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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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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 볼때 장점과 단점을 아우르면서 건설적인 방향을 제시 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상황 판단이 정확해야 하고 결과 예측과 대안 제시도 가능해야 한다. 그냥 까는게 편하다. 무작정 단점만 쳐다 보고 비판하다 보면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진다. 나만이 옳고 세상을 똑바로 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정치에서는 야당이 쉽고 리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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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 볼때 장점과 단점을 아우르면서 건설적인 방향을 제시 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상황 판단이 정확해야 하고 결과 예측과 대안 제시도 가능해야 한다. 그냥 까는게 편하다. 무작정 단점만 쳐다 보고 비판하다 보면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진다. 나만이 옳고 세상을 똑바로 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정치에서는 야당이 쉽고 리뷰는 까는 리뷰가 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수들은 까는 글은 가급적 지양하고 역사가들은 균형있는 시각을 제시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은 쉬운 길을 선택했다. 저자는 20가지 키워드로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하고 비판한다. 하지만, 역사적 상황을 비판하는데 조심해야 할 점은 현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다.


왜 조선이 자급자족 경제로 움추려 들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조선은 성리학적 이념하에 농업위주의 정책을 펴서 조선이 망했다라고 비판하는 것은 역사학자의 길이 아니다. 조선의 모피 수요를 사치로 돌리고 그 결과 여진족이 흥했다고 탓하는 것은 편협하고 일방통행적 시각이다. 조선이라고 왜 화폐경제를  도입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온돌과 모피가 왜 필요했을까는 고려하지 않고 온돌이 준 독과 모피 사치라는 겉 모습에만 집착하는 저자의 글은 건설적 비판을 넘어섰다. 대형 건축물이 없어 조선은 미래 지향적이 아니었다는 저자의 한탄은 착잡하기까지 하다. 대형 건축물에 집착하지 않음이 조선 500년 지속의 장점은 아니었을까? 조선의 노비제도도 서양의 노예와 대칭시키면서 과도하게 비하한다. 저자가 언급하지 않은 사실인, 18세기 급속히 노비가 줄어 드는 것은 조선의 의식이 변해서인가? 이 밖에도 사실에 근거했지만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내용들이 많지만 까는 리뷰가 되는 것 같아 이만 줄인다.


* 역사를 균형있는 시각으로 본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YES마니아 : 골드 l****0 2017.05.12. 신고 공감 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 내용보기
- 변화의 순간은 우리 곁에 수도 없이 닥쳐온다. 다만 열려 있고 깨어있는 자각이 없으면, 뒤늦게 지나가버리고만 기회의 순간을 통탄하게 될 뿐이다. 이런 변화의 기회를 또 다시 놓치지 않으려면, 성공했던 역사만큼이나 아쉬웠던 역사를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 (본문 45쪽)역사(History)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억지로 외워야 하는 암기과목이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고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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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순간은 우리 곁에 수도 없이 닥쳐온다. 다만 열려 있고 깨어있는 자각이 없으면, 뒤늦게 지나가버리고만 기회의 순간을 통탄하게 될 뿐이다. 이런 변화의 기회를 또 다시 놓치지 않으려면, 성공했던 역사만큼이나 아쉬웠던 역사를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 (본문 45)

역사(History)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억지로 외워야 하는 암기과목이기도 하며누군가에게는 흥미롭고 역동적인 옛날 이야기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달려들어 연구해도 답을 구하지 못하는 학문일 것이다하지만 무엇이 됐든 간에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있는 과정이며한편으로는 중요하다이 책 또한 그런 시각에서 쓰인 책이라 할 수 있다조선사를 좋아하든 싫어하든전공자든 비전공자든관심이 있든 없든...조선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매우 진솔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조선사 전공자가 아니다저자는 고구려 전공자로 그간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던 김용만으로그의 폭넓은 시각으로 쓰인 조선사 관련 서적이라 읽기 전부터 내심 기대가 됐다저자는 서문에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명제를 걸고조선이 걸었던 길을 가감 없이 따져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그리고 단순히 만약~조선이 그랬다면이라는 if 식의 흥미위주 접근이 아니라 이를 통해서 지금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고현재의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책은 크게 4개의 주제로 구분된다. <활짝 피지 못한 조선문명의 기대주들>, <기득권을 위해 변용된 유교의 폐해>, <잘못된 선택이 불러온 생활모순>, <잃어버린 자주·자립·자강의 꿈> 개인적으로 조선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지금도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는 않는다), 조선사에서 항상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들이 있었는데이 책에서 언급된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은 묘하게 근현대 한국사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고질병같은 부분이라 더 정감(?)이 간다고나 할까암튼 몇몇 내용들을 중심으로 책에 대한 간단한 느낌을 적어볼까 한다.

