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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미개' '기아' '분쟁' '식민지'로 표현되는 대륙은? 잘 모르겠다면 '검은 대륙'이라 하면 알겠는가? 아프리카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는 이렇게 부정적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문명과 문화를 이루었고, 가진 세계이다.
아프리카 지도를 펴놓고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을 찾아보라 그곳에는 아직도 수렵과 채집으로 생활 흔적이 있으며, 동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유목이 주된 경제이다. 아파르트헤이트와 만델라 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유럽'으로 불리울 정도로 극명한 차이가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분쟁이 끊이지 않지만 아직도 수많은 아프리카 인민들은 자기 선조들이 믿었던 민간 신앙에 더 익숙하다. 그들 신앙은 수천년, 아니 수만년을 이어온 신앙이기에 기독교와 이슬람교보다 그들 정신 세계를 더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명과 문화가 공존하는 아프리카를 우리는 서구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지배 남긴 분쟁, 미개한 세상을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진짜 아프리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와힐리어과를 졸업하고, 남아공 더반에 있는 나탈 대학교에서 줄루 사회의 이상고마를 주제로 한 논문 '점술 사업: 크와줄루-나탈 변방의 다문화 사회에서 일하는 치유 전문가에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장용규 교수가 엮은 <세계민담전집 04 -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작은 발걸음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큰 사막인 '사하라'를 경계로 남북이 확연히 갈린다. 그리고 남쪽은 인종과 문화에 따라 서부의 니그로와 중동부․남부의 반투 문화권이다. 오늘날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문화가 니그로와 반투 문화이다.
<세계민담전집 04-남아프리카 편>은 이 둘 중 반투 문화의 중심을 이루는 줄루족의 민담 스물아홉 가지와 코사 민담 일곱 가지, 마티벨레 민담 아홉 가지를 실었다. 줄루는 남아프리카 응구니 문화의 최대 종족으로 코사, 마티벨레도 이 문화에 포함됨으로써 결국 이 세 민담은 하나의 민담으로 볼 수 있다.
응구니를 대표하는 줄루 민담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성격과 장소에 따라 내용이 바뀔 정도로 즉흥성과 유연성을 지니고 있으며, 아이들이 청중일 때는 반드시 교육적인 효과를 염두에 둔다고 한다.
또 줄루 민담에는 산토끼, 카멜리온, 자칼, 하이에나, 캐코원숭이, 사자가 많이 등장하면서 사람과 말을 한다. 이는 자연에 대한 줄루 사회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줄루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산토끼는 교활한 존재로 어떤 때는 사자와 하이에나를 농락하여 누가 초식동물이고, 육식 동물인지 구분이 모호하다.
산토끼는 고기를 굽는 데 정신이 팔린 하이에나 꼬리를 밧줄로 오두막의 기둥에 꽁꽁 묶었다. 그것도 모른 채 하이에나는 고기를 굽는 데만 열중했다. 고기를 다 구운 하이에나가 막 고기를 먹으려는 순간 산토끼가 고기를 낚아챘다. 하이에나가 산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기둥에 꼬리가 묶여 꼼짝할 수가 없었다. 산토끼는 하이에나의 고기를 빼앗아 배를 채웠다.(<교활한 산토끼>-27쪽)
산토끼는 하이에나를 타고 다니기까지 하며. 사자는 겉만 호사스러운 천덕꾸리기 일뿐이다. 이솝 우화와 줄루 민담 중 어느 것이 빠른지 몰라도 줄루 민담에도 산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데 거북이가 이겼다. 산토끼에게 만날 당한 사자와 하이에나는 산토끼가 조금만 잘나 척 하면 산토끼가 거북에게 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주하여 당한 것을 앙갚음 해주는 이야기는 남아프리카 민담이 우리와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아님을 알게 한다.
하지만 줄루 민담에서 가장 큰 특징은 '카니발리즘'이다. 줄루 사회는 엄격한 가부장 사회로 남성 가장 지위는 절대적이다. 카니발리즘이 웃음과 패리디로 지배 계층의 권위와 전통에 도전하는 민중의 저항을 담고 있듯이 민담에 나오는 영웅들이 어린아이와 여성인 것은 엄격한 남성 중심 위계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표범을 이긴 전사 템바 이야기, 고아인 쌍둥이 데마네와 데마자나가 식인종을 벌을 이용하여 물리친 이야기, 한 평생 소 등에서 살면서 도둑들을 물리친 소년 이야기, 추장 아내가 되어 금의환양 이야기는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강약관계가 역전된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민담전집 04-남아프리카 편>에 묶은 민담 마흔네 편은 너무 빈약하고 그릇된 아프리카 문명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바로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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