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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이언 매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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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마마와 역사가 잘 조합되어 먹먹한 울림을 주니 책 읽고 나서 마음이 뿌듯하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을텐데, 다른사람은 과연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싶지만, 찾아보지 않기로 했다. 왜 이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되었을까.살아오는 동안에 과연 나는 항상 당당하고 정직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남루하게 살다보면, 비겁하고 사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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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마마와 역사가 잘 조합되어 먹먹한 울림을 주니 책 읽고 나서 마음이 뿌듯하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을텐데, 다른사람은 과연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싶지만, 찾아보지 않기로 했다.

왜 이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되었을까.

살아오는 동안에 과연 나는 항상 당당하고 정직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남루하게 살다보면, 비겁하고 사악해지는 것도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된다. 그러면서 잊혀지기도 하고 더러는 문득 문득 떠오르는...하지만, 떠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기억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 곧 잊혀지기도 하고.

1부에서는 살짝 과장되어 있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2부를 넘어서는 순간부터의 묘사와 서사는 상상초월이다.
전쟁의 모습이 마치 눈앞에 그려지듯 섬뜩하기도 하였고, 그래서 내가 로비가 되기도 하였고 브리오니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뜬금없긴 하지만...내 불안과 초조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정신없는 바쁜 상황이 필요하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남기 위한 로비와 속죄하기 위한 브리오니의 하루 하루가 살짝 부럽기도 하였다. 최소한 딴 생각을 하거나 막연한 우울감에 젖을 일도 없을테니까.

그 시절 우리에게는 박경리의 '토지'같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저 유럽에서는 이런 일들이 있을 수도 있었겠구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본성은 변함이 없어, 특별한 이유나 원인없이 다른 사람에게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들을 하였다. 그리고, 그것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고.

책을 읽으면서 브리오니의 행위에 뜨끔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과연, 나는 그런 적이 없었을까?

되돌리려해도 되돌릴 수 없고, 속죄한다해도 속죄할 수 없는 일들이 누구나의 인생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

책이 흥미진진하게 잘 읽히고, 읽고 나서의 임팩트도 커서 이언 매큐언의 책들은 더 찾아봐야겠다.
c******m 2019.07.14. 신고 공감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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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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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중간까지 보고 결말을 찾아볼만큼 강하게 해피엔딩을 원하게 된 작품이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걸 알고나서 작품은 작품으로만 보자 허구일 뿐이다 라고 되뇌어도 답답하고 울분 터지는 기분을 쉽게 삭일 수가 없었다. 브리오니도 브리오니지만 폴 마셜과 롤라는 정말... 작가가 왜 마셜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걸 이렇게나 강조했는지를 모르겠다.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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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간까지 보고 결말을 찾아볼만큼 강하게 해피엔딩을 원하게 된 작품이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걸 알고나서 작품은 작품으로만 보자 허구일 뿐이다 라고 되뇌어도 답답하고 울분 터지는 기분을 쉽게 삭일 수가 없었다. 브리오니도 브리오니지만 폴 마셜과 롤라는 정말... 작가가 왜 마셜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걸 이렇게나 강조했는지를 모르겠다. 새드엔딩으로 끝나기만 하면 참을 수 있을 법 했는데 마셜 부부가 행복한 거까지 보고나니 갑갑한 심정이 안 풀린다.
l****5 2022.05.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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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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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작가. 놀라운 작가. 소설은 이런사람이 써야한다. '면도날'이라는 별명이 너무 잘 어울리는 예리한 작가.속죄는 이언 매큐언의 대표작이다. 가장 먼저 소개 받았는데 책을 산지 몇년이 되도록 안읽었다. 한 소녀의 오해로 두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이야기... 오해, 모함, 거짓말 이런거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읽고 싶지 않았다. #칠드런액트, #체실비치에서, #솔라 등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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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작가. 놀라운 작가. 소설은 이런사람이 써야한다. '면도날'이라는 별명이 너무 잘 어울리는 예리한 작가.
속죄는 이언 매큐언의 대표작이다. 가장 먼저 소개 받았는데 책을 산지 몇년이 되도록 안읽었다. 한 소녀의 오해로 두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이야기... 오해, 모함, 거짓말 이런거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읽고 싶지 않았다. #칠드런액트, #체실비치에서, #솔라 등을 읽으면서도 '속죄'는 쉽게 손이 안갔는데 이번에 코로나 덕(?)에 책만 읽다보니 결국 봤다.
아주 잘 벼른 칼로 예리하게 각을 뜨며 한 곳을 보게 하더니 마지막에는 독자에게까지 뒤통수를 제대로 날리는 어마무시한 작가.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u*****a 2020.04.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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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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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저지른 죄를 보상하는 일이 가능할까?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보면 '속죄'의 뜻은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공로 따위로 비겨 없앰'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죄에 대한 처벌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 진정한 의미의 속죄란 있을 수 없다. 애당초 저지른 일에 대한 속죄란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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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저지른 죄를 보상하는 일이 가능할까?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보면 '속죄'의 뜻은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공로 따위로 비겨 없앰'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죄에 대한 처벌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 진정한 의미의 속죄란 있을 수 없다. 애당초 저지른 일에 대한 속죄란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상처 입은 것과 똑같은 부위에 고통을 주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의 고통은 그대로인 채, 가해자가 일을 저지르며 느꼈을지도 모를 고통과 그 일에 대해 가해자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인 책임을 가해자 스스로 상쇄시키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속죄는 피해자를 위한 일이라기 보다 가해자를 위한 일인 것이다.


