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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조족은 욕심이 없다. 서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않고, 빌려쓰거나 나눠주는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거의 신선의 수준이 아닌가? 책속의 바조족을 그린 작가의 시선은 너무 서구적이라 처음에는 이질감도 들었지만, 그녀만의 감정을 절재하는느낌을 많이 받을수 있는 솔직한 책이라 좋았다. 점점 그녀도 나누고 받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게 되었을때 난 부끄러웠다. 남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줄때 항상 언젠가 다시 받을꺼라 생각한다. 그런관계가 아닌데 주기만할때는 억울하다. 왜 억울한가? 내가 주고 싶어서 배푼것인데... 하지만 그건 내가 베풀고 싶었다기보다 남에게 보여주려 베풀었기 때문에 부끄러웠다.
밀다가 좋았던건 그렇게 받기만한 바조족에게 점점 본인이 어려워하지않고 뭘 요구한다고 느껴갈때즘이였다. 좁디좁은 그들의 공간속에 끼어들길 원하고 그들을 찍길원하고 원하던 원하지 않았던 이건 그녀의 돈벌이가 되었다. 왠지 그녀가 그들에게 더 많이 받은것같아서 기분이 괜시리 좋았다. 같은 비서양의문화권에 들어간다는것만으로 동질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솔직함이 조심스레 묻어나고 간간히 멋진 사진을 가벼운마음으로 감상할수있었던 책이다. 여행기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한번쯤 추천해주고 싶은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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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유를 부르짖지만 우리가 자유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존재 자체가 부자유하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소위 문명인이란 이름 아래 살아가는 우리는 부자유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무의식적으로 자유를 두려워하고 있다. 스스로의 순수한 욕망에 마음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개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좇으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럴듯한 삶으로 비춰지기 위해 일생을 바친다. 이것이 문명인의 욕망이며 자유인 것이다. 끝없는 소유에의 욕망. 이미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면서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뒤뚱거리는 삶. 문명인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가,이다. 우리는 무겁다. 그래서 정착한다. 불필요한 소유물들과 함께 본질적 욕망과 순수한 아름다움, 참된 자유까지를 얽어매고서.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마을 사마스에서 보트를 타고 들어가면 '바조'라 불리는 민족(이하 '바조족')이 물의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바다 위에 나무로 지은 오두막과 작은 배 한 척, 약간의 쌀과 음식을 끓일 냄비. 그리고 커피와 설탕과 담배만 있으면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이부 필로와 팍 로팡, 옴 라할리처럼 조그만 보트를 집으로 삼아 그 안에서 먹고 자는 바다 유목민도 있지만, 대부분의 바조족들은 임시 거주지나마 오두막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오두막도 2년이 지나면 바람과 파도 때문에 무너진다고 한다. 그래서 바조족들은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것'이다.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추장스러운 물건들을 쌓아둘 수 없고 그들 스스로도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 바다를 떠도는 이들에게 '소유'는 자유를 방해하는 짐일 뿐이다. 그리고 자유 없는 삶은 그들에게 죽음과 마찬가지다.
독일 여성 '밀다 드뤼케'는 언젠가 인종학 교수로부터 들었던 바다 유목민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어느 날 그들을 찾으러 인도네시아의 바다로 향한다. 처음에 그녀는 오두막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바조족들을 보고 실망한다. 그녀가 만나고 싶었던 것은 바다를 떠돌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리기로 한다. 그들이 어딘가 존재한다면 언젠가 만날 것이라 믿으면서. 그리고 그 기다림은 이부 필로와 팍 로팡, 옴 라할리를 만나게 해주었다. 그녀는 그들의 조그만 움직이는 집 - 보트 - 에 잠시 머무르면서 바다를 떠돈다. 그리고 그 방랑의 기록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 책을 펼치기 전, 흔한 여행기일 줄만 알았다. 그렇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여행기는 아니다. 장소가 아니라 사람에게로 향하는 여행기이다. 머무르기 위함이 아니라 떠나기 위해 만나는 것들. 그 만남은 밀다 드뤼케 자신으로 통하는 길을 비춰주는 빛이 되어준다.
옴 라할리는 환하게 웃으면서 어느 날 말레이시아 해변으로 다가간 큰 배 이야기를 꺼냈다. 키가 훤칠한 한 남자가 배에서 내려 육지로 갔는데 그곳에 살던 공주를 보고는 그만 홀딱 반해 공주를 배로 데려와 도망쳐 버렸다. 화가 난 왕이 신하들을 불러 배를 쫓아가라고 명령을 내렸다. 공주를 찾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말라고. "아직도 공주를 못 찾았거든. 그래서 지금도 찾고 있는 거야." 잃어버린 공주를 찾아서 아직도 바다를 떠돌고 있다는 바조족의 전설을 떠올린다. 나도 잃어버린 공주를 찾아서 떠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 잃어버린 자연스러움, 아름다움, 자유 - 내가 찾고 있는 공주는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본연의 나 자신이 아닐까. 그러므로 이들,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의 삶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나 자신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들의 방랑은 우리의 정착보다 안전하고 풍요롭다. 우리는 얼마나 위태로우며 가난한가. 이제, 잃어버린 공주를 찾아 나설 때이다.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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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물고기는 냄새가 나지 않는 법이었다" (232쪽) 소위 잘 나간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다위를 떠돌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과 생활하면서 보여주는 모습이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별다른 느낌없이 무심코 집어들어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흘러가다보니 어느순간 갑자기 내가 욕심쟁이가 되어 있고, 삶을 즐길 줄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렸다..제일 먼저 밥 먹고 밥 먹고 나면 자고 자고 나서 커피 마시고 커피 마시고 나서 고기 잡으러 간다네. 아무것도 없이 그저 바닷물이 흘러가듯 흘러가는 삶,이 무의미하다고 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집어 던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이런 삶에서 그들의 웃음과 행복을 느꼈다. 자유로운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인 것이다. 협소한 건 배가 아니다. 협소한 건 배를 탈 때 육지에 두고 오지 못한 사람들의 좁은 마음이다. 상대방의 태도에서 내 모습을 비춰 보지 않으려는 마음, 죄를 남의 탓이나 외부 상황의 탓으로 돌리는 마음이다. 자유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마음의 자세다. 바조족, 그들은 음식을 남기는 법이 없었다. 생각이 너무 많지도 않으며, 앞날을 미리 걱정하지도 않으며 얽매여 있지도 않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고, 그들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소유와 집착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만들어버린다.안개가 낀 바다를 바라보면서 섬 전체에 비릿한 해초 냄새가 퍼질 때, 나는 바다 냄새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음을 새삼 느껴보게 된다. 그래, '신선한 물고기는 냄새가 나지 않는 법'인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