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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 간다는 관념이 존재했는데, 살아생전 당사자의 행동에 따른 공과에의해라 사후에 가는 세상의 모습도 달라진다고 여겼다. 기독교에서는 사후 세계의 면모를 천당과 지옥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불교에서도 생전의 업보에 따라 사후에 극락으로 가는 보상을 받게 된다는 인연설이 종교적 관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일찍부터 기독교라는 종교를 받아들였던 유럽에서는 저승에 대한 관념이 그만큼 확고하게 정립했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저승’(제4장)이라는 항목을 통해서, 사후 세계를 도상으로 표현한 형상들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저자는 저승으로 가기 전에 영혼이 잠시 머무는 공간인 ‘연옥의 발견’을 거론하면서, 중세 이후 다양한 도상으로 나타나는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삶의 모습과는 다른 죽음의 형상을 ‘모든 것이 헛되다’(제5장)라는 관념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는데, 저자는 그 뚜렷한 징표로 해골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각종 도상에서 해골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당시 의학계의 해부학이 본격화된 것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피부와 살 그리고 몸을 감싸고 있는 화려한 의상으로 표현된 삶의 형상과 달리, 이와 대조적으로 죽음의 세계는 뼈만 앙상하게 드러난 해골로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허무의 유혹’이나 ‘인간은 비누 거품 같은 것’ 그리고 ‘주검의 매혹’ 등 하위 항목의 표현을 통해서, 이 책에서도 삶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죽음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삶과 죽음의 대비는 결국 죽은 이를 안장했던 ‘묘지의 회귀’(제6장)로 드러나게 되며, 묘지 앞에 세우는 묘석에 종교적 의미를 담은 십자가 문양이 늘어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전까지 주거지 근처에 있던 묘지들이 외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19세기에 이르러 전개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가족이나 지인 등 ‘타인의 죽음’(제7장)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도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특히 이전까지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어린 아이의 죽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죽음은 두려움을 동반하는 관념이기에, 저자는 마지막 항목을 ‘그리고 오늘날?’(제8장)이라는 제목을 달아 독자들에게 죽음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죽음이 가져오는 허무는 현대의 한 예술 분야에서 커다란 자리를 점유’하고 있음을 전제하면서, 몇몇 영화 작품을 통해 형상화되었던 양상을 소개하면서 마무리 짓고 있다. ‘죽음은 삶이 끝나는 순간에 시작된다.’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건강한 상황에서 죽음은 자신과는 지극히 멀다고 여기는 것이 또한 일반적인 관념이다. 이 책에서는 유럽의 상황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상에 드러난 죽음의 의미를 살피고 있지만, 또한 독자들에게 ‘인간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