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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은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치열하면서도 치밀하게 되살려낸 작품이다. 막상 실제 모델이 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로 이 책을 읽게 되었더랬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인 것만 알고, 막상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 실수는 결과적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읽어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이라는 것은 느끼게 되었다는 의외의 수확을 가져다준 것이다. 마치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 일을 잘 하면, 평온한 환경 속에서 일을 잘 하는 것보다 더욱 대단해 보이는 것처럼. <운명의 날> 소개글에서는 이 책이 노동자와 흑인이 피를 흘렸던, 미국 역사의 어두운 면모를 고발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소개글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노동자와 흑인의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점에서도, 미국 사회와 역사의 어두운 면모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무엇보다 고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고발이라! 고발이라는 묵직한 표현이 전혀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불편해서 외면하고 없는 셈 치고 싶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을 여과없이 드러내보이며, 어두운 면모를 남김없이 파헤치듯이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더 거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려 경찰이 파업했던 역사적 사건. 그리고 그에 얽힌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긴박하게 펼쳐진다. 다소 두껍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두께 생각 같은 것은 전혀 들지 않고, 문장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넘기기에 바쁘다. 번역이 좋다는 것도 장점인데, 벼랑 끝에 선 것 같은 그 일촉즉발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심정, 묘사 등을 생생하게 살려내서 더욱 몰입감 있게 읽었다.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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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1426435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은 고작 ‘살인자들의 섬’만 읽었을 뿐이고, 그의 최고작들이라고 하는 켄지 / 제나로 시리즈는 전혀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살인자들의 섬’이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른 성향을 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로 인해서, 데니스 루헤인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평가할 수 없어서 그에 대한 생각은 쉽게 정리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최근작 중 하나인 ‘운명의 날’ 또한 그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작품들과는 다른 성격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읽으면서도 어떤 평가를 하기 보다는 과연 이전에는 어떤 작품들을 발표했기 때문에 탁월한 범죄소설가로서만이 아닌 지금과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되는지 궁금하게 생각될 뿐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읽고 있는 ‘운명의 날’은 책표지 뒷면에 적혀진 홍보용 문구처럼 20세기 초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규모가 큰 역사소설의 형식으로 되어 있고, 보스턴 경찰 파업을 전후로 한 시기를 배경으로 경찰내의 노사갈등과 흑인과 백인 그리고 온갖 인종들 사이의 갈등과 차별, 남녀 간의 사랑과 러시아 혁명에 영향을 받은 미국 내의 진보-좌파들의 정치적인 활동과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이 더해지면서 무척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소용돌이 속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그 거대한 흐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지를 담아내고 있다.
‘운명의 날’의 특징을 꼽으라면 대부분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면서 온갖 다양한 갈등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과 함께 실존했던 인물들을 간간히 등장시키면서 좀 더 사실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베이브 루스의 경우는 별도의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전체적인 이야기 속에서 베이브 루스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상권에서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뭔가 그를 통해서 그 시대의 또다른 풍경을 알 수 있도록 만들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절반의 흐름만을 보이는 상권이기 때문에 아직은 읽어야 할 500페이지(하권)가 남아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 되어갈지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기는 하지만 ‘운명의 날’의 가장 큰 장점은 긴 호흡의 작품이면서도 지루하게 만드는 순간이 없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물론, 이런 뜻이 아주 재미나고 박진감이 넘친다는 말과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계속해서 읽어내게 만들고 있고 어떻게 끝날지 읽고 싶어질 정도의 재미는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재미와 이야기 진행이라는 것에 쉽게 동의할 것 같다.
