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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 원작자 데니스 루헤인 미국 작가 데니스 루헤인(1965 ~ )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살인자들의 섬>일 것이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서 원제목인 <셔터 아일랜드>라는 제목으로 2010년에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다. 원작과 영화가 좀 다르기는 했지만 <살인자들의 섬>은 영화로 만들만한 모든 요소가 갖추어진 작품이었다. ‘셔터’라는 이름의 외딴 섬에 자리잡은 정신병동, 폭풍우로 고립된 섬, 탈출하기 불가능한 환경에서 사라진 환자, 그리고 마지막의 커다란 반전까지. 어느새 30대 후반이 되어버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작품에 의하면 ‘셔터(shutter)’라는 이름은 오래전에 그 부근에서 활동하던 해적이 붙였을 것이라고 한다. 위급할 경우 해적들도 이 섬에 와서 숨어있고 동시에 보물도 감추어놓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데니스 루헤인의 다른 작품인 <미스틱 리버>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만들어졌다. 2003년에 개봉된 이 영화에는 숀 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 등 화려한 출연진들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데니스 루헤인은 이렇게 영화운이 참 좋은 작가였지만, 많은 독자들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켄지&제나로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시리즈이지만 그렇게 많은 작품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남녀 탐정 작가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전쟁 전 한잔>을 시작으로해서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신성한 관계>, <가라 아이야 가라>, <비를 바라는 기도> 등 5편의 '켄지 & 제나로 시리즈'를 발표했다. 그리고 한참을 쉬었다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문라이트 마일>을 2010년에 발표한다. 켄지와 제나로는 사립탐정으로 활동하는 남녀 커플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사랑하는 사이끼리 그렇듯이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함께 많은 사건들을 해결한다. <가라 아이야 가라>에서는 유괴사건을 다루고,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에서는 잔인한 연쇄살인사건과 마주한다. 그리고 <문라이트 마일>에서 켄지는 더 이상 탐정활동을 하지 않겠다면서 현역은퇴를 선언한다. 사실상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이 시리즈를 읽다보면 두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왜 데니스 루헤인은 마지막 편을 발표할 때까지 10년이라는 공백을 두었을까. 그리고 왜 10년 후에 갑자기 켄지와 제나로를 은퇴하게 만들었을까. 그 10년 동안 데니스 루헤인은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운명의 날>을 연달아서 발표한다. 그중에서 <운명의 날>은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 목록 중 독특한 영역에 속해있다. 범죄와 스릴러의 요소를 제거하고, 미국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1919년 ‘보스턴 경찰 파업’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역사소설인 셈. 데니스 루헤인은 <운명의 날>에서 약 1000페이지에 걸쳐 보스턴 경찰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시 보스턴 경찰들이 어떤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국 파업으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묘사하고 있다. 당시의 실존인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하던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도 함께 곁들이고 있다. 보스턴 인근 출신인 데니스 루헤인은 처음부터 이런 작품, 역사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운명의 날>은 완성도가 뛰어나다. 작가가 보여주는 보스턴의 풍경과 범죄 이런 작품을 쓰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테고, 그러면 기존의 시리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창조해낸 캐릭터들을 그냥 방치해둘 수는 없는 것. 동시에 이 캐릭터들이 어쩌면 일종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데니스 루헤인은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싶었을 것이다. <문라이트 마일>에서 켄지는 제나로와 결혼해서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생활이 불안해서 탐정일을 그만두고 정규직 일을 얻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3년 동안 일거리가 없을 때면 최소한 일감을 구걸이라도 했다. 한때 가지고 있던 고급 승용차도 팔아버리고 지하철에 의존하고 있다. 데니스 루헤인은 켄지와 제나로를 탐정으로 성공시키는 대신에 생활고 때문에 은퇴하게 만든 것이다. 이것은 주인공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켄지도 말한다. 이제 똥통에서 뒹구는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데니스 루헤인은 ‘켄지&제나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면서 다른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운명의 날>이나 <미스틱 리버> 같은 독립적인 작품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장르소설의 작가들 중에서 데니스 루헤인은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한다. 그런만큼 그의 작품들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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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또는 리어날도 디캐프리오 등으로 불리는 이 배우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미소년의 이미지와 미간 가득 주름 잡힌 성인 남자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배우입니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등에서 보여줬던 미소년 배우의 이미지를 지우려는 듯 일부러 더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어른스런 연기를 하곤 하죠. 때론 뱃살 두둑한 모습으로 미녀들과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구요. 로미오와 줄리엣 시절의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마음과는 달리 미소년 시절을 이제 잊어달라는 듯 서둘러 성인 캐릭터의 세계로 들어서려고 하는 이 배우,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손을 잡고 여러 작품을 하며 성인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충실히 채워왔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맨 처음 함께 했던 갱스 오브 뉴욕의 경우 사실 어른스런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성인남자(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도전하는 소년의 입장에서 영화가 진행되죠. 