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은 작아지고 회한은 커져만 가는 것이 인생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일까요? 서른을 훌쩍 넘고 이제 도전의 시기를 지나 인생의 검증을 받아야할 시기를 걷고 있는 30대들은, 부풀은 희망보다, 꺼져가는 자신의 희망을 부끄럽게 이야기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몇년 전부터 기획출판의 붐을 이루고 있는 미술과 음악, 예술 에세이 서적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분야 그 계통의 전문가들이 예전 같으면 대학 강사라도 하면서 먹고 살았을텐데, 이제는 살만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누구라도 쓸 책'을 쓰면서 근근히 먹고하는구나." 솔직히 전 이런 비아냥과 질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어요. 한 남자의 그림 사랑... 어렸을 적 가난했던 그 시절부터 꿈꾸어왔던 예술가의 길. 그리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흐르고 있던 예술가적 기질을 신뢰하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난 후 지금까지 가볍게만 읽었던 사진, 미술품, 신화, 오페라 관련 에세이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교만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고 그들이 함구하고 있던 혹은 침묵하고 있지만, 넌지시 던져두던 그들의 고뇌와 갈등, 예술과 문화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읽고자 노력하게 된 것입니다.
저자 김순응은 분명 그림을 통해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던 예술적 감각과 기질을 보았고, 또 그것과 함께함으로써 비로소 인생의 자유를 맛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행원으로 산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그는 평범한 일상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늘 본인이 걷고 있는 은행원의 길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가 앞으로 선택하게도리 미술인의 꿈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준비하였던 것입니다. 스스로 자문해 봅니다. 나의 기질인데도, 내가 너무나 간절히 바라는 것이었는데도 포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일상에 묻혀서 어린시절 가졌던 그 소중하며 순수한 꿈마저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고 영화 쇼생크탈출의 수용소 전체로 울려퍼지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다시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제 삶의 탈출구, 또는 제 삶에 힘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던 던 거죠.
제 독자 리뷰를 보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의 꿈을 열어주는 작은 창이 무엇인지...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인상깊은구절] 첫사랑에 얼굴이 붉어지던 시절부터 나는 그림을 사아했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 나는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 갔다. 첫사랑의 떨림이 나에게 다시 찾아왔다. 나는 행복하다. |
| 50세라는 나이에 평생하던 일을 그만두고 조그마한 예술품 경매회사 사장자리를 선택하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무엇보다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열정이 필요한 일이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는 스타일이다. 남들따라 시작한 외무고시를 그만두고, 친구의 권유로 입사한 은행도 내 길이 아니라며 고민없이 바로 사표를 던지는 그를 통해 역시 인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자신의 인생 얘기를 통해 그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얘기하고, 후반부에서는 예술품과 시장(돈)의 관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03년 11월에 이미 읽었다. 하지만 며칠 전 ''경매장 가는 길''을 읽고 난 뒤 문득 이 책이 떠올랐고, 잘 나가는 은행원이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선택한 그림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듣고싶어 책을 폈다. 후반부의 내용은 예술품에 가격을 매기는 문제와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 미술계가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를 담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해결책이란 선진국의 경우처럼 자본시장을 닮은 미술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예술계의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이는 예술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활성화 시키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 일반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듯이 예술계의 학연, 지연 등의 문제는 많은 문제점과 비리를 양산해낸다. 그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국내 미술시장을 발전시킬지, 그의 은행원으로서의 경력이 앞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나도 그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행복하다는 단어가 너무 애매하고 광범위하다면 다르게 표현해보자. 그의 경우처럼 내가 하는 일이 진실로 나의 즐거움이 되고, 나의 사랑이 되고, 나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
|
그림을 좋아하고 수집하던 취미생활이 마침내 자기 직업이 된 작가의 생활과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다. 은행원의 생활과 서울 옥션 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그렸다. 화가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고흐는 그림을 팔지 못하여 비관하다가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고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화물감을 살 돈이 없어서 데생을 하였고 살아서는 평생 그림 한 점밖에 팔지 못했던 안타까운 이야기. 우리나라 대표적인 화가중의 한사람인 이중섭도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다가 정신병까지 얻고 식사도 거부한 채 병원에 입원한지 두 달 만에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나는 미술시장의 문제점 분석을 읽고 많은 공감을 얻었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미술시장은 고흐가 생존했던 19세기 말과 다르지 않다. 훌륭한 작품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금융기관이 없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작품이 잘 팔릴 수가 없으며 우리 작가들은 고흐시대보다 조금도 덜하지 않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집을 방문해 보아도 유명작가의 복사본을 걸어 놓을 지언정 작가가 직접 그린 작품을 걸어 놓은 집은 보기 어렵다. 이 책에서 지적한대로 수 백 만원하는 명품은 빚을 내서라도 사야하고 하룻밤 술값으로 기 백 만 원은 거리낌 없이 쓰면서도 몇 십 만원, 몇 백 만원하는 미술품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몇 십 억 아파트와 외제차를 몰면서 집안을 장식한 그림은 길거리 그림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생활들과 그림에 대한 단상들,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여러 가지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분들에게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