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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 '존재의 형식' 또는 우리시대 소설쓰기의 형식... 너무 거창한가요?
"방현석: '존재의 형식' 또는 우리시대 소설쓰기의 형식... 너무 거창한가요?" 내용보기
* 김연수 '남원고사에 관한 세 개의 이야기와 한 개의 주석' * 최일남 '석류' 이 두 편이 제일 감명깊었다. 특히 '남원고사..'는 '춘향전'의 변학도에 대하여 전혀 새로운 인식을 하게끔 해주었다. 작가가 세운 역사적(?) 가설이 아무리 흥미롭다고 해도 그것을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하여는 각고의 공부가 있었을 것 같다. 경의를 표한다. '석류'의 인물들은 모두 나이가 많다. 늙은 사람
"방현석: '존재의 형식' 또는 우리시대 소설쓰기의 형식... 너무 거창한가요?" 내용보기
* 김연수 '남원고사에 관한 세 개의 이야기와 한 개의 주석' * 최일남 '석류' 이 두 편이 제일 감명깊었다. 특히 '남원고사..'는 '춘향전'의 변학도에 대하여 전혀 새로운 인식을 하게끔 해주었다. 작가가 세운 역사적(?) 가설이 아무리 흥미롭다고 해도 그것을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하여는 각고의 공부가 있었을 것 같다. 경의를 표한다. '석류'의 인물들은 모두 나이가 많다. 늙은 사람들이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다. 그들이 하는 '말'이 재미있고 그 '말'에 대한 해석이 또한 깊이 있다. 연륜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이 책에는 최일남에 더하여 이청준이라는 대가의 단편 '꽃 지고 강물 흘러'가 있고, 그보다 어른이신 황순원의 '곡예사'가 수록됐다. 황순원이 훨씬 윗대의 사람이긴 해도 정작 '곡예사'라는 작품은 그가 젊은 시절에 쓴 것인듯, 특별한 기품 같은 것을 느끼진 못하겠다. '꽃 지고..'를 읽으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노인이 된다 한들 이렇게 명징한 사고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랴, 하는 것이다. 인간심리의 변덕스러운 면면을 과학도처럼 차근히 따라가며 서술하는 힘이 경이롭다. 

이에 비하면 방현석 '존재의 형식', 천운영 '명랑', 한강 '노랑무늬영원' 등은 뭐랄까, 새로운 맛이 덜해 보인다. 다만 그들이 원숙한 장인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나보다...하는 정도의 인상이다. 김영하 '그림자를 판 사나이', 성석제 '저녁의 눈이신' 두 작품에선 두 작가의 독특한 개성(그런게 정말 있다면!)이 돋보인다. 그러나 좀 헐하게 말하자면, 아, 그래 그런 개성도 있지, 하는 정도일 따름이다. 특히 성석제의 이른바 '입심'이란 것은 이제 노골적인 자기 반복(매너리즘)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최윤 '2마력 자동차의 고독'의 주인공이 만약 실제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 아무개(이현주 목사) 著 '지금도 쓸쓸하니?'. 나로서는 선듯 이해하기 어려운 그 외로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책 말미에 실려있는 김윤식의 총평 '아, 방현석'을 흥미롭게 읽었다. 일전에 김윤식, 박상륭 두 분의 문학대담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문학동네 2003 가을호), 아무래도 그 대담과 이 총평의 스타일이나 내용이 유사하기도 하려니와, 한편으론 그 대담에서 박상륭 선생으로부터 자꾸 눌리는 것처럼 보였던 김윤식 교수가 이번 총평에선 아예 혼자서 '주'와 '객'을 도맡아 글을 정리하신 걸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다 필요없어. 질문자도 답변자도 다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리겠어'라는 심사는 아니셧겠지? -.-;; 

* 책 상태는 최고다. 오탈자를 발견할 수 없는 국내도서가 드문 마당에 가히 독보적인 책이다.(이미 여러 문예지에 발표된 것들을 모아놓으면서 얻은 어드벤티지일 수도 있겠지만.) 편집도 깔끔하고. ^^


r******a 2003.1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