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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 시절 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통일벼입니다.
이 책은 그 통일벼를 집중 다룬 책이기도 하지만 유신시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 책이기도 합니다. 읽다보면 당시 한국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너무도 전형적으로 담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무슨 '하면된다'란 식으로 일을 벌이다가 얼마나 뒷수습을 못하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녹색혁명을 한국에도 열풍으로 몰아쳐 왔습니다. 식량 자급을 못하고 배를 곪은 기억에 강렬히 사로잡혀 있던 한국은 쌀의 자급화에 적극적으로 매진합니다. 박정희 정권은 이에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이게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습니다.
유신정부는 자포니카와 인디카의 교배종인 통일벼를 만들어 냅니다. 인디카의 생산력과 자포니카의 맛을 하나로 만들어서 종전보다 훨씬 높은 벼를 만들어 낸것이지요. 이로 인해서 종전보다 40%이상 증산되어 1977년 4천만섬이라는 기록적인 생산력을 기록하고 쌀을 수출까지 합니다. 문제는 거기까지 였다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은 몇년가지 않았고.. 곧바로 어마어마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통일벼는 인디카에서 물려받은 냉해에 취약한 점을 가지고 있었고 정부의 무리한 독촉으로 단일종으로 논을 채운 결과 병해충에 대단히 취약해 있었습니다. 한반도의 병해충은 새로운 종을 일시적으로 공격할수 없었지만 금방 적응했습니다. 그 결과 통일벼는 냉해와 병해충에 생산량이 급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맛이 없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기피하게 만들었습니다.
유신정부는 쌀소비량 감소를 위해 취한 또다른 정책들이 상황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강제로 혼식, 분식 장려나 무미일을 만들어 시행한 결과 국민들의 입맛이 바뀐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1980년대부터 1인당 쌀소비량이 급감해 버린 것이지요.
다른 부분을 포기하고 죽자고 쌀에만 집중했는데 소비량이 감소해버리고 다른 부분에서 해외수입에 의존하게 만들어 전반적인 농업 자급화수준이 확 떨어져 버린 것이지요.
또한 지역적으로 통일벼에 의존한 호남지역은 그 지역 쌀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북쪽이라서 통일벼가 늦게 들어가고 재배에 부정적이었던 경기도는 아키바레에 집중한 결과 선호도가 올라가 요즘은 임금님 쌀이라고 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통일벼가 나쁜 벼는 아닙니다. 우리의 입맛 선호도가 달랐을뿐 중국이나 좀더 따뜻한 곳에서 이 통일벼를 도입하여 재배하여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교배한 것은 훌륭한 업적이었습니다. 이것을 좀더 갈고 다듬으면서 천천히 도입했더라면 지금과는 달랐을 성과가 나왔으리라고 보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쭈욱 읽다보니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들.. 단기간 성과 위주 경제 개발이 가져오는 폐해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아니 당장 죽을판에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 잠깐 살자고 벌인 짓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는 지금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 책은 농업문제이자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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