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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은 시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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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주는 울림을 믿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많은 시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삶의 경험이 다들 제각각이다 보니 내게 와닿는 시가 누군가에게는 별 감흥이 없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와닿는 시가 마음을 훅 파고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전문가들이 선별해놓은 기준에 의지하기로 결심했고,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시와 그 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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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주는 울림을 믿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많은 시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삶의 경험이 다들 제각각이다 보니 내게 와닿는 시가 누군가에게는 별 감흥이 없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와닿는 시가 마음을 훅 파고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전문가들이 선별해놓은 기준에 의지하기로 결심했고,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시와 그 시를 두고 대화한다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이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청소년이 시와 좀 더 가까워지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크게 1. 시와 만나기 2. 시와 친해지기 3. 주체적으로 읽기라는 세 가지 챕터로 나눠져 구성되었다.

 

 

 

1장의 시와 만나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는 개인적으로 '오리 한 줄'이었다. 줄 끝에서라도 서서 함께 울고 싶은 오리의 모습을 보며 또래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소년 시절의 모습들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와 만나기는 시에 담긴 언어에 대해 평소와 다른 감각을 깨우치도록 돕는 장이다.

이후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시 읽기에 재미를 붙이도록 선명한 묘사들을 중요시하는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슬'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아침 햇살에 번쩍 정신이 들면서 그것이 고통의 밝은 이슬이었음을 안다'라는 대목에서 생명력을 느꼈던 것 같다. 무언가 청아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이슬과 이슬의 무게를 감당하다가 반동으로 살짝 튕기는 초록 잎사귀의 찰나..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지는 시적 표현들을 만날 때면 주변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과 무엇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시인의 예민함에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Anyway.

2장에서 시와 친해진 뒤 3장 주체적으로 읽기에서는 점차 개인적으로는 깊어지되, 바깥으로는 넓어진 사회적 안목을 트일 수 있는 시들이 각각 챕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상의 방 한 칸]이란 시는 이전에도 읽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독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래서 읽었던 시를 또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나보다. 어느 인생의 시점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아, 그 때 그 말이 이 뜻이었구나.!' 깨닫는 순간들을 경험하면 마치 언어가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그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 비로소 우리가 만난다는 감동 내지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시들은 무엇하나 나쁜 시가 없다. 물론 시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그런데 개인적으로 시 뒤에 나오는 대화문이 참 거슬렸다.

서문에는 구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시에 대한 감상을 대화형식으로 실었다고 설명한다. 물론 아이들이 읽을 책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대화문의 감상과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시는 누군가의 감상을 읽기 전에 자신이 충분히 느낄 시간이 필요한 예술이다. 쇤베르크의 음악이나 잭슨 폴록의 그림과 같이 난해한 예술작품에 대해 누군가의 설명을 들으면 감동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시는 그것이 비록 난해하더라도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기에 시집에 비워둔 여백만큼 자신만이 혼자 이해할 시간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백과 시간에 머무른 뒤 설명을 읽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이 책또한 주체적으로 읽기로 나아갈 수록 대화문의 양이 적어져도 혹은 아에 없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이책에 담긴 시보다 더 많은 대화가, 타인이 적어놓은 감상이, 그것을 읽게 되므로써 더욱 깊은 시와의 대화를 방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어떻게 활용하게 될진 모르겠으나..책에 담긴 시를 따로 뽑아 읽어주는 것이 진정한 청소년이 시와 대화하는 데 더 도움될 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n*******s 2019.05.2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