 

먼저 한가지만 얘기하자면이 책에서 말하는 조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유교라는 것을 알 수 있다물론 이 유교가 제자백가 시절의 (원시유교는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송대 이후 공고히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주희에 의해 주자학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동아시아 각국으로 퍼져나간우리에게 성리학으로 익숙한 그 유교를 말한다중국은 높고크며조선은 그보다 낮고 작다종법적 질서에 따라 중국은 천자가 있는 천하의 중심이며조선은 그 천하관에 속한 말 잘 듣는 제후국이어야(Must do it!) 했다더 나아가 유교가 말하는 교리 중에서 사대부(양반)들에게 필요한 것들만 취사선택하는 바람에 이현령 비현령’ 식의 정책이 판을 쳤고편협하고 획일적인 사회로 방향을 강요하는데 유교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같은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를 만들었던 조선이지만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지리에 대한 관심은 쇠퇴했고조선의 지식인들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갔다화약과 함포 또한 마찬가지다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화약과 함포라고 했을 때 누구나 이순신과 거북선을 떠올릴 것이다(조금 더 공부한 사람은 최무선까지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임진왜란 이후 조선 수군 또는 해양세력이 조선사에서 주목을 받는 일은 사라졌다김지남이 청나라에서 극비로 배워온 염초제조법도 조선에서는 더 이상 발전되지 못했고함선이나 화포의 개발에 무감각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은분리법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조선 초기 명나라는 금과 은을 꾸준히 조공으로 받아갔고조선에서는 금과 은의 생산량을 늘리는 길 대신 광업을 억제하고 금은 사치 풍조를 비난하는 길을 택한다연산군 시절 개발된 연은분리법은 조선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으로 건너가 그 진가를 발휘한다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유교주의가 지배층에게는 적용되지 않고일반 백성에게만 강조되는 바람에 잘못된 정책이 입안되고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에게로 넘어갔다유교가 사회에 잘못 적용된 경우는 건축물에도 적용되었다유교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종법적 질서로 인해 조선은 스스로를 명보다 작다고 여겼고거대 건축물을 조성하지 않았다오죽하면 광개토태왕비를 발견하고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금나라 황제의 것으로 여겼겠는가패배주의에 젖어들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잠재력을 잃어버린 결과인 셈이다.

 

이제 저자가 왜 첫 번째 주제의 말미에 온돌을 넣었는지 이해가 좀 됐다(물론 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세계 최고의 지도를 만들고뛰어난 화약과 함선을 만들고연은분리법도 개발했던 조선이었지만 그게 뭐?? 그래서?? 온돌도 마찬가지다우리는 온돌하면 대표적인 전통건축의 하나로 이해하고 있지만저자는 연료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무제한에 가까울만큼 나무를 소비하는 온돌은 오히려 해악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그리고 저자는 온돌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소개하고 알려야만 비로소 온돌에 대해 올바른 시각이 정립된다는 생각을 갖고 활동했지만번번히 좌절을 겪었던 사례도 소개하고 있었다순간 우리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전제 아래 신토불이가 한창 유행했던 때가 떠올랐다.

 

시작부터 저자는 조선의 민낯을 드러내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고 있었다팔만대장경이나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술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하지도 않았다(마치 거기까지 얘기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조선이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하지만못 한 것은 못 했다고도 분명히 말하고 있을 뿐이다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럼 계속 살펴보도록 하자문제점은 계속 지적됐다두 번째 주제에서는 과거시험과 족보사대봉사덕치사상조선의 학구열 등이 다뤄지고 있었다학식을 갖춘 훌륭한 인재를 뽑겠다는 과거시험은 어느 샌가 신분 획득의 자격증 시험으로 변모했고당연히 인재의 수준도 떨어지게 되었다저자는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과거시험 말고 다른 활로를 열어주었더라면하는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더 이상 과거시험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함이 아니라 조선에서 호의호식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편협된 길 하나만을 남기고 나머지 가능성을 싹부터 잘라버리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저자는 2016년 짐 로저스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특정 소수에게만 유리하도록 시행되는 제도의 문제점을 재삼 지적하기도 하였다.

