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지난 사랑의 증후군을 갖고 있다... 그 사람은 손으로 코끝을 만지는 버릇이 있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도,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볼 때도, 책장을 넘기면서도...코끝을 만지는 버릇은 그 사람의 일상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어느날, 마주 보고 앉아있던 친구가 뜬금없이 묻는다. "너, 코가 가려워?", "왜?", "코를 왜 자꾸 긁어?"...... 나는 코를 긁고 있었던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코끝을 자꾸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사람이 남아있지도 않았던 그 순간에...나도 모르게...누군가의 버릇을 따라하고 있었던...이젠 그럴 이유조차 없는데도... 지금껏 ‘충동’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먼 무료한 일상을 지내온 패션 디자이너 신소윤. 서른을 눈앞에 둔 어느 날, 충동적으로 사표를 내고 백만 원짜리 노트북을 사고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아홉 달 시한부로 빌린다. 아파트 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 넘어질 뻔한 소윤을 한 남자가 구해 주는데, 하필 잡은 곳이 그녀의 가슴. 그렇게 더듬지만 않았어도 경찰서 지구대까지 가는 일은 없었을 걸. 그리고 지구대에서 드러난 치한의 정체는 유방외과 전문의. 멍울이 만져진다며 병원행을 권유하는 이 변태, 심지어 소윤의 아파트 두 층 위에 살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사랑을 뒤로 하고 모든 것을 잊고 싶었던 그 여자 신소윤과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은 그 남자 이민환. 두 사람이 더듬거리면서 조심스럽게 시작하려 한다. 다가서다 물러서고, 마음이 둘로 나뉘는 것 같으면서도 정리를 해야하는... 스물아홉의 신소윤은 충동적으로 9개월간의 시한부 자유를 누린다. 충동적으로 일을 때려치우고 마음껏 게으름 피우고 마음껏 이상해지는 생활로...그러던 그녀 앞에 또 다른 이상한(?) 남자 이민환과의 부딪힘이 자꾸만 생긴다. 이상한 신소윤이 조금은 다르게 이상한 이민환과의 접촉에 설레인다.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겁날때가 몇번 있을텐데, 그 중 한번이 지난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 다시 올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면서 지난 사랑의 흔적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때면 그 순간을 어떻게 모면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설레이고 즐거워야 할 사랑에 자꾸 지난 사랑이 군데군데 겹쳐진다. 스스로도 모르게 어떤 순간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비교하면서 불편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까, 아니면 미안한 마음에 도로 물러야 할까... 그 어떤 쪽으로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사랑에 자꾸만 주저하게 될 것이고, 무엇 하나 달라질게 없는 지나간 사랑으로 추억이라 이름 붙인 것을 끄집어내면 뜯어먹고 살겠지...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나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은 더더욱...지난간 사랑의 기억이라고 그렇지 않을까...조금씩 희미해져 가기를 기다려야지, 결코 흰 도화지처럼 지워지지는 않을테니... 소윤의 행동에 짜증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 마음이 그러냐고 혼내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감히 그런말도 못하겠다. 단정지을 수 없는 소윤의 마음들이 왜 그런지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르니까...겪어본 사람도 있을테고, 그런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사람이 마음은 정의된 하나의 단어일 수 없어서 그런 것일테니까... 담담하게 그려진 이 이야기는, 살짝 물결치면서 흐르는 강물 같다. 파도도 없고, 넘치지도 않는 상태의...사랑이 그렇게 요란스럽지도 않고, 사람의 마음을 엿보는 기술을 가진 작가의 힘일지도 모른다.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는 이력 때문인지, 글 속에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 영화 현장의 이야기, 시나리오 이야기는 생소하지만 무언가 전문적인 분야를 들여다 본 기분이다. 실제 그곳은 그렇지 않았을까 하면서... 첫작품이라지만, 글이 불편하지 않다. 심심하리만치 고요하다. 역시 호불호가 가려지는 글이겠지만, 나름의 만족을 준다. 가끔 로설을 읽다보면 이런 기분이 들게 만드는 책이 있다. 한편의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영상을 그려주는...
