 알게되었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는 2012년 <과학 한잔 하실래요?>를 시작으로 <사이언스 소믈리에>,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사이언스 칵테일>, <티타임 사이언스>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017년 과학카페 시즌6으로 <과학의 위안>이 출간된 것이다. 과학과 관련된 연간 이슈를 모아서 알고 싶다면, 언젠가 과학 동아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면 <과학의 위안>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실제로 이 책은 저자가 동아사이언스지에 기고한 글들을 추리고 모아서 낸 책이라고 한다.) 또한 과학에 대해 풍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고 뉴스에 나오는 용어, 학창시절에 귓가 너머로 들은 단어들을 떠올리는 정도 만으로도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간혹 어려운 개념이 나와 이해가 가지 않으면 그런게 있나보다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며 과학 상식을 넓히고 지적 만족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