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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재미가 쏠쏠한 퍼즐 소설
"읽는 재미가 쏠쏠한 퍼즐 소설" 내용보기
사람에겐 저마다 다 죽을 때가 정해져 있다. 그런데 간혹 자신이 죽을 때가 아닌데 운명이 바뀌어 죽기도 한다. 우리 외할아버지가 그랬는데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과수원 농사를 부지런히 지으셨던 분이다. 형편이 넉넉했기 때문에 남에게 시킬 수도 있었지만 늘 고된 일은 자신이 도맡아 하셨다. 술과 담배를 즐기시지 않으셨고 늘 규칙적으로 일을 하셨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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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저마다 다 죽을 때가 정해져 있다. 그런데 간혹 자신이 죽을 때가 아닌데 운명이 바뀌어 죽기도 한다. 우리 외할아버지가 그랬는데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과수원 농사를 부지런히 지으셨던 분이다. 형편이 넉넉했기 때문에 남에게 시킬 수도 있었지만 늘 고된 일은 자신이 도맡아 하셨다. 술과 담배를 즐기시지 않으셨고 늘 규칙적으로 일을 하셨기 때문에 외할아버진 어느 누구보다도 건강하셨다. 그리고 사주상으로도 일찍 죽을 운명이 아니셨다. 이렇게 외할아버지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정정하셨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일찍 돌아가실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할아버지는 동네 이웃분이 다 죽어간다는 소리를 듣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병문안을 다녀오시게 된다. 그런데 그 후 황당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죽어가던 노인은 거짓말처럼 건강을 회복해 살아났고 우리 외할아버지는 갑자기 세상을 등지시게 된 것이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게 정상적인 운명이라고 생각하는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설에 의하면 외할아버지는 원래 장수할 운명이라 더 오래 사셨어야 했는데 괜히 죽어가는 사람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바람에 죽을 운명이 서로 바뀌어 돌아가신 것이라 한다. 이 사건은 과학적으론 설명도 못하고 증명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간간이 이런 소리를 들어봤기 때문에 난 할아버지의 운명이 바뀌었다는 그 일설에 믿음이 간다. 이래서 옛 어르신들이 병문안도 장례식장도 함부로 가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첫 손자인 날 누구보다도 사랑하셨다던 외할아버지가 이런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돌아가셨다는 것이 난 너무나 마음 아프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은 맞추는 재미가 쏠쏠한 퍼즐 소설이다. 저자는 7개의 파트로 내용을 나눠 각각 다른 시선으로 한 곳을 바라보게 하는 구조를 선택했는데 짜임새가 뛰어나 읽는 내내 나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내용을 다 알려주면 재미없을까봐 다음 파트에서 전체적인 그림의 일부를 알려주는 식의 수법을 사용해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재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간간이 반전도 숨겨놓아 재미를 한층 더하고 있는데 어디서 반전이 튀어나올지 예상해보며 읽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하겠다.

 

이 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보 ‘가쿠지사’라는 절과 책 제목과 같은 ‘사치코 서점’, 그리고 사치코 서점의 주인인 ‘헌책방 노인’이다. 가쿠지사이승과 저승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는 소문이 도는 절로서 이 책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묘한 사건들에 영향을 준 핵심장소라 하겠다. 사치코 서점은 여기 나오는 모든 사건에 등장하는데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한다. 그리고 사치코 서점의 주인인 헌책방 노인은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사건에 등장해 도우미 역할하는데 마지막에는 역할이 조금 바뀐다. 이 두 장소와 한 명의 노인을 주목해가면서 책을 읽으면 내용 파악도 쉽게 할 수 있고 뒤의 내용을 추리하는데 많은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여름날의 낙서’라는 제목이 달린 파트다. 이 파트의 주인공인 게이스케1964년 여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짜리 허약한 소년이었다. 이때 히데노리5학년이었는데 동네 골목대장이었고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소년이었다. 주인공인 게이스케는 사건이 발생한 그해를 회상하는데 모든 일은 동네 친구들과 늘 놀던 작은 공원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주인공인 게이스케는 온몸이 종합병원이었던 허약한 소년이었다. 그래서 언제 요절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에 반해 형인 히데노리는 몸도 튼튼하고 성격도 활발해 특별한 일만 없으면 건강히 잘 성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1964년 여름 어느 날 동생인 게이스케가 곧 죽을 것이란 암시가 담긴 도깨비 낙서가 동네 근처에 나붙으면서 이들의 운명이 꼬이기 시작한다. 운명이 그날 동생인 게이스케는 저승사자인 듯한 학생모 소년을 따라가려다가 형인 히데노리의 제지로 따라가지 않는데 이로 인해 이 형제의 운명은 뒤바뀌게 된다.

