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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2009년 영화들을 만나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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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극장 관람객이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극장 관람객들이 OTT로 넘어간 이유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작년에 개봉해 천 만을 훌쩍 넘긴 「서울의 봄」의 흥행을 시작으로 「노량-죽음의 바다」 등이 선전을 하고 있고 새해에도  「외계+인 2부」에 이어  「범죄 도시 4」 등 기대작들이 개봉한다고 하니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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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극장 관람객이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극장 관람객들이 OTT로 넘어간 이유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작년에 개봉해 천 만을 훌쩍 넘긴 「서울의 봄」의 흥행을 시작으로 노량-죽음의 바다 등이 선전을 하고 있고 새해에도  외계+인 2부」에 이어  「범죄 도시 4」 등 기대작들이 개봉한다고 하니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극장가에 훈풍이 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읽은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김연수, 김중혁 두 작가가 영화 잡지 「씨네21」에 연재한 영화 칼럼을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2010년에 출간해 2009년에 개봉한 영화들을 다루고 있으니 최근에 개봉한 영화들도 아니고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다소 현재와 맞지 않는 당시 상황을 다루고 있어서 새로운 맛은 없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 개봉한 영화들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으로 읽어보면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되리라 생각된다.

 

 출간한 지 10년도 넘은 책을 꺼내 읽은 이유는 작년부터 김중혁 작가의 전작주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전작주의에 집중하지 못 하고 있지만 올해 꾸준히 김중혁 작가의 전작주의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아무튼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소위 만담처럼 문학계에 소문난 절친인 김연수 작가와 김중혁 작가가 재치있게 대꾸하는 형식의 영화 에세이인데 영화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당시 시대상과 관련된 두 작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이를테면 2009년에는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를 했고, 서울시 용산 재개발 대책에 반대하는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사상자가 난 용산참사가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당시에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두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참사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말을 했을텐데 두 저자 역시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당시 시대상에 대해서 자신들의 생각들을 언급하고 있다. 

 

 그동안 두 저자가 경북 김천 동향에 소설가라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 친한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해진 계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했는데, 김연수, 김중혁 작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기록지를 교환하며 친구가 된 이야기는 반갑기도 했다. 당시 학교에서 프로야구 기록을 하는 친구가 둘 밖에 없었는데 무슨 일이 있어서 하루 경기 기록을 하지 못한 김중혁 작가가 김연수 작가에게 찾아가 상점 아들의 지위를 이용해 당시 초코파이에서 나오던 메이저리그 카드를 통째로 주고 야구 기록지를 빌리면서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다룬 에세이인데 리뷰에 책 속 영화 이야기는 하나도 안 한 것 같아서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김연수 작가가 가장 유명한 미드인 「스타트랙」을 영화화한 「스타트랙: 더 비기닝」을 관람하면서 「스타트랙」의 역사를 미리 예습 복습하지 않으면 캐릭터도 잘 모르고 역사도 잘 모르기 때문에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하면서 우리나라 대표 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를 생각해 낸다. 2002년에 드라마는 끝났지만 1980년에 시작해 22년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국민 드라마였으니 당시 드라마를 시청했던 사람들이라면 김회장과 어머니의 연애 이야기나 첫째, 둘째 학창 시절 프리퀄이라고 해도 예습이나 복습 따위는 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라 이야기 한다. 물론 「전원일기」를 시청하지 못한 요즘 세대들은 예습 복습이 필요하겠지만... 

 이 밖에 천 만 영화 「해운대」에서 가장 부러웠던 장면이 상가번영회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소주를 마시는 모습이라고 하며, 메트로서울의 뉴타운 정책에 반대하며 도로 점거를 했던 서경석 목사님 이야기를 하고(김연수), 류승완 감독에게 전성기 때의 성룡처럼 매년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 하면서, 자신은 10년이 넘도록 딱 두 권의 책을 썼다며 분발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김중혁 작가).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영화를 다룬 에세이지만 공저자인 김연수, 김중혁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케미가 돋보이는 책으로(대꾸 에세이) 김연수, 김중혁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공저자가 이야기하는 영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만 하겠다. 다만 앞서 서두에서 말했듯이 최근에 출간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들이 상영한 지 오래되었고, 당시 시대상도 과거의 이야기라 공감이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책 제목처럼 "대책없는 해피엔딩"을 그리고 있으니 부담없이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대책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장면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이다. 그래서 피식, 웃음이 난다. 가끔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인공들은 마지막에 이렇게 외친다. "로큰롤!" 인생은, 그렇게, 또 계속 흘러가는 거다. 대책 없이 흘러가는 거다. 대책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사는 건 중요하다. 나는 1년 동안 재미있었다.

                                  - p.331, <락앤롤 보트>의 철들지 않은 주인공들을 이야기 하며...

 

 

YES마니아 : 로얄 s****6 2024.01.21. 신고 공감 19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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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와 김중혁이 주고 받는 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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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껄렁한 잡글 2/3, 감수성 돋는 사색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글 1/3 정도 된다. 잡글은 주로 김중혁이 썼고 사색적인 글은 주로 김연수가 썼다.김중혁의 글은 처음엔 주로 주변 일상사여서 재미없다가 끝으로 갈수록 점점 유머러스하고 익살맞아진다.    이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네21에 이 칼럼을 연재한 때는 2009년. 그들이 각자 스페인 남부와 스웨덴에서 여행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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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껄렁한 잡글 2/3, 감수성 돋는 사색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글 1/3 정도 된다. 잡글은 주로 김중혁이 썼고 사색적인 글은 주로 김연수가 썼다.김중혁의 글은 처음엔 주로 주변 일상사여서 재미없다가 끝으로 갈수록 점점 유머러스하고 익살맞아진다. 

 

이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네21에 이 칼럼을 연재한 때는 2009년. 그들이 각자 스페인 남부와 스웨덴에서 여행담도 아닌 여행담으로 컬럼을 때우기 시작해 중간 중간 조금 진지했던 시점은 고 노무현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우리를 남기고 떠나가셨을 때, 용산참사가 있던 때, 그리고 DJ마저 우리 곁을 떠나셨을 때였다. 뒤편으로 갈 수록 컬럼은 점차 자리가 잡혀 둘의 주고받음에 하모니가 생기지만 전체적으로는 라디오 토크쇼에서나 할 법한 잡담들도 일관되게 채워져 있다. 