크게 보아서는 보스턴 경찰 파업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그 시대를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고, 그 시대의 여러 문제점과 지금 이 시대를 연관시켜 생각해보도록 의도하고 있기도 한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이런 생각은 추측일 뿐이고 그저 인종갈등과 궁핍하기만 한 삶을 살아가던 당시의 대부분의 민중들의 삶, 그리고 20세기 초 미국의 여러 모습들을 등장인물들의 경험들을 통해서 엿보게 하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하권의 이야기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는 1/3 정도만 읽어냈기 때문에 더는 말할 수 없지만 어떤 결론일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이야기를 큰 흐름과 연관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게 되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 결론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실망스러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지 궁금해 하면서 끝까지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운명의 날’은 엄청날 정도로 재미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 작품을 계속해서 읽어낼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은 갖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라 이런 꾸준함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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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쪽팔려 죽겠습니다요.예,그렇고말고요, 나리들, 시카고 깜둥이 놈들이나 칡덩쿨에 매달려 끽끽거리는 침팬지 놈들이나 그게 그놈 아닙니까. 그 놈들은 인간도 아니라고요. 교회가 다 뭡니까. 금요일이면 지칠 때까지 퍼마시고 토요일엔 포커 판에서 죽치다가, 일요일 내내 아무 깜둥이 여편네나 붙잡고 그 짓을 헤대는 놈들이니까요." 루터가 릴라한테 되물었다."그렇게 말했어?" 둘은 딕슨 호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물론 흑인전용이다. 그느 목욕물에 거품을 풀어놓고 , 릴라의 작고 단단한 가슴 위로 거품을 쓸어 올렸다. 그녀의 녹슨 황금빛 피부에서 보글거리는 거품이 보기 좋았다. (-22-)
대니와 스티브의 순찰구역은 굴뚝 연기와 돼지기름 냄새로 찌들어 있었다. 노파들이 뒤뚱거리며 도로 안으로 들어오고 수레와 말이 자갈밭을 따라 갈 길을 재촉하며 열린 창문에선 각혈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66-)
"니미, 나 같은 깜둥이들은 기운 배는 약이라도 먹여야 해. 아니면 세상을 정복하든지, 흰둥이 새끼들한테 총 맏아 죽고 말 거라고. 야, 촌놈. 내 말이 맞지? 응? 네놈도 알고 있는 얘기잖아, 안 그래?" 제시가 투덜댔다. (-155-)
제시는 로터의 어깨 쪽으로 넘어졌다.루터는 그를 잡는 대신 그의 총을 집어 들었다. 스모크는 계속 구토을 쏘아댔다. 루터는 손으로 총알을 막기라도 하듯 손을 얼굴 위로 들어 올려 제시의 45구경을 발사했다. 초이 손 안에서 펄떡거리며 튀었다. 문득 오늘 하루 종일 보았던 시체와 시퍼렇고 시꺼멓게 타버린 환자들이 떠올랐다. (-229-)
마부가 우편물을 들고 왔을 때 맥리시는 아침 목욕 중이었다. 하필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는 통에 마부는 평범한 갈색봉투에 담긴 마분지상자를 놓쳤는데, 후에 그의 팔은 식당에서 발견되고 나머지 부위는 홀에 그대로 암아 있었다. 그밖에도 50명을 파업자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몇 년동안 그곳에 진을 친 핑거튼 용역과 경찰들한테 실컷 얻어터졌으며, 나머지는 금속산업 부분의 일반 파업자들과 동일한 운명에 처해졌다. 즉, 직장을 잃고 주 경계를 넘어 오하이오로 스며들어간 것이다. 톰슨 납광의 블랙리스트를 보지 못한 회사에라도 취직하기 위해서엿다. (-348-)
"잘못건 거야.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대니, 다른 사람들이 어를 지켜보기 시작했으니까. 에디 삼촌의 충고를 새겨듣고 얌전히 물러나 있는게 좋아. 사방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있잖니? 사방에서 , 거리,공장, 지금은 경찰서에까지 밀려들고 있어. 권력? 그건 덧없는 거야. 대니, 지금은 전보다 더 심해졌지. 그러니 자중해." (-414-)
임무는 경우회 신입회원 모집과 소원술회였다. 대니는 인사하고 꼬드기고 열변을 토하고 설득해 접촉한 경찰의 3분의 1로 하여금 근무상황, 수입과 빚, 그리고 근무 경찰서의 상황 등을 기록하게 하는데 성공햇다. 순찰에 복귀한 첫 3주간 그가 페이홀의 보스턴 경우회 모임에 끌어들인 경찰은 무려 68명이었다. (-501-)
플로리다 대학원 영문과 석사를 나와 반전 운동가로서, 데니스 루헤인의 특별한 경험이 반영된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로서 『 운명의 날 (상)』 은 독특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100년전 1919년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이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하였던 시기이며, 미국의 사회적인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인종 용광로라 부르는 신대륙 미국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사회 구조는 흑인이 머무는 공간과 백인이 머무는 공간이 다르다. 병원도 다르며, 목욕하는 곳도 구분짓는다. 소설은 그러한 미국이 가진 특수한 지역색이 반영되고 있으며,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브 루스가 살아있었던 시기다.