이 작품의 속죄는 고작 열세 살의 나이인 브리오니가 평생에 걸쳐 하게 될 고통스런 일이 된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십대 초반, 어리숙하지 않은 것 같으나 어리숙해서 더욱 갈피를 못 잡는 시기의 브리오니는 자기만의 문학적 상상력으로 편집된 세상을 바라본다. 모든 것을 글로 써 옮기고 싶어하고, 현실에선 가능하지 않으므로 글 속의 세상은 자기 마음대로 자기가 정한 규칙에 따라 세심하게 정돈하고 싶어한다. 반면 언니 세실리아는 19세기적인 나른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대는 이미 20세기에 들어섰고, 그녀는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했으나 아직도 여자에게는 그다지 활동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시대적 상황에 맞물려 뭔가 하고 싶으나 무얼 해야 할지도 알 수 없고 왠지 집을 떠날 수도 없다. 그녀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해 파악해가는 모습을 브리오니는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브리오니는 아직 어리므로 언니에게 일어나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고, 자기 생각 속에 빠져살던 소녀이기에 현실 속에서 허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이 섣부른 추측과 상상은 언니 세실리아와 파출부 아주머니의 아들인 로비에게, 더 나아가선 어느 정도는 평온하고 행복한 집안과 자신의 삶까지도 되돌릴 수 없는 고통을 가하게 된다.



브리오니는 벽에 기대 서서 고개를 숙이고 유아실 바닥을 한 끝에서 다른 끝까지 노려보았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브리오니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녀가 목격한 것이 사실은 그녀만을 위해 마련된 연극이며, 신비의 포장지에 싸인, 그녀만을 위한 특별한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도 그 일은 일어났을 것이다. 그 장면은 그녀를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었다. 그 시각에 마침 창가에 있던 그녀가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것뿐이었다. 그것은 동화가 아니라 진짜 세상이었고, 개구리는 공주님에게 말을 걸 수 없으며, 사람만이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어른들의 세계였다. 언니 방으로 뛰어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하라고 추궁해야겠다는 충동도 일었다. 그러나 아까 본 일을 혼자 되살려보면서 적어도 감정적으로나마 그 일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흥분을 맛보고 싶어서 참았다. (p. 66)



사람이란 정말이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목격하더라도 보는 사람마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양상이 다르다. 그래서 브리오니는 먼저 언니에게 벌어진 일의 성격을 자기 멋대로 규정짓는다. 어린아이들은 천사 같으면서도 가장 이기적인 존재이다. 본능적인 욕구에 그토록 충실하면서도 타인이 지닌 욕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거나 알려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자기 가족은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아는 세계가 아직 가족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이런 편향적인 점들만 해도 충분히 엇나간 시각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브리오니는 공상에 빠지는 버릇이 있다. 그 안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덧붙이고 수정해 나간다. 언니에게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일이 가슴속에 묵직하게 남아 있는데,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던 브리오니의 이야기 틀은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낳는 전제로 작용한다.



