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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소문난 김영주님의 머무는 여행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행은 좋아하지만 여행서라는 분야가 보통 단순한 정보나 안내형식 혹은 지나친 감성위주로 흐르는 경향때문에 자주 접하는 편은 아니다. 머무는 여행이라는 형식을 취한 작가의 의도는 그런 면에서 일단 호기심과 꿈같은 현실을 볼 것같은 착각도 심어준다. 우리에게 여행이라는 개념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들어온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니,지금의 현실도 생활속의 여행이란 감히 계획하기 힘든 일이며 여유로운 여가찾기란 마음은 꿀떡같지만 목넘김이 안되어 서운한 그런 일이다. <지리산>은 머무는 여행 시리즈 다섯번째 행선지로 국내를 무대로 처음 시도한 여행에세이이다. 작가가 머물렀던 캘리포니아,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의 감흥은 어떠했을지 잘 모르지만 20여년전 무턱대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리산 종주를 감행했던 나에게는 지리산은 낯설지 않은 곳이고 살아온 역사가 남도쪽이다보니 지리산 부근의 사찰이나 계곡, 강가에서의 유흥은 아주 친근하다. 화엄사, 연곡사, 실상사, 쌍계사, 태안사, 칠불사등은 친구들이랑 얼그렁 설그렁 다녀본 곳이며 뱀사골 자락에 위치한 우렁찬 계곡물을 보며 바다보다 낫다는 저렴한 말장난도 했었다. 큰 부담없이 다녀 본 곳이기에 지리산 종주라는 개념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허나 3박4일의 지리산 종주동안 나는 일생일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피나는 고생과 인내심의 한계를 만끽해야만 했다. 크나큰 배낭하나에 내 최소한의 일상을 담고 끝없이 펼쳐진 능선과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수없이 헤매며 정상을 향해 걸음을 아끼며 한걸음씩 오르던 순간도 이제는 그리운 추억의 한 장이 되었다. 야생의 숲에 냉혹하게 내리박히던 뙤약볕은 지옥의 문처럼 느껴졌고 처절하게 쏟아내는 무진장한 땀과의 사투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만큼 힘들었다. 그런 생고생을 김영주작가도 얘기하고 있다. 지리산자락에 위치한 곡전재의 한옥에 머물 방을 잡고 높고 푸른 프로방스의 하늘과 같은 그곳에서 화사한 햇살에 눈부셔하며 빨래를 말리던 그녀의 들뜬 모습과 별을 등에 지고 르 클레지오의 낭만적 서사소설 <사막>에 눈길을 주던 그녀의 달뜬 모습에 나는 그만 공감하고 말았다. 딱 거기까지이다. 한 곳에 한 동안 머물며 시골장에서 오천원 육천원하는 꽃가라 몸빼도 구해입고 온갖 잡곡밥에 젠피넣어 삭힌 파김치에 미각을 상실하는 상황도 어찌 보면 일탈을 즐기는 여행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이건 정말 낭만적이다 못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여행인 셈이다. 그래서 별로 특별할 것은 없다. 이제부터는 지리산 등산이 문제다. 천왕봉에 떠오르는 태양을 목표로 오르는 등산이다. 처음에는 별 감흥도 없고 설마 그렇게 힘든 일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산을 가다보면 나보다 먼저 오르고 내려오는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거리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한결같이 똑같이 대답한다. "얼마 안남았어요." 그 얼마가 족히 두세시간이 되는 거리이다 보니 걸어가면서도 짜증과 한숨을 내쉬는 일이 허다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지리산을 종주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 이런 말은 지리산 등반시 심신이 힘들어 흐트러질 때 듣는 말일 수 있겠다. 그럴 때 이런 말 들으면 힘이 불끈 솟을까?