|
양서현 장편소설『첫사랑 증후군』. 영화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 양서현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스무 살, 지독한 첫사랑에 빠졌지만 배신당한 후 ‘첫사랑증후군’을 알고 있는 주인공 신소윤, 그녀가 스물아홉에 직장을 버리고 만난 두 번째 사랑 이민환, 다시 돌아와 소윤을 이리저리 흔들어놓는 소윤의 첫사랑 조윤재의 달콤하고도 알싸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사랑하는 상대를 향한 세 남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
첫사랑을 심하게 앓은 사람들은 이처럼 누구나 첫사랑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일까. 어렸을때부터 짝사랑만 무지 했던터라 내게 온 첫사랑은 어떤거 였을까? 한번씩 생각해보곤 한다. 심하게 앓았던 사랑이 아니었고 짝사랑하다가 흐지부지 끝난게 많았기 때문이다. 짝사랑으로 치자면 초등학교 3학년때 옆자리에 앉았던 이쁘장한 남자애였다. 그애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가끔씩 그애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하다. 스무살이 넘어 찾아왔던 첫사랑. 그 사람은 친구 오빠였다. 많이 좋아했고 그 오빠도 나를 많이 좋아했지만 결국엔 이루어지지 못하고 나는 다른 사람과, 그 오빠도 다른 사람과 살고 있다. 비가 올때면 한번씩 보고싶기도 했지만 이제는 잊혀져 있는 사람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좋고 또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데 약간은 아련해 지는 것은 그러한 추억들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잠시동안 그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좋았을것이므로 이 책이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것이다. 절대로 잊지 못한다는 첫사랑. 그 첫사랑이 커다란 상흔을 가지고 있으면 더 힘들것이다. 새로운 사랑이 다가와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망설임. 새로운 사랑보다 지나간 첫사랑이,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커다랗게 차지하고 있는 첫사랑이라면 더더욱 망설일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도 그 첫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들이 참 안타까웠다. 신소윤과 이민환. 신소윤은 스무살즈음에 찾아왔던 첫사랑 윤재를 잊지 못하고 있다. 먼저 헤어지자고 했던 윤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아직까지도 사랑하고 그 이별앞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웃집 남자인 민환에게 마음을 품으면서도 좀처럼 윤재를 잊지 못하고 만나기도 하며 자신의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다. 이민환 역시 자신의 첫사랑때문에 일어난 일들과 허벅지에 있는 기다란 상처까지도 사랑하는 소윤에게 말하기를 꺼려하고 자신의 첫사랑을 용서하지 못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소윤에게 가는 마음은 잡을수가 없다. 자신의 마음이 가는만큼 뒷걸음질하는 소윤을 보며 심하게 상처를 받아 먼저 이별을 말해버리기도 한다. 아련한 첫사랑의 얘기를 한 곳으로 치우지지 않고 중심을 잡아 절제있게 표현한 글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작가들도 자신의 감정에 휩싸여 한 곳으로 치우치게 될수도 있을텐데 너무 과하지 않게 잔잔하면서도 마음속에 들어올 말들을 했다. 책을 읽으며 소윤과 민환에게 나는 한마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라고. 그 사랑때문에 첫사랑의 아픔을 잊을수 있을거라고. 둘은 더 행복할거라고. |
첫사랑. 20대 내내 마음이 아파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들었던 글자다.
첫사랑 증후군 책 소개를 봤을 때부터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란 생각을 했다. 우연히 작가의 나이도 나와 같아 매우 반가왔다. 게다가 아니나 다를까 소설 속에 나오는 영화나 문학 작품이 내가 겪었던 것과 매우 비슷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여주인공 신소윤은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덜컥 강이 보이는 멋진 집으로 이사도 해버린다.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의사인 이민환과 자꾸 마주치게 된다.