 

이 파트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동생을 대신해 저승사자를 따라간 히데노리를 보여준 장면이다. 난 이 장면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누군가를 대신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 동생을 대신해 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아무리 용감한 어린이라고 해도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형이라고 해도 히데노리는 초등학생이었다. 초등학생인 애가 어찌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겠는가? 저승사자의 모습이 아무리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해도 저승사자는 무서운 것이다. 동생 대신 자신이 따라가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동생은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이 저승사자를 따라간 히데노리의 희생적인 모습은 이 책에서 제일 압권이다. 나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 이 장면은 형제간의 우애란 어떤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여자의 마음’이라는 제목이 달린 파트다. 이 파트의 주인공은 <가스미소>라는 작은 스낵바를 운영하는 마담 하츠에다. 하츠에는 이혼녀로서 다마에쇼지라는 두 아들과 함께 살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파트의 주인공은 하츠에가 맞다 하지만 그녀가 겪은 기묘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따로 있다. 그들은 바로 도요코마사오 부부로 사건은 그들의 부부싸움으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도요코가 남편인 마사오에게 맞고 살면서도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한 장면이다.

 

어느 날 도요코는 남편인 마사오에게 맞고는 마치코와 함께 하츠에 가게에 피신을 하게 된다. 이때 도요코는 하츠에 앞에서 자신을 때린 남편인 마사오를 “저래도, 좋은 면도 있어요.”라고 말하며 두둔한다. 이 소리를 듣고 있던 하츠에는 과거에 전남편이 평상시에는 선량하다가 술만 마시면 사람이 달라져 자신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까지 손대어 깨끗이 인연을 끊어버렸던 일이 떠올라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에 하츠에는 “마키짱, 겉모습에 속아서는 안 돼. 겉으로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안 되는 인간은 끝까지 안 된다니까.”라고 충고해준다. 하지만 도요코는 듣지 않고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는데 끝내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서도 들어봤고 주변인들을 통해서도 접해봤다. 그런데 가정폭력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맞은 사람이 때린 사람을 두둔한다는 것이다. 폭행 피해자인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을 때린 남편이 사정이 있어서 혹은 이유가 있어서 때린 것이라 합리화하곤 한다. 남들이 그건 가정폭력이라고 아무리 충고해주고 조언해줘도 피해 당사자들은 끝까지 자신을 폭행한 남편을 두둔한다. 문제는 달라질 것이라 믿어주면 바뀌어야 하는데 때리는 남편들은 다신 안 때린다고 약속만 할 뿐 술이 들어가거나 화가 나면 또다시 자신의 부인을 때린다는 것이다. 자기 버릇 개 못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강하게 반항하거나 깨끗이 끝내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주인공 하츠에의 말대로 안 되는 인간은 끝까지 안 된다. 사람이 어디 쉽게 변하는가! 폭력을 사용하면 사랑하는 이가 나를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하지 않는 이상 가정폭력은 끊이지 않게 반복될 뿐이다.

 

우리 어머니아버지한 번의 난동가짜 가출이라는 강수를 두어 한방에 버릇을 고치셨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가정폭력을 휘두를 당시 어머니는 이혼까지 생각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살 수도 없고 아이를 돌볼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잘 파악하셨던 어머니는 진짜 가출이 아닌 가짜 가출로 아버지를 정신 차리게 해 다신 폭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드신 것이다. 이처럼 가정폭력은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면 근절되지만 어영부영 넘기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용서를 해주면 언제든 용서가 가능한 줄 알고 또 때리게 된다. 이런 가정폭력의 특성을 잘 인식해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가정폭력으로 인해 고통 받는 가정은 줄어들 것이다. 가정폭력이 없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빛나는 고양이’라는 제목이 달린 파트다. 이 파트의 주인공인 ‘나’는 과거에 만화가 지망생이었으며 당시 주인공은 만화가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최악의 환경도 감수하는 건전한 사고를 지녔던 청년이었다. 주인공은 사건 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21살 때의 1970년을 회상하면서 당시 자신이 겪은 기묘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만화가가 되려던 주인공이 한 편집자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은 장면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그린 원고를 가지고 한 편집자를 찾아갔다가 실컷 깨지고 돌아온다. 주인공이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이날의 편집자의 말은 정도가 지나쳤다. 주인공의 만화를 본 그 편집자는 “자네의 만화는 한마디로 틀렸어, 대사도, 캐릭터도,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군. 뭐, 자네 같은 사람은 취미로 그리는 게 좋아. 해 바뀌기 전에 짐을 싸서 고향으로 내려가는 게 어떻겠나?” 라는 충고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는데 이로 인해 주인공은 입을 떼지도 못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고 만다.

 

편집자의 말은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건 주인공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충고는 악조건에서 만화가가 되겠다는 일념하에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할 소리는 아니었다. 주인공의 말대로 편집자가 한 말은 꿈을 좇는 인간에게 있어서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직접적이고 예리한 충고는 듣는 사람에게 득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주인공이 심약한 사람이었다면 편집자의 말 한마디로 인해 자살 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주인공이 편집자의 한 마디 말로 인해 자살했다면 편집자의 조언은 역효과만 불러온 셈이다. 다행히 주인공은 역경을 딛고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어서 이런 심한 말을 듣고도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아무리 맞는 소리고 적절한 충고라고 해도 상대방의 꿈을 짓밟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 특히 권력을 쥐고 있는 자는 자신의 조언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파장을 감안해서 더더욱 신경을 써가며 말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악조건에서도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래 한 곡을 소개해주고 싶다. 넥스트‘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곡인데 듣고 나면 한결 마음에 위로가 될 것이다. 꿈을 위해 힘들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노래를 권한다.

