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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쓰여진 노동시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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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 하면 박노해가 전부였던 내게 꼭 읽어보고 싶은 시인으로 추가된 이기인. 이 시집은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나온다. 공장 노동자, 여성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용산참사를 빗댄 사람들, 철거 중인 빈 집을 지키는 노인, 청소부, 대출받는 사람 등... 어떻게 이런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시를 쓸 생각을 다 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리고 시인은 굉장히 직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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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 하면 박노해가 전부였던 내게 꼭 읽어보고 싶은 시인으로 추가된 이기인.

이 시집은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나온다.

공장 노동자, 여성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용산참사를 빗댄 사람들,

철거 중인 빈 집을 지키는 노인, 청소부, 대출받는 사람 등...

어떻게 이런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시를 쓸 생각을 다 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리고 시인은 굉장히 직설적이다.

장애인, 익사체, 성폭력을 당한 소녀 등...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렇다고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려 하지는 않는다.

그저 담담히 그들의 삶을 적어놓았다.

특별히 슬프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 힒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들이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히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로 <지붕 위의 살림>이라는 시가 마음에 들었다.

 

 

지붕 위의 살림

 

 

검은 지붕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이 필 때

붉은 고무대야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찌든 이불을 치댈 때

흰 구림이 지붕을 덮고 나무를 덮고 마을을 덮고 지나갈 때

까칠까칠한 수염의 가장이 숫돌에 칼끝을 문지를 때

지붕으로 뛰어올라온 닭이 벌어진 꽃의 이름을 캐물을 때

기둥에 매달아놓은 옥수수 종자가 아장아장 아이에게 말을 걸 때

둥근 집의 살림은 댓돌 위의 신발처럼 늘어났다

- 16쪽. 지붕 위의 살림 전문 -

w*******1 2012.10.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