집에 음반과 DVD가 천 장이 넘고, 요리를 잘하고(피자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조용한 성격인 주인공들은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런데 그들은 20대의 치명적인 첫사랑 때문에 서로 쉽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
어설프고 젊고 어린 마음 때문에 따뜻함 보다는 가슴 아픔이 훨씬 많았던 첫사랑은 그래서 이루어지기가 매우 힘들다. 주인공이 의사여서 성인 여성의 하루 섭취 열량이나 유방암 검사 등 우리가 깜박 간과하고 지나칠 수 있는 유용한 의학 상식이 기재되어있고,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도 소설 속에 자세히 나온다. 다 읽으면 첫사랑 증후군이 덩달아 치유되는 느낌이다. |
새로 사랑을 찾으려 할때... 예전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새로 사랑을 만드려 할때... 예전 사랑처럼 만드려 한다. 새로 사랑을 지키려 할때... 예전 사랑처럼은 안되려 한다.
[첫사랑 증후군]은 첫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새로운 사랑을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책의 책소개를 보았을때는 소윤이 민환을 처음 만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어서 단순히 두 남녀가 사랑을 만들어가는 코믹 로맨스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것은... 첫사랑의 대한 기억과 새로운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는... 나의 사랑에 대한 기억들을 되새김질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양서현 작가 소개를 보면... 머릿속에 영상이 떠올라 영화시나리오를 쓰다가... 불쑥 문장이 떠올라 첫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좋은 문장이 많이 떠오른거 같다.
다음 작품에도 좋은 문장들이 떠올라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
우연히 접하게된 소설이었다. 그냥 출퇴근하면서, 주말에 읽을 책을 찾았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살폈지만 마땅한 책도 없었다. 그러다 찾게되었다. '첫사랑증후군'
'81년생 중앙대 졸업 시나리오를 좀 썼다' 작가 이력의 전부이다,,,좀 이상했다. 작가다운 이렇다할 이력도 없고 작품도 없었다. 솔직히 망설여졌다. 하지만 "그래 로맨스소설 한번 읽어보자" 그런걸 기대하고 책을 손에 잡았다.
하지만 한장 한장 읽어가며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에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마치 동아리방에서 보았던 감동과 재미가 오버랩되는 글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랄까,,, 깔끔하고 절제된 표현, 전개 과정, 그리고 젊은작가의 생각과 사랑관에 웃음이 난다. 비웃음이 아니다. 역시나 하는 실망감도 아니다. '맞아' 손바닥을 치는 동감의 웃음이었다.
즐거운 웃음이 베어나오는 사랑스런 책이었다.
1. 젊은 작가다운 글솜씨가 읽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2. 오랜만에 독서의 즐거움을 느꼈던 소설이다. 3. 가을에 어울리는 책을 찾는다면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4. 따뜻한 소설이다. 5. 작가의 다음 책을 기대한다. |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떄 첫사랑의 아련함이 밀려왔다. 나의 첫사랑은 어땠었는지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첫사랑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하고 사는지 궁금하게 되었다. 책의 제목하나 만으로 내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주어서일까 "첫사랑 증후군"에 벌써 매료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다 결국엔 스물여덟의 마지막 날을 응급실에서 깨어나게 된 나(신소윤). 나는 충동적으로 5년간 다닌 디자인 회사에 사표를 내고 백수의 길로 접어든다. 나으 스무살 할아버지를 잃었고 첫사랑에 빠졌었다. 할아버지 그리고 부모님의 교통사고 후 다가온 첫사랑의 이별에서는 눈물조차도 흐르지 않았던 나. 충동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사용하던 컴퓨터가 잦은 고장을 보여서 수리를 할것인가, 새로 구입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국엔 새 컴퓨터를 장만하고 오던 길 추운 날씨로 카페에 들어갔다 우연히 낯선 여자의 통화를 듣게 된다. 한강이 보이는 23층 아파트를 9개월간 비워둘꺼라는 얘기에 나는 또 충동적으로 그 집을 빌리겠다고 얘기하면 그 낯선 여자의 집을 구경한다. 이혼을 하고 바람을 쐴겸 세계여행하려고 집을 비우는 중이라고. 