여행이란 세상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이 형성한 구조물들속에 얽힌 인간의 일상이 곧 역사가 되고 전통이 되며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매순간순간을 경험하는 일이다. 테마가 머무는 여행이다보니, 작가의 본업이 여행이다보니, 수많은 시간동안 쌓아올린 글쓰기와 편집일에 꽤 명망있는 인재들과의 작업으로 시리즈는 완성되는 듯 싶다. 그래서 읽는 자에게는 가당치 않을 수 있는 일을 한 순간 나도 한번쯤은..하고 머무는 여행을 계획할 지 모르겠다. 일상이 언제나 메여있는 현실에, 휴가다운 휴가가 그게 머무는 여행은 아닐지라도 도로위에서 냉가슴앓고 참담한 피로에 지쳐가는 일만 아니어도 나는 언제든지 여행을 꿈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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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무는 여행'이라는 책 표지의 자그마한 글귀의 의미를 김영주 그녀의 글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아니 이해를 넘어 갈망하게끔 되었다. 여행을 다녀와 느낀 감상을 글이나 사진으로 담아낸 여타의 여행서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남은 아마도 머무는 기간 만큼 가까워지기 때문일 게다. 그녀는 한번 맘을 준 곳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작정하고 무작정 그곳에 머물며 하나 하나 두 발로 딛어보고 눈으로 확인해
왔으며 그런 느낌과 감동들은 고스란히 그녀의 글에 담겨있다. 그런 그녀도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넉넉한 어머니의 품처럼 감싸 안은 아득하고도 신비로운 '지리산'을 50이 넘어서야 눈여겨 보게되었고 관심을갖게 되었다고 털어 놓는다.
'비행기나 배를 탈 필요도 없었다. 어설픈 외국어를 연습할 일도, 비상용 연락처를 수소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자동차를 빌리거나 현지에서 사용할 전화번호를 미리 구해 놓을 이유도 없었다. 짐 가방의 무게가 초과될까 봐, 갑자기 환율이 오를까 봐 전전긍긍할 것도 없었다. 이 모든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는 간편한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년 동안 내 나라 지리산에 갈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476번지. '곡전재'라는 한옥 고택에 짐을 풀고 잠시 지나는 여행객이 아닌 지리산의 식구, 구례 주민이 된 것이다.
시골장날 꽃무늬 원피스와 너넉한 인심처럼 풍성하고 편안한 고무줄 바지를 사는 그녀는 영락없는 '구례댁'이고 지리산을 에둘러 묵묵히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걷기도하고,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너른 들판과 고택들을 바라보며, 차근차근 지리산에 가까이 다가간다. 빡빡한 일정에 벼락치기 관광이 아니라 발길 닫는 곳부터, 고즈넉한 산사, 옛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둘레길을 걸으며 이곳이 '내 나라, 내 땅'임을 실감하며 비로소 지리산의 너른 품에 안김을. 구경꾼이 아닌 이 아름다운 산천의 주인임을 깨닫게 된다.
지리산은 사람에게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곁으로 바라본 지리산, 언저리를 맴도는 것에 만족할 그녀였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으리. 끝도 보이지 않는 깊고 험한 지리산을 북한산 몇번 오른 경험이 전부인 왕초보 그녀가 겁도없이 오르려 한다. 일기조차 고르지 않은 빗속을 뚫고 발에 물집이 잡혔다 저절로 터지기를 반복하며 한 발짝씩 힘겹게 다가가는 그녀에게 지리산은 운무 사이로 숨겼던 천왕봉을 드려내 보인다. 청왕봉 꼭대기에 올랐을 때 가슴벅찬 그녀의 저릿한 감동이 고스란히 온몸므로 느껴진다. 나 또한 칠순을 바라보는 엄마와 봉우리를 올랐던 감동을 잊을 수 없는 건 세포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음이다. 당신의 마지막 등반임을 아시는 엄마도 눈시울 붉히시며 오래도록 지리산을 굽어 보시며 마음메 담으시던 모습에 잘 왔다. 참으로 자알 왔구나 생각 했더랬다. 이 세상은 이토록 넓고 아름다운 곳이며 하늘은 지금껏 그녀가 보아왔던 하늘이 아님을 지천명의 나이의 그녀가 알게 되었을 게다. 지리산은 바로 그런 곳이리라. 단순한 산봉우리가 아닌 모든 이가 우러르고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땅.
