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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이 품은 이야기를 들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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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어렸을 때 내 취미는 열쇠고리 모으는 것이였다. 정작 열쇠라고는 책상 서럽 열쇠 달랑 하나 뿐임에도 굳이 많은 열쇠고리를 수집한 것은 관광지나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그 곳에 대한 추억이 될 만한 기념품들 중 가장 저렴하면서 토속적이고 그 곳의 특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열쇠고리였으니 주머니가 가벼운 아이에겐 기념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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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어렸을 때 내 취미는 열쇠고리 모으는 것이였다. 정작 열쇠라고는 책상 서럽 열쇠 달랑 하나 뿐임에도 굳이 많은 열쇠고리를 수집한 것은 관광지나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그 곳에 대한 추억이 될 만한 기념품들 중 가장 저렴하면서 토속적이고 그 곳의 특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열쇠고리였으니 주머니가 가벼운 아이에겐 기념품으로 제격이였다. 커다란 상자에 넣어둔 나만의 보물들을 꺼내보는 일은 하나 하나 의미가 있는 장소를 떠올리게 하며 그 당시의 일들과 장소, 함께 했던 사람이나 그 밖의 것들이 작은 열쇠고리 하나를 매계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각나는 것이다. 단순한 사물이 추억과 결합하여 비로소 의미를 부여 받게 된 것이다. 어린 왕자의 단 하나 뿐인 장미처럼.  

 

'의미이는 사물'을 통해 어떤 생각을 떠올리게 되며 그러한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사물들을 우리는 사랑한다. 코넬, 하버드, MIT,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짧은 에세이들을 묶은 이 책은 그들에게 사물들이 갖는 의미와 특별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고 삶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편집을 맡은 셰리 터클은 사물이 인간의 감정과 생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발상자체가 낯설고 받아 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특정 사물을 통해 인생의 중요한 목표를 설정하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학자, 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저자들이 회고하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사물들이다.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을 떠올리기도 하고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첼로, 하늘의 별, 발레화, 단어장, 멜버른 기차에서 브로치, 사진, 혈당계, 수첩, 우비, 노트북 컴퓨터처럼 다양한 일상적인 사물이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되고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준다. 그러나 같은 사물이라도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새로운 종류의 학습도구가 되고 새로운 현상을 탐구하는데 역할을 하는가하면 다른이에게는 디지탈화된 자료보관소의  편리함보다 자료보관소에서 직접 열람하여 소중한 기록들을 꺼내어 펼쳐보고 만저보고 느꼈던 시공간을 초월한 감동을 대신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의 기억속 의미있는 사물들의 사진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철학이나 역사서, 문학 작품, 이론서 등에서 발췌한 글을 각각의 글 앞에 실어 본문과 별도로 이를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며 셰리 터클의 풍부한 상식과 독서량에 놀라울 뿐이다. 평범한 열쇠고리 하나에 특별한 장소와 추억이 담겨 있듯 사물속에 그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에 영향을 끼친 주위의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 보게 되었으며 사유의 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음이다. 주변의 사물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고 귀기울여 들어보게 된다. 하잖은 사물 일지라도 제각기 다른 의미와 이야기가 있기에.   

k******2 2010.08.05.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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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로써 삶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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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나아가는 아이가 있었네./ 아이가 처음 본 사물, 아이는 그것이 되었네.’   우리는 정말로 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와 일치하는듯한 느낌, 또 다른 나인듯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를 만날 때가 있다. 물론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대체로 시간이 얼마만큼 흐른 후, 혹은 어떤 사건이나 추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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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나아가는 아이가 있었네./ 아이가 처음 본 사물, 아이는 그것이 되었네.’

 

우리는 정말로 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와 일치하는듯한 느낌, 또 다른 나인듯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를 만날 때가 있다. 물론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대체로 시간이 얼마만큼 흐른 후, 혹은 어떤 사건이나 추억이 포개어졌을때 비로소 '의미'가 움트기 시작한다. 의미가 완전히 피어나면 그것은 기능적이고 수단적인 사물로써가 아닌,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로써 존재 자체가 특별해진다. 장 클로드 카프만의 <여자의 가방>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여자의 가방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녀의 영혼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 이 말처럼 개개인의 물건, 그 중에

서도 의미 있다고 여기는 물건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엿보는 것과 같다. 의미있는 사물로 꼽는 것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기억,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 잊고 싶지 않은 순간과 대부분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무수한 점들의 연속으로 나아가는 삶 속에서 가장 특별했던 순간의 점들, 나를 지탱해줬던 뿌리 같은 것들은 사물로써 오롯이 드러난다. 