집을 구경하고 내려오던 길에 넘어질뻔한 나를 잡아준 남자. 하지만 잡은 곳이 하필 나의 가슴이어서 나는 치한으로 오해 소지가 있다면 경찰서로 가자고 하며 그와 간 경찰서에서 그는 자신은 의사이고 유방암 검사를 해보라고 얘기한다. 치한일꺼라고 오해했다가 의사로 마주한 그 남자. 자신에게 진료받으러 갔지만 자신도 쑥쓰러웠는지 여의사를 보내고 검사결과 조그만한 종양이 있지만 악성은 아니라고 하지만 6개월 정도 뒤에 검사를 한번 더 받아봐야한다고 한다. 안심하며 집으로 돌아와 백수생활을 즐길때쯤 근무했던 회사 후배가 꽃을 들고 찾아온다. 매년 생일이면 보내지는 꽃들. 그 꽃은 은재가 보낸것이리라. 나으 첫사랑 은재는 나에게 이별의 이유조차 얘기하지 않은채 나를 떠났었다. 생일을 그냥 평범한 날과 다를바 없다고 여기는 내게는 생일축하조차도 어색하다. 그런 내게 25층에 살고 있는 치한으로 오해했던 그. 민환은 생일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직접 만든 저녁을 함께 먹은 나. 나는 잘 지워지지 않는 첫 연애의 흔적 위에 차분히 민환고의 시간을 덧칠하고 있다. 그렇게 윤재가 조금씩 희미해지기를 나는 희망한다. 차가운 손을 가진 민환이지만. 나와 손을 잡았을 때 내 손이 더 따스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사람. 그리고 그와의 시간 속에서 내 안의 또다른 나일것만 같은 은재를 만나게 되면서 나는 혼란스러워진다. 민환의 선배 결혼식을 갈 겸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하면 2박 3일 일정의 부산으로의 여행을 제안하는 민환. 부산에서 그의 과거에 관한 알 수 없는 얘기들과 그의 허벅지에 길게 나 있는 상처들. 그에 관해 얘기해주지 않는 그의 과거로부터 요트 선착장에 와있다는 은재에게 가게 되고 나는 의도치 않는 양다리가 되어버린다. 기다리겠다며 돌아와 달라고 얘기하는 은재와 자신의 과거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는 민환. 민환과의 데이트는 기분 좋은 일상으로 내게 자리잡아 민환의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던 어느날 민환은 내게 시간을 좀 달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 기다림동안 영화 시나리오 의상감독으로 일하고 여러번 민환에게 전화를 걸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용기를 내지 못한채 시간은 흐른다. 일하던 중 민환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한통에 나는 보고 싶어 택시를 타고 민환에게 달려간다. 민환의 허벅지에 난 상처는 민환의 첫사랑이 남긴것이라고. 민환이 그녀에게 이별을 선언했을 때 그녀는 그녀의 차로 민환에게 상처를 남겨주고 1년간의 복역을 벌로 받아야했다고. 며칠전ㄴ 그녕가 용서를 빌어왔었고, 민환은 그것을 용서 할 수 없었지만 나와의 행복한 시간 속에서 그런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시간을 달라고 했고 오늘 그녀를 만나 용서해주기로 했다고 얘기하는 민환. 민환과의 행복한 나날 속에서 나에게 신경쓰이던 은재. 은재와의 키스 장면을 본 민환은 내게 주사람을 두고 저울질 한거라면, 거기다 그 사람이 첫사랑인 남자라면 자신이 포기하겠다고 하며 내게 이별을 얘기한다. 나는 민환과의 이별을 이겨내기 위해서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고등학교 친구이자 게이인 현수와 같이 가기로 하고 여권발급도 받고 여행가고 싶은 곳을 정한다. 정기검사를 받으러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한다고 해 세계여행도 취소하고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은하의 전화를 받은 듯 민환이 찾아와 언제까지 숨길꺼였냐며 화를 낸다. 나는 행복한 시간을 갖기 위해 은재에겐 이별을 고하게 되고, 민환은 다시는 놓지 않을꺼라고 내게 말한다. 지독한 첫사랑앓이로 인해서 또 다른 사랑에 대한 시도조차 망설이던 소윤과 민환.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조금식 서로를 느끼며 서로에게 다가가서 서로의 사랑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왠지 모를 아련함이 다가왔다. 풋사과와도 같은 첫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은 다른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첫사랑에 대한 추억에 잠길수 있었던 시간이 좋았다. |
감정 흐름과 일상에 대한 섬세한 표현은 한참 유행했던 일본 소설에 뒤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잘 쓴 책에도 좋은 책과 나쁜 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확실히 좋은 책이다. 평소 로맨스 장르의 팬이 아니더라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작품 같아서 리뷰를 올린다. |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첨으로 쓴 소설이란다.... <첫사랑 증후군>이란 제목이 맘에 들어서 읽게 됐다....