1919년은 상당히 복잡한 미국 사회 구조가 있다. 거대한 땅,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하는 치안 사각지대가 있는 미국은 제1차 세게대전, 그리고 스페인독감, 링컨 생존 시, 남북 독립 전쟁 이후 글로벌 전쟁이 생겨난 와중에 혼란스러운 미국 사회는 페스트, 전염병, 독감으로 눈앞에 사람이 죽어 나간다. 인종 차별과 금주법으로 인해 ,미국 곳곳의 혼란스러운 총격소리와 노골적인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보스턴 경찰은 직업적 사명감 조차 없는, 인종갈등과 테러 사이에 , 살기 위한 생존에 급급하게 된다. 소설 『운명의 날 』 주인공 보스턴 경찰 대니는 보스턴 서장에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권위와 경찰이 안고 가는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서장은 깐깐하고, 고지식한 자세를 보여주게 된다.도리어 대니만 이상한 경찰이 되고 있었다.
그리하여 데니는 행동에 나서게 된다. 경찰이 주로 타고 다니는 말을 이용하면서, 경찰 일을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 주변의 동료들을 모아서, 보스턴 경우회를 조직하여, 근무 환경개선을 위한 경찰 노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반대 와 침묵이 보여지고 있었다. 대니 커글리가 처한 현실, 살인자로 몰리게 된 흑인 깜둥이의 현실이 잘 도드라지고 있으며, 전염병과 신종 스페인독감, 폐렴과 총격 사건, 테러로서 자유롭지 못한 미국 보스턴 사회 중심에 있는 데니의 삶이 잘 나타나고 있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경찰의 처우개선에 대해서, 그 당시엔 일한 만큼 월급을 받는다는 개념조차 없었으며, 오물이 배여 있는 길바닥,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오물 투성이의 보스턴 사회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으며, 페스트 전염병으로 시쳬가 곳곳에 방치되고 있는 보스턴 경찰 사회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파업을 적극 시도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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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헤인', 사실 장르소설계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 영화 팬의 입장에서도 '미스틱 리버'와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자로 잘 알고 있던 작가다. 그러나 나는 스릴러물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그의 작품 중 읽은 책으로는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가 전부였다. 책을 먼저 읽었던가? 영화를 먼저 보았던가? 그것은 확실치 않다. 그래도 그 때 떠올렸던 생각 하나만큼은 기억난다. 마틴 스코세이지1가 그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군. 스코세이지. 최근 그의 영화는 좀 더 가벼워졌고 또 산뜻해졌다. 그렇지만 스코세이지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옛 영화적 전통에 속해 있는 감독이다. 그 전통 속의 영화란 곧 '시대에 대한 질문'이다. '시대', 미국의 감독들에게 그것은 곧 미국의 역사다. 미국은 특별하게 태어난 나라다. 만국에서 만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왔다. 그리고 하나가 아니지만 하나로 불리는 나라를 만들어냈다. 매혹적인 세상이 탄생했다. 환희의 송가가 불꽃놀이처럼 하늘을 수놓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광량에 준하는 어둠의 혼돈이 사회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스코세이지가 눈여겨보는 것은 그런 부분이다. 미담과 열정과 광고판의 환상에 드리워진 도시 속의 그늘. 소외된 자들, 혹은 더럽혀지는 자들, 악덕에 물드는 태초의 열정에 대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인간군상들의 기승전결을 치열하게 지켜보는 것이 스코세이지의 방식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그가 좇는 것은 드라마의 살아 숨쉬는 디테일이다. 바로 여기서 스코세이지의 영화와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이 띠는 색채가 겹쳐진다. 데니스 루헤인의 캐릭터들은 풍부한 냄새를 지니고 있다. 행동에는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고, 습관에는 심리적 각인 내지는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내뱉는 말들에는 시대의 고통이 짙게 배어있고, 눈빛에는 영적 고독이 처연하게 배어나오는 인물들이다. 이 진한 향은 투우장의 황소처럼 음울하고 둔중한 이야기에 실려 필연적 종말을 향해 달려나간다. 장르소설의 거장이라 불리는 점은 루헤인을 주눅들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그가 평단의 미련함을 떨쳐내듯 택한 이 이야기, '운명의 날The Given Day'은 역사소설의 형태를 두르고 있다. 그는 20세기 초 보스턴의 역사를 '대니'라는 경찰을 주인공으로 삼아 펼쳐낸다. 보스턴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이상과 미덕 그리고 그 무한한 추락이 약 천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 속에서도 지루함 없이 폭풍처럼 흘러간다. 대단한 흡인력이다. 소설에 조금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분량에도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디테일하게 그려지는 이야기 때문에 멍하니 있다가도 대니의 이야기를 그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어디서 온 힘인걸까. 그 해답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찾아낸 놀라운 매력 중 한 가지는 이 이야기에 정말 수많은 드라마가 자연스레 녹아있다는 것이었다. 사랑의 아픔, 가족 내부의 세대 갈등, 인종 갈등, 빈부격차, 위선자들과의 싸움, 극복과 성장, 또 좌절 등등.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쓸려다니다보면 내가 곧 '대니'고, 나아가서 그 시대 보스턴의 한 인물이 되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곤 한다. 사람들은 종종 얘기하곤 한다. 