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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자급자족 도심농장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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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마당의 제국 / 매니 하워드 / 남명성 / 시작]   먹을거리가 이동한 거리를 지칭하는 ‘푸드 마일(food mile)’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먹을거리가 지나온 이동거리를 뜻하는데, 자신이 사는 곳에서 만든 음식이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생산된 것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1인당 1톤의 먹을거리에 대한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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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마당의 제국 / 매니 하워드 / 남명성 / 시작]

 

먹을거리가 이동한 거리를 지칭하는 ‘푸드 마일(food mile)’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먹을거리가 지나온 이동거리를 뜻하는데, 자신이 사는 곳에서 만든 음식이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생산된 것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1인당 1톤의 먹을거리에 대한 푸드 마일이 우리나라는 5,121 km, 프랑스는 869 km 라고 한다. 칠레산 포도는 20,000 km를 배타고 비행기타고 건너와 우리 식탁에 오른다. 가까운 이웃에서 바로 가져오는 것과 십 여일 또는 한 달 넘게 걸려서 오는 음식은 신선도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또한 오래 시간을 견디도록 약품처리도 할 것이니, 우리 주변에서 얻는 음식(로컬 푸드)은 제철음식이어서 몸에 좋고, 이동에 따른 에너지 낭비도 없고 친환경이어서 좋다.

 

경제 소득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먹을거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예전에는 그저 값싸고 양이 많은 것을 원했다면, 요즘에는 비싸더라도 친환경, 유기농의 좋은 음식을 선호한다. 배고파서 먹는 음식에서 몸에 좋은 음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푸드 마일’과 ‘로컬 푸드’에 관한 생각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이를 실천에 옮기려는 도시의 개혁가들이 등장한다. 먼 곳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나는 음식을, 화학 처리된 음식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구해 먹으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난 먹을거리를 섭취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을 로커보어(Locavore : local, 지역 +vore, 먹다, 라틴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서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을 자급자족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최근에 베란다 텃밭을 가꾸거나 주말농장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뭐라 불러야 할까. 개혁가들보다 더한 개혁가들? 아님 그냥 괴짜?

 

저자 매니 하워드는 잡지사에서 음식 칼럼을 쓰는 기자였다.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과 식당에 대한 기사를 써오던 저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일에 회의가 들었고 몸과 마음이 지쳤다. 뭔가 변화를 필요로 하던 차에 일을 그만 두고 쉬려는데 잡지사의 편집장이 도심농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6개월 동안만 뭔가를 해보라고.. 그렇게 해서 도시에서만 살아온 뉴요커가 먹을거리 자급자족에 도전한다. 저자는 뉴욕 한복판에서 먹을거리 자급자족을 위한 도심농장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자신의 집 뒷마당을 손봐서 채소 심을 밭을 만들고, 단백질(고기)을 얻을 수 있는 가축(물고기, 토끼, 닭)도 기른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사람이 농사와 가축 키우는 일이 쉽겠는가. 저자는 오랜 시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자녀와 아내, 이웃들과 크고 작은 대립도 하게 된다. 게다가 자연환경(햇빛, 비, 바람, 기온)도 저자를 쉬 도와주지 않는다. 치열하게 6개월을 보내고 저자는 프로젝트를 마감한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저자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해야 한다. 뒷마당에서 거두어들인 채소와 고기를 이웃과 나누며 잔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하다. 기껏 감자 몇 개와 계란 몇 알이 전부다. 그러나 저자는 먹을거리 자급자족 외에도 많은 것을 얻는다. 환경에 대한 생각, 농사에 대한 생각, 가족의 소중함, 사랑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 등등.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저자의 삶은 많은 변화를 만난다.

 

단순히 로컬 푸드를 얻는 것이라면 저자는 굳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저자는 직접 농사를 짓고 가축 기르는 일을 시작한다. 거기엔 생산자와 소비자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장바구니를 들고 불타는 사명감에 돌아다니는 도시의 로커보어를 그냥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내 생각에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심사숙고해서 물건을 사는 것뿐이다. 농장은 나를 일반적인 소비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줄 것이다. 로커보어의 딜레마는 아무리 깊이 고민을 해도 자신은 여전히 소비자라는 사실이다. 농장은 나를 한 단계 더 깊은 상태, 즉 생산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로컬 푸드를 찾아 먹는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것이다. 생산자가 되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몸소 배워나가는 일은 마치 수행을 하는 것과 같았다. 저자는 몇몇 부분에서 인식의 대전환을 맞는다. 저자는 농사의 토대가 되는 땅에 대해서 다음의 인용문을 소개한다.