 

재밌는 건 자기들이 시시껄렁한 글을 쓰고 있다는 걸 끊임없이 독자에게 주지시키거다. 알고 있거든. 그런데, 가끔 진지 모드와 잡담 모드를 자주 회전하는 김연수와는 달리 좀 더 시시껄렁한 쪽에 무게를 두는 김중혁이 더 그 소리를 많이 한다. 시네21의 품위를 손상시킨다느니 이러다 짤릴 것 같다느니 명색이 영화 잡지이니 영화 칼럼을 써야 하는데 처음부터 별로 준비가 안되어 있거나 영화에 대한 애정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편집장의 요청을 억지로 받아들여 없는 시간 짬을 내 쓴 글 같다.

 

처음엔 서로 친한 초딩 동창이라는 점을 이용해 둘 사이의 일화나 관계를 바탕으로 흥미를 끌만한 거리를 찾아 좀 유머러스하게 나갈 작정이었던 듯 싶다. 근데 썩 웃기지도 않고 썩 재밌지도 않다. 그 둘 사이에 절절한 애정전선이 있었던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한 건 아니다. 소설 쓰고 번역하면서 먹고 살기 힘드니 쉬엄쉬엄 쉽게 써지는 글도 써야 많이 팔리고, 돈도 벌고, 유명 베스트작가의  소셜 포지션이 유지되니까. 진짜로 형편없는 글로 심심하면 책 한번씩 내는 유명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포트노이드의 불평 이라는 영미 소설을 함께 읽는 중인데, 불친절하게 앞뒤 설명도 없이 툭툭 튀어나오는 영문 모를 불평을 읽다가 지겨위질 때 꺼내 들면 휘리릭 휘리릭 페이지 수 잘 넘어간다. 또 인터넷 라디오를 통해 김중혁 작가의 엉뚱발랄싱겁진지함을  조금 알다 보니 시시껄렁한 자기 얘기도 그의 스타성에 대한 대가로 너그러이 읽어줄 수 있는 친절함이 샘솟는다. 그에 비해 김연수는 참 다재다능하다. 쉽고 가볍게 쓴 글인듯 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건, 그의 문학적 출발이 시적 감수성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원칙은 그렇다. 격렬하게 현실을 풍자하지 않으면서도 불가능한 디테일을 사용했다면 그건 서사적 곤경을 손쉽게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확률이 높다.23

 

칼럼을 시작하면서 둘 다 별로 영화를 자주 안보는 편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도 한 칼럼당 한 편씩은 보고 쓰는 것 같다. 처음엔 옛날에 본거 울궈먹는 듯했고 나중엔 울궈도 국물 안나오는지 개봉관 영화들 들고 나온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컬럼이라면 좀 더 성의 있게 같은 영화 한편을 두고 약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으면 조금 더 긴장됐을 듯 싶다.

 

왜냐면 우리도 한번 쯤은 이런 아이러니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언제? 사랑이 끝난 뒤. 늘 언어는 사랑보다 늦게 도착한다. 우리는 무지한 채로 사랑하고, 이별한 뒤에야 똑똑해진다.25

 

김연수의 감성은 이런 식이다. 그러니 여성 팬들이 꼬이지 않을 재간이 있나.

 

지난 5월 말, 1988년 이후 우리 세대가 흉내내며 살았던 거대한 3인칭 전지적 시점의 세계는 붕괴했다.  내 시점을 타인과 공유 할 때 3인칭 전지적 시점의 세계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와 타인 사이에는 거대한 장벽이 최종적으로 구축됐다. 여긴 상대성 세계다. 중략 이제는 그걸 인정 해야 만 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사는 세계 다. 기나긴 청춘이 이로써 끝났다. 151

 

김연수는 2009년 5월의 절망을 이렇게 적고 있다. 386 세대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흉내냈고, 그것은 끝났다고 했다. 영화 <마더>의 김혜자에 대한 평론적 시각에  그 날의 절망을 절묘하게 오버랩했다. 김중혁은 사색 대신 유머를 선택했다.

 

<인간 김연수>

 

 

김중혁 술자리에서 잠드는 후반부만 빼면 유쾌하다. 40대가 더 기대되는 인간 ★★★★ 

그는 이렇게 시네21의 20 자평처럼 인간 김연수에 별점을 매겨 평가해본다.

 

사람이 만일 바뀔 수 있는 거라면 마음속에 무수히 많은 의심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 의심을 어떤 식으로든 풀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놓여 있을 때에야 가는 것이리라.중략. 자신을 의심 하지 않으면 인간은 절대 바꿀 수 없다. 194

그리고 김연수가 전 호에 제기한 의문에 가끔 이렇게 포텐을 터트린다. 영화 차우의 제인 구달과 비델 사순 장면도 국가대표의 까불지마 장면도 실제 영화를 볼 때보다 김중혁이 웃긴 이유와 웃긴 장면을 설명해 놓은 글이 더 웃겼다. 어제 오늘 소설 보다가 많이도 낄낄거린다. 혼자서 미친X처럼.

 

부질없는 일인 줄 알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그 모든 경상도 사람들을 대신해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싶다. 힘을 합치자고 내민 손을 물어 뜯어버린 그 모든 이빨들에 대해서, 무임승차를 하고도 돈을 대신 내 준 사람을 걷어찬 그 뻔뻔한 무지에 대해서. 223 김연수
DJ가 자신의 그래프를 끝내고 좌표 바깥으로 사라졌을 때 나 역시 그랜 토리노의 마지막 장면을 본듯한 기분이었다. 231김종혁

 

그랬다. 같은 해 우리는 내 마음 속에 단 한 분 나와 내 동포를 대표하는 유일했던 대통령 한 분을 부엉이 바위 밑으로 밀었고, 근대화 과정의 불의에 온몸으로 항거했던 정치인을 잃었고, 용산 건물의 화염속에서 내 동포들이 불에 타 죽는 것에 분노하지 않고 묵과했고,  김중혁과 김연수는 씨네21에 시시껄렁한 컬럼을 썼고, 나는 미 미시간 주 앤아버라는 작은 대학도시에서 거리에 사람이 넘치는 생동감있는 도시 풍경을 가진 한국이 마치 내 땅이 아닌 것처럼 외면했다.

