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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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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음에 드는 글쓰기를 만났다. 가볍지 않고, 진중했으며...내가 원하는격조있는 글은 본 것 같다. 예전에 한참 등산을 다닐 때, 은비령이라는 이름이 지명보다 소설에서 먼저 쓰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때는 흘려들었던 것이 새삼 떠올라, 그 마저도 신기하였다. 그 즈음에는 소설 속에서 어디로 떠나는 이야기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대충 떠오르는 것만해도, 양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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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음에 드는 글쓰기를 만났다. 

가볍지 않고, 진중했으며...내가 원하는격조있는 글은 본 것 같다. 

예전에 한참 등산을 다닐 때, 은비령이라는 이름이 지명보다 소설에서 먼저 쓰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때는 흘려들었던 것이 새삼 떠올라, 그 마저도 신기하였다. 


그 즈음에는 소설 속에서 어디로 떠나는 이야기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대충 떠오르는 것만해도, 양귀자의 '숨은 꽃'이나 신경숙의 '부석사. 윤대녕의 '신라의 푸른 길', 박완서의 '참을 수 없는 비밀'같은 작품들이 그렇다. 생각나지 않지만, 그렇게 어딘가로 떠나는 작품들은 무수히 많았을게다. 그 시절의 트렌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종국에는 그렇게 어딘가로 떠나고 마음에 쌓아두었던 그리움이든 애틋함이든...감정의 골들이 낯선 장소에서 대부분 해결되거나, 해결 될 것 같은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다는거지...아닐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집귀신으로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어딜 떠날 일이 없으니, 이런 문학적 갈등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겠네,하는 시덥지 않은 생각도 했다. 


이 작품이 쓰여진지 20여년지 지났다. 책 속의 주인공들이 어찌 어찌 지금까지 살아있다면...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2500만년 이후의 만남을 생각하며 아련한 마음으로 살고 있으려나. 아니면 각자 그 즈음의 헤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각자 재혼하여 잘 살아 은비령에서의 기억들조차 모두 망각하고,  슬그머니 노년으로 접어들었으려나.

나이가 먹으니...아름다운 문학작품에 대한 뒷생각이 이리도 현실적일 수 있냐 싶어 조금 쓸쓸하다. 


먼저 죽은 친구의  홀로남은 와이프에 대한 아련함은...요즘 같아선 살짝 촌스러운 막장 느낌이다. 

그래서 살짝 구닥다리 같은 플롯이다 싶기도 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은비령, 바람꽃, 별관찰(천문학)으로 끌고 나가는 이야기의 솜씨가 좋아서 읽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한 때는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시절도 있었다. 

이 책이 나왔을 즈음에, 곧바로 책을 읽었더라면...

이제는 그냥  잘 읽고, 조용히 음미하다, 살며시 책장에 꽂아두는 사람되 되었네.

YES마니아 : 로얄 c******m 2020.08.17.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