 

이 책은 세계적인 석학 34명의 의미 있는 사물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여행가방, 밀대, 키보드에서부터 미이라, 푸코의 진자, 점균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사물들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떠올렸을법한 사물들이 아니라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서 ‘의미’를 찾는 그들을 보면서 나를 되돌아봤다. 맨 처음 이 책을 펼쳤을때 나는 ‘의미 있는’이라는 말을 ‘제일 값비싼’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의미있다는 것이 언제부터 값어치로 따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을테다. 나에게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최근에 산 명품가방, 비싼 시계 등을 꼽고 있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네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소비한 시간때문이야.' 라는 <어린왕자>의 한 구절처럼 내가 갖고 있는것으로부터 시간의 무게, 특별한 기억을 캐낼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나이자 세상에 하나뿐인 무언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누군가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엇을 꺼내 보일 수 있을까. 반짝거리는 값비싼 시계가 아니라, 낡고 볼품없어졌지만 하루종일 그 무언가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것, 평생토록 간직하고싶은 것을 이미 갖고 있다면 당신

은 꽤나 멋진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너무나 풍만하고 육감적인 작은 가리비 모양의 마들렌이 그렇듯이, 지워지거나 잠들어버린 사물의 형태는 내 의식 안에 제자리를 찾을 소생력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아주 먼 과거에서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했을때, 냄새와 맛은 유일하게 오랜 시간 남겨진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14.0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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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통한 삶의 고찰과 그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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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 많은 사물에 둘러쌓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사물' 즉 보통 '물건'이라 칭하는 것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에 어떤 형태로도 함께 하고 있다. 흔히 사물이라 하면은 일반적인 것 또 실용적인 것이나 아름다운 것, 필수품이나 헛된 사치품까지 많다. 그런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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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 많은 사물에 둘러쌓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사물' 즉 보통 '물건'이라 칭하는 것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에 어떤 형태로도 함께 하고 있다. 흔히 사물이라 하면은 일반적인 것 또 실용적인 것이나 아름다운 것, 필수품이나 헛된 사치품까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물들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굳이 그 사물에 의미 부여를 안해도 될만큼 차고 넘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사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들으며 의미 부여를 한 이들이 있다.

바로 이 시대 지성인들이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들 34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오면서 현재 아니면 과거의 자아 형성 과정에서 만난 사물들을 에세이처럼 풀어쓴 이야기가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는 책이다. 책 자체는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 즉, 내 인생의 중요했던 순간에 만난 사물들을 가볍지만 셈세하게 수필집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저자 '셰리 터클'은 그것을 각 의미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다. 간단히 목차들의 소재들을 보면 이렇다.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에는 첼로, 자료보관소, 매듭, 별, 키보드가 있고,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에는 불사조 슈퍼히어로, 폴라로이드 SX-70, 남은 사진들, 할머니의 밀대, 다락방의 그림, 여행가방이 있고,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에는 발레 슈즈, 혈당측정기, 노란 우비, 수첩, 노트북, 우울증 치료제가 있다. 또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에는 멜버른 열차, 1964 포드 팰콘, 신디사이저, 토끼인형 머레이, 월드북 백과사전, 실버 브로치가 있고,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에는 라디오, 팔찌, 도끼, 딧 다 조우:타박상 치료제, 진공청소기가 있고, '명상과 새로운 시각에 관련한 사물들'에는 중국수석(壽石), 사과, 미라, 지오이드, 푸코의 진자, 점균이 있다.

이렇게 본 책은 34인의 석학들과 함께한 사물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떤 사물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들이지만 몇몇 사물은 쉽게 접하지 않기에 의외의 사물들도 있다. 예를들면 우울증 치료제나 신디사이저, 도끼, 중국수석, 미라까지.. 예술과 음악에 관련된 사물부터 책이나 기기등 하나같이 모두 의미가 있는 사물들이다. 그것은 유년시절의 꿈과 희망을 담아낸 추억의 사물부터 현재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증명하는 사물들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은 이런 사물을 통해서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내며 사물 이면의 또 다른 모습까지도 이야기한다. 비록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의 고찰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즉, 사물을 읽어내는 힘과 다양한 생각.. 그것은 사물이 자기 창조(self-creation)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사물을 생각과 감정이 하나로 연결하는 코드이자 소통의 매체로서 본다는 것이다. 역시 지성인답다. 여기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도 사물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잃으면, 우리 내부에서 그 사람이나 사물을 되찾는 과정을 시작한다. 이는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객체(object)를 상실하면 주체(subject)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워졌다'로 말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저자는 프로이트의 말은 가히 시적이라며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내 나름의 브리콜라주(bricolage, 긴밀한 재료들을 결합하고 또 결합하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한 방법)가 된다면 이 책이야말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가?'라는 고차원적이고 인문학적 질문으로 화두를 던지며.. 사물을 이전과 다른 시전으로 바라보고, 낯선 것으로 인식되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일상의 사물이 우리의 외적과 내적인 삶에 일부가 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저마다 사물을 바라볼때 직관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때로는 연상 작용을 거쳐 사물과 이론을 결합하고 재결합시켜 더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록 의미없는 사물일지라도 그 존재적 가치와 또 의미있는 사물이라면 자신이 바라보고 느낀 사물에 대한 집착과 애착은 우리네 삶을 더욱더 생동감있게 만드는 도정이 아닐까 싶다. 결국 누구에게나 소중한 물건 즉 사물이 있기 마련이고, 그 사물을 통해서 크게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철학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사물을 때로는 풍부한 감성과 지성으로 다룬다면 그 사물의 세계는 우리앞에 새롭게 펼쳐져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삶의 고찰인 셈이다.

