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의 홍혜경 보다 어린 시절의 홍혜경의 노래가 더 좋다. 적어도 가곡 쪽에서는 말이다. 13살 무렵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특별났다. 그 독특하고도 맑은 울림, 아름다운 목소리는 지금 들어도 그녀의 재능이 얼마나 풍부한지 느끼게 해준다. 어린 나이지만, 왠만한 성악도는 그녀 앞에서 명함을 내밀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었고, 지금도 그 시절 그녀의 노래는 선명회 합창단의 앨범 속에 남아있다. 그런 그녀가 어른이 되어 메트로폴리탄의 대표적인 오페라 가수가 되어서 BMG에서 오페라 아리아집을 발표하더니 이젠 VIRGIN CLASSIC이란 세계적인 배급망을 가진 레이블을 통해서 한국 가곡을 녹음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우리나라 팬만을 위해서 녹음된 로컬 앨범이 아니라 전 세계 배급을 위해서 녹음되었다는 것이 커다란 의미이다. 나는 한국 가곡도 좋아하고, 홍혜경씨도 좋아하던 터라 이 앨범이 나오자 마자 구입을 했다. 대부분의 곡들이 귀에 익숙한 곡이고 누구나 좋아하는 멜로디를 가진 아름다운 가곡이다. 지금도 즐겁게 듣고는 있지만, 그녀의 노래 스타일이나 목소리가 한국 가곡에 썩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조수미씨 쪽이 목소리가 워낙 고와서 가곡에 더 잘 어울린다. 홍혜경씨의 이 앨범은 모든 가곡을 오페라 아리아(?)화한 느낌이 든다. 하나같이 힘과 열정이 넘치는 가창이다. 게다가 가곡이라면 피아노 반주가 더 어울릴텐데, 화려한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고 있다. 뭐, 이 음반은 세계 일급 소프라노가 된 디바가 자신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서 것이란 자체 의미를 둬야 할 것 같다. |
| 이 음반이 나온다고 할때부터 나는 홍혜경의 한국 가곡집을 홍보했었다. 그녀가 RCA에서 옮겨 EMI산하의 Virgin에서 처음 만든 음반이 한국가곡집이라니 정말 자랑스럽고 내심 그녀의 고집을 엿볼 수 있었다. 음반을 사서 전부 들어보았다. 그 느낌은 정말 좋았는데 말로 잘 표현이 안된다. 포근하면서도 편하고 안정적이고 서정적인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홍혜경의 목소리는 한국가곡에 너무도 서정적이게 잘 스며들었다. 먼저 들어본 어느 분이 말씀하시기를 오케스트라 반주가 너무 고전적이고 지휘가 별로라고 하셨지만 나는 그것마저 홍혜경의 음악성에 취해 좋게만 들렸다. 솔직히 음반이 나온 한참 뒤에 샀지만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한다. 비록 보너스 DVD는 받지 못했지만 저렴하게 살 수있어서 좋았다. 수록곡 중에서는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그네가 너무 좋았다. 그녀의 공연에도 가보았는데 컨디션때문인지는 몰라도 음반에서의 한국가곡이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홍혜경은 훌륭한 예술가이다. |
| 나는 학창시절에 유난히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음악실기 시간이 되면 누구보다도 뿌듯했고, 합창부 연습시간에 목을 풀기위해 허밍으로 부르던 ‘고향의 봄’과 음악선생님이 우리에게 빠뜨리지 않고 부르게 하셨던 ‘비목’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운으로 남아있다. 비록 소원하던 성악을 전공하지는 못했지만,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광역시에 살면서 오페라나 음악회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다소 아쉬운 점이 있지만, 매년 휴가때면 양질의 공연을 보기위해 서울의 공연스케줄을 낱낱이 뒤지기도 하고, 새로운 음반을 만나기위해 메일링 서비스와 정기적인 레코드점 순례를 하는등 알아주는 이 없지만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클래식 매니아가 되었다. 이 음반은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한마디로 반가움 그자체였다. 얼마후 지인에게 이 음반을 선물받고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메트로폴리탄의 보석, 프리마돈나 홍혜경! 한국인에게 그녀의 유명세는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이 음반을 접하기 전까지 그녀를 잘 알지 못했다. 이 음반에서 만난 그녀의 목소리는 시원스러웠고 정직함이 묻어있었다. 가곡이라하여 쉽게 보아 노래를 망치는 일도 없었고,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기교현란하지도 않아 듣는 이로하여금 원곡을 듣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특히 이 음반 발매를 즈음하여 매주 수요일 새벽에 방영하는 모 예술프로그램에 그녀가 출연했다는 기사를 읽고 인터넷에서 다시보기를 하였는데, 백문이불여일견이라했던가! 과히 그녀와 그녀의 목소리는 감동이었다. 우선 큰 키에 건강한 몸과 풍부한 성량을 가진 그녀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땀이 배어 나올 만큼 온몸에서 우러나는 노래를 부르며 멋진 무대를 만드는 그녀는 아름다운 프로였다.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은 그녀 스스로 악기인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끊임없는 관리와 노력이 뒤따라준 결과임이 눈에 선했다. 몇주후 같은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대표 소프라노 3인의 공연모습을 특집으로 방영했는데 공연의 사회자였던 두 뮤지션은 홍혜경에 대해 목소리가 가장 멀리 뻗어나가는 스케일이 큰 성악가였고, 아름다우며 유머러스함까지 갖춘 멋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나또한 두 사회자들의 느낌에 공감하며 아름답고 건강한 그녀의 목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특히 그녀가 EMI사와 이 음반을 계약함으로써 이제 세계인들도 우리 가곡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를 기화로 우리가곡이 세계만방에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