 

우리가 세상엔 과학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미지의 사건들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두려워하는데 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인간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다. 그러니 모른다고 해서 너무 두려워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기 전엔 알 수 없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인간은 망각의 생물인 것이다.”

 

“살아 있는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는 넓은 세계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 쓸쓸한 존재들이 수없이 많다.”

 

“살아 있기 때문에 꿈을 좇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뭐, 겁을 내든 고민을 하든, 웃든 말든, 죽음은 올 때 오는 거야. 언제 올지도 모르는

그 녀석을 두려워하면서 위축되어 사는 건 얼빠진 짓이지.”



d****3 2010.08.08. 신고 공감 13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7편의 이야기가 사치코서점으로 이어지는 기묘하고 묘한 스토리
"7편의 이야기가 사치코서점으로 이어지는 기묘하고 묘한 스토리" 내용보기
어느순간 미스터리 소설의 긴박함과 절묘함과 허를 찌르는 반전에 매력을 느껴 탐독하게 된 소설들 중 하나인 이번 소설 <사치코 서점>은 읽은 책들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인 '슈카와 미나토'는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 '꽃밥'이라는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2002년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으로 데뷔하며 이듬해 제10회 일본 호러소설대
"7편의 이야기가 사치코서점으로 이어지는 기묘하고 묘한 스토리" 내용보기

어느순간 미스터리 소설의 긴박함과 절묘함과 허를 찌르는 반전에 매력을 느껴 탐독하게 된 소설들 중 하나인 이번 소설 <사치코 서점>은 읽은 책들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인 '슈카와 미나토'는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 '꽃밥'이라는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2002년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으로 데뷔하며 이듬해 제10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받는 등 <노스탤직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하였다고(서지 정보 중에서).

 


 

이 책속에는 짤막한 단편으로 일곱 편의 작품이 등장하는데, 모두가 <사치코 서점>과 얽혀있다는 점에서 참 독특한 구성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사치코 서점>은 1970년대 도쿄의 서민동네인 아카시아 상점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가슴 아프도록 그리운 사람들, 돌아올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다보면 일반 소설인가 하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반전에 섬뜩함과 동시에 기묘한 느낌과 긴 여운이 오래도록 스며드는 참 독특한 작품인 것 같다.

게다가 각각의 이야기가 따로따로인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에서 연결이 되는 독특한 구조가 이야기를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느껴진다.

사실 호러의 느낌이라고 하지만 호러스러운 오싹함보다는 살짝 어두운 공간을 이동할때 느껴지는 긴장감을 안고 보는 듯한, 그리고 그 어두운 곳을 지나고 나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안도감 같은게 살짝 느껴지는 아이러니함이 또 매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그렇다고 이야기 전개를 많이 꼬거나 꽤 복잡한 구조로 가지 않아서 더 좋은 것 같다. 게다가 사실 뭐랄까, 판타지의 느낌도 살짝 나서 더 흥미진진한 면도 있다.

 

예로부터 이 세상과 저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가쿠지사 절 옆에 자리를 한 도쿄의 서민들이 사는 동네, 그곳에는 전차(일본 전철)가  지나가며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그 마을에서 현실에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기묘하고 신비로운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 신비한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이 바로 아카시아 상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부에는 사치코 서점이 있고, 그 헌책방에는 항상 어딘가 의문에 싸인 듯한 헌책방 주인이 있다.

 

그렇게 시작하는 각각의 단편을 살짝 소개해보자면, <수국이 필무렵>에서는 살해당한 아버지가 이승의 가족을 도와주기 위해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난 라면집 앞에서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한 사내가 서 있는걸 보게 되고 그 모습이 고지라는 등장인물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놀라운 반전으로 이어진다.

<여름날의 낙서>는 말그대로 내용을 알수 없는 종이가 마을에 나붙기 시작하면서 그 종이에 병을 앓고 있는 동생이 죽게 될거라는 예언임을 알고 형이 동생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사랑의 책갈피>는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여자의 마음>은 잦은 폭력에도 남편을 사랑하는 여인과 그 남편이 갑ㅈ작스럽게 죽자 어린 딸과 함께 남편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빛나는 고양이>는 책 표지 이미지에서도 살짝 나와 있는데 참 독특한 전개로 이어진다......

 

이렇게 각각의 단편으로 보면 제각각 다른 이야기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수수께끼가 풀리듯 한꺼번에 해결되는 구성이, 참 독특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놀라운 전개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다른 호러나 미스터리처럼 잔인하거나 섬뜩하고 오싹한 느낌이 전면으로 나타나기보다 사실 등을 서늘하게 하는 그런 느낌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섭기만 한 내용은 아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나 섬뜩하기는 하지만, 뭔가 아픔이나 슬픔이 느껴지는, 그리고 또 안타깝거나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출하게 만들기도 한다. 환상적이면서도 기묘한 이야기 구성이, 각각의 단편 속에서 독특한 전개로 이어지면서 마지막에는 실타래가 풀리듯 연결되어 있는 독특한 구성이 참 재미있었다.  이 분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참 좋은 시간이었다.



