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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피지카 공주는 친구가 읽어보라고 권해서 읽어본 소설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서양 철학의 사상과 역사를 소설과 결합시킨 계명적 소설이다.
주인공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플라토니쿠스-칸티쿠스라는, 살다가 한 번 들어볼까 말까 한 신기한 이름이다. 책의 전반부에 나오지만, 이는 플라톤과 칸트라는 두 철학자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플라토니쿠스-칸티쿠스를 '플라칸'과 같은 식으로 줄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읽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처음엔 어색하지만, 읽다보면 곧 적응이 되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느낀 점은 철학이라는 교과서적이고 따분할 수도 있는 내용을 소설 속에 녹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철학'이란 학문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메타피지카 공주, 칼레 막스, 플라토니쿠스-칸티쿠스라는 세 인물이 필로조피카라는 나라를 여행한다는 설정부터 동화같아서 쉽게 느껴진다. 물론 소설의 전반부에는 철학적인 내용을 반복적으로 주인공들이 대화하며 우리들의 머리에 각인시키려는 과정에서 약간의 억지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중반부~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모험이 점점 흥미롭게 진행되면서 철학을 소개하려는 책인지, 소설인지 헷갈리게 된다.
조지 가모브의 "물리열차를 타다"라는 책 또한 이 책처럼 현대 물리학을 쉽게 소설의 형태로 소개하려한 책이다. 만약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설이 전개가 되고 몰입력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두 책을 평가한다면, 메타피지카 공주가 단연 압승이라하겠다. "물리열차를 타다"도 현대 물리학을 쉽게 소개한 책임에는 틀림없으나, 작은 단원들 간의 연속성이나 소설의 형식보다 묘사하는 소재와 물리적 법칙을 소개하는 데에 더욱 치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메타피지카 공주라는 명저에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번역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주인공들의 대화가 딱딱해지고, 사무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번역자의 전공이 철학이라 철학적인 의미를 쉽게 전달하는데는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린 주인공들의 말투가 마치 국민학교 교과서의 철수와 영희처럼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과민한 반응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