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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민담전집 6 태국, 미얀마편 - 김영애, 최재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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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사 할아버지와 상아시 할머니     아주 먼 옛날 하늘에 파야텐이라는 신이 살았다. 당시에는 아직 태양이 없어서 빛이 없었다. 땅도 매우 작았는데 사슴의 발자국보다도 작았다. 나무는 발삼나무 꽃송이보다도 작았다. 사방에는 오로지 물만 있었다. 가재는 물소처럼 컸고, 송어는 코끼리만 했다. 아직 종교도 없었다. 석가모니도 아직 오지 않았다. 동물도 없었고 지옥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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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아사 할아버지와 상아시 할머니

 

 

   아주 먼 옛날 하늘에 파야텐이라는 신이 살았다. 당시에는 아직 태양이 없어서 빛이 없었다. 땅도 매우 작았는데 사슴의 발자국보다도 작았다. 나무는 발삼나무 꽃송이보다도 작았다. 사방에는 오로지 물만 있었다. 가재는 물소처럼 컸고, 송어는 코끼리만 했다. 아직 종교도 없었다. 석가모니도 아직 오지 않았다. 동물도 없었고 지옥도 없었으며 달도 빛나지 않았다. 지구를 받치는 기둥도 없었고 바위도 없었다. 있는 것은 텅 빈 공간뿐이었고 바람만 불었다. 간간이 지혜로운 분의 가르침이 바람결을 따라 들려왔다. 바람이 물을 따라 흘렀고 바람 따라 물고기와 대지가 생겨났다. 

   다시 바람이 불어 남자가 생겼고, 그 후에 여자가 생겼다. 바람이 계속 불자 땅덩이 두 조각이 떠올랐는데 하나에는 남자가, 또 하나에는 여자가 서 있었다. 다시 바람이 불자 이 두 대지는 합쳐졌고, 남자가 여자에게로 가 부부가 되었다. 그들이 바로 최초의 부부인 상아사 할아버지와 상아시 할머니이다. 그들은 나무와 풀을 심고 진흙으로 동물을 만들었다. 그런데 어떤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도와 가며 열심히 일해 많은 것을 만들어 냈다. 아들과 딸도 낳았으나 쌀이 없어 기를 수 없었다. 

   한편 사나운 짐승이 지키고 있는 밀림에선 거인이 벼를 재배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거인에게 사람을 보내 쌀을 나누어 달라고 간청했다. 밀림을 지키고 있던 무서운 짐승들은 할아버지가 보낸 사람을 통과시켰고, 거인은 사람에게 남자 어른의 팔뚝만 한 쌀을 한 톨 주었다. 할아버지는 쌀을 진흙탕에 심었는데 그 쌀에서 싹이 돋아나 벼가 되었다.

   이런 연유로 쌀이 이 세상에 소개되었고 사람들이 식량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 쌀을 먹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후손들이 자랐다. 그들은 아이를 일곱 두었는데, 성장한 후 각기 나라를 찾아 다스리게 했다. 나라는 일곱으로 나뉘었고 식구도 나날이 불어났다. 

   한편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출현했을 때 상아시 할머니가 석가모니를 사랑하여 그를 나쁜 길로 유도했다. 이런 죄로 할머니는 저주를 받고 낭 터라니(땅의 신)가 되었다. 상아사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가까이 있고 싶어 황새가 되어 지금도 물가를 걷고 있다. (11~12)     

 

   *****

 

   천지 창조와 인류 탄생의 신화가 아이들이 소꿉장난으로 집을 짓는 모습과 닮았다. 바람이 불어 땅이 생기고 바람이 불어 물고기가 생겼다. 죄를 지어 벌을 받은 상아시 할머니는 땅이 되고, 죄를 짓지 않은 상아사 할아버지는 황새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일반 신화 화소(話素)와는 달라서 재미있다. 거창하게 천지를 창조하고 죄를 지은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쫓아버리는 성서의 신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소박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