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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고래 조창환
달 많이 뜬 하늘
출렁이며 깊어진다
환한 세상, 살결이
매끄럽다
자작나무 몸피가
탱글탱글하다
출렁이는 하늘에
화악,
고래 솟구쳐
박하 냄새 뿌린다 (『마네킹과 천사』 조창환 시집. 문학과지성사.)
아마도 '滿月'을 의미하는 "달 많이 뜬 하늘"은 출렁이며 깊어간다. 출렁인다는 것은 밤이 깊어갈수록 달이 멀어지면서 느껴지는 하늘의 깊이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시인은 정지된 풍경 뒤에 감추어진 웅성거림을 찾아내는데, 그것이 폭발하고 싶은 시인의 심적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 - '고래'는 숨어 있는 자아인데 - 내면 깊이 숨겨져 있던 '고래'는 머뭇거림과 망설임을 떨쳐내고 한순간에 '화악' 솟구쳐 오른다. 결연함과 강렬함을 축적한 단어인 '화악'은 비루한 삶의 공간을 단번에 벗어나는 통쾌함을 안긴다. "반투명의 생을 움켜쥐고 / 아슬아슬하게 버티어온 줄"을 단숨에 끊고 허공으로 비약하는 것이다. 그 단 한 번의 비상으로 하늘에서는 알싸한 박하 향기가 뿌려진다. 해설/ 「지적 절제와 존재의 찬란한 전환」에서. 문혜원.
환골탈태! 몸은 그대로 두고, 날로 비루해 가는 영혼을, 화악, 바꾸고 싶다.
참대숲에서 날 선 바람이 분다. 칼 맞은 정신으로 살아야겠다.* * 조창환 「동지」에서
비실비실 걸어 어느덧 하늘길 어귀에까지 왔건만, 환한 세상 매끄러운 삶은 없고 출렁이는 뱃살로 남은 삶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칼 맞은 정신은 고사하고 식욕, 술욕 하나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다. 생고기 썩는 냄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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