 

     땅이 제대로 쓰이려면 땅을 쓰는 사람이 땅을 잘 알아야 하고, 땅을 잘 쓰겠다는 마음이 커야 하고, 땅을 잘 쓸 시간이 충분해야 하고, 땅을 잘 쓸 능력이 있어야 한다. 농부는 자신이 돌보는 땅을 잘 알고 사랑해야 한다. - (책 중에서 웬델 베리의 글)

 

또한 한때 잘나가던 잡지사 기자가 농사에서 막힘이 있자 겸손해지기도 한다.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으며 감히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가끔은 우리보다 지식이 적은 사람들이 더 좋은 해결책을 찾는다는 점이다. 또 꾸준히 농사를 지어보면 같은 지식, 같은 연장, 같은 기술을 가졌지만 땅을 망치는 농사꾼이 있는가하면 땅을 지키고 더 좋게 만드는 농사꾼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와 조리해서 식탁에 올라온 음식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 끼 식사를 ‘때우다’는 표현으로, 아주 거추장스러운 일로 말하기도 한다. 우리 삶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행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숭고한 일이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이처럼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을 바꾼다면 삶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서 실천에 옮기면 늦더라도, 작더라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좌충우돌 농사일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우리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묻는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깨닫고 느낀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감자 한 개, 계란 한 알, 호박 한 덩이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끝으로 저자가 책 속에서 인용한 다음 문장을 적는다.

 

     땅과 노동, 사람, 사회는 모두 문화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관계를 지식으로 표현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모두 양으로 잴 수 없기 때문이다. 지식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많은 노동자가 너무 많은 자원을 변화시켜 너무 많은 제품을 너무 많은 소비자를 위해 만들고 있다.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땅과 노동, 사람, 사회를 지식이나 수량으로 표현하려고 하면 언제나 요소들이 대립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 (글 중에서 웬델 베리의 글)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 / 최영준 / 한길사
굿바이, 스바루 / 덕 파인 / 김선형 / 사계절

o*****a 2011.02.2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 뒷마당의 제국] 자급자족 프로젝트는 낭만이 아니라 전투이다.
"[내 뒷마당의 제국] 자급자족 프로젝트는 낭만이 아니라 전투이다." 내용보기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전원주택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생각만해도 왠지 멋스럽고 낭만적인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은 또 다른 이상을 나에게 심어주고 있었는데 그것은 전원주택이니 만큼 그 주변에는 예쁜 꽃도 심고 싱싱한 농작물을 키워 나와 내 가족이 먹을 간단한 먹거리정도는 자급자족 하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난 앞으로 있을 나의 핑크빛 미래에 대
"[내 뒷마당의 제국] 자급자족 프로젝트는 낭만이 아니라 전투이다." 내용보기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전원주택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생각만해도 왠지 멋스럽고 낭만적인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은 또 다른 이상을 나에게 심어주고 있었는데 그것은 전원주택이니 만큼 그 주변에는 예쁜 꽃도 심고 싱싱한 농작물을 키워 나와 내 가족이 먹을 간단한 먹거리정도는 자급자족 하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난 앞으로 있을 나의 핑크빛 미래에 대한 조언을 좀 들어보자는 엉뚱한(?) 동기로 읽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 넓디 넓은 미국에서 다른 곳도 아닌 뉴욕에 그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니 이 남자도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러나...처음에는 기쁘게만 읽었던 내가 지금은 절망스럽게 책장을 덮고 말았다.

내가 꿈꾸던 텃밭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아보였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농사에 대한 어떠한 경험도 없고, 지식도 없는 순초짜였기에 더 힘들었겠고 또한 처음 시작하는 사람치고 너무 많은 욕심을 냈었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급자족 프로젝트는 거의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엄청난 노력과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무턱대고 대책없이 덤벼둔 저자도 그랬지만 역시 작은 열매하나 쉽게 얻어지는 일은 없어보였다. 갑작스런 태풍이나 재난 때문에 하루 아침에 모든 것들이 날아갈 수도 있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병충해와 벌레들의 공격으로 더 큰 화를 불러 일으킬 수 도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확인도 못한 상황에서 기르던 토끼나 동물들이 죽어나가고 이 과정에서 부상까지 당하면 그것이 여전히 낭만적인 텃밭으로 보일까? 나 같으면 당장 때려치고 속 편하게 마트로 달려 가버릴 것 같다.