롤라는 숨을 들이마신 후 입을 열려고 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브리오니는 롤라의 말을 자르고 그녀가 고백할 기회를 주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다시 몇 초가 흘렀다. 삼십 초? 아니 사십오 초쯤 지났을까? 브리오니는 더이상 참고 있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브리오니 자신이 발견한 것이었다. 그녀의 이야기였고, 그녀 주변에서 실제로 전개되고 있는 이야기였다. (p. 238)



이 세상의 껍질 밖에서 보면 나 역시 답답하기 그지없을 테지만, 롤라나 브리오니, 세실리아, 로비…… 모두 답답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이 답답한 이유는 저자가 의도한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모든 사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은 장기판 위의 말에 불과하니 자신이 서 있는 장기판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 못한다. 우리가 이 세상과 우리 삶에서 하나의 말에 불과한 것처럼.

하지만 등장인물에게 나 자신을 대입하면 그들의 마음과 행동이 모두 어느 정도는 설득력 있으며 그럴 만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십대 소녀들은 모두 우울한 나르시시즘 같은 소녀 감성에 젖어 있다. 롤라는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우유부단하고 경박한 여자아이의 면모를 보이고, 세실리아는 뭔가 뛰어난 일을 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하지 못하는 나태하고 여성스런 면모를, 브리오니는 자기만의 세상 속에 틀어박혀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나 역시 십대 시절을 보냈으므로 소녀들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다못해 본인의 진술이 'YES'를 위한 'YES'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워하는 브리오니의 상황에서조차 말이다.


이 작품은 3부로 나뉘어 있는데, 2부에서는 전쟁통에 프랑스에서 퇴각하는 영국군인 로비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가 마주하는 세상은 1부에서 그가 꿈꾸던 빛나는 미래와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로비 터너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환경도 뒤바뀌어 버렸지만, 국가적으로도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려 있어 내외부적으로 지나간 옛날과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태양은 아름답게 빛을 뿌려도 지상 여기저기에는 시체들이 길거리에 널려 있고 썩은내가 진동을 한다. 시시때때로 폭격이 가해지고 그때마다 옆에 있던 누군가가 죽어나간다. 흔하게만 생각되는 물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굶주림이 만연해 있어 어쩌다 운 좋게 얻은 음식은 혼자서 들키지 않게 먹어치워야 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시대와 장소. 하지만 그럼에도 로비는 그 안에 자유가 있다고 느낀다. 햇살과 바람을 마음껏 쬐고,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터지더라도 어디론가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것인지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쟁 상황조차 자유롭다고 할 만큼 간절하던 자유, 전쟁이 아니었다면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를 자유. 과연 나는 이 자유를 제대로 만끽하며 살고 있는 걸까?



힘든 하루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엄마의 편지를 읽으면서 브리오니는 오래 전에 잃어버린 삶에 대해 희미한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나 자기 연민에 빠질 수는 없었다. 가족과 단절된 삶을 선택한 것은 바로 브리오니 자신이었으니까. 예비교육이 끝나고 수련생 생활이 시작되기 전 일 주일의 휴가를 받았을 때, 그녀는 프림로즈 힐에 있는 삼촌댁에 머물렀고, 전화로 집에 왔다가라는 엄마의 말을 딱 잘라 거절했다. 모두 그녀를 그렇게 보고 싶어하고 그녀의 새로운 생활에 대해 듣고 싶어하는데 왜 단 하루도 집을 방문할 수 없었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편지 쓰기를 꺼렸을까? 딱히 뭐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웠다. 그저 당분간은 몸이나 마음 모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p. 391)