m******m 2010.11.0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치코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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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총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면 기묘한 이야기 하나 둘 쯤이야 있기 마련이지.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네. 얼마 있다 보면 익숙해질테니까. <p.187 빛나는 고양이 中에서>   슈카와 미나토의 사치코 서점은 도쿄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아카시아 상점가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겪는 기묘한 이야기들로 구성되 있다. 저세상과 통하는 문이 있다는 '가쿠지사'라는 절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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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총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면 기묘한 이야기 하나 둘 쯤이야 있기 마련이지.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네. 얼마 있다 보면 익숙해질테니까. <p.187 빛나는 고양이 中에서>

 

슈카와 미나토의 사치코 서점은 도쿄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아카시아 상점가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겪는 기묘한 이야기들로 구성되 있다.

저세상과 통하는 문이 있다는 '가쿠지사'라는 절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다른곳에서 느낄 수 없는 신기한 일도 '그럴수 있지 뭐~ 고개 끄덕여 진다고 해야할까 -

수국이 필 무렵, 여름날의 낙서, 사랑의 책갈피, 여자의 마음, 빛나는 고양이, 따오기의 징조, 마른잎 천사등 7개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조금은 쓸쓸하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다.

꽃밥, 새빨간 사랑, 수은충, 도시전설 세피아등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 책은 '꽃밥'을 읽고 났을때의 기분과 많이 비슷하다.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존재들로부터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아련하고 안타까운 느낌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젊음이란 정말로 깨지기 쉬운 것이야.

자네한테는 그런 기억이 없나 ?

지금까지 믿었던 것이 갑자기 불확실해지거나,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급작스럽게 무서워지기도 하고, 자신이 당치도 않을 만큼 쓰레기 같은 존재로 느껴지거나, 하찮은 일에도 망설이고 고민하는, 멋지게 표현하자면 '청춘의 미로' 같은 것 말이야.

어떤 인간이라도 한 번쯤은 지나가는 통고의례 같은 것이지. <p. 208 따오기의 징조 中에서>

 

수국이 필 무렵은 소설가를 지망했던 젊은 청년 '고지' 들려주는 이야기로 희락정이라는 라면가게 주인이 죽은 사건과 얽히면서 살해당한 아버지가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아내와 딸을 지켜준다는 이야기고, 여름날의 낙서는 심한 소아천식을 앓았던 나 '게이스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형과의 소중하면서도 안타까운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랑의 책갈피는 사와야라는 주류상점의 딸 '구니코'가 겪은 이야기로 헌책방에 꽂혀있는 랭보의 책에 끼워져 있던 책갈피를 통해 몰래 좋아하는 남학생과 편지를 주고받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여자의 마음은 가스미소의 하츠에가 겪은 이야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녀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빛나는 고양이는 만화가가 되고픈 가난하고 고독한 젊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고양이 치타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오기의 징조는 <아카시아 비가 그칠때>라는 노래만 틀어주는 레코드 가게 '유성당'의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생명이 사라지기 전 본인에게만 보이는 전조 증상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 마른잎 천사는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치코 서점'의 주인 가와가미에 대한 이야기로 책 중간중간 묵직하게 담아주고 있었던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각각의 단편이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 폐점한 것으로 나오는 사치코 서점과 괴팍해 보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가와가미 노인이 다시 떡하니 나오기도 하니까. 각각의 이야기가 뜻밖의 곳에서 다시금 이어지는 재미도 쏠쏠하고, 수국이 필 무렵 - 시클라멘의 가호리, 여름날의 낙서 - 사랑과 죽음을 바라보며, 사랑의 책갈피 -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여자의 마음 - 그럼 어때, 행복하다면, 빛나는 고양이 - 게이코의 꿈은 밤에 열리다, 따오기의 징조 - 아카시아 비가 그칠때, 마른잎 천사 - 마음의 여행등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이야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라디오 사연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듯.

 

"재미있네요. 이 세상일이란 것이.

매일매일 누군가가 떠나고, 또 매일매일 누군가가 찾아오는군요.

시대도 바뀌고, 유행하는 노래도 바뀌고.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예나 지금이나 다 비슷합니다" <p.273 마른잎 천사 中에서>

 

매일 누군가 떠나고, 매일 누군가가 찾아온다지만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사람도 있다. 더 많이 사랑한 자가 약자라고 했던가 -

그런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 한구석이 저릿저릿 아파오는 듯. 섬뜩하지만 따뜻한 여운이 남는 기이한 이야기라는 띠지의 글귀가 딱 맞구나 싶다 !!

 

h****0 2010.09.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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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이고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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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봐도 으스스한 분위기다 공포? 스릴러? 아님 호러? 겉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그저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참 아름다운 이야기다 하는걸 알수 있었다   이 책은 1970년 무렵의 도쿄 서민동네 아카시아 상점가에서 펼쳐지는 슬프면서도 신비한 일들을 써내려간 일곱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처음에는 미스테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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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봐도 으스스한 분위기다 공포? 스릴러? 아님 호러?