 

과거시험과 함께 족보는 사대부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로 변모하였다모계 대신 부계가 강조되고외가 대신 친가를 중심으로 하는 혈통이 중시되었으며이는 자연스레 조선 후기 왜 갑자기 양반이 늘어났는지를 알게 해준다현대 한국인의 조상 중에는 명재상이나 청백리도 있었지만범죄자매국노기생외국인노비 등도 있었을 것이라고 과감히(?) 얘기하는 저자를 보면서 속이 시원해졌다고나 할까어느 누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족보를 지나면서 저자는 좀 더 과감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저자는 사대봉사가 忠孝에 의거한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세습 봉작을 받아 귀족으로 신분 상승을 꾀하고자 했던 사대부들의 욕심 때문에 생겨났다고 콕 짚어서 이야기하고 있다가문 내에 관리로 임명되는 사람이 있으면가문 내에 누군가 성공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이름을 팔아 온 가문이 덕을 보는 이상한 구조가 자리 잡게 되었고사대부들은 더더욱 쓸떼없는 사대봉사즉 제사에 집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우리는 불과 몇 백 년 전 사대부들의 과욕으로 생겨난 제사를 마치 오랜 전통인양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고 있는 셈이니 그저 놀랄 따름이다.

 

재밌는 점은 조상들에 대한 의미 없는 제사에 집착했던 당시 양반들이 유교의 덕치사상에 경도되어 탁상공론만 일삼았다는 점이다덕치가 이뤄지면 자연스레 나라가 보존되고천하가 평온해질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 전개가 자연스레 통용되던 시대가 바로 조선이었다중세 유럽을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었다면중세 이후 조선은 유교가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한편두 번째 주제 말미에서 저자는 조선의 백성들이 갖고 있던 엄청난 학구열을 소개하고 있다과거시험이 성공의 유일한 길로 인식되면서 어찌 보면 島嶼 지역의 백성들조차 엄청난 학구열을 지녔다는 것은 긍정적인 낙수효과로도 볼 수 있다하지만 역시 그뿐이다백성들이 공부해서 기득권층으로 발돋움하는 길은 거의 없었다부와 신분의 세습이 지속되면서 개천에서 용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고되풀이되는 사회구조는 보다 공고해졌다오늘날 대학에 나오고 석박사를 취득해도 놀고 있는 고학력자가 많은 것을 보면아직도 우리는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 정도이다.

 

세 번째 주제에서는 축제와 사라진 제천행사모피의 사치가 불러온 우울한 결과황칠나무가 사라진 이유노비제도와 과부재가금지법 등이 언급되고 있다여기서도 문제는 유교였다유교가 조선 사회 전체를 지배하게 되면서고려시대 때 지내오던 팔관회그 이전부터 지내던 각종 제천행사와 각종 마을축제는 사라지고 말았다축제는 사라지고 설날한식단오추석 때 성묘하는 유교적 제사의례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이러한 축제와 제천행사가 사라지면서 상하가 분리되었다오늘날 모 정치인이 국민들을 개돼지로 인식했던 것처럼 조선시대 양반들도 그러했던 것이다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받들고조선은 무조건 중국을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사회 전체 구성원을 두 동강냈다이런 것들이 오늘날 新 계급주의의 근원은 아닐까 

 

조선 지배층이 과시할 때 경쟁적으로 소비했던 모피 값으로 흘러갔던 대부분의 재물이 만주족의 興起에 절대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고조선 때만 해도 모피 생산-유통의 중심지였고그 이후 고구려나 발해 또한 모피 생산으로 유명했는데 어느 순간 생산자와 소비자가 뒤바뀌게 된 셈이다단순히 사치를 일삼았다는 것을 벗어나 망국의 지름길을 걸었던 셈이다그와 더불어 황칠나무 또한 이익을 주는 특작물이 아니라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대상이 되어버리자 백성들은 황칠나무를 찍어 넘겼고황칠나무 생산은 그 전통이 끊기고 만다하지만 홍삼은 돈이 되기에 오늘날까지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단순한 이치가 아닌가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단순한 이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시한번 강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국사상 최고의 聖君으로 꼽는 세종 때문에 조선의 노비 제도가 공고히 자리 잡게 되었고병자호란 이후 제대로 가정과 나라를 지키지 못한 찌질한 남자들이 오히려 피해자이자 동족인 여자들을 인격 살해했다고 말이다그러면서 저자는 위안부 박물관의 부지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옆 독립공원이 지정되자 독립운동가 출신 인사들이 이를 반대했다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탄한다독립운동가만 고귀하고 위대하며어쩔 수 없이 끌려가 한세대를 치욕과 어려움 속에서 살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은 불결하며 수치스럽고 부끄럽단 말인가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갖고 있던 뿌리 깊은 유교주의적 시각이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한 것은 아니었을까 

