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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참람하게도 난 작가연하며 책을 한 권 낸 적이 있다. 이제와 고백하건데 기실 그것은 바로 이 김선주 때문이었다. 어느날 신문에서 기억에 남는 칼럼 한 편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글쓰기를 가르치는 곳에서 상식처럼 이야기하듯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한 것도 아니고 무슨 대단한 학자의 이론을 인용한다던가 세계적인 여론 조사기관의 통계를 곁들인다던가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읽기 편하고 내용이 한 눈에 쏙 들어오도록 쉽고 명료했던 기억만이 또렷했다. 그런데 얼마 후 그걸 모아 책으로 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국 그 치기로 내 돈을 내고 책을 낸 것이 사건의 줄거리.
그런데 바로 그 칼럼처럼 '읽기 편하고 내용이 한 눈에 쏙 들어오도록 쉽고 명료하게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 김선주와 같은 깊은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며 그렇기에 그가 이 시대에 그리도 유명한 칼럼리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제사 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쓴 후기를 보며 그가 신문에 칼럼 한 편을 쓰기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이 있었는지를 보자.
글을 쓰면서 항상 괴로웠다. 이 글이 진실과 정의로움에 부합한 것인가,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역사에 올바로 동참하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가 회피하거나 비겁하게 외면한 점은 없는가, 세월이 지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를 매번 곱씹었다.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하듯 스스로에게 다짐과 질문을 되풀이했다. 가벼운 이야기든 무거운 이야기든 한 번도 쉽게 씌어진 글은 없었다. 나의 일상은 뒤죽박죽이고 부끄러운 일 후회되는 일투성이였다. 그러나 글만은 두고두고 부끄럽지 않은, 그런 언론인이 되고 싶어서였다.
오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김선주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와 용돈 그리고 재떨이를 읽으면서는 울기까지 했다. 나도 김선주 처럼 글 쓰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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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기자님을 존경하는 다른 기자님이 추천해주셔서 산 책이다. 그런데 예전에 발행된 글이라 요즘의 상황과는 유리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한 것인데 그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받아 들여졌던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호주제 폐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선주 기자가 이 책에 담은 인사이트는 훌륭하지만 2020년을 살고 있는 나로서는 100% 공감하며 읽기 힘들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 없이 좋은 에세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