신소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 혼자가 됐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류 대학을 졸업... 전공을 살려 일류 의류 브랜드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출발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서른을 앞 둔 스물아홉 살....현재...소윤은 고민하고 있다...
'자유인이고 싶다...모든 것을 잊고 떠나고 싶은 자유인이고 싶다...'
쉼없이 살아온 삶에 지친 것일까? 회의가 느껴지는 것일까?? 벌어둔게 없지만....그렇게 소윤은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우연찮게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이민환.
이민환 아픈 첫사랑의 기억으로 현재까지 내면을 닫아버린 남자다... 직업은 의사로 고급 오피스텔에 있는 듯 없는 듯 혼자 조용히 살고 있다....
신소윤 & 이민환....이 두 주인공외 세 명의 조연이 등장한다...
신소윤의 베프 은하... 만년 공무원 준비생인 은하는 소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가족과 같은 친구다.... 엄마처럼 때론 언니처럼 소윤의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고 있다....
신소윤의 첫사랑 윤재... 고등학교 시절 영화감상 동아리에서 만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 졸업하고 연락이 끊겨 못봤었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보고 싶었는데... 다시 사랑을 하게 되면 윤재와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맘속에 담아 둔 남자다... 현재 시나리오 작가....
신소윤의 두 번째 사랑 현수... 대학 때 만나 캠퍼스 커플로 유명하게 사귀었던 남자... 삼 년을 하루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다녔었는데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버린 남자.... 그리고 일년 뒤 매년 소윤이 생일 때 마다 선물을 보내며 다시 사귀자고 구원하는 남자... 현재 잘 나가는 사진작가...
이렇게 다시 사랑은 시작되는데....
맘에 둔 첫사랑 윤재는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상태. 다신 안보겠다고 결심한 현수는 용서해달라며 낮은 자세로 해바라기처럼 소윤만을 바라보는 상태. 첫사랑의 아픔으로 다시는 사랑을 못할 것 같던 민환은 소윤과 아웅다웅 하면서 조금씩 극복해가는 상태.
자...과연 소윤의 선택은??
음...로맨스 소설이지만 지금까지 주로 읽어왔던 밝고 따뜻한 느낌의 로맨스 소설은 아니다... 10~20대 보다는 그 이상의 연령대가 더 공감할 수 있는 느낌... 약간 무겁다고 해야하나.... 그렇다보니 읽으면서 실실~쪼개는 것 보다는 이마에 갈매기를 그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첫사랑의 증후군...과연 그들은 극복할 수 있을까??
처녀작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다... 시나리오를 써서 그런가 문장이나 문체, 구성...다 좋다... 그러나 이 실력을 십분 발휘...좀 더 밝고 따뜻한 느낌의 작품을 쓰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해피엔딩이지만 구름 잔뜩 낀 하늘처럼 사람 마음을 촥~~가라앉히게 만든다....
|
갑자기 내게 불어닥친 로맨스 소설의 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