 

* 볼만할 영화 <걸어도 걸어도> <업>-픽사




g******1 2014.03.29. 신고 공감 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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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이 해피엔딩]대책없이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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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ㄱ양의 리뷰를 읽고, 영화보다 두 소설가 친구사이의 딴소리를 담은 내용과 대꾸 형식에 혹해 가볍게 골랐다가,,, 밤 샌 책이다. 다음날 그 여파로 다크 써클로 무릎 덮고 일했다.   일단, 유명하신 소설가라도 이렇게 영화랑 직접 관계없는 딴소리를 많이 쓰는구나,하는 사실에 안도했다. 딴소리 많이 쓰는 내 영화리뷰는 이분들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이분들은 영화를 이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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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ㄱ양의 리뷰를 읽고, 영화보다 두 소설가 친구사이의 딴소리를 담은 내용과 대꾸 형식에 혹해 가볍게 골랐다가,,, 밤 샌 책이다. 다음날 그 여파로 다크 써클로 무릎 덮고 일했다.

 

일단, 유명하신 소설가라도 이렇게 영화랑 직접 관계없는 딴소리를 많이 쓰는구나,하는 사실에 안도했다. 딴소리 많이 쓰는 내 영화리뷰는 이분들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이분들은 영화를 이론적으로 해부, 비평하지 않고 영화를 보고 느낀 점 몇 가지를 자신의 주위 사람(주로 상대 친구 소설가)의 추억과 자신의 경험, 삶을 버무려 글을 쓰신다. 영화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원한다면 비추, 그러나 두 작가의 생활인으로서의 모습과 친구사이의 애정도와 각종 에피소드(예를 들어 김연수작가가 씨네21 기자시험에 떨어진 사연)를 맛보길 원한다면 강추인 책.

 

다음으로 재미있었던 것이, 두 분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내가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는 점. 두 분의 고향은 경북 김천이다. 내 외가도 김천이여서, 난 어릴 적에 방학마다 김천을 방문하곤 했었다. 어머니께서 고향 친구들 만나러 당신 친정에 날 맡기고 사라지시면, 그 당시에도 착했던 난 혼자 잘 놀았다. 그래서 두 소설가가 말하는 그 공간 - 김천역과 뉴욕제과, 아카데미 극장, 직지사 앞 관광 식당가 등등에 얽힌 추억을 3D영화를 본 것처럼 생생히 추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분들은 굴다리 떡볶이는 안드셨나?하는 생각도 혼자 해 보고,,,고부 할마씨가 설립한 이분들의 모교에 플래카드 걸린 이야기는 왜 안 쓰시나,하는 생각도 혼자 해 보고,,,, 왠지 읽어가면서 이 분들이 마치 오랫만에 만난 모임에서 아직도 20년전의 철딱서니없는 티격태격 만담을 선보이는 동아리 선배인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으'발음이 안 되어 '어'로 발음하다 겪은 김연수 작가의 경험담에 이어 김중혁 작가 본인의 이름'중혁'의 발음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전에 알던 부산 선배의 이름이 '강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광한'이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주위에 아는 경상도 남자들이 많아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이리 리얼하게 다가오는가 보다.

 

또 재미있었던 것이, 한 영화를 보고 둘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며 애정어린 비방과 대꾸를 주고 받는 점. 바로 우리 예스 블로거들이 평소 하는 행태가 아닌가?

우리 같은 영화 얘기하는거 맞죠? ....네? (블로거 0님), 

이 리뷰, 변태로 인정합니다(블로거 ㅌ님),

누나 리뷰 보고 영화 봤는데,,, 환불해 줘(블로거 ㅎ군) 등등,,,

두 작가가 주고받는 글을 읽으면서 나는 예스 블로거들의 목소리 환청에 시달렸다. 같은 영화를 보고 쓴 여러 블로거의 리뷰와 댓글만 모아 책 내어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여하튼, 두 작가의 말에 의하면 '문학의 도시'인 김천인데 그 곳에 상주하지 못하고 방학 때만 방문했기에, 문기를 제대로 받지 못해 내 필력이 이 정도인가보다. 아깝다! 아, 어머니, 친구들 좀 더 오래 만나시지 그랬어요~



m******n 2010.10.13. 신고 공감 3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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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구 ㅡ! 에세이..대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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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이 해피엔딩 ㅡ김연수 김중혁 에세이대책없는 조증과 울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중에또, 두통이 머리를 댕댕댕 울리는 와중에정말 신나게 웃기는 뭐 없나...웹툰을 뒤져도 보고 ( 어..없다..ㅠㅠ;)장르소설로 도피를 시도하려던 찰라눈에 띈 대꾸 에세이 ㅡ작년에 김연수작가 책은 거의 사들이다 시피한 중에 같이 끼어 들어 왔는데 이름이 김중혁과 같이여서 여기 저기 아..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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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이 해피엔딩 ㅡ
김연수 김중혁 에세이

대책없는 조증과 울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중에
또, 두통이 머리를 댕댕댕 울리는 와중에
정말 신나게 웃기는 뭐 없나...
웹툰을 뒤져도 보고 ( 어..없다..ㅠㅠ;)
장르소설로 도피를 시도하려던 찰라
눈에 띈 대꾸 에세이 ㅡ
작년에 김연수작가 책은 거의 사들이다 시피
한 중에 같이 끼어 들어 왔는데
이름이 김중혁과 같이여서
여기 저기 아..어디 놓지...갈등하던
녀석이라 안 읽고 놔둔...
사실 에세이를 그리 좋아 않는 나라서
더 그랬을거다.
차츰 생각이 바뀌고 있다.
에세이의 변화인지 나의 변화인지..
아님 세상이 변하니 에세이의 내용도 예전과는
다른것이 그 이윤지 모르겠지만
에세이의 정의 ㅡ내가 배울때는 수필 ..
에세이란 장르가 딱히 없었나..별로 기억에 없다 .
말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 .장치를 위한 장치
결론을 위한 결론 뭐 그런것 같아 번드르르한
말장난 같아서 ..산문이나 에세이나 수필이나
대체 그 경계가 뭐냐 말이지.
흣 ㅡ무식한 티를 팍팍 내면서.
이미 순문학따위 개나주라 그래..
경계 사라진지 오래인 문학이..장르소설 범위 를
가볍게 넘나드는 이 세상에 순문학이라니
모르겠네.. 뭐 이미 탈장르의 시대를 외친게
10년도 전이라고 하면 나도 할말 없지만 여전히
문학판 안은 구분짓고 있잖나..
그래서 복잡한 게 싫은 나는 에세이를 안좋아했다고..
결국 그냥 남의 생각 ㅡ이란 걸 그럴 듯하게
써놨다고 생각 하니...참, 그렇더란 말이지.
걍 산문 , 수필 하면 안되나?! 하고...