 

마지막 주제에서 저자는 양성지문순득을 비롯해 환구단과 사대주의선조의 사례 등을 통해 조선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었다양성지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조선의 정치가다물론 󰡔책에 미친 바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에 천재라고 불릴만한 인재는 많았다하지만 그중에서도 양성지만큼 정책의 중심부에 가까웠던 이는 없었으며그런 만큼 더 안타까운 이도 없었다문순득처럼 원치 않게 세계를 돌아볼 기회를 가졌던 이들도 마찬가지로 조선 사회에 제대로 편입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조선에 인재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인재를 받아들일 여유와 시스템이 없었을 뿐이었다그런 나라가 500년이나 지속되면서 남긴 영향은 오늘날까지도 너무나도 깊게 뿌리박혀 있다.

 

책의 마지막으로 저자는 환구단과 사대주의선조를 언급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최근의 대한민국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들지 않는가오늘날 대한민국 국민들아니 정치인들 중에서 과연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주·자립·자강을 잘 실현하고 있다고 느낄까아니그러지 못한다고 미리 답을 정해놓고 친미는 종북이니친중이니 떠들어대지 않을까꼭 선조처럼 分朝를 만들고 중국에 빌붙어 내 백성내 강토를 무시하지 않는다고 이해될 수 있는 게 아니다스스로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사리사욕에 젖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것 또한 선조와 다를 바 없는 행위일 것이다.

 

저자는 회전목마를 타듯이 강약을 조절하며 조선을 비판하면서칭찬하면서 어르고 달랬다개인적으로 조선사를 싫어하는 필자가 책을 썼다면 시종일관 강하게 비판만 했을 것이다그걸 참아내고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하지만 저자는 그 와중에서도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강하게 얘기할 때는 얘기하고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메시지를 끌어내기 위해 분투했다물론 잘못 이해된 유교가 전체 사회를 지배했던 조선에서 칭찬받을만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관심거리 이외에 더 발전적인 그 무엇이 되지 못했다그럼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중국화하는 일본: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을 보면 그 책의 저자는 오히려 조선이야말로 중국화(선진화)가 일찍 된 나라라고 얘기하기도 했다물론 필자는 그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지만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조선이야말로 小中華에 가장 걸맞는 국가가 아니었을까그러면서도 선진화라고 말하는 중국화의 긍정적인 요소는 오히려 배제하고나쁜 것만 배웠던 것은 아니었을까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씁쓸했다.

 

이 책을 읽고 곰곰이 되새겨보니 현재 대한민국에는 조선의 잔상이 너무 많이 남아있었다저자도 그 부분을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조선이 잘못한 것을 한시라도 빨리 인지하고 제대로 바라보자그리고 잘한 것만 기억하지 말고 잘못했던 것을 되풀이하지 말자!! 과거의 성공 요인이 현재에 반드시 성공 요인이 되리라는 법은 없다하지만 과거의 실패 원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재에도미래에도 실패 요인이 되는 법이다그러면 우리는 조선이 걸었던 길특히 망국과 식민지배한국전쟁과 분단국가의 길은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지난 주말 색시와 함께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을 방문해 여기저기 유교의 위대함(?)과 전통이 이어지게 된 자랑스러움(?)을 한껏 느끼고 나니 더 많은 생각들이 들었던 것 같다우리는 흔히들 역사를 통해서 잘잘못을 분별하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지침으로 삼곤 하는데이 책 또한 우리에게 그런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

s*****m 2017.06.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조선이 바른 길, 제대로 된 길을 갔다면...
"조선이 바른 길, 제대로 된 길을 갔다면..." 내용보기
역사에 가정은 필요 없다는 생각이 어떻게 다수의 사람들에게 신봉되게 된 것일까? 이 지배적인 생각에 철저한 반기를 든 책이 김용만의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이다. 저자는 조선의 안타까운 역사를 조목조목 들춰보며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논지를 펼친다.   1장 활짝 피지 못한 조선문명의 기대주들, 2장 기득권을 위해 변용된 유교의 폐해, 3장 잘못된 선택이 불러온 생활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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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가정은 필요 없다는 생각이 어떻게 다수의 사람들에게 신봉되게 된 것일까? 이 지배적인 생각에 철저한 반기를 든 책이 김용만의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이다. 저자는 조선의 안타까운 역사를 조목조목 들춰보며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논지를 펼친다.