겉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그저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참 아름다운 이야기다 하는걸 알수 있었다

 

이 책은 1970년 무렵의 도쿄 서민동네 아카시아 상점가에서 펼쳐지는 슬프면서도 신비한 일들을 써내려간 일곱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처음에는 미스테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단편처럼 보이지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도 있다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미스테리하고도 신비스러운 일들이 생겨나면서 그 사연들이 적혀있다

살해당한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지켜주는 수국이 필무렵, 남동생을 위해 목숨마저 내던지는 형의 모습을 그린 여름날의 낙서, 신비한 고양이가 만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한 젊은이의 방을 찾아오는 비차는 고양이 먼저 간 아내를 한번만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아카시아 상점가를 떠나지 못하는 간절함을 한 소녀가 구원하는 마른 잎 천사등 일곱편의 단평이 있다

사치코 서점은 헌책방이다

그 서점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각각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현실이 아닌 신비스러운 일들을 겪으면서 이들은 앞으로 한발짝씩 나아간다 그리고 추억으로 간직한다

 

어찌보면 이 아카시아 상점가는 죽은자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오싹한 마을에서도 신비스러운 일들이 생겨나고 사치코 서점의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듣게 된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건 바로 이 헌책방 사치코 서점이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섬뜩하기도 하고 살벌하지만 각자 사연을 담고 있어 읽다보면 가슴시린 사연들도 있다

한번쯤 그냥 쉬면서 읽는것도 괜찮을듯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2010.09.03.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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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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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더운 여름이면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쭈뼛쭈볏서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공포영화, 공포드라마, 귀신괴담들까지...그리고 어김없이 생각나는 미스테리 공포 추리장르의 소설들. 사실 어느 계절에 읽어도 재미있지만 역시 여름에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사치코 서점>의 표지만 보면 이런 여름에 생각나는 오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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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더운 여름이면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쭈뼛쭈볏서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공포영화, 공포드라마, 귀신괴담들까지...그리고 어김없이 생각나는 미스테리 공포 추리장르의 소설들. 사실 어느 계절에 읽어도 재미있지만 역시 여름에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사치코 서점>의 표지만 보면 이런 여름에 생각나는 오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 오히려 후끈한 여름에 마음 한구석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들이였다.

 

<수국이 필 무렵>, <여름날의 낙서>, <사랑의 책갈피>, <여자의 마음>, <빛나는 고양이>, <따오기의 징조>, <마른잎 천사> 총 7개의 에피소드들도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편은 <사랑의 책갈피>였다. 사와야 주점의 구니코가 사치코 서점에서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가 책을 읽는 것을 보게 되는데, 궁금증에 책을 펼쳐보게 된다. 그 속에서  책갈피를 발견하게 되고, 설레이며 그에게  조심스레 글을 남긴다. 그 이후 계속해서 구니코와 그의 책갈피로의 대화가 이어진다. 자신을 숨기며 이니셜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그들의 풋풋하고 두근거리는 감정들의 이야기와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신비한 힘에 의해 한번 쯤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한번 쯤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이 드는 이야기를 모은  환상집, 기담집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분명 사람이 아닌 기이한 존재와 소재들이 매 편마다 등장하지만 두려움과 무서움 보다는 애잔함이, 아련함이, 때론 쓸쓸함이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훈훈한 온기가 감도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저마다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아직 자신이 있던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이들의 사연들에는 안타까움도 많이 느껴졌다.  

 

1970년 무렵의 도쿄 서민동네 아카시아 상점가에 서 있었던 사치코 서점. 처음엔 사치코 서점 자체가 영혼과의 만남을 이어준다던지 하는 미스테리한 장소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보단 여러 사람들이 오가며  자신들의 겪은 기묘한 이야기들을 털어놓는 사랑방같은 장소였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믿어주고 들어주는 유일한 사람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투박해 보이는 주인의 숨겨진 사연과 함께 사치코서점은 언제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아카시아가 상점가 한 쪽에 한결같이 자리 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언젠가 일본거리에서 고즈넉한 느낌을 풍기는 헌책방과 그 안에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듯한 주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때의 사치고 서점이 그리고 이 소설이 많이 생각나겠지...

t******m 2010.07.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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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아카시아 상점을 거닐며 듣는 삶의 이야기들
"'사치코 서점' 아카시아 상점을 거닐며 듣는 삶의 이야기들" 내용보기
<사치코 서점>은 얼핏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카시아 상점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곱 개의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마다 ‘사치코 서점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백발의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지닌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철로 변에 위치한 아파트나 이승과 저승을 잇는 신비한 가쿠지사(절) 등 작품에서 주요 배경이 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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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은 얼핏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카시아 상점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곱 개의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마다 ‘사치코 서점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백발의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지닌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철로 변에 위치한 아파트나 이승과 저승을 잇는 신비한 가쿠지사(절) 등 작품에서 주요 배경이 되는 건축물들 혹은 상점가 자체가 화자로서 담담히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느낌도 든다.

 

인생은 참 신기하다. 어떤 때는 굉장히 애절한 순간이 있는가 하면, 믿을 수 없이 끔찍하고 잔혹한 일들이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기도 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 있는가 하면 영혼 혹은 감정의 끌림에 의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또 혼자 있어도 모든 것을 품은 듯한 충일감을 느끼는가 하면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모두가 별것 아니라 하는 것에 평생을 매여 고생하기도 하는가 하면 모두가 두려워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에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복잡하고도 다양한 일들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각각의 특징을 지닌 채 어울려 살기도 한다.