이후에 만들어진 에비에이터에서 하워드 휴즈를 연기하며 디카프리오는 성인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합니다. 미국 역사 속 실존인물 하워드 휴즈를 다룬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강박적으로 위생에 신경을 쓰는 인물을 연기했었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후 맷 데이먼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고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를 미국식으로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란 영화를 만듭니다.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양조위가 연기했던 진영인 캐릭터를 맡게 되는 셈인데 경찰로서의 과거와 조직원으로서의 현재가 그의 내면에서 충돌하게 만들죠. 권력이면 권력 재력이면 재력, 화려하기 짝이 없는 현재와 강박에 사로잡히게 만든 과거가 있는 인물은 이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몇 편의 영화에 반복되어 선보여집니다. 위대한 개츠비 같은 경우는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재력가였으나 과거의 여인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었으며 제이 에드가 같은 경우는 미합중국을 주무르는 권력가이나 비밀스런 과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죠. 디카프리오는 마틴 스콜세지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바즈 루어만, 크리스토퍼 놀란을 오가며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입셉션의 경우 킥이란 영화적 장치를 이용해 가상의 시공간을 오가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부딪힘을 확장시켰다면 이 영화 셔터 아일랜드에서는 섬이란 좁은 공간을 이용해서 과거와 현재의 부딪힘을 압축시켜 보여줍니다.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 살인자들의 섬을 영화로 만들어낸 이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두 명의 수사관이 섬에 도착하고 섬에 갇혀 있는 갖가지 죄수들을 면담합니다. 그 수사관 중 한 명은 어벤저스에서 헐크 역할을 맡고 있는 마크 러팔로이며 나머지 한 명은 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입니다. (캐릭터 이름이 아니라 배우 이름으로 기억하는 습관 때문에 배우 이름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섬에 수용된 죄수가 사라졌다고 얘기하는 디카프리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죄수가 탈출을 햇다고 하지만 이 섬은 구조상 탈출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죠. 디카프리오 혼자 조사에 나서보기도 하지만 이 섬에서 탈출하는 것은 개츠비가 데이지를 데리고 도망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카프카 소설 속 측량기사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망친 죄수를 찾겠노라던 수사관 디카프리오는 그 과정에서 중얼중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연쇄방화범에 관한 이야기를 하더니 급기야 과거 군인이던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죠.
어두운 미궁처럼 이어지는 이 영화는 어쩌면 이 군인 시절의 이야기를 실마리 삼아 길을 찾아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참히 살해당한 채 꽁꽁 얼어붙어 있는 희생자들의 시체와 그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놓고 자기들은 살겠노라고 무장해제한 채 항복한 포로들 사이에서 디카프리오를 포함한 미군들은 이성을 잃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유태인으로 짐작되는 희생자들이 널부러진 시체가 된 것처럼 나치로 짐작되는 포로들 역시도 시체가 되어 쓰러지고 말았죠. 악마를 징벌하려고 그 자리에 나타났으나 또 다른 악마가 되어버린 꼴이랄까요. 이러한 사건은 우리네 한국전쟁 당시의 미군에서도 있었을 것입니다. 베트남전에서도 분명 있었을 테구요. 걸프전과 그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도 있을 것입니다. 선과 악,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진 세계에서 정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총칼을 휘두르며 싸웠으나 어느 순간 선악의 구별이 무의미해진 채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피투성이 악마의 모습을 갖게 된 이들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얘기입니다. 아무튼 이 캐릭터는 그렇게 고통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누가 누구를 징벌한다, 누가 누구를 체포한다는 이야기의 기본 틀은 영화의 끝부분에 가서 정리가 됩니다. 영화를 끝까지 봤거나 결말을 슬쩍 눈치 챈 분들이라면 이 길고 어두운 이야기가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좁은 섬 자체를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등장인물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가 미국의 근현대사가 겪고 있는 트라우마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복잡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영화로 비유하자면 차승원 주연의 혈의 누처럼 시작되어 송일곤 감독의 영화 거미숲처럼 자아 속 심연의 불안함으로 빠져드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구요. 그리고 그 심연 속에서는 수많은 킥에도 불구하고 림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끔찍한 트라우마이긴 하지만 그것은 좀처럼 지워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워드 휴즈에게 위생강박을 심어준 어머니, 개츠비에게 사랑의 집착을 안겨준 데이지, 돔 코브가 수없이 꿈 속을 드나들면서도 잊지 못하는 아내와 같은 존재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이긴 합니다만 이 영화 속 미셀 윌리엄스와 위대한 개츠비의 캐리 멀리건은 사뭇 닮은 얼굴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DVD 구성은 아쉽게도 영화 본편 하나 뿐입니다. 서플먼트를 통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추가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원작소설을 쓴 데니스 르헤인에 관한 인터뷰, 복잡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디카프리오와 그런 그를 지켜본 출연배우들의 소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을 맡을 때 포인트를 뒀던 부분, 촬영 장소에 관한 얘기, 영화 예고편 정도가 수록되었으면 좀 더 알찬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서플먼트가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만, 여자 선택에 있어서는 물론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소나무 같은 디카프리오가 이 영화의 어떤 점에 꽂혀서 출연을 결정했는지를 상상해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그리고 디카프리오가 다음엔 어떤 작품을 선택하게 될지 예상해보는 재미도 있구요. 과거의 트라우마에 벗어나기 위해 현재의 디카프리오가 엄청나게 고생을 하는 영화, 그것도 미국의 근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작품성으로 이름난 유명감독이 연출하는 영화가 되겠구나 생각하며 극장 밖으로 나왔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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