3부에서 브리오니는 본인이 했던 잘못을 뒤늦게 바로잡으려 한다. 그래서 세실리아 언니가 하는 것과 같은 일, 간호사로 상이군인들을 치료하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거기서 그녀가 맞닥뜨리는 전쟁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남은 지독한 상처로 대변된다. 비교적 가벼운 상처에서부터 얼굴의 반이 날아가 버리거나 뇌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끔찍한 상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환자가 나타날 때마다 그 정도가 심해진다. 그 와중에도 브리오니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규칙성을 고집하지만 곧 그것이 적절하지 않은 대처 방식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짬을 내어 완성한 소설을 출판사가 반려하며 보낸 편지에서, 여전히 브리오니가 제대로 된 속죄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죄를 베일 속에 감추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20세기 초반 소설계에 불어닥친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물결 속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 속 진실을 감추고 그녀가 망쳐놓았던 평온한 일상을 소설에 그려낸다. 하지만 그녀가 소설이라는 허구 속에 감추었던 진실을 출판사의 편집자가 도리어 콕콕 집어낸다. 결국 그때까지도 브리오니는 속죄라는 '감미로운 자기파괴'를 꿈꾸고 있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비로소 그녀가 연락을 끊고 살던 언니를 찾아가 자신의 진술을 번복할 의지를 드러내어 사건이 마무리될 조짐이 보이지만, 세상은 브리오니가 꿈꾸는 이상적인 규칙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그들은 밸엄 지하철 역에서 헤어진다. 여기서 저자는 이렇게 기술한다. '그들은 밸엄 지하철역 앞에 멈춰 섰다. 삼 개월 후 런던 대공습을 맞아 끔찍하게 파괴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될 바로 그곳이었다.' 공습에 파괴된 곳이 한두 곳이랴. 그러나 저자가 특별히 이 장소를 적어둔 것은 삼 개월 후 공습으로 그녀의 속죄가 제대로 된 마무리를 맺지 못하게 됨을 암시하기 위함이다. 과연 브리오니는 두 사람이 해달라고 한 일을 했을까? 그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다. 아마도 그녀가 한 속죄는 바로 이 책, 이언 매큐언이 썼으나 브리오니 탈리스가 쓰기도 한 책인 셈이다. 책의 제목은 속죄지만, 과연 그것이 속죄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 세상에서 벌어진 타인에 대한 피해의 완벽한 보상은 애초 일어나지 않았던 때로 되돌아가는 것뿐이다. 그 어떤 보상도 피해에 대한 보상에는 한참 모자랄 뿐이다.


이야기는 어느 정도 내가 예상한 미래로 흘러들어갔다. 브리오니가 내릴 오판과 그 오판에서 비롯될 미래, 그리고 죽음 등등. 예상 그대로 흘러갔음에도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우울하고 잔잔했다. 마치 전쟁 영화에서 무시무시한 전쟁 장면을 보여주며 본디 전혀 어울리지 않을 클래식 음악을 내보내는 것처럼 <속죄>는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영국 TV 드라마인 '다운튼 애비'가 떠오르기도 했고, 제목은 생각 나지 않는 전쟁 영화들의 잔상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 작품이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이라고 하니 그 영화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읽으면서 딱히 묘사가 아름답다거나 마음에 남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지만, 해당 장면의 주인공의 느낌과 감상에 따라 주변 풍경에 대한 묘사도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따라서 보다 더 깊이 인물의 내면에 이입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언 매큐언의 전작들은 솔직히 별로 읽고 싶지 않다. 하지만 <속죄> 이후의 작품들은 꼭 읽고 싶다.

그리고 수많은 책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분명히 고전으로 남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l*******c 2015.05.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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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더 깊게 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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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키이라 나이틀리의 초록색 드레스 하나를 보고 봤던 영화였던 어톤먼트. 보고 난 뒤의 충격이 너무 강했지만,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여러번 다시 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제가 좋아하는 이언 매큐언의 소설이었다는걸 알고 책을 구입했습니다.  영화도 너무 좋았지만, 영화가 두 연인에 집중했다면 소설은 브라이오니의 시선이 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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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키이라 나이틀리의 초록색 드레스 하나를 보고 봤던 영화였던 어톤먼트.

보고 난 뒤의 충격이 너무 강했지만,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여러번 다시 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제가 좋아하는 이언 매큐언의 소설이었다는걸 알고 책을 구입했습니다. 