 

작품 속 아카시아 상점가는 바로 이 복잡하고 다양한 한 사람의 인생이나 사회, 혹은 세상을 확대하거나 축소시켜놓은 것 같다. 이 소설은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네 삶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추억에 잠기게 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내게 하는 안타까움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다.

 

한적한 절을 지나 ‘아카시아 비가 그칠 때’를 들으면서 상점가를 거닐다 서점에 들러 험상궂지만 알고보면 온화하고 다정다감한 주인 할아버지와 주류상점에서 사온 캔 맥주를 하나씩 들며 한담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스낵바에서 간단히 한 잔, 그리고 라면가게에서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집으로 오는 상상을 당분간 하며 지낼 것 같다.

 

또 하나, 이 책을 읽다보면 주요 시간배경이 일본의 1970년대 쯤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간 적도, 본 적도 없는 그 시절, 그 장소에 대한 그리움 혹은 향수와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재미를 개인적으로 맛볼 수 있었다.

 

 

인상깊은 구절
울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울어도 좋다. 하지만 실제로 지나친 눈물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눈물은 그 맛을 씹어가며 다시 일어서기 위한 것이다. 그저 우는 것이라면 개나 고양이도 할 수 있다.
- p.132 '여자의 마음' 중에서
p*********h 2010.07.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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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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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스터리 호러의 대가'라는 슈카와 미나토의 연작 단편 소설집입니다. 1960~70년대 도쿄의 작은 동네, 아카시아 상점가에 있는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치코 서점이 주인공은 아니고 일곱 개의 단편의 화자는 각각 따로 있고 사치코 서점이 등장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오키 상과 다른 상들을 받은 작가인데 호러 쪽은 관심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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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스터리 호러의 대가'라는 슈카와 미나토의 연작 단편 소설집입니다. 1960~70년대 도쿄의 작은 동네, 아카시아 상점가에 있는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치코 서점이 주인공은 아니고 일곱 개의 단편의 화자는 각각 따로 있고 사치코 서점이 등장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오키 상과 다른 상들을 받은 작가인데 호러 쪽은 관심 밖이라 꺼리다가 '서점'이라는 부분에서 궁금증을 자아내어 보게 되었습니다. 'Always 3번가의 석양(야마모토 코우시)'과 좀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쪽은 기묘한 이야기 쪽에 가깝습니다. 동일하게 등장하는 사치코 서점, 카쿠지사 절, 아카시아 상점가에 대한 언급이 각 단편들마다 나오는데 다른 관점으로 기술되서 재밌습니다.


수국이 필 무렵

신혼 부부로 보이는 커플이 새 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소설가를 지망하는 주인공은 동네 한바퀴를 돌아봅니다. 사치코 서점의 주인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늙지 않았을까라고 평해봅니다. 초행이라 길을 잃고 헤매다가 한 남자를 발견합니다. 잠복 형사인가 했는데 나중에 라면가게에서의 사건을 듣고 진상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이 커플의 이야기도 드러나게 됩니다.

 

여름날의 낙서

초등학교 3학년이 화자입니다. 형과 함께 재밌게 노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이상한 낙서를 발견합니다. '나'의 형은 사치코 서점에 종종 가서 책을 사곤 했는데 무서운 주인 아저씨는 형과 이야기 할 때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고 묘사합니다. 낙서는 점점 늘어나고 그 낙서의 주인과 정체가 밝혀집니다. 그리고 형과의 관계라던가 숨은 이야기들이 알려집니다.

 

사랑의 책갈피

아카시아 상점가에 있는 '사와야'라는 주류상점 집 딸이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더 타이거즈'라는 그룹의 열렬한 팬입니다. 집안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음악만이 즐거움입니다. 그러다가 그 더 타이거즈 멤버중 좋아하는 '사리'와 닮은 남자를 보게 됩니다. 그를 짝사랑해왔기 때문에 그가 헌책방 '사치코 서점'에 들른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가 읽는 책을 읽게 됩니다. 살짝 쪽지를 끼워두는 것으로 쪽지 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과연 누구일지. 추리물 같은 느낌도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여자의 마음

앞의 단편에서도 잠시 등장했던 스낵바 '가스미소'의 마담이 화자입니다. 그녀의 집에서 잠시 일 했지만 남편이 싫어해서 그만둔 마키짱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그녀는 남편이 술마시고 때리고 그러는 형편없는 사람이지만 사랑이라고 믿고 달라질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그 남편이 우연히 죽게되고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빛나는 고양이

주인공은 만화가 지망생으로 가난하게 살고 있는 남자입니다. 우연히 목격한 고양이 싸움에서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가끔 자고 가는 그 고양이를 차타로라고 이름 짓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을 또 사귀게 되는데 바로 '사치코 서점'의 주인입니다. 그 주인은 만화에는 관심이 없는지 아주 저렴하게 팔고 있고, 귀한 만화도 구해서 저렴하게 줍니다. 그러다가 차타로가 오지않고 빛나는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나타납니다.


