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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에서 48년 이르기까지, 우리가 이른바, “해방공간”이라 부르는 역사적 시공간은 일제의 식민통치에 의해 발생한 모순의 집합점이자, 한국 현대사의 모순이 잉태되는 시기였다.
“해방공간”이라는 용어에는 어떤 정치집단이 정국을 주도하지 못한 정치적 혼란과 공백의 양상 또한 담아내는 것이라 판단된다. 그런데 이 “해방공간”은 45년 9월 8일,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에 의한 미군정의 시기이기도 하다. 어쩌면 “해방공간”은 당시 미군정의 실제 위상과 기능을 무의식적으로 절하시키는 용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는 우리가 1945년에서 48년의 한반도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여운형, 이승만, 김구, 김규식 그리고 박헌영뿐만 아니라, 무뚝뚝한 야전 사령관 “존 하지”에 대한 고찰 또한 병행되어야함을 시사한다.
한국전쟁의 전환점인 “인천상륙작전”이 부여한 강인한 인상은 한 때 인천지역 초등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 1위에 맥아더를 위치시켰으며, 그의 동상을 넘어뜨리느냐, 세워두느냐가 쟁점이 될 만큼 맥아더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은 매우 높다. 그에 반해, 보다 이른 시기에 한국 현대사의 향방에 직접적으로 간여한 미군정의 책임자 하지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지하지 않은가?
순전히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다면, 한국 현대사를 가장 밀도 있게 조망해낼 수 있는 사학자는 서중석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미군정을 비롯해 미국관련 문서와 사료를 가장 폭넓게 섭렵한 이는 바로 이 책의 저자 정용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연구의 깊이는 이 책의 각주에서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일제의 패망과 “도둑과 같이 주어진” 해방 속에서 독립된 민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좌, 우진영의 질주와 새롭게 조성되는 국제관계 속에서 자국의 이해를 확보하기 위한 미군정의 변주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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