내 생각에 이 책의 저자 역시 거대한 농장주의 꿈을 꾸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같지는 않다.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시작은 했지만 자신도 이렇게까지 힘들줄은 몰랐으리라. 그러나 끝까지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가 느낀 건 농사의 어려움은 물론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배운건 아니었을까?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는 가족들과 많은 트러블을 겪게 된다. 나 같아도 내 아름다운 뒷마당에 멋진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냄새나는 동물들이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죽어나간다면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치고 말았을 것이다. 저자 역시 가족들(특히 잘나가는 부인)과 여러 문제를 겪지만 그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가족의 배려와 사랑을 더욱 진하게 느낀 것 같다.

그리고 진짜 먹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위대한 과정을 거치는 것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아무래도 당분간은 내 텃밭에 대한 핑크빛 낭만은 버려야 할 것 같다.

 

s*****m 2010.09.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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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마당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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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 뒷마당의 제국 저자 : 매니 하워드 가격 : 원가 13,000원 ( 구입가 : 0원 ) 이유 :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시립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책. 독서 후 : 평생을 도시민으로만 살아온 작가가 자급자족으로 1달간을 생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솔직하게 담은 책. 농사란 것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농사꾼 자식인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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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 뒷마당의 제국

 

저자 : 매니 하워드

 

가격 : 원가 13,000원 ( 구입가 : 0원 )

 

이유 :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시립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책.

 

독서 후 : 평생을 도시민으로만 살아온 작가가 자급자족으로 1달간을 생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솔직하게 담은 책.

 농사란 것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농사꾼 자식인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 생활을 상처와 부인과의 의견 대립을 이겨내고 이뤄낸 작가를 지켜볼 수 있던 책이었다.

 자급자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간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농사는 취미로는 할 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므로.


w*******5 2019.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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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도락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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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지금, 하나의 취향이거나 고급한 도락이다. 축복처럼 보였던 산업화가 당도한 뒤, 식탁을 점령한 것이 값싸고 풍성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광우병, 슈퍼박테리아의 음울한 그림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디어는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위무한답시고 몇 개의 낱말을 신탁처럼 흩날렸다. 웰빙, 로하스, 로커보어... '착한 소비'로 요약될 수 있는 그 신조어들은 도시 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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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지금, 하나의 취향이거나 고급한 도락이다. 축복처럼 보였던 산업화가 당도한 뒤, 식탁을 점령한 것이 값싸고 풍성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광우병, 슈퍼박테리아의 음울한 그림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디어는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위무한답시고 몇 개의 낱말을 신탁처럼 흩날렸다. 웰빙, 로하스, 로커보어... '착한 소비'로 요약될 수 있는 그 신조어들은 도시 중산층의 감성과 윤리를 감싸안으며 널리 유행처럼 번졌다. 그렇지만 소비는 소비일뿐, 무언가를 끊임없이 쓰고 버리고 휘발유와 탄소발자국을 덕지덕지 묻힌 채 '잘 썼다'고 혼자 가슴을 주무르며 안도하는 일이 제대로 된 해결책일 수는 없었다. 자본과 산업이 장악한 생산과 유통망에 작은 우회로를 만드는 일도 필요할 것이지만 그 이상, 아예 처음부터 다른 생산과 유통, 소비가 아닌 생활을 꿈꿀 수는 없을까? 돈벌이로서가 아니라 자급과 공존을 위해 농업을 재발견하고 그에 맞춰 삶을 재편하는 일,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하며 99%를 고용하고, 1%에게만 이윤을 몰아주는 폭주적 산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형태로, 나 자신뿐 아니라 다른 생명과 지구까지 아우르며, 부유하게 살기 보다 소박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농업, '오래된 미래'로서의 농업은 다시 살아나는 중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도시에 거주할 수 밖에 없는 이들도 '도시 농업'이라는 각개전투로 여기에 동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새로운 경향이 다수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닌데, 기득권을 가진 기업뿐 아니라 사실상 기업과 결탁한 정부와 토건화된 지방자치권력, 변화를 바라지 않는 적지 않은 개인들도 이를 반대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에서 살펴보면, 조명받는 농업은 그저 주말농장이거나 산업화 유기농이 거의 전부다. 눈여겨 보지 않는다면, 우리가 미디어에서 살필 수 있는 농사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 천편일률적으로 하나의 취향이거나 고급한 도락일 뿐이다.