성삼재ㆍ피아골ㆍ뱀사골ㆍ노고단ㆍ천왕봉ㆍ반야봉ㆍ촛대봉 등의 지리산의 이름난 명소들과 천 년 사찰들을 만났으며 꿈같던 지리산 종주. 불펴한 생할을 감수하며 묵무히 종가를 지키는 사람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 평생을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온 산사나이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 간디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자연이 곧 스승이며 벗이리라. 지리산만 찍는 사진가,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산장 부부,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왔던 이들이 지리산의 품에 안겨서야 비로소 느리고 낮게 사는 법을 배우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이 땅을 지키기며 살고 있다. 편리함과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고 지린이 지리산이 좋아 산자락에 둥지를 틀고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사는 이들에게 지리산은 그저 바라만 봐도 힘이되는 존재, 삶의 일부일 것이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 이미 인생에서 알아야 할 것은 다 알아 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이에 김영주, 그녀는 다 살아 보기 전까지 그 누구도 삶을 예측할 수 없는게 인생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로하여 지리산의 또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 속에선 지리산을 닮아가는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천왕봉 저상이 아니더래도 엄마와 딸아이와 3대가 나란히 지리산 자락을 밟고 싶다. 두러누런 이야기 나눠가며 둘레길을 걸어도 좋으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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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한국의 어머니와 같이 품이 넓고 사연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명산 중에 명산이다.산을 좋아하고 산과 물을 따라 시심을 떠올리게 하는 지리산은 어머니의 속살과 같이 육중하기만 하다.멀리서 보면 산줄기들이 벼포기를 뉘어 놓은 듯 다소곳이 뉘어져 있고 평화롭기만 하다.또한 사계에 따라 달라지는 지리산의 풍모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선보이고 여행객들의 발 길을 잠시나마 놓게 만든다.
몇 년 전에 지리산 둘레길 여행차 들렀던 지리산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과 추억이 김영주작가와 함께 다시 떠나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지리산 한자락에 놓이게 되고,다시 그 곳을 찾은 느낌이다.고려말 이성계와 왜구와의 격전지 황산벌을 비롯하여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가 남은 빨치산의 거점 그리고 화개장터의 눈부신 벚꽃 길과 '토지'의 무대가 되고 있는 악양 벌판이 여행객을 부른다.
김영주작가는 고택 곡전재에 아지트를 마련하고 자동차로 지리산 자락을 쉼없이 찾아 다니며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세세하게 전해 주고 있다.일종의 지리산 일지라고 할 정도로 지리산의 풍광과 풍문이 눈과 귀에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먹고 살기 바쁘기에 기나 긴 여행을 할 새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지리산을 다시 찾게 되니 기쁜 마음이 한량없다.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등 5개 군을 품고 있는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고 어머니의 산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지리산은 최고봉(1,915미터)인 천왕을 주봉으로 반야봉,노고단이 3대 고봉이다.주능선과 가지능선이 천 길 만 길로 뻗어 있으며,6월이 되면 철쭉이 눈이 부시도록 만개한다.또한 기암괴석과 피아골.뱀사골.칠선계곡.한신계곡 등이 피서객의 온유하고 우람한 자태로 맞이해 준다.
지리산에는 불교문화의 색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붉고 푸른 단청이 일색인 화엄사,천은사,대원사,쌍계사,실상사,연곡사,법계사 등이 여기 저기에 산재되어 있으며,조선시대 다양한 문인들이 유람하고 수양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대표적으로는 김종직,조식,유몽인 등의 인물이 전해지고 있다.