인간의 삶이야말로 최고의 드라마이며, 수많은 서사물들은 그 편린이라도 담고자 한 흔적에 불과하다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데니스 루헤인에게 이러한 찬사를 바치고 싶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 뿐만이 아니라 그 사회가 담고 있던 '인류의 드라마'를 소름돋을 정도로 잘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사실 위의 문장이야말로 내가 이 소설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평론 한 줄이다. 읽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추천사는, '읽으세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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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그렇지만 과거를 돌아봤을 때 어려움을 겪거나 혼란기가 있기는 마련이다. 이것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점점 자라면서 키가 클 때 생기는 성장통처럼 나라마다 한 번 이상은 겪게 되는 성장통처럼 혼란기나 정체기로 말미암아 정부와 시민 혹은 기업과 직원의 갈등을 겪는 사례는 많다. 지금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살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문제는 더 크게 두드러지게 되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기게 된다. 나라마다 그렇겠지만 어둡고 그늘진 부분은 항상 존재한다. 그 그늘이 정치나 정부 혹은 기업이든 결과적으로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그 혼란기를 잘 극복하고 서로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진국일수록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도 빈부격차가 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빈부격차는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20세기의 생생한 미국의 격동적인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고 미국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운명의 날(THE GIVE DAY)」 이라는 제목의 책에서부터 의미심장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저자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고 미스터리나 스릴러 작품으로 만났던 작가이지만 이번에는 미국 역사를 그려낸 작품이라서 궁금하기도 했다. 「미스틱 러버」, 「살인자들의 섬」은 영화로 개봉까지 한 작품으로 유명한 그가 역사 소설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의 배경은 20세기 초 미국의 노동계나 미국 정치 등을 배경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미국의 유명한 아구 선수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로 흘러가고 이어서 등장하는 ‘루터’와 ‘대니’, ‘유진 오닐’로 서로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이야기의 핵심 사건은 1919년 보스턴 경찰 파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그 사건은 경찰들이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과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달라는 것으로 시작된 사건이었고 이 사건의 전말이 그대로 이 책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의 환경이나 살아가는 모습이나 생활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었고 인종차별, 노동계층 탄압, 이주민과의 갈등 등 미국의 어두운 이면을 그려내고 있었다. ‘보스턴 경찰 파업’으로 인해서 노조가 결성되고 단체로 협상을 시도해 보지만 경찰청장은 결성을 막고 단체로 협상하고 항의한 노조 임직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리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의 중재를 막기 위해서 각기 사회계층에서 나서보지만, 노조와 경찰청장의 관계는 점점 골만 깊어가게 된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부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서 충격적인 사건으로 일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참전시위와 반전시위,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갈등, 빈민 노동자들의 모습, 미국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인종 차별 등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갈등이나 차별 등이 일어나겠지만,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보스턴 경찰 파업’으로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지금의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세계 1차대전이 끝날 무렵 어수선했던 그 시대의 모습을 그의 필체로 생생하게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었고 격변하는 시대에 변화하는 가치관의 사고로 지금의 미국 사회가 있기까지 겪어야 했던 역사의 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스파이더 맨》의 ‘샘 레이미’ 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니 영화로는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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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지와 제나로 시리즈나 <살인자들의 섬> 또는 <미스틱 리버> 등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의 원작자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데니스 루헤인. 그가 장르 문학이 아닌 정통 역사 소설에 도전했다. 필력을 과시라도 하듯 상당한 분량의 책으로, 다루기 쉽지 않은 시대의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를 택하여.. 가히 그의 야심작이라 할 만하다.