 

도시인으로 살다가 거슬러 다시 농업으로 돌아간 이들, '개혁'보다는 '변혁'을 생활방식으로 선택한 이들의 책을 최근에 주로 읽었다. 웬델 베리의 <생활의 조건>, 바바라 킹솔버 스티븐의 <자연과 함께 한 1년>, 노벨라 카펜터의 <내 농장은 28번가에 있다> 등등. 대체로 그 책들은 난생 처음 농사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공포로 시작해, 농부가 되면서 피부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결과적으로 삶을 바꿔서 얻은 놀라운 행복에 대한 예찬으로 끝난다. 그러니까, 대개 이 부류의 책들은 '해피 엔딩'인 셈이다

 

그러므로, 이같은 책들을 읽는 일은 재미와 함께 안도감을 주었다. 몇 년간의 준비 계획을 세우고 차근히 도시 탈출의 꿈을 꾸고 있는 나로서는 앞서 시도해 본 자들이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으며 그 과정 역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는 점이 초심자의 불안을 위로해 주는 데가 있었다. 길을 떠나기 앞서, 선행자들이 하나같이 놀라운 경험을 했으며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한 격려인가.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당에, 매니 하워드의 <내 뒷마당의 제국>을 골랐다. 마찬가지의 결과를 기대하면서.

 

저자는 음식 평론가로 여러 유명한 신문과 잡지에다 음식과 요리사에 대한 수많은 글을 써 왔다. 중간에 그는 방향을 틀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하게 되는데, 거기서 겪은 이야기들을 다큐로 만들어 제작하려고 몇 년 간 혼신을 쏟아붓던 차에 <뉴욕매거진>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의뢰받는다. 집에서 도시농업을 시작하고 거기서 나온 음식으로만 먹고 살며 그 경과를 철저히 기록하라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비용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이 지원하겠다는 것(원고료도 별도로 챙겨주고!).

 

그리하여 매니의 여행은 갑작스레 시작된다. 집의 뒷마당을 갈아엎고, 흙을 새로 깔며 토끼를 키우고, 닭을 키우고, 오리를 키우고, 온갖 작물을 기른다. 한번도 농부를 꿈꿔 본 적 없고 자의로 이 일에 뛰어들지도 않은 그는, 완전 '쌩 초보'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난을 겪으며 농장과 가족과 생활을 그야말로 간신히 아슬아슬하게 영위해 나간다. 계획은 끊임없이 수포로 돌아가고 가축은 페사하고, 채소는 시들거린다.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비슷한 부류의 책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읽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매니의 기록은 철저한 실패담이다.

 

<내 뒷마당의 제국>의 미덕은 바로 그 점에서 나온다. 준비되지 않은 농사란, 참혹한 패배의 연속이라는 점을 미화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해, 철학이 없이 밀어붙이는 일의 마지막에는 그저 황량함이 자리할 뿐이라는 것. 저자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지독할 정도로 성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한 이 책은 앞서의 책들과 같은 부류의, 그러나 전혀 다른 과정과 결과를 담고 있지만 동일하게 공유하는 부분도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농장일을 벌이게 되면서, 결국 그가 느낀 것은 본인이 기르고 재배하는 동식물과의 교감이며 동질감이라는 것을. 토네이도가 마을을 휩쓸어버리고 나서도 그는 쓰러지고 짓눌린 멜론나무를 포기할 수 없으며, 불안한 환경 가운데 낳는 즉시 새끼를 죽여버리는 어미토끼의 해산 과정에 눈을 피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곁을 지킨다. 거듭된 농장의 실패로 인해 안온했던 가정이 무너질 위기에 이르러서도 그는 농장을 버리지 못한다. 농사란 이렇게 관계맺는 일, 나와 토마토와 달걀과 토끼와 흙과 날씨가 결국 하나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일일 것이다. 어설픈 준비와 전치된 욕망으로 인해 좋은 결과를 맺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이 임시 농부가 깨닫는 바가 전업 농부로 성공한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내 뒷마당의 제국>은 과장이나 미사여구 없이 진정으로 우리가 농사로부터 배워야 하는 점을 가장 신랄하게 일깨워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 부분, 저자가 덧붙인 에필로그는 쓸쓸하기 그지없다. 그는 결국 뒷마당을 다시 갈아엎고 도시농부로 계속 살기를 포기한다. <뉴욕 매거진>의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그의 프로젝트도 끝나고 만 것이다. 매니 하워드와 <뉴욕 매거진>에 있어 농사란, 하나의 취향이거나 고급한 도락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독자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매니 하워드는 그저 잠시 경로에 끼어든 여행자, 개종할 뜻이 없이 '180일간 무료 체험'을 자원한 소비자에 불과했던 것이니까. 농업 역시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이윤을 내는 사업이며, 그러기 위해서 단일재배, 유전자조작,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 항공 방제, 석유를 필요로 하는 착취산업이고 투기와 낭비가 근본적으로 요구되는 향락 산업으로 치부되는 지금-여기에서 우리가 농부로 다시 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활의 변환이 필요한 법이므로.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는 독자라면, 이 책은 반면교사로 삼고, 저자 매니 하워드도 끊임없이 되풀이 읽는 웬델 베리의 책들을 정본으로 삼는 편이 좋겠다.