원시림과 야생동,식물의 천국이고 신비스러운 장관을 간직하고 있다.볼거리가 많고 찾아 다녀야 곳이 많은 지리산은 구역을 나누고 찾아 갈 곳을 정하여 깊이 있게 관찰하고 음미하며 체험하는 곳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또한 환경 오염과는 먼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리산이기에 모든 것들이 안심되며 든든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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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밤늦게 도착해서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급급해 배를 채우곤 잠에 빠져 듭니다. 어떻게 찾아 왔는지 모를 이 여행지의 아침은 나를 순간이동 시켜 놓은 듯한 또 다른 별천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밤이라 보지 못했던 주변의 풍경은 산과 계곡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정화 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새로운 환경과 사람 그리고 주변의 공기마저도 새롭게 나에게 다가옵니다. 짧은 시간의 아쉬움을 던지고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리기 싫은 발걸음을 옮겨야 하지만 이 모든 자연은 언제라도 돌아오라고 푸근한 웃음을 던져 줍니다. 짧은 여행의 아쉬움은 자연의 품에서 나를 돌아보지만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는 많은 관계를 가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그 곳 사람들을 평가하기도하고 가게나 음식점의 손님맞이가 그 곳의 인심인양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여행을 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름다운 곳을 조금 뒤로 미루시고 해외에서 머무르며 여행기를 쓰셨던 분인 것 같습니다. 이분이 이제는 지리산 자락을 두루 머무르시면서 우리의 삶의 이야기 그리고 산의 정감을, 그리고 그 곳의 사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구례에서의 1부와 지리산 종주가 2부 산청에서 3부를 구성하고 있는 이 책은 일상의 여행기가 아니라 저자 자신이 여행을 하면서 성장하고 깨우치는 구도의 여행 같은 글귀를 발견합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그리고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자신에 대한 감정을 깔끔하게 여과 없는 문체로 정리합니다.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한 고정관념일 뿐이데, 서서히 입 안으로 퍼지는 맛을 느끼며 한 그릇을 다 비웠다. - Page123 익숙지 않은 음식, 어디를 가든 자신의 입맛에 익숙한 것을 찾다보니 우리나라 여행지는 서울의 음식 맛과 똑 같아 졌다는 푸념을 하시는 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부족하였나 봅니다. 그 것이 여행의 또 다른 맛이었던 것을 요. 사흘간 비누 세수를 하지 않아도 피부에 이상이 없고, 또 사흘간의 총 수면 시간이 네 시간에 그쳐도 결코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 나이 되어서야, 내 육체가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적응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age 297 게으르고 치장하는 일에 익숙해 졌었나 봅니다. 우리 몸은 그렇지 않고도 잘 적응 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그 것을 지저분하다 여기고 그렇게는 못 살 것 같다는 선입관을 우리 몸에 미리부터 심어 놓았던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저자는 득도의 수준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몇 해 전에 지리산 주변을 빙글 빙글 돌면서 여름휴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화엄사 쪽에서 산청 함양 쪽까지 두루 산 밑을 돌아다니고 지리산 제 1관문 근처의 도로를 운전하면서 신기한 도로 사정에 사진을 눌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7살짜리 우리 아가씨를 모시고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올라가기도 했구요. 많은 분들이 우리 아가씨를 많이 칭찬을 해주어서인지 한 번도 찡찡거리지 않고 노고단에 올라간 우리 아가씨 기압차인지 피곤해서 인지 코피를 터뜨려 무모한 아빠를 멋쩍게 만든 일도 있었습니다. 지리산은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산입니다. 