과연, 당신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사물들'은 무엇인지요?
r*****2 2010.07.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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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통해 바라보는 삶의 의미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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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버드, 코넬, MIT 등의 전 세계 석학 34인이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물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정말 별것 아닌 것 같고 그다지 값비싼 것이 아닐지라도 그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그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참 개인적이고 특별한 물건들이 많았다.  그 물건들을 소개하자면 첼로, 자료보관소, 매듭, 별, 키보드, 불사조 슈퍼히어로,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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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하버드, 코넬, MIT 등의 전 세계 석학 34인이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물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정말 별것 아닌 것 같고 그다지 값비싼 것이 아닐지라도 그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그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참 개인적이고 특별한 물건들이 많았다.  그 물건들을 소개하자면 첼로, 자료보관소, 매듭, 별, 키보드, 불사조 슈퍼히어로, 폴라로이드 SX-70, 남은 사진들, 할머니의 밀대, 다락방의 그림, 여행가방, 발레 슈즈, 혈당측정기, 노란 우비, 수첩, 노트북, 우울증 치료제, 멜버른 열차, 1964 포드 팰콘, 신디사이저, 토끼인형 머레이, 월드북 백과사전, 실버 브로치, 라디오, 팔찌, 도끼, 딧 다 조우(타박상 치료제), 진공청소기, 중국 수석, 사과, 미라, 지오이드, 푸코의 진자, 점균.  이렇게 34가지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 있는 사물을 가지고 있을까?  뭐 결혼반지나 이런 것처럼 누구에게나 소중할 물건들 말고 내게만 특별하고 소중할 물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났다.  파란 사각 라디오다.  크기는 A4 정도 된 것 같다.  예전 그 라디오는 언니와 내가 잠들 때면 항상 켜두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하거나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하나 달려 있었는데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재생해놓고 잠들곤 했다.  어느 날인가 그 라디오는 간혹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도 했다.  친구들의 조그맣고 반짝이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갖고 싶었고 엄마에게 새것을 사달라고 졸랐다.  엄마도 예전의 그 라디오가 많이 낡았다고 생각했는지 새것을 사주셨다.  새 라디오는 너무나 멋졌고 소리도 잘 나왔다.  그 날이었다.  우리의 그 둔하게 생긴 파란 라디오는 영영 소리를 내지 않았다.  언니와 나는 새 라디오가 생기자마자 전혀 소리를 내지 않게 된 그 파란 라디오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왠지 그 라디오는 우리에게 물건 이상인 것만 같았다.  오래 기르던 동물이라도 되는 듯 말이다.  새로운 존재에게 제자리를 내어주고 맥없이 스르륵 잠든 그 라디오.  그 때 나는 모든 물건이 그것을 소유한 주인과 보이지 않는 미묘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일까?  나는 작은 전자기기들에게 이름을 붙이게 된 것 같다.  mp3 플레이어나 카메라 등등에 각 각의 애칭을 지어주었다.

 

  나와 나의 파란 라디오의 이야기는 참 우습다.  이것은 오로지 나에게만 의미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책의 34인에게 소중한 물건 역시 그랬다.  그들 자신에게만 의미 있고 각별한 물건들이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도 진지했고 또 삶에서 그 물건들이 차지하는 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또한 이 책은 참 철학적이기도 했다.  우리가 소유한 많은 물건들.  그 물건들을 통해 바라보는 삶의 가치와 의미들.  그리고 그들의 진지한 시각들.  별스럽지 않은 물건들에 애착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의 존재를 단조롭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말일게다.  소중한 첫사랑을 간직하며 살듯 각별하거나 의미 있는 물건이 있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그만큼 개인적이고 따스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죽어 육신이 흙이 되는 그날, 나는 가급적 지구에 나의 흔적들을 많이 남기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존재하기에 의미가 있을 뿐인 물건들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닐까?  더 이상 보듬어 주고 사용해 줄 손길이 없는 물건들 역시 그들에게는 사망이다.  나를 잃은 물건들을 많이 남기고 싶지 않다.  또한 모두 지구나 우주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물건들이다.  고이고이 모셔두기만 하는 나의 물건들.  내 인형들을 볼 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기를 원한다.  물론 이것이 내 머릿속 생각과는 달리 행동한다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나에게 정말 특별하고 똑같이 나를 특별히 여길 물건 두어 개면 좋겠다.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은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물건들과 진실함을 나눌 수 있으려면 오히려 그 수는 적은 것이 좋지 않을까?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고 필요에 의해 내가 구입하거나 갖게 된 물건들.  그것들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m*********m 2010.09.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