따오기의 징조

아카시아 상점가의 중고 레코드점 '유성당' 주인이 주인공입니다. 음반을 사러온 손님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사람에게는 이상한 능력이 있는데 사람이 죽기 전에 꼭 핑크색 무언가를 그 죽는 사람의 몸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한때는 너무 괴로워서 밖에도 못나가고 그랬지만, 어떤 계기로 잘 극복하게 된 이야기 입니다.


마른 잎 천사

이 이야기는 새로 이사온 신혼 부부의 부인쪽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그녀는 매일 밤낮으로 절에 가는 한 할아버지를 목격합니다. 한편 남편은 '미소노 사치오'라는 한 여류 시인의 책을 출간하려고 합니다. 어느 날 주인공은 그 절에서 여자아이를 목격하게 됩니다. 혼자 있기에는 너무 어린 것 같아서 가서 말을 걸어봅니다. 그리고 기묘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각 단편들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싹하게 무서운 부분도 있고 아련하게 가슴 아픈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60~70년대 이야기다 보니 소박하고 사람사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무서운 이야기 쪽은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게 심하게 무서운 편은 아니고 재밌게 읽어서 별 5개를 매겨봅니다.



 



책 정보


KATAMI UTA by Shukawa Minato (2005)

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발행처 북스토리

옮긴이 박영난

1판 1쇄 2010년 7월 12일




YES마니아 : 로얄 e*******d 2010.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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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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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幸子) 서점’을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은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서가에 꽂혀 있는 도서의 사이사이로 기괴하게 응시하고 있는 귀신의 형상이었다.총7편의 단편소설을 그린 이 도서는 각 단편마다 사치코서점이 단골처럼 등장한다는 이야기였다.평소 일본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었던 터라 미스테리 소설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섬뜩함과 애틋함,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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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幸子) 서점’을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은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서가에 꽂혀 있는 도서의 사이사이로 기괴하게 응시하고 있는 귀신의 형상이었다.총7편의 단편소설을 그린 이 도서는 각 단편마다 사치코서점이 단골처럼 등장한다는 이야기였다.평소 일본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었던 터라 미스테리 소설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섬뜩함과 애틋함,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야기로 가득 찼다.

1970년대 동경의 도덴(都電)이 지나가는 외곽의 어느 철길 근처에서 여러 인물들간에 발생하는 이야기들인데,한 음식점 희락정(喜樂亭)에서 주인 아저씨가 갑자기 들어온 괴한에 의해 목졸라 죽이는 살인사건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철로변에 한 중년의 남자가 늘 희락정을 응시하며 서있는 점에서 주인공은 괴이하게 생각하면서,사치코 서점에 들르면서 사건에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사건의 범인을 찾지는 못하지만 살해된 음식점 주인이 환생하여 자신이 운영하던 곳을 응시하며 남아 있는 부인과 딸을 지켜준다는 것이다.애틋함과 섬뜩함을 동시에 느꼈다.

배는 다르지만 남동생을 위해 목숨마저 내던지는 형의 모습을 그린 <여름날의 낙서>,만화가가 되려하는 젊은이의 방을 찾아오는 <빛나는 고양이>.부인을 여읜 남편이 마음 속으로 만나고 싶어 상점가를 떠나지 못하지만 한 소녀에 의해 뜻을 이룬다는 <마른 잎 천사>,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세레나를 그린 <사랑의 책갈피>등을 통해 사치코 서점은 자연과 신비한 세계를 여행했던 거같고 일곱 편의 이야기가 제각각 사연을 안고 흘러가지만 사치코 서점의 주인이 단골처럼 등장한다는 점입니다.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리 책과 관련되고 손님이 의문점을 갖고 있으면 골똘하면서도 친절하게 알려 주는 점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동경의 변두리에서 수국이 피어나고 아지랑이가 선로 위에 뭉개뭉개 피어나던 시절 무렵,’사치코 서점’을 통해 이웃 일본의 신비스럽고 일반인의 소소한 사연들이 가슴뭉클함으로 가득 찼던 시간이었다.예전에 읽었던 <조선왕조 500년 괴담>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j******6 2010.07.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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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카와 미나토 / 사치코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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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스릴러, 미스테리.. 이런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사실 책은 좀 꺼리던 나였다.왜냐하면 책으로 읽으면서 상상하는 이런 이야기를 더 오싹하고 무섭게 느껴지니까-하지만 <사치코 서점>은 다르다.이 책이 궁금하고 읽고 싶었던 이유는 '섬뜩하지만 가슴이 아린 아름다운 이야기' 라는 홍보글 때문이었다.섬뜩한데 가슴이 아리다는 건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 그럼 좀 덜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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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스릴러, 미스테리.. 이런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사실 책은 좀 꺼리던 나였다.
왜냐하면 책으로 읽으면서 상상하는 이런 이야기를 더 오싹하고 무섭게 느껴지니까-
하지만 <사치코 서점>은 다르다.
이 책이 궁금하고 읽고 싶었던 이유는 '섬뜩하지만 가슴이 아린 아름다운 이야기' 라는 홍보글 때문이었다.
섬뜩한데 가슴이 아리다는 건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 그럼 좀 덜 무섭지 않을까 하는 조금의 기대감!