몇 장을 읽다가 아, 오늘치 기록 남기자 싶어서
일단 웃긴다.
걍 ㅡ이 둘은 만담 형제 같다 . 둘이 누가 누가 더
웃길까 ..하는 걸로 내기하는 뭐 ..그런 모습 같아서
피식 피식 ㅡ웃으며 읽는 중.
영화 읽는 얘기에 사실 ㅡ이게 더 맘에 드는 부분인데
제대로 영화를 읽지도 않는다.
까다롭게 영화를 비평하는 내용따위가 아닌게 좋고.
친구끼리 장난하듯 주고 받는 야 이 영화 응?!
그치~!^^ 이럼 ㅡ오랜 친구가 알아듣듯이 받아치는
대충 스토리란 점이 아주 맘에 든다.
영화에 대한건 검색을 치면 블로그며 주루룩 이다.
그런데 웃기면서 공감하긴 어렵고 호기심 가게
하긴 더 어렵다. 그걸 ..이 두 사람은 아주 많은 여백을
둘 사이라서 가능한 뭔가로 해나가는 것 같아
그걸 보는 즐거움 ..꽤 웃기다는...
꿀꿀 했는데. ..덕분에..살짝 조증이 오는 모양.ㅎ
y*****7 2016.02.14.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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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다른 일상에서 만난 영화 이야기, [대책없이 해피엔딩]
"저마다 다른 일상에서 만난 영화 이야기, [대책없이 해피엔딩]" 내용보기
한 때 영화 주간지를 모으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부터 모으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매주 샀고 그게 쌓이니 일 년치가 됐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모으고 읽었다고 하니 영화 매니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일 년에 영화를 많이 봐야 10편이 넘지 않는 사람이다. 게다가 보는 영화도 헐리우드 영화만 보는 지극히 한국인스러운 취향이다. 영화 주간지를 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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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영화 주간지를 모으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부터 모으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매주 샀고 그게 쌓이니 일 년치가 됐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모으고 읽었다고 하니 영화 매니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일 년에 영화를 많이 봐야 10편이 넘지 않는 사람이다. 게다가 보는 영화도 헐리우드 영화만 보는 지극히 한국인스러운 취향이다. 영화 주간지를 산 이유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했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시사 주간지나 신문은 싫고 그렇다고 헐벗은 언니들이 나오는 잡지를 보자니 우습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영화 주간지다. 그렇게 열심히 사대던 영화 주간지를 삼천원에서 천원으로 가격이 내려가면서 사지 않게 됐다. 가격이 내렸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좋아할 일이지만 천원짜리 잡지에는 천원짜리 내용만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다만 천원이라도 지불할 수가 없었다.

 

 

영화 주간지 이야기가 길었는데 열심히 한 이유가 있다. 지난 번에 읽은 <진심의 탐닉>과 이번에 읽은 <대책 없이 해피엔딩> 모두 [씨네21]이라는 영화 주간지에 실린 기사와 칼럼을 모은 책이라서 이야기가 길었다. (참고로 위에 말했던 영화 주간지는 [씨네21]이 아니다. [씨네21]은 아직도 삼천원이니까) <진심의 탐닉>의 김연수 작가 인터뷰에서 '나의 친구 그의 영화'라는 칼럼을 연재한다는 내용을 읽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니 (정말) 운명처럼 (떡하니) 메인 화면에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 걸려 있었다. '나의 친구 그의 영화'는 김연수김중혁이 서로 대꾸하며 영화와 일상을 이야기한 칼럼이다. 칼럼이라고 하니 각잡고 폼재고 하는 식이 아니라 실실거리며 말장난도 하고 가끔 정색하면서 심각하다가도 이내 어깨에서 힘을 빼는 40대 작가들의 '수다'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김연수라 하면 아시다시피 소설가다. 김중혁누구냐면 또 소설가다. 둘은 문학의 도시(?) 김천에서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 6학년 야구 기록지로 친구가 됐고 지금까지 친구로 지낸다고 한다. 1993년 등단한 김연수는 10여 편이 넘는 책을 낸 작가이고(워낙 많으니까), 이보다 늦은 2000년에 등단한 김중혁은 <펭귄뉴스>와 <악기들의 도서관>을 낸 작가다.(두 권이라 일부러 책제목을 다 썼다) 이런 인지도 때문인지 '김연수 지음'이라고 나오는 네이버 책 정보에 김중혁 작가는 분명 슬플거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네이버 관계자가 있다면, '김연수, 김중혁 지음'이라고 수정하길 바란다.

 

 

책 내용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2009년 1년 동안 김연수가 쓰면 김중혁이 대꾸하고 거기에 김연수발끈하면 김중혁이 타이르는 식으로 칼럼을 진행했다. 내 오랜 친구가 내게 "넌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죽어줘야겠어"라고 말해도 전혀 무섭지 않듯이 김연수김중혁아웅다웅하면서도 전혀 살벌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김연수가 '이번 추석에는 (무려!) J군이 손수 운전하는 차의 뒷자석에서 회장님처럼 내려갔다며, J군에게 베푼 것이 얼마나 많던가'를 쓰면, 다음 편에 김중혁은 '연수군이 추석 귀성길에 내 차 뒷자리에 앉아 호사를 누린 것을 나에게 베풀었던 은혜를 돌려받은 것이라 하지만, 사실 나는 어릴 적 연수군의 빵집에서 노동착취를 당했다'라는 식으로 글을 연결한다. 불혹은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 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는 공자의 말이 무색하게 한국에서 불혹에 접어든 두 김 작가(이렇게 퉁쳐서 불러보고 싶었다!)는 세상 일에 이리 저리 흔들린다. 중간에 무수히 많은 괄호는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는 지를 대변한다. 심지어 (김중혁은)그래프도 그린다.

 

 

가벼운 마음으로 휘리릭 책장을 넘겨도 좋다. 작가들이 쓴 글인지라 가슴에 콕 박히는 문장도 많다. 그런 문장이 있다면 연필로 꾹꾹 눌러 줄을 그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영화 <더 리더>와 케이트 윈슬렛에 대해 쓴 김연수의 글과 군대 의무병 시절을 떠올리며 영화 <닌자 어쌔신>을 풀어낸 김중혁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명대사인 "방송실에 계세요?"에 또 한 번 쾌재를 불렀다.(이 대사는 <진심의 탐닉>에서 류승범과의 인터뷰에도 등장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영화를 많이 보고 좋아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에서 밝혔듯이 지극히 한국인스러운 영화 취향에 그나마도 영화 자체를 많이 보질 않는다. 이 책은 영화 이야기보다는 오랜 친구사이에 허물없이 오고가는 대화가 더 즐거운 책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즐거웠고, 읽은 후에도 즐거운 내용으로 기억되는 책이다. 책 제목대로 '대책없이 해피엔딩', 어쩜 이리 책 제목을 잘 지었을고~

 

 

 

 

h**********9 2010.07.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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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한 거지?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한 거지?" 내용보기
표지를 처음 접하고 실실 웃었다. 저 표지 속 스쿠터를 탄 두 남자는 김중혁과 김연수이다. 앞에 탄 사람이 김중혁, 뒤에 탄 사람이 김연수. 그런데 이 그림은 퍽 사실적인가 보다.   쭉 뻗은 김중혁의 다리 길이는 뒤에 앉은 김연수의 다리 길이보다 얼핏보면 배는 더 길다. 긴 다리만큼 김중혁의 발은 무척 크지만, 김연수의 발은 전족한 듯 아담하다.   정말 그런 지는 두 작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한 거지?" 내용보기

표지를 처음 접하고 실실 웃었다.