영화도 너무 좋았지만, 영화가 두 연인에 집중했다면 소설은 브라이오니의 시선이 조금 더 보여서 좋았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h**********1 2023.07.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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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본성을파헤친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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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의 명성덕에 원작에대한 감동이반감될까염려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다 읽은후에는 그것이 기우였음을 알게되었다.오히려 영화가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비주얼로 완성되었다면 소설은 각 인물들이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를 깊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어린소녀의 그릇된 결정으로 인해 전혀다른 운명을 맞이한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커다란 줄기다. 소설은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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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의 명성덕에 원작에대한 감동이반감될까염려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다 읽은후에는 그것이 기우였음을 알게되었다.
오히려 영화가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비주얼로 완성되었다면 소설은 각 인물들이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를 깊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어린소녀의 그릇된 결정으로 인해 전혀다른 운명을 맞이한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커다란 줄기다. 소설은 각 인물들의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절망.간절함.분노.혼란 같은 감정들에 주목하고있다. 사소한 한 소녀의 맹목적인 믿음과 이기심이 불러온 엄청난 비극의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소녀에게는 큰 명성을 가져다준다. 노인이되어 지난날을 회고하는 소녀는 묻는다.
속죄가 가능할까. 인간은 자신이 한말과 행동에 책임질수없는 나약한 존재일뿐이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수 있을까 답답하고 무기력한 결말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것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어쩔수없는 수긍일뿐이다.
이런 깊고 진지한 질문을 이토록 아름답고 극적으로 그려낸 작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0.12.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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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속죄해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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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는 1935년 당시 열세 살 소녀였던 브리오니가 서툰 판단과 상상, 그로 인한 확증편향으로 어느 밤에 일어난 범죄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되고, 소녀의 증언으로 인해 친언니 세실리아와 그 연인 로비의 사랑과 삶이 파국을 맞게 될 뿐만 아니라 브리오니 자신도 평생의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던, 그리하여 1999년 일흔일곱 살이 된 작가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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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는 1935년 당시 열세 살 소녀였던 브리오니가 서툰 판단과 상상, 그로 인한 확증편향으로 어느 밤에 일어난 범죄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되고, 소녀의 증언으로 인해 친언니 세실리아와 그 연인 로비의 사랑과 삶이 파국을 맞게 될 뿐만 아니라 브리오니 자신도 평생의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던, 그리하여 1999년 일흔일곱 살이 된 작가 브리오니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마지막 장면과 함께 그 범죄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 것이 의무'라 여기며 쓴 소설 '속죄'에 관한 이야기이다.
s****6 2020.10.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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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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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를 먼저 보게 됐는데 원작인 속죄를 뒤늦게 읽어볼 생각도 못했다가 주말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결국 읽어보게됐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려했던 노력이 보여질 정도로 책에서 나오는 배경이 아름답게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좋았다. 책과 영화를 번갈아 가며 보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고 납득할 수 없어 의아했던 장면들이 세세하게 이제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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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를 먼저 보게 됐는데 원작인 속죄를 뒤늦게 읽어볼 생각도 못했다가 주말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결국 읽어보게됐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려했던 노력이 보여질 정도로 책에서 나오는 배경이 아름답게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좋았다. 책과 영화를 번갈아 가며 보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고 납득할 수 없어 의아했던 장면들이 세세하게 이제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긴 여운과 잔상이 남는 작품이라 한동안 내내 붙들고 살꺼 같다

t******q 2020.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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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용서는 누가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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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 '어톤먼트'로 너무나 유명한 원작소설이다. 영화를 몇년전에 보고 이번에 다시 보면서 원작소설을 읽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고 볼때마다 브리오니는 과연 속죄를 했는가 하는 의구심만 든다.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생각이 얼마나 큰 일을 벌릴수 있는지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순진하지만 그래서 생각의 왜곡을 할수 있다는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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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 '어톤먼트'로 너무나 유명한 원작소설이다. 영화를 몇년전에 보고 이번에 다시 보면서 원작소설을 읽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고 볼때마다 브리오니는 과연 속죄를 했는가 하는 의구심만 든다.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생각이 얼마나 큰 일을 벌릴수 있는지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순진하지만 그래서 생각의 왜곡을 할수 있다는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소설에서는 특히 로비가 전쟁에서 겪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다가와서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읽을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y 2020.04.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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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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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라는 영화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이언 매큐언의 속죄.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운이 길게 남았던 기억이 있어서 책을 펼쳐보기가 두려웠다. 전쟁이 송두리채 바꿔 놓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지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조망하게 되는데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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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라는 영화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이언 매큐언의 속죄.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운이 길게 남았던 기억이 있어서 책을 펼쳐보기가 두려웠다. 전쟁이 송두리채 바꿔 놓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지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조망하게 되는데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나에게는 인간의 나약하면서도 강인한 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다.

d********w 2019.09.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