하지만 종주의 꿈은 버린 지 오래였는데, 작가님의 눈물어린 투혼을 보면서 한 번쯤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종류의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제 인생에 큰 변화가 될 듯해서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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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여행’으로 바라본 지리산 탐방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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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라는 개념을 처음 내가 접한 것은 역사 교과서였다. 특히나 현대사에서 빨치산의 활동무대였다는 것이 지리산에 대한 나의 심상이었다. 그러다가 주변에 사람들을 통해서 지리산을 종주하는 것이 필생의 의무인 것처럼 듣게 된 적도 있었다. 백두대간의 마지막인 곳인 이 지리산은 지도에서 보듯이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선에 있는 거대산 산이다. 게다가 섬진강은 바로 지리산에 이런 이미지에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산수화와 매화라는 이름으로도 섬진강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느껴볼 수가 있다. 사실, 이 김주영 작가의 '지리산'을 읽게 된 동기는 간단하다. 이번 추석때, 즉 2013년 9월 18일 수요일에 지리산 둘레길에 탐방을 갈 예정이어서 읽게 된 것이다. 단순히 지리산에 대한 설명보다는 실제로 지리산에서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끝도 깊이도 가늠하기 어려운 지리산에 가기 위해서 먼저 북한산을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결심하고, 성삼재, 피아골, 뱀사골, 노고단, 천왕봉, 반야봉, 촛대봉 등의 지리산의 주요 지점들과 사찰들에 직접 도보로 가기 위한 각오를 한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 지리산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진은 크게 확대해서 사진첩으로 보관하고 싶다. 이번 추석에 김주영 작가가 탑방했던 여러 곳을 나도 걸으면서 이런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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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면 한번쯤 가봤을 지리산. 그러나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해 아쉬웠던 산이 바로 지리산이다. 높이 1,915미터에, 둘레 약 320킬로미터, 한라산에 이어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지리산은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소속이라고(책 속에서). 젊은 청춘들에게는 도전이 되기도 하고, 늘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을 지리산 여행. 요즘은 어린이들도 캠프를 통해서 지리산 체험을 하는 행사도 많이 여는 등 지리산을 한층 더 가까이에서 접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저자처럼 우리나라의 지리산을 이 나이 되도록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가보기 전에 지리산을 미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그 지역에 머물면서 여행을 한 김영주님의 여행에세이로 캘리포니아,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에 이어 다섯번째 여행이라고 한다. 그 지역에서 머물면서 하나하나 기록들을 써내려간 여행에세이로 ’머무는 여행’이라는 문학의 트렌드를 제시했다고 한다. 이미 외국에서의 낯선 땅도 밟아본 그녀지만, 지리산은 선뜻 그 첫발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도 50년동안 우리나라 지리산에 가볼 생각을 못했었다고 하는데 T의 말이 발단이 되어 지리산을 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구례의 오미리 곡전재라는 한옥 고택에 머물면서 지리산학교도 다니며 또 구례 주민으로 살아가면서 그녀는 한발 한발 지리산을 향해 열정을 품는다.
끝도 깊이도 가늠하기 어려운 지리산. 우선은 북한산을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각오를 다지고, 성삼재, 피아골, 뱀사골, 노고단, 천왕봉, 반야봉, 촛대봉 등의 지리산의 주요 지점들과 사찰들을 만날 준비를 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 지리산에 터를 잡고 머무르기 시작한다.처음에는 자리를 잡고 그 근처에 살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풋풋한 정을 나누며 함께 식사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시간도 가진다. 그리고 대장정의 3박4일간의 파란만장한 종주가 시작되는데......