저 표지 속 스쿠터를 탄 두 남자는 김중혁과 김연수이다.

앞에 탄 사람이 김중혁, 뒤에 탄 사람이 김연수.

그런데 이 그림은 퍽 사실적인가 보다.

 

쭉 뻗은 김중혁의 다리 길이는 뒤에 앉은 김연수의 다리 길이보다

얼핏보면 배는 더 길다.

긴 다리만큼 김중혁의 발은 무척 크지만, 김연수의 발은 전족한 듯 아담하다.

 

정말 그런 지는 두 작가 모두 실제로 본 적이 없으므로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유쾌한 표지다, 라고 하기엔

배는 침몰하기 직전이고 젖소는 뒤집혀 살려 달라고 음메, 거린다(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 헉!).

다만 '음소거' 처리가 되어 우리가 그 아우성을 들을 수 없을 뿐이고

우리는 그저 바다를 완상하고 있는 두 남자의 뒷모습만 볼 따름이다.

 

표지 속엔 하늘과 바다와 땅과 사람이 있다.

그러니깐 이 중 하나만 본다면, 이 책을 온전히 봤다고, 혹은 김연수나 김중혁을 봤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두 작가 중 한 명이 혹은 둘 다, '아닌데'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감상한 이 두 남자의 글은 그렇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바다는 발리나 뉴칼레도니아에서 접할 수 있는 바다가 아니라

배가 침몰하고 젖소가 뒤집히는 그런 바다이다.

갈매기에 현혹되어 현상을 왜곡하면 절대 안 된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지만, 발리와 뉴칼레도니아에도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산다.)

 

스무 편 정도의 영화를 연달아 보려면 며칠이나 걸릴까?

물론 먹지도 자지도 쉬지도 않고 본다면, 스무 편의 영화를 보기 전에 아마 죽을 수도 있겠다.

그럼 신문 사회면에 실리거나, 뉴스에 나오겠지?

어쩌면 나는 의도와는 달리 삶을 비관했던 30대의 여성으로 둔갑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영화 본지도 꽤 오래 됐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뭐더라?

사실 '영화'에 대한 내 기본 생각은 김연수 쪽에 가깝다.

그래도 한 스무 편 정도 연달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항상 그런 건 아니고 이 책을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면 어떨 기분일까?

 

30년 정도 된 친구가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어린이집부터 같이 다녔던 어릴 적 친구한테 어느 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됐는데 그게 '첫사랑'이었다는 식의, 드라마 단골 소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건, 내가 어느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 골목에서 터줏대감처럼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삼 대에 걸쳐 산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까, 못내 궁금했던 적도 있었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으니깐.

부모나 친척 말고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도 나는 알 수가(알 수가) 없다.

 

암튼, 시종일관 재기발랄한(것 같으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두 '불알 친구'의 유쾌한 수다에 잠깐 동참했었던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하루가 시간이 흐른 후 어떻게 기억될런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아마 난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 때 책을 덮으면서 왜 쓸쓸했던 거지?'

 

[덧붙임]

1. '어떤 방문'과 '파주'는 시간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어떻게 만들지? 어차피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진 거 아냐? 내가 26시간으로 만들어낼 순 없는 걸?) 꼭 봐야겠다.

2. 내용과 잘 어울리는 적절한 삽화가 책을 돋보이게 했다. 기왕이면 삽화가 소개도 실어주지. 개인적으로는 99쪽과 192쪽에 있는 그림이 맘에 든다. 원화를 어떻게 구입할 방법은 없을까?

3. 이강훈은 김중혁을 더 좋아하는지, 김중혁은 썩 잘 그렸는데, 김연수는 실물보다 못 그린 것 같아 살짝 안타까웠는데(아마 김중혁이라면 '내가 원래 더 잘 생겼어.'라고 농을 칠 것 같지만), 이 두 그림은 썩 괜찮다.

4. 271쪽의 그림은 액자나 엽서로 만들어 고민하고 방황하는 20대의 어린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5. 서로 주고 받으며 교감하는 편지 형식의 글을 읽고 싶던 차였는데, 두 양반이 도와줬다. 이 두 작가는 이를 '대꾸 에세이'라 명명했다.

6. '기어이' 보게 된 파주. 김연수가 말한 그 대사도 듣고야 말았다.

영화의 엔딩 장면 속 두 여자 '아이'는 스쿠터를 타고 안개가 자욱한 도로를 달린다. 그들이 도착한 세상의 끝이 바로 이 표지 속 바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그러니깐 저 표지 속 중혁과 연수는 미애와 은모일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

7. 검색을 해보면 어디서 인용한 건지 금방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런 편법(?)은 쓰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그냥 한 순간 통한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족할 것 같은 기분이니깐. 현실의 삶이 비극이기 때문에(비극일수록) 이 두 남자는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바라는 걸 수도 있겠다.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조숙한 어린아이처럼.

