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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권해 줄 만한 올바른 방식이 있는지요?" 글쓰기 강좌 시간에 질문한 내용이다. 평소 원고지나 공책에 펜으로 글을 쓰지 않고 바로 컴퓨터로 글을 쓴다. 컴퓨터로 글을 쓰면 한 문장이 머릿속으로 정리되기 전에 손이 먼저 움직인다. 그래서 문장을 자주 고친다. 한 단락 안의 문장 연결이 매끄럽지 않으면 계속 수정한다. 초고를 완성한 후에 다시 쓰는 방식이 아니다. 한 단락씩 완성하며 마지막까지 완성하는 방식이다.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점이 영 미심쩍다. 강좌 선생님은 초고는 펜으로 쓰고 그 이후에는 컴퓨터로 작업한다고 답했다. 예상하건대, 펜으로는 컴퓨터처럼 수정을 매번 할 수 없기에 문장을 머릿속으로 다 완성하는 습관이 길러질 것 같았다. 또 수정한 내용이 고스란히 공책에 남아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권해 준 방식대로 따라 했다. 결과는 실패다. 결코, 글을 빨리 쓰지 못한다. 초고를 쓰고, 초고를 컴퓨터에 옮길 때 대부분 수정한다. 이 수정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초고를 쓸 때도 고심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 과정을 한 번 더 한다고나 할까. 게다가 펜으로 수정한 문장은 공책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서 다시 읽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다시 읽고 매끄럽게 고치는 일은 컴퓨터로 하는 게 수월하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과연 내 몸에 잘 맞는 글쓰기 옷은 무엇일까. 《글쓰기의 기쁨》은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정립하고자 시행착오하는 사람에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다. 한 명의 작가가 아닌 218명의 작가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제목과 달리 이 책은 글쓰기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문학을 업으로 삼는 작가 그중에서도 소설을 쓰는 소설가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가가 작품을 쓰는 지난한 과정과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책의 구성은 독자의 질문과 작가의 답변과 같은 형식이 아니다. 하지만 장마다 재능, 글감, 계획, 작업 공간, 작업 도구, 작업 방식, 영감, 겸업 등 독자가 작가에 대해 궁금해할 만한 주제로 가득하다. 이 주제들은 책을 집필하는 과정인 계획부터 탈고까지 차례로 이어진다. 그중 가장 궁금한 주제는 작업 방식에 관한 내용이다. 글을 쓰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말이다. 대부분 작가는 글을 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국의 소설가 존 어빙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꾸 고쳐서 다듬는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즉 멋진 문장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다듬은 결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테오도어 폰타네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영감을 모아 두 시간 만에 써 내려간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여섯 달이 추가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작가는 상상력을 잉태하는 순간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려가지만, 그것에 걸맞은 표현력은 따라오지 못한다. 긴 시간 동안 영감의 공배를 메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결국, 자신이 쓴 글이 마땅치 않아 계속 고치는 과정은 비생산적인 일이 아니다. 좋은 글은 그만큼 많은 수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작가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겸업이다. 경제적 안정을 보살피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글쓰기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 직업은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소일까. 전문 직업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면 저녁에 한 문장을 쓸 수 있는 기력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반면, 전문 직업을 갖고 있으면 일반인과 함께 삶을 살아가기에 현실과 동떨어진 글을 쓰지 않게 한다. 더불어 그러한 삶은 작품에 반영되기도 한다. 법률 전문가이면서 작가인 카프카의 작품 《변신》, 《유형지에서》가 이를 말해준다. 여성 작가도 집안일을 전문 직업이라고 간주하면 겸업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시간을 훔치거나 획득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리 루이제 카슈니츠는 장을 보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카페에 앉아 글을 쓰거나 침대나 풀밭에서 자투리 시간에 시나 산문을 쓴다. 아일랜드계 영국 작가 에드나 오브라이언은 아침부터 시작해서 오후 1~2시까지 글쓰기를 하고 이후는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 작가는 온종일 집필 활동을 해야 한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는 대목이다. 풍성한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누구나 따라야 할 특별한 글쓰기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작 내가 할 일은 자신을 믿고 좋은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일이다. 그 노력하는 과정에 켜켜이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은 만들어진다. 단, 어떠한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글 쓰는 속도가 느리지만 많은 작품을 남긴 플로베르는 다음과 같은 표어를 가까이했다. '한 줄도 쓰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