지리산 지리산 말로만 들었지 이 책을 보니 정말 대단한 각오없이는 종주가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가 책 속에서 소개한 ’지리산 종주를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에서는 능선 위에 올라가면 일단 하산시까지 목욕 및 세수를 할수가 없다고 한다. 양치질도 환경보호를 위해 소금으로만 하고, 대피소는 때에 따라 남녀 혼숙이 될수도 있으며 1인당 면적또한 두다리와 두 팔을 나란히 하고 똑바로 누웠을때 조금도 움직일수 없는 넓이 정도이며, 음식도 각자 준비해야하고, 식수도 미리미리 챙겨가야하는 등의 꼼꼼한 주의사항이 12가지 소개되어 있다.(pp235-237)
책 속에는 그녀와 함께 했던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한평생 지리산을 지키며 등산객을 구해온 산사람들, 도시를 떠나 느리고 낮게 사는 법을 배우고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아온 사람들, 지리산을 찍는 사진작가, 대안학교의 학생들....’ 등등과 , 사찰, 주변 경관 등을 담은 사진도 수록이 되어 있고, 종주를 마칠때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뒷면에는 <지리산 알고 떠나자>라는 제목으로 지리산에 대한 정보가 꼼꼼하게 담겨 있어서 지리산으로 떠날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참고하여 가족모두 지리산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참 두근거리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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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올 여름 휴가철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번잡한 여행이 싫어서 일부러 늦은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여행지'이다. 늘 떠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막상 기회가 주어질 때면 긴장이 된다. 후회없는 여행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리산>을 펼쳐 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번 여름 휴가지로 지리산은 어떨까?
살을 에는 추위 끝에 살짝 꽃잎을 피운 개나리처럼, 마치 오래 전에 정해진 약속처럼, 지리산은 그렇게 나를 찾아왔다. (표지 中에서)
지리산은 그렇게 나에게도 찾아왔다. 며칠 동안 지리산을 마음에 품고 다녔다. 사실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다섯 번째 시리즈인 <지리산>은 '지리산' 자체보다 글쓴이의 글맛이 더 진하게 풍기는 책이다. 그 글맛이 색다르다. 지리산에 관한 여행 정보를 재빠르게 캐낼 요량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가, 내처 눌러앉아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열대야의 더운 열기도 잊게 할 만한 청량함이, 부드럽게 마음을 간지르는 서정성이 나를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지리산 자락이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익숙해지고, 마치 예전부터 사랑했던 그 무엇처럼 정겹게 다가오는 것은 모두 그녀의 필력 덕분이리라.
이야기의 절반 가까이를 읽어갈 때까지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 책은 총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모든 것이라 이름 붙이고 싶고 지리산 여행, 2부는 지리산 종주 경험, 3부는 여행의 끝자락 같은 여운이 느껴지는 지라산 동쪽편 여행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는 이름 붙이고 있지 않지만, 각 부를 시작하는 첫 페이지의 지도를 보면 지리(코스)에 따른 구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지리산, 알고 떠나자'를 덧붙여 지리산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알뜰하게 수록해놓았다.
지리산이라고 하면 '노고단'과 '빨치산' 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내게 <지리산>은 어느 새 '살고 싶은 곳'으로 다가온다. 품고 있는 역사, 품고 있는 멋, 품고 있는 이야기가 하도 많아 하루 이틀 여행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단단이 준비를 하고 떠나야 할 대 탐험지로 다가온다.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신비의 산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정겨움이 있다. 16년 간 잡지사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다 도시 생활을 접고 지리산의 한 자락에 삶의 터전을 다시 놓았다는 '지리산 학교'의 교장 이창수 선생님의 표현처럼, 내가 아니라 지리산이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편하게 시작하세요.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이곳 사람들이 다가올 거예요. 지리산이 그렇잖아요. 설악산처럼 멋있다, 빼어나다라는 생각은 잘 안 들지만, 그건 아마 모나거나 날카롭지 않다는 의미와 같을 거예요. 능선 때문인가. 오히려 푸근하고 따뜻하죠. 그래서 지리산을 두고 할머니, 어머니의 산이라 부르나 봐요. 또 앞에는 섬진강이 흐르고"(41).
처음엔 이야기에 빠져들며 섣부른 마음이 '무조건 종주'를 외쳐댔으나, 그렇게 시작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된 세수는 커녕 환경 보호 때문에 소금이 아니면 양치질도 해서는 안 되는 지리산 종주, 글쓴이와 함께 떠난 지리산 원정대가 첫날 대피소에서 나눈 대화가 마음에 남는다(259-260).