 

1장 활짝 피지 못한 조선문명의 기대주들, 2장 기득권을 위해 변용된 유교의 폐해, 3장 잘못된 선택이 불러온 생활모순, 4장 잃어버린 자주, 자립, 자강의 꿈 등의 장에 각 다섯 꼭지씩의 글을 배치한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은 그래서 ‘20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 조선의 선택을 부제로 갖는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자아성찰이어야지 현실의 우리를 변명하거나 자만심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하는 저자를 따라 우리는 선조(先祖)들이 범한 실패와 무능, 강박적 오류로부터 교훈을 얻게 된다.

 

우리는 그런 길을 걸으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그런 깨달음에 근거해 바람직한 걸음을 걷는 것이다.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는 조선이 왜 백성에 반하는 나라, 사대부의 나라, 임금보다 신하들의 힘이 강한 나라가 되었는지 알게 된다.

 

임진왜란 당시 명()에 원병을 청한 것과 관련해 이름을 알린 역관 홍순언과 그의 사연을 전하며 저자는 상세히 쓰지 않겠으나 그 스토리는 소설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다.”고 말한다.(296 페이지) 어떤 이야기인지 자못 궁금한데 홍순언 이야기가 실린 방편의 사대(事大)에서 변질된 비굴한 도그마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소제목의 글들이 드라마틱하다.

 

그 드라마틱함은 실상을 제대로 알게 하는데 더 없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 스무 꼭지의 글들이 하나 같이 진귀하다고 할 사실들을 전하는데 특히 환구단(圜丘壇)에 얽힌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방치하기에는 너무 아픈 이유란 글은 역사의 비경(秘經)들을 엿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가령 고조선과 삼국시대에 성했던 무천, 영고, 동맹 등의 제례의식에서 보듯 우리 조상들에게 하늘 제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중국의 제후국(諸侯國)을 자처한 조선은 사직단과 종묘에서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유교 예법을 받아들인 탓에 제천의례를 중단하게 되었고 1894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함으로써 중화질서가 붕괴되자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고 제국에 어울리는 의례인 제천행사를 행하기 위해 환구단(서울특별시 중구에 있는 대한제국시대의 제단)을 건립했다는 글(287 페이지)을 보라.

 

방편의 사대에서 변질된 비굴한 도그마란 글도 그런 점에서 주목된다. 중종과 선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중종은 신하들이 주축이 된 쿠데타인 중종반정으로 집권하게 되었기에 권위가 약했다. 이로 인해 중종은 이웃한 초강대국 명나라의 인정을 통해 권위를 확보하려 했다.

 

선조는 명의 위세를, 임진왜란을 겪으며 땅에 떨어진 초라한 신세를 보호해주는 버팀목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방편적 사대는 절대적 사대로 바뀌었다. 이런 전환은 결국 갖가지 무리수와 불합리, 패악(悖惡)적이고 반동적인 정치 행태를 낳을 수 밖에 없었다.

 

징비록(懲毖錄)‘이란 책에서 미래를 철저히 대비함으로써 다시는 참혹한 수난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서애 유성룡이 쓸데없는 일을 한 인물로 몰려 귀양을 가게 된 것은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배경을 따져보아야 하는데 그것은 사대부들이 선조가 비난을 받으면 자신들도 비난받게 될 것임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내부로부터 권위가 무너진 정권이 만들어낸 외세의존이 조선의 자주성을 해쳤음은 물론 전도(顚倒)된 정치를 만들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였다. 유교 특히 성리학은 중국의 천하관을 주변세계에 이식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292 페이지)

 

선조와 사대부들은 명으로부터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입었다면서 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사대의 예를 취하게 되었다. 그러니 중국이 강제한 성리학을 조선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유교적 가치관 및 소중화(小中華) 의식, 중국의 제후국을 자처한 정책 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 망해가는 명에 목숨줄을 대고 청을 배척함으로써 국제 무대에서 뒤처지고 결국 나라까지 잃은 계기가 된 것도 그렇고 억압적이고 극심한 여성차별, 백성이 중심이 되는 축제가 사라지고 종묘제례악 같은 조선 백성들에게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낯선 음악이자 왕과 사대부들만을 위한 춤과 노래가 조선을 접수한 것 등은 극히 일부에 해당할 것이다.