행복하게 끝나는 영화는 초등학교 애들이나 맘 편한 할머니들, 순진하기만 한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거라나. 그래서 내가 이렇게 대꾸했지. 삶은, 특히나 이곳에서의 삶은 비극으로 끝나는 일이 많으니까 영화라도 행복한 결말이 가능하다는 걸 믿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좀더 희망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말이야. 



c*****g 2010.08.14. 신고 공감 2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요리 하는 대통령 ㅡ굿모닝 프레지던트 (김중혁 편)
"요리 하는 대통령 ㅡ굿모닝 프레지던트 (김중혁 편)" 내용보기
대책없이 해피엔딩요리하는 대통령 ㅡ김중혁 편미각이란 마음도 몸도 열어야 관심도 생기고 애정이며 눈이며간다는 걸 알려 준 시가 있는데 그게 바로 김사인의 시한 번 보라..사랑한다는게 이런거라고 알려준다.요리 한번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해본적 없는 이에게정치란 어떤 실체를 가지게 될까...예전에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에서도에도에 있는 정치의 핵심 인물인 도코쿠는 아
"요리 하는 대통령 ㅡ굿모닝 프레지던트 (김중혁 편)" 내용보기
대책없이 해피엔딩

요리하는 대통령 ㅡ김중혁 편

미각이란 마음도 몸도 열어야 관심도 생기고 애정이며 눈이며
간다는 걸 알려 준 시가 있는데 그게 바로 김사인의 시
한 번 보라..사랑한다는게 이런거라고 알려준다.
요리 한번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해본적 없는 이에게
정치란 어떤 실체를 가지게 될까...
예전에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벚꽃 ,="" 다시="" 벚꽃="">에서도
에도에 있는 정치의 핵심 인물인 도코쿠는 아끼는 쇼노스케
를 만날때면 늘 직접 음식을 해주거나 아니면 맛있는 음식을
먹이려 애를 쓴다.
김중혁작가가 이번 편에 읽는 영화는 {굿모닝 프레지던트}이다.
제목은 대통령을 말하지만 중심은 조리장을 말한다며 작가가
말하길 요리 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말에 아, 심히 공감을
해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신을 모시고 사는게 아닌 이상 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데 ㅡㅎㅎㅎ 그렇다고
국밥 말듯 ㅡ나라 경제 말아먹는 분 말고...직접 재료를 볼줄
알고 자식에게 맛난 밥을 해 먹인 적이 있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는 ㅡ그런 이야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먹는다는 것 ?

내 안을 허락한다는 것.

너에게 내 몸을 열고 싶다는 것 내 혀와 이빨과 목구멍과

대장과 항문을 열어준다는 것 그렇게 음탕한 생각.

또한 지금의 내가 아니고 싶다는 것 지금의 죽음이고 싶

은 것 다른 나이고 싶다는 것 사랑을 느낀다는 것.

너를 내 안에 넣고 싶다는 것 네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것 너이고 싶다는 생각 네가 아닌 나를 더는 견디지 않겠다

는 의욕.

너를 먹네

포충식물처럼 끈끈하게, 세포 하나하나까지 활짝 열어

너를 맞네 세포 하나하나까지 너에게 내주네.

그러므로 허락이 있어야 하는 일 모든 구애가 그렇듯이

밥이건 고기건 사람이건

먹는다는 것은 먹힌다는 것 죽음처럼 아찔한 것 길고 황

홀한 키스 먹는다는 것은 갖고 싶다는 것 새 자동차를 장

화를 장미를 새끼 고양이를 향해 눈이 빛나는 것 같이 있고

싶다는 것 한 몸이 되고 싶다는 것.

자본주의보다 훨씬 오랜 식욕의 역사

몸 너머 영혼 속에까지 너를 들이고 싶은 것 네가 되겠다

는 것 기어이

먹는다는 것은.

?p.52? / 53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 사 인 시집 중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y*****7 2016.02.16.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즐겁다. 기분이 좋아지는 김연수,김중혁의 [대책없이 해피엔딩]
"즐겁다. 기분이 좋아지는 김연수,김중혁의 [대책없이 해피엔딩]" 내용보기
아. 아주 가끔씩만 진지하고 심각해지고 싶은 나. 김연수 저작의 소소한 산문들이 참 좋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된 책. 그런데, 공저한 김연수 작가의 배꼽친구인 김중혁 작가의 글이 더 웃긴다. 이 분 개인적으로 뵙고 싶다. 아 재밌어..   분홍색은 김중혁 작가의 글 중에서, 보라색은 김연수 작가..   p. 81 철들지 않는 남자, 하면 잭 블랙이 떠오른다.
"즐겁다. 기분이 좋아지는 김연수,김중혁의 [대책없이 해피엔딩]" 내용보기

. 아주 가끔씩만 진지하고 심각해지고 싶은 나. 김연수 저작의 소소한 산문들이 참 좋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된 책. 그런데, 공저한 김연수 작가의 배꼽친구인 김중혁 작가의 글이 더 웃긴다. 이 분 개인적으로 뵙고 싶다. 아 재밌어..

 

분홍색은 김중혁 작가의 글 중에서, 보라색은 김연수 작가..

 

p. 81

철들지 않는 남자, 하면 잭 블랙이 떠오른다. 잭 블랙은 대부분의 영화에서 철들지 않는 남자였다. <스쿨 오브 락에서도 그랬고, <나쵸 리브레> <트로픽 썬더에서도 그랬고 최근 영화비카인드 리와인드에서도 그렇다. 어떤 집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집념 때문에 다른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혹은 못하는) 남자다. 철들지 않았지만 그는 사랑스럽다. 주위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민폐도 자주 끼치지만 그래도 사랑스럽다. 잭 블랙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더 레슬러에서 가장 싫었던 장면은 슈퍼마켓에서 샐러드를 팔던 랜디가 신경질 내며 밖으로 뛰어나갈 때였다. 왕년에 잘나가던 레슬러가 샐러드나 팔고 있으니 정말 쪽팔리는상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슈퍼마켓 진열대를 부서뜨리고, 각종 집기류를 파손하는 행위는 뭔가 (돈도 없는 분이 배상은 어떻게 하려고!). , 정말 철이 없다. 잭 블랙 같은 남자였으면 어땠을까. 아마 마음에 들지 않는 손님들에게 인기없는 샐러드를 최고의 샐러드로 속여 팔거나 슈퍼마켓 샐러드 송같은 노래를 만들어 유명한 연예인이 되거나 자신만의 스웨덴식’(영화비카인드 비하인드참조) 수제 샐러드를 만들어 초대박 히트상품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랜디와 잭 블랙 캐릭터의 차이는 뭘까 랜디는 레슬링에 자신의 모든 것, 100퍼센트를 걸었다. 레슬링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죽어도 좋아, 라는 심정으로 레슬링을 한다. 하지만 잭 블랙은 어떤 일을 하든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건다(완전 자뻑이다). 믿는 건 오직 자신 뿐이다. 어떤 대상이나 어떤 일에 100퍼센트를 거는 건 위험한 짓이다. 일이 망가지거나 실패하면 무너질 수 밖에 없으니까.

 

항상 지나친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는, 나보다 다른 무언가에 무게중심이 치우쳐 있을 때인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요즘은 과정에 충실하고 현재에 전념하려고 한다. 과거나 미래 때문에 현재가 죽지 않도록.