"혹시 다음에 지리산 종주 또 하실 거예요?" "아니." "저도요."
일단은 지은이가 이미 걸어간 길을 따라, 한국의 아름다운 길 백 개 중 하나라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5.5킬로미터 벚나무 길'과 섬진강부터 걸어보고 싶다. 수달은 수중 생태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환경이 오염되면 그들의 몸도 똑같이 오염된다고 한다. 그러니 수달의 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은 곧 물이 깨끗하다는 의미라고(118). 그 까칠하고 청결한 수달이 섬진강을 최고로 쳐준다니, 아직도 우리에게 이런 땅이 남아 있나 싶을 만큼 생경하다.
저자가 만난 지리산의 민낯은 이랬다. "표표한 봉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곧추서 있고 제멋대로 자라난 나무들이 세월의 무게를 겸손하게 드러낸다. 사계절의 변화가 수도 없이 오고 가고, 바람과 눈과 이슬과 태양이 숱하게 들락거리고, 야생의 동물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곳. 이 나라에 변화가 닥칠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을 품에 안아 주었던 곳. 힘들게 올라온 등산객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무거운 삶의 무게를 덜어 보려 찾아온 이들에게 아낌없이 용기를 주었던 곳. 지리산인 게다"(284). 내가 직접 마주하게 될 지리산은 어떤 곳일까. 나는 무엇을 "지리산인 게다"라고 말하게 될까. 지리산에 가고 싶다. 서둘러, 천천히. 이 책에서 만난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나도 옮겨 앉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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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 지리산 김영주님은 지리산 앞에서는 겸손해 져야만 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삼개월동안 지리산을 종주하고 둘레길을 걸어보고 나서도 나는 지리산 여행을 끝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가야할 곳도 많은 곳이 지리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다녀간다 각각의 사연을 담아 다녀간다 김영주님은 지리산자라의 마을들을 둘러보고 그들의 지리산 사랑 그리고 지리산의 품에서 사는 모습을 둘러본다. 토지의 주 무대인 평사리의 널은땅과 최참판댁을 바라보고 지리산속 곳곳에는 유명한 또한 그렇지 못한 사찰들을 만날수 있다. 그중 실상사 화엄사나 쌍계사에 가려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사는 곳에 있어 그런지 나또한 화엄사와 쌍계사를 먼저 떠올리기도 하지만 실상사는 지리산 자락 넓은 평야에 자리잡고 있다. 내력또한 범상치 않다. 일본의 정기를 막는 곳으로 실상사의 흥망을 일본의 흥망과 비교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찰을 바라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지리산중 빼놓고 말할수 없는데 천왕봉이 아닐까 많은이들이 천왕봉일출을 말한다. 삼대가 적선해야 볼수 있다는 일출 이십대때 무모하리만치 어이없는 준비를 하고 1박2일로 산행을 했던곳이다. 준비없이 무작정 떠난 산행 30분이 넘지 않아서 부터 산을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렇게 앞만보고 올라갔던 세석평전과 장터목 하룻밤을 묵고 새벽같이 천왕봉을 향에 올라가 찬란하게 뜨는 일출을 봤다. 조상님 덕분에 그 보기 힘들다던 일출의 황홀함과 벅참을 느끼고 돌아온뒤의 후유증은 발톱이 멍들고 결국 빠지는 지경에 이르렇다. 김영주님이 비바람을 만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떠올렸다. 그래도 그때 그 무모함으로 떠난 산행은 삶을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뿌듯한일중 하나로 기억되만큼 대단했다. 지리산은 산속에 있을때도 그 품에 안긴것 같지만 멀리서 바라만 봐도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산이다.