첫번째 단편 수국이 필 무렵을 읽을 때는 물음표를 계속 머릿속에 띄워놓고 읽었던 거 같다.
아저씨의 정체를 알았던 순간에도 여전히 물음표를 안고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마음이 놓였고, 이런 이야기들로 엮어진 책이구나 하고 <사치코 서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본 두번째 단편 여름날의 낙서는 이제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것을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정말 무서웠고
마음이 정말 많이 많이 아팠다. 형의 마음도 동생의 마음도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며 조금의 눈물을 훔쳤었다.

사랑의 책갈피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때문에 머리카락이 솟아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고,

여자의 마음에서의 하츠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앞의 4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치코 서점 주인 할아버지는 계속 나오는데 뭐하시는 분이지? 라고 조금의 의심이 있었다면,
빛나는 고양이에서는 할아버지의 정체가 너무 궁금해지게 만든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망친 꿈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이여 어떤 꿈이었을까 하고-

따오기의 징조는 다 읽고 나서 한번 더 읽었다.
편안한 말투로 정말 이야기 하듯 써진 이 이야기는 '아 이래서 이랬구나' 하고 앞에부터 다시 읽으니 좀더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혀지더라.

마지막 마른 잎 천사에서 드디어 밝혀진 사치코 서점 주인 할아버지의 정체!
10시 10분 눈썹을 하고 계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앞의 모든 이야기에 등장한 할아버지의 말들을 설명하기에 충분했으며
책을 다시 한번 더 읽고 싶게 만들었다.

다시 사치코 서점을 읽게 되면 처음에 느꼈던 것 보다 공포는 약해지겠지만,
아마 몇번을 읽어도 가슴아프고 슬픈 마음은 약해지지않고 오히려 더 짙어지지 않을까 싶다.
s****j 2010.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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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치코 서점_슈카와 미나토
"[서평] 사치코 서점_슈카와 미나토" 내용보기
칠정이 담겨 있는 기묘한 이야기     기쁨, 성냄, 근심, 두려움, 사랑, 미움, 욕심을 가리켜 불교에서는 칠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칠정이 흔들려서 얻게 되는 담을 가리켜 '기담'이라고 합니다. 기묘하고도 몽환적인 색으로 뒤덮인 작품 속 배경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다 기담이 느껴지네요.  <사치코 서점>은 70년대 도쿄에 위치한 한적한 동네에서 발생한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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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정이 담겨 있는 기묘한 이야기

 

  기쁨, 성냄, 근심, 두려움, 사랑, 미움, 욕심을 가리켜 불교에서는 칠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칠정이 흔들려서 얻게 되는 담을 가리켜 '기담'이라고 합니다. 기묘하고도 몽환적인 색으로 뒤덮인 작품 속 배경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다 기담이 느껴지네요.

 <사치코 서점>은 70년대 도쿄에 위치한 한적한 동네에서 발생한 7가지 사건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고 있습니다. 그리움과 연민은 <사치코 서점>의 기묘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대표적인 감정입니다.

 

  그리움과 연민 그리고 따뜻함

 

  살해당한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지켜주기 위해서 서있는 '수국이 필 무렵', 도깨비 낙서를 소재로 친형제는 아니지만 형제보다 더 진한 형제애를 보여주었던 형을 회상하는 '여름날의 낙서', 지옥에서의 한철-랭보를 주제로 한 책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 '사랑의 책갈피',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죽음 앞에 선 여자의 마음이 선택한 비극적 결말 '여자의 마음', 꿈을 좇아 상경한 만화가 지망생이 겪는 고양이 영혼과의 동거 '빛나는 고양이', 죽음의 운명을 사인으로 볼 수 있는 사내의 회상 '따오기의 징조', 사치코 서점 주인의 애달픔에 답하기 위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돌아온 어린아이 '마른 잎 천사'

  아카시아 상점가의 오래된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산자와 죽은자를 연결하며 연민을 불러 일으키지만 동시에 따뜻함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비록 친형제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사인에 맞서다가 행발불명된 형'아사이 히데노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생의 이야기를 담았던 '여름날의 낙서'와 '여자의 마음'편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어린 마치코가 다시 등장하는 '마른잎 천사'편은 그리움과 연민 그리고 따뜻함이 절정에 이르는 시간들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스탤직 호러(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소재로한 신세대 공포장르)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그리움을 담아가고 살아갑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인 슈카와 미나토는 마음 속 깊은 곳 마치 고향과도 같은 감정에 호러를 접목한 장르를 개척하면서 미스테리함을 담아내는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독특한 작품성을 표현한 작가입니다.

  소설과 나오키 산주고를 기념하여 제정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다운 유려한 문체와 제10회 호러대상소설 단편상을 수상한 '호러소설의 대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슈카와 미나토'가 들려주는 <사치코 서점>이야기. 한 겨울 추운 밤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말이죠, 약간 기묘한 일도 일어나긴 합니다만.

 그것도 뭐, 좋습니다."



s******a 2011.02.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