 

 

p. 85

두 번째 책침이 고인다를 출간한 뒤, 소설가 김애란은 한 인터뷰에서 이젠 얼굴로 승부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어쩐지 이젠 여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김현희를 떠올리게 하는 멘트였다. 나로 말하자면, 지금까지 제일 싫어했던 얘기가 바로 그 소리였다면 믿으시려나? 믿거나 말거나 나는 오직 문학성 하나만으로 승부하고 싶었다. 그런 내게 얼굴은 천형처럼 내 문학 인생에 방해만 될 뿐이었다, 고 혼자 고민하면서 지새운 숱한 밤들이 있었다, 고 내 입으로 말하려니까 좀 거시기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ㅎㅎㅎㅎㅎㅎㅎ 뒤집어짐.

 

 

P. 93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안다, 그런 시간이 있었으니 이렇게 가벼워질 수 있었다. 선배들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하고 (혼나고), 후배들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받고 (혼내고), 온갖 고민을 혼자 짊어져본 뒤에야 가벼워질 수 있었다. 가볍다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이젠 적어도 목을 매지는 않는다. 사람에 대한 생각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가벼운 척하면서 무거운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어도 무거운 척하면서 가벼운 사람을 곁에 두고 싶지는 않다.

 

코언 형제의 영화는 그래서,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최대한 영화를 가볍게 뽑아낸다(, 최근작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예외로 할까요). 한마디로 시시껄렁하다. , 이런 걸, 거 참, 영화로까지 만드셨어요, 싶은 이야기인 데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도 딱히 뭐라 감상을 이야기하긴 참 거시기하고, 주제의식은 엿 바꿔먹고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개나 물어가라, 싶은 의도를 보이고 있으니 그야말로 시시껄렁하다. 나는 코언 형제의 그 시시껄렁함이 좋다.

 

이 뒤에 나오는 텍스트 파일 얘기가 진짜로 웃김. 하하하.. 남겨두겠음.

 

 

p. 108

확대해석하자면 세상에 라이벌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답에 이르는 과정이 전혀 다르듯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에 이르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1등과 2등을 가리는 스포츠는 그런 점에서 잔인하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두 사람은 전혀 다르다.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보다 힘차고 정확하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우아하고 부드럽다. 김연아는 그렇게 자신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아사다 마오은 그렇게 자신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그 둘을 비교하는 잣대는 예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회전의 정확성과 더 적은 실수다. 공평한 것 같지만 잔인하다.

 

내가 늘 강조하는, 내 인생의 좌우명과도 같은.. ‘다양성의 인정. ㅎㅎ ..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논리는 흑백논리.. 흑백논리를 싫어하는 것도, 하나의 흑백논리인가? 그것도 하나의 논리로써 인정해야 하는건가

 

 

p. 204

단편소설이야 ‘K’‘M’이니 하는 이니셜이나 별명으로 해결한다지만 장편을 쓸 때는 이름이 꼭 필요한데, 이름을 지을 때마다 고민이 많다. 이런 이름은 너무 흔하고, 저런 이름은 부르기 힘들고, 그런 이름은 누군가의 이름과 비슷하고, 그렇게 이름을 생각하다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이름 짓기가 몹시 귀찮아서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책에서 이름을 고르기로 했다. 눈을 감고 집어든 책이꼬마 니콜라였다. 하필이면 외국 책이 걸릴 게 뭔가, 싶었지만 의외로 괜찮은 이름이 탄생했다. 책의 저자인 르네 고시니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고신희라는 한국 이름이 떠올랐다. 부르기 좋은 이름이다. 그림을 그린 장 자크 상페의 이름을 보고는 장상배가 떠올랐다. 쓰고 싶었던 소설 주인공의 캐릭터가 딱 맞아떨어지는 절묘한 이름이었다. 장상배와 고신희, 은근 잘 어울리지 않나.

 

ㅎㅎㅎㅎㅎㅎㅎ 이것도 쓰러짐.

 

 

p. 235

그러거나 말거나 출판사 건물까지 찾아간 나는 차마 들어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1층 카페에 앉아서 30분 동안 심각하게 그 상을 받아야만 할지, 받지 말아야만 할지 고민했다. 안 받으면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지만, 받으면 예측 불가의 삶이 시작될 것이니까.

고민 끝에 나는 그 상을 받기로 했다. 2천만 원 정도라면 불확실한 삶도 감미로울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었다. 불확실한 미래로 가는 4차원의 문이라도 되는 양 비장한 마음으로 출판사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차마 소설에 당선된 사람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고 아까 위치 물어보느라고 전화 드렸던 사람인데요라고 말을 꺼내니 문 앞에 서 있던 직원이 환하게 반기며 내게 말했다. “, 왜 이렇게 늦었어요. 책은 저기 묶어놓았으니까 가져가세요.” 그때 나이가 고작 스물다섯 살, 암만 봐도 소설가 선생님이라기보다는 배송 아르바이트 학생에 가까웠기 때문에 책 가지러 온 사람으로 오인됐던 것이다. 내게 불확실했던,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게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진행된 소설가로서의 삶은 그렇게 시작됐다.

 

 

p. 224

이 피도 눈물도 없는 것. J군도 원래 그런 인간은 아니었다. 사실, 그 어떤 인간도 원래 그런 인간은 아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늦은 밤 담배 안 갑을 산 J군이 자취방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성냥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마치 종갓집 며느리처럼 그 불씨를 지키기 위해 밤새도록 줄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쏘쿨하기까지 우리가 지킨 뜨거운 불씨가 그 얼마던가.

 

 

p. 251

나는 명절 전날이나 크리스마스 전날이면 연수 군의 옆에 앉아서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빵들을 비닐 포장지에 넣는 단순노동에 시달렸다. ‘이렇게 바쁜데 뭐라도 거들어라는 연수 군의 권유를 듣고 구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던 나는 아이고, 일을 참 잘하네라는 연수 군 어머니의 칭찬과(과연 칭찬이었던가요, 어머님) ‘아무거나 먹고 싶은 거 집어먹어라고 말해준 연수 군 누나의 다정함에(두 손을 사용해야 하니 먹을 시간이 없잖아요, 누나!) 포획당하여 날이면 날마다 집에도 가지도 못하고 야근에 시달렸다.

