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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미니즘 관련서적을 즐겨 읽는다. 지식사회학과 더불어 페미니즘은 사회학적 상상력을 튼튼하게 길러주는 영양제라고 생각한다. 지식사회학과 페미니즘에 대한 메타적 이해가 부족한 학자들은 비판적 성찰력이 결여된 반푼이로 전락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이론가 리타 펠스키(Rita Felski)의 [근대성의 젠더](The Gender of modernity, 1995)는 페미니즘 이론의 렌즈를 통해 근대성의 텍스트에 나타난 성별 재현을 문제삼고 있다. 전형적인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보여주기에 저자가 제기하는 질문의 신선함과 독특함을 따지기보다는 저자가 내리는 결론의 상세함과 논리성에 주목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근대성은 남근중심적이다. 이 말은 다른 말로 풀이하면 가부장적이다, 이성중심적이다, 로고스중심적이다, 구어중심적이다, 시각중심적이다..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다. 저자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분석하여 근대성과 여성성의 관계와 성별의 재현문제와 정체성 담론을 살피고 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역자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남성들이 쓴 문화적 텍스트가 여성성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였으며 어떻게 재현했는가, 또 여성들은 자신의 여성성을 근대성과 관련하여 어떻게 자리매김했으며 그것이 여성이 쓴 텍스트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저자는 젠더 정치학의 관점에서 허구적 텍스트와 이론적 텍스트, 대중적 텍스트와 학술적 텍스트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담론에 재현된 여성성과 여성화 이미지를 분석한다. 예를 들면 히스테릭한 여성, 기계 여성, 탐욕스러운 소비자, 창녀, 여성화된 유미주의자, 페미니스트, 성도착자 등과 같은 이미지이다. 저자는 에밀 졸라의 [여인천국]과 [나나],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과 같은 프랑스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여성 소비자로서의 독자 이미지와 상품화 사회의 현상을 분석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 위스망의 [거꾸로] 등의 고급예술을 통해서 남성의 여성화와 나르시시즘적 성격을 밝힌다. 영국의 대중소설가 마리 코넬리의 작품을 통해 도피주의, 환상, 멜로드라마와 감상벽 등의 특성을 근대문화의 특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여성참정권 운동 시기의 연설문과 논문 등을 통하여 페미니즘 운동담론이 남성중심적인 성별화된 담론을 전유하면서 정당화하는 과정을 살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