책을 읽는동안 나는 과거와 현재를 떠올리며 읽었다. 피아골을 말할때는 아 내가 여름날 물놀이 하던곳 뱀사골을 말할때는 맞아 아이들과 여름어느날 김밥한줄 가지고 그곳에서 보냈지 노고단을 말할땐 우리 바람이나 쐬러갈까 구렁이같은 산길이라 말하던 그길을 내추억에는 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대를 잡고 운전했던곳으로 기억한다. 정령치고개는 도시의 더위에 지친이들이 차를 몰고 달려가 더위를 식히는 곳이다.
누구는 지리산에 오기까지 50년이 걸렸다한다. 나의 삶의 시작 그리고 남은 삶을 살아가는 그곳의 아름다움을 말로 다표현 하지못한다. 한번 와 시라고 말하고 싶다. 굳이 산을 오르라 하지 않는다. 둘레길만 돌아도 마음이 편안해 질 것이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황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원규의 시《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닫고 또 자꾸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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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 나도 그 깊고, 넓은 품속에 들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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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외국여행을 통한 여행서를 집필했던 작가가 쓴 우리 지리산 여행기를 만났다. 저자의 말처럼 오히려 첫 발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늘 가까이 있기에 우리는 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가까우니까 오히려 언제든 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자꾸 더 뒤로 미루게 되는 건 아닌지. 여러 책을 통해, 방송을 통해 지리산을 접할 때마다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지 벼르기만 했을 뿐, 아직도 지리산을 제대로 여행해보지 않았다. 언제인가 아주 오래 전에 회사모임에서 아주 스치듯이 지리산 '뱀사골'을 갔었던 기억은 남아있는데 그저 명칭정도만 기억날 뿐 풍경도, 추억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 지리산이 이렇게 근사한 곳이라는 걸 이전에는 이만치 알지 못했다. 장편소설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지리산이 한동안 마음속에 떠나지 않아 그 당시에는 당장 떠나보리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또 오랜 동안 잊고 있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함께 그녀의 발길을 따라 한 발씩 들어설 때마다, 다시 그 감흥과 함께 또 마구 들뜨는 마음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이원규'시인의 시처럼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다 품어줄 것만 같은 지리산이 자꾸 손짓을 한다. 중년에 접어들고 보니 진짜 소중한 것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걸 매일 더 깊이 느낀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우리가 가까이 있기에 모르고 살아가는 귀하고 귀한 우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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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의 시 '행여 지리산에 오리려거든' -
변덕스러운 우리를 온전히 그대로 받아주는 곳. 우리 가까이에 늘 있으면서 한결같은 그 곳을 잊고 있었다. 특히 저자와 지인들의 지리산 종주를 읽고 나니 나도 자신감이 생긴다. 나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조금은 엄살기 있는 그녀의 지리산 종주 이야기가,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체력일 것만 같은 마음과 함께 더 용기를 얻어본다. 그녀가 묵었던 구례의 고택 '곡선재'에서 나도 머물고 싶어 지기도 한다. 오래된 편안한 한옥의 품속으로,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따뜻한 사람들 속으로. 정말 '머무는 여행'을 꿈꿔본다. 하루 이틀 반짝 떠나서 그저 스치듯이 바빠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껏 그 곳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이 너무 그립고 또 부럽기만 하다.
지리산을 온전히 모두 담아낸 듯한 그녀의 여행기를 만나고, 조목 조목 소개해주는 따뜻한 사진들과 함께 사람사는 냄새가 여기저기 묻어 나는 편안하고 솔직한 글들을 만나면서 참 따뜻한 시간이었다. 다들 벼르고 벼르는 해외여행도 좋겠지만 정말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고, 몇 년을 두고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고, 그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우리 땅 여행이 갑자기 너무 소중하게 다가온다. '고개를 낮춘 자연이 길 위의 여행자에게 자리를 내준다.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잠시라도 긴 숨을 내쉬어 보라고. 나는 바지를 둘둘 말아 무릎까지 올리고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내 가슴에 따뜻한 바람이 인다. 여기는 바로 내 나라다. ' 나도 그녀처럼 나를 안아주고, 담아줄 그곳으로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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