20세기 초반, 미국이 아주 어두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책은 시작한다. 아직 인종차별이 남아 있으며, 세계 1차 대전의 참전과 종전으로 수 많은 젊은이들이 가치관과 미래의 혼란을 겪고 있고, 금주법이 시행되기 전 많은 범죄의 싹이 자라고 있으며, 이주인들 사이의 갈등도 크고,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어 노동 운동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고, 아직 본격적인 국가관과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테러 또한 난무하던 시대. 그리고 과격한 사상 갈등이 정계에서 뿐 아니라 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었고, 부패와 결탁이 만연하던 시대.. 그 시대의 보스턴을 배경으로 많은 인물들의 삶이 교차되면서 복잡하고 많은 주제들을 엇갈려 묘사한다.
가장 중요한 사건은 보스턴 경찰 파업으로, 미국사에 남은 중요한 사건인데 이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많은 인물들은 각기 다른 층위에 존재하는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치관을 보여주고 그것이 그 시대의 미국을 또렷하게 묘사하게끔 하는데 이는 작가의 솜씨라고 할 수 밖에 없음이다.
두터운 분량 안에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불같이 흘러가는 시간들을 묘사함으로써 그 시대를 들여다 볼 수 있게끔 하는 이 책은 미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훌륭한 역사 소설로서 즐겁게 읽힌다.
더운 여름날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있는 책이었다. 루헤인의 팬으로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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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헤인의 '사회' 소설이다.
그간 장르 소설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던 루헤인의 장편 사회 소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뛰어난 질을 선사한다.
이제 장르를 넘나드는 수준급 글을 작가라는 말을 붙여야 할 듯.
근대 미국 역사 속에서, 격벽하는 사회와 미국 민주주의 성장을 그린 역작이다.
과거의 인물들이 그의 손 아래서 살아 숨쉬고, 그 시절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이 있다.
그리고 그런 비문학적인 내용을 살려주는 루헤인 특유의 깊은 맛이 더해져 한 편의 걸작으로 탄생했다.
어려운 소재를 완벽하게 써냈고, 재미 또한 보장되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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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글린 가문 3부작 중 2부인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가 출간됐을 때부터 이왕이면 1부인 이 작품부터 순서대로 읽어야겠다고 작심했지만, 결국 3부인 ‘무너진 세상에서’가 출간된 뒤에도 한참동안 게으름을 부리다가 뒤늦게야 두 권으로 된 방대한 분량의 책읽기를 마쳤습니다. ‘켄지&제나로 시리즈’ 중 일부와 최근 출간작인 ‘더 드롭’까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을 꽤 읽은 편이지만 커글린 가문 3부작이 이런 서사의 작품일 줄은 미처 예상 못했습니다. 일부러 출판사의 소개글이나 심지어 책 뒷면의 카피조차 미리 보지 않는 습관 때문에 표지나 제목만 봤을 때는 ‘대부’와 비슷한 톤의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20세기 초반 혼돈의 미국 사회를 배경 삼아 펼쳐지는 데니스 루헤인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잔혹함이 배어있는 사건과 캐릭터를 기대했던 것이죠.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캐릭터들은 날것처럼 생생하고, 사건은 참혹합니다. 수많은 죽음이 등장하고, 애증과 갈등, 연대와 배신이 난무합니다. 다만, 대하 역사소설로 분류되는 것이 마땅한 이 작품은 데니스 루헤인의 기존의 스릴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사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운명의 날’은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1917년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 10월 혁명, 1914년에 시작되어 1918년에 막을 내린 세계 1차 대전, 1920년에 발효되어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일으킨 금주법, 그리고, 이 작품의 소재인 1919년 보스턴 경찰의 파업이 그것들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진보와 보수, 흑과 백의 인종갈등,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의 문제 등 당시 미국 사회는 온갖 가치관과 이념의 충돌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모든 급진적인 것은 ‘빨갱이’로, 모든 집회와 시위는 ‘체제전복적인 시도’로 매도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10년 넘게 임금과 처우 개선을 받지 못한 보스턴 경찰의 파업은 미국 전체를 뒤숭숭하게 만들 정도로 파괴력이 컸던 최초의 공무원 파업이었습니다. 데니스 루헤인은 이런 혼란의 시대를 커글린 가문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그려갑니다. 보스턴의 유력한 경찰서장 토마스의 아들인 대니 커글린은 다분히 반골적이면서도 한량의 기질과 정의감을 함께 지닌 청년 경찰입니다. 