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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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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소설들이 많이 있다는 기사를 봤다. 거기서 소개하는 책 중에서 최근에 늦깍이로 등단해서 2년 연속 문학상을 수상한 도선우라는 작가의 소설이 2권 포함되어 있었다. ‘스파링’과 ‘저스티스맨’이다. 간단한 책소개에서 파격적이고 장르소설적인 느낌이 난다고 해서 정유정이나 한층 더 나가서 혹시 박민규와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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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소설들이 많이 있다는 기사를 봤다. 거기서 소개하는 책 중에서 최근에 늦깍이로 등단해서 2년 연속 문학상을 수상한 도선우라는 작가의 소설이 2권 포함되어 있었다. ‘스파링저스티스맨이다. 간단한 책소개에서 파격적이고 장르소설적인 느낌이 난다고 해서 정유정이나 한층 더 나가서 혹시 박민규와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인터넷으로  두 권 다 주문해서 저스티스맨부터 읽었다.

놀라웠다. 이렇게 형편 없는 소설이 상을 받을 수도 있다니. 2016년에 스파링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면서 등단한 작가가 바로 이듬해에 이 소설로 또 세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재야의 숨은 고수가 문단에 안착했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글을 쓴 기간이나 양으로 고수를 정한다면 분명히 고수의 반열에 들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8년간 매년 대여섯 번씩 공모전에 글을 보냈고 탈락을 거듭해서 나중엔 별 기대도 없이 습관적으로 글을 쓰고 보낸다고 했다. 그 정도면 오랫동안, 많이 쓰기는 했다. 그리고 이 소설도 최대한 분량을 많이 적어놓고 정말 토할 정도로 깍고, 자르고, 다듬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글이 이렇게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중복되고, 값싸 보이지?

책에 대한 실망도 크지만,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은 더 이해하기 힘들다. 심사위원들이 작가나 비평가들이라 당연히 나보단 작품을 보는 안목이 높겠지만, 지나치게 칭찬 일색이다. 상을 주는 처지에서 나쁜 얘기만 할 수도 없지만 과도한 상찬은 듣기가 거북하다. 한편으론 얼마나 공모작들의 수준이 떨어지길래 심사위원 중 한 명은 이 소설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 바로 대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생각했을까 싶기도 하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영화 세븐을 연상시키는 이 책은 위기의 시대에 과연 무엇을 써야 하는가를 보여준 한국 문단의 큰 수확이라고 한다. 그냥 추리소설 형식으로, 소설이 재미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달리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인 인터넷 누리꾼들의 폐해를 잘 다루었다고 한다면, 이정도 깊이의 사회비판은 요즘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는가?.

전체적으로는 소설의 서사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해서 삼류 추리소설처럼 허황되거나 비논리적이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앞의 심사위원이 언급한 장미의 이름이나 세븐과 비교해보면 이 소설이 얼마나 비약이 심하고 작위적인가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만 보자. 소설 속에서 총에 의한 연속적인 살인이 일어나지만 그때마다 총소리가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없는 이유가 생긴다.

첫 번째 살인은 시끄러운 공사 현장 근처 대학 조교 사무실에서 일어나서, 두 번째는 PC방에서 전자 총소리로 오인되어서, 세 번째는 덤프트럭이 오가는 고속도로변 휴게소 화장실이라서, 네 번째는 이웃에 완벽하게 무관심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해서 사람들은 살인을 제때 알아채지 못한다. 사람들이 모두 청각장애가 있지 않는 한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심지어 후반부에는 총에 소음기를 달고 살인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왜 처음부터 달지 않았는가 

작가의 문장력은 도저히 문학상을 받을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의도적인지 습관적인지 장문을 유난히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그럼으로써 얻는 효과는 알 수 없는 반면 잃는 건 많아 보인다. 아래 문장들을 보자.

모 심리학 박사가 티브이에 출연해 현대인이 공포를 다스리지 못하는 요인을 분석하며 그 결과로 벌어지는 행태들에 대해 낱낱이 나열했는데, 그게 또 공교롭게 혹은 딱 마침맞게 최근 일어나고 있는 국민의 행동들이기도 해서 무언가 불쾌해진 사람들이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이놈 잘 걸렸다 하며 방송국으로 연구소로 미친 듯이 버튼을 두들기며 전화질을 해댔다”. “여러 명의 운영 임원에 의해 일부 내용이 중복되며 공지된 사항들을 보자면, 가령 카페에서 벌이는 각종 사업체 홍보 형태에 관한 최근의 문제점이라든가 사업주가 지녀야 할 소양 따위를 언급하면서, 근거 없는 비난을 일삼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빌미를 제공하는 것도 일말의 책임이 될 수는 있는바 조금 더 사려 깊은 처신을 당부한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이 소설의 장점 중 하나가 잘 읽힌다는 것이라는데, 이런 문장들은 술술 읽히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 선뜻 와닿지도 않는다. 차라리 문장을 쪼개서 좀더 간략하게 썼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런 문장들이 많다.

수식어는 과도하거나 과장되어서 마치 무협지를 보는 것 같은데, 문장의 수준도 무협지 같다.

깨진 유리창이 불규칙한 도형의 형태를 그리고 그 속에는 짐작할 수 없는 크기의 어둠이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간헐적으로 빛나는 몇 쌍의 광채. 한 치 앞을 알아볼 수 없는 검은 장막 속에 묻혀 있어도 어떻게든 시야를 확보해야만 하는 육식 동물의 고유한 눈빛이 그 속에서 단속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섬뜩할 만큼 날카로운 점멸. 공동묘지 위를 떠도는 원혼의 불꽃처럼 드러났다가 사라지는 그 광채의 한가운데는 극단의 두려움이 배여 있다.”
아무래도 세계문학상의 다른 대상 수상작들과 이 작가의 다른 작품 스파링을 보고, 상의 권위와 작가의 수준에 대해서 판단해봐야겠다.

YES마니아 : 로얄 k*****n 2018.11.08.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