악덕고용주의 만행에도 나는 어찌나 할 일이 없었는지 매년 명절이면 연수 군의 뉴욕제과점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비닐 포장지에 빵을 싸고 낄낄거리며 잡담을 하고 빵을 집어먹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스모크처럼 누군가 10년 넘게 매일 뉴욕제과점앞을 사진기로 찍었다면 참으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명절에만 나타나서 열심히 일만 하고 돌아가는 사내아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렇게 외치겠지. “쟨 도대체 정체가 뭐지?”

 

 

p. 258

나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참 좋다. 그분이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라는 건 소리와 빛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내 일부분도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다. 낭만주의자가 될 때, 나는 일상의 소리와 빛에 민감해진다. 비행기 소리라거나 바람소리, 혹은 도로로 흘러내리는 빗줄기에 되비치는 거리의 불빛들에 나는 끌린다. 그러므로 낭만주의자는 일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비 내리는 청두 거리라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센티멘탈해진다. 하지만 그는 서울에서도 그처럼 센티멘탈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가 바라보는 일상은 너무 큰 소리와 아름다운 빛으로 왜곡돼 있다. 그리고 이 왜곡은 의도적이다.

 

 

 

c******t 2011.03.08. 신고 공감 1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대책없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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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서 초등학교 6학년때 야구 경기 기록을 주고받으며 친구 사이가 된 김중혁과 김연수가 씨네21의 기획 칼럼에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1년동안 함께 연재한 것을 엮은 이 책은 두 소설가가 주고받는 이야기에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많은 웃음을 선사해주신 두 분께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칼럼이 쓰여진 2009년은 여러 일들이 많았던 해였기에 사건이 터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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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서 초등학교 6학년때 야구 경기 기록을 주고받으며 친구 사이가 된 김중혁과 김연수가 씨네21의 기획 칼럼에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1년동안 함께 연재한 것을 엮은 이 책은 두 소설가가 주고받는 이야기에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많은 웃음을 선사해주신 두 분께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칼럼이 쓰여진 2009년은 여러 일들이 많았던 해였기에 사건이 터진 그 즈음의 칼럼에는 약간 무거운 공기도 감돌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가볍게 듣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영화 칼럼이라기보다는 김연수와 김중혁의 수다를 보고있는듯한 기분이 들고, 뭐 아주 가끔은 진지한 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있지만, 둘의 주된 이야기는 그냥 추억이나 일상에 관한 수다였다. 

김연수가 김중혁이 보지않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공개하고, 김중혁도 스포일러 폭탄을 터뜨리려하지만 실패하고 다음으로 미루는 (마지막에 스포일러를 터뜨려주시는 김중혁 작가님 대단해요) 둘의 수다를 보고있자니 왜 철부지없는 아이들이 생각나는 걸까? 실제 나이는 40이지만, 둘이 서로에게 장난치며 대꾸하는 모습은 마냥 개구쟁이 아이들처럼 느껴진다.  
그들이 얘기하는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게 영화의 흐름이 아닌 장면이나 배경같은 소소한 이야기들이기에 두 작가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면서 나도 이 책의 제목이 되는 대책 없는 해피엔딩에 관한 스포일러(?)를 적어볼까 한다.

 

"대책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장면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이다. 그래서 피식, 웃음이 난다. 가끔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인공들은 마지막에 이렇게 외친다. "로큰롤!" 인생은, 그렇게, 또 계속 흘러가는 거다. 대책 없이 흘러가는 거다. 대책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사는 건 중요하다." p.331

w******o 2010.09.1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대책없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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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과의 만남이었다. 일단 제목이 맘에 들었다. 뭔가 행복해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난 만화나 소설을 볼때도 한동안 해피엔딩인지 확인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남들은 그게 무슨 재미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끝이 안좋게 끝나면 내내 우울해져서 기분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스쿠터 탄 두남자! 뭔가 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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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과의 만남이었다. 일단 제목이 맘에 들었다. 뭔가 행복해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난 만화나 소설을 볼때도 한동안 해피엔딩인지 확인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남들은 그게 무슨 재미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끝이 안좋게 끝나면 내내 우울해져서 기분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스쿠터 탄 두남자! 뭔가 엉성하고 어설퍼보이지만, 꽤 다정해보인다. 김중혁 작가가 김연수 작가보다 키가 훨씬 크지 않나 유추해보게 된다.

28년이상을 친구로 지내왔다면, 과연 그들은 각자 상대방의 속내까지 다 알아맞출수 있는 사이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그 둘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만담(?)이 참 재미났다. 영화를 엄청 좋아했던 나지만, 육아에 묶이다보니 정말 영화를 넓은 스크린으로, 팝콘과 함께 봐 본적이 과연 언제적이었나 가물거릴 정도이다.

그렇지만 이 둘이 주고 받는 대화에 등장하는 영화는 그나마 본것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난 어떻게 된 것이 책 내용보다 이 두사람의 우정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그런 구절구절들이 더 맘에 들었다.

김연수 작가가 서문에 쓴 자신은 김중혁보다 영화에 대해 더 잘 알지 못하고, 영화를 성가신 장르로까지 표현한 글을 보고 한번 웃고, 책을 읽다가 중간에 등장하는 김연수 작가에 대해 언행일치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임에 분명하다면서, 대충살라고 하더니 역시 작가도 대충 살고 있었다는 둥, 또 고민 상담해결해주는 척하다가, 고민남에게 도리어 고민을 상담받으려 하는 역발상 생각을 했다는 구절을 보고는 다시한번 크게 웃었따.

<씨네21> 잡지를 한동안 열심히 사서 꼼꼼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순간 그 잡지의 존폐여부도 모른채, 솔직히 아예 기억속에서 깨끗이 지운 상태로 살다가 다시 보게된 씨네21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다.

같은 영화를 봤어도 느낌이 다 각기 다르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내가 그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아주 사소한 부분을 작가의 글을 통해 접하게 되니까 반가웠다.

그리고 김중혁 작가님의 책이 지금껏 두권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접하고 한편으론 안타까웠고, 또 한편으론 반가웠다. 왜냐면 난 궁금하면 그 작가의 책을 다 읽으려 드는 추세인데, 2권이라 함은 가뿐하게 해치울수 있는 양이기 때문이다.

김연수 작가가 서문에 쓴 <우리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저마다 다르고, 결국에는 모두 하나다. 여기에 실린 글들도 저마다 다른 글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 하나라고 할 수 있다.>라는 문구는 읽고 또 읽어도 참 멋지고 공감되는 것 같다. 김연수 작가를 좋아해서 골라잡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이제 김중혁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막 생긴다. 어서어서 헤쳐봐야겠다.

s*****y 2010.09.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