그런 그가 보스턴 경찰 내의 불온한 움직임(노조 결성)을 조사하고, 공산주의와 테러리즘으로 무장한 급진단체 기밀 파악을 위해 언더커버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걷게 됩니다. 또한 지극히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와 권력지향적인 동생과 번번이 충돌을 겪습니다. 그 과정에 대니가 사랑했던 여인 노라까지 개입되면서 가족 간에도 큰 균열이 벌어집니다. 대니 커글린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한명의 주인공은 흑인 청년 루터 로렌스입니다. 루터는 악질적인 폭력조직 보스와 그 수하들을 살해하곤 고향을 떠나 보스턴에 정착합니다. 커글린 가문에서 일하게 된 루터는 대니 커글린과 인연을 맺게 되고 당시 여전히 차별받던 흑인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상, 하권을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데니스 루헤인의 문장은 쉬우면서도 꼭 필요한 비유만을 동원하여 독자에게 골치 아픈 ‘난독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또한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을 간직한 보스턴의 서늘한 분위기, 대니 커글린, 노라, 루터 로렌스가 겪는 목숨을 건 위기일발의 사건들, 쉴 새 없이 몰락으로 치닫는 커글린 가문의 암울한 상황 등 분량만큼이나 다채로운 소재들이 지루함을 느끼게 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의 상황을 그린 이 작품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생생했던 것은 한국의 근현대사, 아니, 진행형이라 해도 무방한 한국의 현재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양립 불가능한 이념의 대결, 권력과 자본의 민낯, 사회적 약자들의 무력감 등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자꾸만 비교 또는 대입하며 읽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보스턴 경찰 파업과 가족과의 충돌을 겪으며 상처투성이 성장을 거친 대니 커글린이 이어지는 2부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와 3부 ‘무너진 세상에서’를 통해 또 어떤 굴곡진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늦어도 올해 안엔 커글린 3부작을 완독할 계획인데, 아무래도 대니 커글린이 더는 경찰의 삶을 살 것 같지 않아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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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9월, 보스턴의 경찰들이 파업을 했다. 형편없는 급여와 열악한 근무조건이 원인이었다. 당시 경찰들은 주당 73시간을 근무했으며, 6년차 경찰의 연봉은 기껏해야 1천 달러에 불과했다.
초과근무 수당은 없었고 제복과 배지, 곤봉과 총기 등도 자신의 돈으로 구입해야 했다. 경찰서의 위생상태도 엉망이어서 숙직실의 침대에는 벼룩과 이가 들끓었다.
경찰들의 임금은 1905년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1차 대전 중에는 봉급을 동결하고 전쟁이 끝나면 200퍼센트 인상하겠다는 약속도 있었지만 그것이 언제 지켜질지도 모른다.
경찰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밤이면 경찰들은 술집에 모여서 "부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우리보다 세 배는 더 많이 번다"며 투덜거렸다. 경찰 고위직들과의 협상은 매번 거절당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홈런을 펑펑 쳐내던 베이브 루스는 1919년 시즌에 연봉을 7천 달러에서 1만 달러로 올리기 위해 구단주와 협상을 벌이고 결국 승리했다. 홈런왕의 연봉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경찰들의 급여가 너무 적은 것 아닐까.
적은 임금과 근무조건에 항의하는 경찰들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로 유명한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운명의 날>은 바로 이 보스턴 경찰 파업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그동안 범죄와 스릴러 소설에 집중해왔던 작가가 이번에는 방향을 틀어서 대형역사소설을 발표한 것이다.
<운명의 날>의 시작은 1918년 여름이다. 주인공 대니 커글린은 보스턴 경찰청의 귀족이다. 대니는 사우스 보스턴 12지구 경찰서장인 토머스 커글린을 아버지로 두고 있고, 경찰 특공대 에디 멕케나 경위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제 경력 5년이지만 보스턴 경찰은 누구나 대니의 형사 진급이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대니도 경찰들의 근무조건에는 불만이 있다. 대니 주변의 경찰들은 '보스턴 경우회'라는 친목단체를 노동조합으로 변신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미국 노동총연맹에 가입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경찰청장이나 보스턴 시장과의 협상에서 좀더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토머스 커글린과 에디 멕케나도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다. 경찰의 명예를 존중하는 그들은 노동조합 결성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다. 당시에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빈번히 발생했다. 노동자연합과 사회주의자들의 집회가 수시로 열렸고 무정부주의자들은 폭탄테러로 공공기관을 파괴했다. 경찰들은 그들을 모조리 잡아들여서 국외로 추방하려고 한다.