 

책 표지에 실린 사진은 풍요롭기 그지없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에서(아마도 뉴욕매거진에 실렸던 연출 사진이었을 듯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욕망했던 지점과 도달했던 지점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걸 암시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농사를 지으려 하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단단한 결의와 세밀한 위기관리책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좀 더 매섭게 자문하게 됐다. 나 역시 도시인으로서, 농사를 아주 추상적으로, 낭만적으로 구상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취향이거나 고급한 도락을 넘어, 그것을 내 삶으로, 유일한 삶으로, 지고의 삶으로 수락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을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수행해 나갈 것인가? 책과 컴퓨터를 넘어, 마트와 술집을 넘어, 생협과 로코보어를 넘어, 남들의 우려와 내 희망을 넘어.

 

내 앞에 놓여진 뭇생명의 유일한 순환제국에 참전하는 일, 삶으로서의 농업을 다시금 바라본다.
결심하고자, 받아들이고자, 사랑하고자, 다시. 또 한 번 다시.

 

 

d******n 2011.11.28.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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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만 좋았던,,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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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을 들렀다가 이책을 발견했다.제목을 보고, 도시에서 자급자족에 도전하는 문구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구입하게 되었다정말 재미난 실험을 했구나, 도시에서 먹을거리 자급자족이 가능할까, 어떻게 했을까?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저자는 요리평론가이다.. 잡지사에 원고를 써주며 근근이 살아가다 이 기획을 제안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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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을 들렀다가 이책을 발견했다.
제목을 보고, 도시에서 자급자족에 도전하는 문구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정말 재미난 실험을 했구나, 도시에서 먹을거리 자급자족이 가능할까, 어떻게 했을까?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

저자는 요리평론가이다.. 잡지사에 원고를 써주며 근근이 살아가다 이 기획을 제안받고
실험에 착수하게 되었다
로어보커(근거리 농산물을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라는 개념에 대해, 자급자족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저자는 실험정신으로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프로젝트에 착수하여 밭을 만들고 가축을 사육하는등의 준비기간이 6개월정도, 
우여곡절끝에  한달간 저자의 뒷마당에서 생산되는 재료만을 이용하여 식사를 해결한다.
물론 가족들이 동참하지 않은 혼자만의 식사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엄청나게 재미난 이야기가 있을줄 알았는데, 이 책은 참 재미가 없었다..

미국은 다르다..역시 고기가 주식이었다.
단백질을 어떻게 제공받을 것인가? 어떻게 고기를 제공받을 것인가가
저자의 최고 목표이자 최대 고민이다..
처음엔 틸라피아라는 큰 생선을 집에서 양식하려다 틸라피아를 구하는데 실패하여,
토기를 기르고 그 다음으로 닭으로 기르게 된다.
토끼와 닭을 기르는데 오로지 어떻게 하면 새끼를 많이 낳아 고기를 많이 만들까에 집중한다
덕분에, 가축사육에 대한 내용은 생생히 들어볼 수가 있다..

물론 식물이야기도 아주 극히 일부분 나온다- 다 합쳐도 몇 페이지가 안되는 내용일 것이다- 감자 농사가 망한 이야기이다. 씨감자를 온라인으로 사서 심었는데 수확량이 동전만한게 10개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태풍으로 인해 피해본 이야기, 심은작물의 목록과 자라는 상태의 요약정도이다

이책은 고기를 어떻게하면 자급할 수 있을까가 목표이자 화두인 책..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도시농부를 포기했다
잠시 쉬었다가 현재는 닭만 키운다고 한다..이유는 달걀을 사지 않아도 되니까 였다..


멋진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텃밭에서만 생산되는 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에 도전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실험을 끝내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비생산적이었다는것..비용과 노동대비하여 얻은 것이 별로 없고, 실험도중 가족들이 너무 싫어했다..