 

유교는 지배층을 위한 지배층에 의한 종교이다. 저자는 마음 속에 한 점 거리낌이 없는 군자의 삶을 목표로 수련하는 유교는 기독교나 불교와 형식만 다를 뿐 인간의 다양한 삶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종교였다고 말한다.(301 페이지)

 

조선은 지배층의 나라였고 사대부들이 자기 나라의 왕이 아닌 명의 천자에게 최종 충성을 바친 나라(298 페이지)였다. 그리고 경세제민(經世濟民)과는 너무 거리가 먼 마인드를 가졌던 나라이다. 더욱 소중하고 너무도 귀한 가치, 발명품, 자연자원 등을 놓치거나 활용하지 못한 안타까운 나라였다.

 

조선의 제도적 미비, 무능, 불합리는 나라 전체를 숨막히게 했다. 조선은 또한 그토록 본받고자 한 송나라에도 없던 노비 세습과 매매를 강행한 나라였다.(240 페이지) 특기할 것은 세종이 권세가들의 공세에 휘말려 남편과 아내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노비이면 자식은 모두 노비로 삼는 종천법(從賤法)을 수용함으로써 노비의 폭증을 낳은 장본인이라는 사실이다.

 

사대부들은 노비지배의 합리화와 정당화를 위해 주자학의 명분론을 들먹였다. 상하, 존비, 귀천의 사회적 구분이야말로 우주 질서와 같이 절대적이라고 강변한 것이다.(234 페이지) 이를 보면 고도의 이론적 사상도 현실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의 성리학자 대신들은 임금이 덕을 쌓아 왕도 정치를 하면 강대 적국의 위협도 두려워 할 것이 못 된다는 말(157 페이지)을 할 정도로 관념적이고 비현실적이었다. 스무 꼭지의 이야기들이 모두 치열하고 묵직한 사연들이라는 점이 특기할 바이다.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은 깊이 있고 서로 연결되는 스토리텔링식의 이야기 속에 참으로 많은 세세한 사실들을 담은 책이다. 스무 꼭지의 사연들이 모두 하나로 귀일(歸一)하고 수렴하는 잘 짜여진 책이란 말을 아울러 하고 싶다

이달의 사락 m******1 2017.05.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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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비틀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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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비틀어 보기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다. 그 과거의 기록을 통해 주목하고자하는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그 현재의 결과로 만들어질 미래다. 역사적 기록을 통해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의 결과까지 알 수 있기에 전후 사정의 고찰을 통해 현재의 다양한 문제해결의 지혜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역사도 역사를 보는 방법을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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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비틀어 보기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다. 그 과거의 기록을 통해 주목하고자하는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그 현재의 결과로 만들어질 미래다. 역사적 기록을 통해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의 결과까지 알 수 있기에 전후 사정의 고찰을 통해 현재의 다양한 문제해결의 지혜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역사도 역사를 보는 방법을 목적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시각과 경로가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각의 하나가 가정법의 도입이다. 이미 결과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과거의 일에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라고 가정한다거나, 결과를 다른 방향으로 설정해 보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과거완료형의 사건을 가지고 현 시대 우리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재검토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이유가 크다고 보인다.

 

이 책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은 조선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과학, 사회제도 등 20가지 키워드로 조선이 걸어왔던 길에 바로 그 가정법을 대입하여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역사는 인간이 선택한 결과다. 그때 조선은 왜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 그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조선이 선택한 길을 되돌아보며,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물어보게 된다.”

 

왜 인간이 이렇게 살고 저렇게 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저자의 시각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물질문명의 토대와 그 기반 위에 운영된 사회제도, 구성원의 삶 등을 대표할만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운용했던 당시의 시각의 한계를 설명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화약과 함포, 연은분리법, 조선의 건축물, 온돌, 과거시험, 족보, 사대봉사, 덕치사상, 배움, 축제, 모피사치, 황칠나무, 노비제도, 과부재가금지법, 양성지의 꿈, 문순득, 사대주의, 원구단, 선조의 파천등을 살피며 조선이 어떤 선택을 통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조선사회를 바라보며 가정법을 도입하여 역사적 사실의 가치를 현재적 시점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에는 고구려를 재대로 계승하지 못한 고려와 세계적인 가치를 가졌던 조선의 문명이 왜 더 커다란 꿈으로 실현되지 못했는가에서 출발하고 있다. 과거 완료형에 가정법을 도입하는 것은 대상을 주목하는 방점이 과거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그것은 살피는 대상의 조건과 결과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올바로 모색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걸어간 길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듯이, 오늘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우리 후손의 삶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의 의미를 되세겨 본다.

m*****8 2017.05.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