에디 멕케나는 "이 나라의 노동자들은 분수를 잊고 있다"라고 말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가 경기장에서 파업을 하자 '빨갱이 새끼들'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상황에서 에디와 토머스는 대니를 첩자로 이용하려고 한다. 무정부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의 단체에 위장 침입하라는 것이다.
대니도 갈등하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제 대니는 무정부주의자들과 보스턴 경우회를 오가는 신세가 된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타고난 대니는 보스턴 경우회에서도 주도적인 위치에 선다. 경찰청장과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경찰들도 갈등한다. 공무원의 임무가 우선일까, 아니면 노동자의 권리가 먼저일까. 아니 파업을 벌이면 과연 자신들이 이길 수 있을까?
노사 갈등이 폭발하던 1919년의 미국
경찰들의 파업이 아니더라도, 당시는 미국 역사의 격동기였다. 1차 대전이 끝나고 전쟁산업이 문을 닫으면서 호황도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700만의 인구가 길에 나앉았고 400만이 해외에서 돌아오는 중이다. 1100만의 노동자가 씨가 마른 노동시장에 모여든다는 얘기다.
거기다가 스페인 독감이 미국을 덮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조만간 시행될 금주법 때문에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여성참정권을 옹호하는 여성들이 모여서 속옷을 불태우며 시위한다. 600킬로미터 떨어진 몬트리올에서도 경찰과 소방수들의 파업이 임박했다고 한다. 베이브 루스의 표현에 의하면 '온 세상이 데모를 하는 것' 같다.
<운명의 날>은 당시의 이런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는 베이브 루스를 포함해서 많은 실존 인물들이 나온다. 후에 FBI국장이 되는 존 에드거 후버, 제너럴 모터스의 3대 회장인 제임스 잭슨 스토로, 미국 공산당 창당 멤버인 루이스 프라이나 등.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경찰파업이다. 협상은 성공할듯 하면서도 조금씩 어긋나면서 경찰들의 반감은 커져만 간다. 거기에 시대적인 상황과 몇 가지 우연이 겹쳐지면서 경찰이 파업을 하는 '운명의 날'을 향해서 달려간다. 이제 부자들이 책임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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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의 두께에 압도당할것이다. 게다가 상하 2권짜리 분량이라 책장을 펼치기 전에라도 이 책에 담겨있을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어느 정도 느낄수 있을 정도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적 작품인 살인자들의 섬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는 이번 운명의 날은 1919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었던 보스턴 경찰파업사건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강하게 느낄수 있었던 사회적 문제는 노사갈등, 인종차별이었다. 이 시대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혼란기였다고 하는데 과연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혼돈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인종폭동, 반공산주의, 급격히 늘어난 실업자로 인한 사회적 문제, 그리고 페스트를 방불케 할만큼 전염성이 강했던 스페인 독감까지.. 주인공 아일랜드 미국 경찰 대니 커글리와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저지르고 도피중인 흑인 루터는 우연한 기회에 우정의 싹을 틔우게 되는데 이 시대의 흑인에 대한 극한 인종차별분위기를 감안했을때 이 두 주인공의 우정은 굉장한 빛을 발하고 감동까지 전해준다. 보스턴 경찰파업이 전개되기까지의 상황과 전개과정, 그리고 그 후의 결말을 보면서 이러한 사건이 결코 옛날에만 국한된 사건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회적 문제라고나 할까.. 그런데 개인적으로 처음과 중간중간 이야기속에 전개되고 있는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집중을 약간 흐트러지게 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주인공 루터의 야구실력과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가 연결지어져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약간 겉도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이 방대한 소설은 굉장한 매력이 있다. 이런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할때 계속 읽어내려가야지, 쉬면서 뜸을 들이고 읽으면 그 흐름이 끊기고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듯 하다. 들고 다니면서 읽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요즘 소설이 속속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스파이더맨의 감독이 지금 한창 영화화하고 있다니 굉장히 기대되는 영화가 될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