가족의 동의를 얻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생산물 안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으며-가축을 키우고 도축까지 직접해서 먹을것을 해결했으니 기분은 아주 안 좋았다고 한다-,
로커보어 활동의 필요성 또한 얻지 못한 실험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단지, 이런 기이한 실험을 했다는 것만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고, 나또한 이점에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실험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절대 책을 사보지 말았으면 한다..
다만, 대한민국 안에서 이 실험을 해보시길 적극 추천한다..
우리는 가축키우기보다는  작물을 가꾸고 저장하여 먹을거리 만들기에 더 집중할 테니까..!


s********a 2010.08.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 뒷마당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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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아내를 둔 매니 하워드는 잡지사에 기고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하고 있던 반쯤 백수인 사내다. 마흔이 넘어 무언가 제대로 된 일이 하고 싶어진 그에게 출판사로부터 제안이 들어온다. 내용인 즉슨,  도시에서 자급자족하는 농부로 살아갈 수 있는 하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맡아달라는 것. 귀가 솔깃해진 그는 대충 아내와 상의를 한 뒤 뒷마당에
"내 뒷마당의 제국" 내용보기

잘 나가는 아내를 둔 매니 하워드는 잡지사에 기고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하고 있던 반쯤 백수인 사내다. 마흔이 넘어 무언가 제대로 된 일이 하고 싶어진 그에게 출판사로부터 제안이 들어온다. 내용인 즉슨,  도시에서 자급자족하는 농부로 살아갈 수 있는 하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맡아달라는 것. 귀가 솔깃해진 그는 대충 아내와 상의를 한 뒤 뒷마당에 텃밭을 만들고 동물을 키워 먹고 사는 생활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진흙으로 된 마당을 뒤업고 좋은 흙은 깔아 밭을 만들고, 토끼와 닭과 오리를 들여온 그는 마침내 자신의 농장을 일궜다면서 자랑스러워 하는데... 과연 도시에서 자기 손으로 기른 것만으로 먹고 살겠다는 그의 시도는 성공할 것인가.

 

미국에 어쩌다 보니 이런 전통이 생겨났는가는 모르겠으나, 이상하게도 유별나게 & 유난스럽게 호들갑스러운 작가들이 미국에는 넘쳐나는 듯하다. 아마도 빌 브라이슨의 깜찍한 호들갑이 성공을 한 이후 다들 그를 롤 모델로 삼아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데 내 아무리 빌 브라이슨의 광팬이라고 해도, 이젠 정말로 말리고 싶다. 빌 브라이슨은 그나마 깜찍하다! 그러나 그외 다른 양반들은 잘해봐야 처참할 정도로 유치해 보일 뿐이라는걸 모르는게 아닐까 싶다. 다 큰 어른이, 것도 아이 둘 달린 마흔 넘은 아저씨가, 뒷마당에 텃밭 하나 만들겠다고 별별 소동을 다 부리는데, 읽다 보니 짜증이 난다. 아무리 잘 하는게 없는 바보 캐릭터가 귀여워 보인다고 해도 말이지. 이 정도면 화가 날 정도다. 읽어 가다 보면, 그렇게도 잘 났다는 매니의 아내가 왜 그를 버리고 달아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더라. 이래뵈도 착하다,  남들에게 설명을 하더만은. 도무지 미덥지 않은 행동만 골라서 하고, 그 덕분에 여러 사람 골탕 먹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써대는 사람과 화내지 않고 살아갈 수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그의 아내에게 묻고 싶었다. 인내심일까? 사랑? 눈이 아주 아주 먼 위대한 사랑?


 하여간, 호듭갑이 지나치다. 농장을 만드는데 무슨 핵폭탄 제조하는 것마냥 난리 법썩을 떤다. 아무리 초보에 평생 도시에 살았다지만, 그래도 요리 칼럼니스트라는데 농장에 심을 야채 하나 떠올리지 못한다는건 도무지 말이 안 된다. 누굴 웃길 생각이라면 정직하게 웃기라는 것이지. 얼렁뚱딴 바보 행세 하지 말고 말이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법석을 떤 후에 그가 다른 사람과 영 차원이 다른 바보이며, 그럼에도 손수 몸을 움직여 만든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았노라 하는 점을 강조하던데, 이런 책 안 읽어도 그런 것 쯤은 추론 가능하다. 해서 결론은 이런 책을 읽는건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제목만은 근사했는데 말이지....제목을 지은 출판사 관계자분들에게 박수~~~!



a*******0 2012.08.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