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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는 소설이 끝나고 독자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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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책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지만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래도 혹 다른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보아도 여전히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그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는 것 밖에. 헌데 그렇다고 일본 작가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와 같은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작품 몇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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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책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지만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래도 혹 다른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보아도 여전히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그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는 것 밖에. 헌데 그렇다고 일본 작가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와 같은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작품 몇 편씩은 읽었고 느낌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굳이 그들의 신작이나 혹은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지 않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만큼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해서 일게다. 나쓰메 소세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작품을 찾아서 읽어야 할 동기 같은 것은 없었다. 어쩌다 보니 읽게 되었다는 말이 이런 경우에 가장 적합한 말인 듯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란 작품에 눈길이 같던 이유는 아마 제목 때문이었던 것 같다. 평상시에도 잘 아는 작가가 아니라면 제목을 보고서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물론 그렇게 책을 선택함으로써 괜히 시간과 돈을 버렸다고 투덜거리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에 큰 불만이 없다. 그리고 여전히 책을 고를 땐 제목을 우선 보게 된다. 이 책 역시 제목 때문에 고른 책인지라 제목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제목이 말한 그 때가 언제인지를 찾고 있다. ‘그 후’라고 했으니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어떤 사건인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러나 책을 다 읽도록 ‘그 후’가 언제인지를 알지 못했다.

 

소설은 집안이 부유한 다이스케와 그의 친구인 히라오카, 그리고 히라오카의 아내인 미치요 세 사람 사이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통속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않고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다이스케의 대학 동창인 히라오카는 자신이 방탕한 탓도 있지만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히라오카는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후 미치요와 결혼을 하고, 다니던 은행의 게한 지방에 있는 어느 지점으로 전근을 가지만 그곳에서 금전적인 문제가 생기자 사표를 내고 도쿄로 올라온다. 그는 다이스케에게 취직을 부탁하기도 하고 금전적인 도움을 바라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이스케를 부러워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이스케를 경멸하기도 한다. 다이스케와 히라오카의 또 다른 친구의 동생이었던 미치요는 다이스케의 주선으로 히라오카와 결혼을 했다. 어느 날 미치요가 다이스케를 찾아와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 그들 부부의 경제적 어려움과 미치요의 병으로 인해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않다고 생각한 다이스케는 한때 연정을 품었던 미치요에 대한 사랑이 되살아난다. 그러나 그 사랑은 정상적일 수가 없다. 친구와 절교는 물론 집안의 명예훼손과 사회의 비난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대가가 큰 사랑이었다. 그럼에도 다이스케는 히라오카에게 미치요를 사랑한다며 자신에게 달라고 한다. 히라오카는 미치요가 병에서 나으면 주겠다고 하며 절교를 선언한다. 그리고 다분히 보복이라고 생각되는 편지를 다이스케의 아버지에게 보낸다.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한 아버지는 다이스케에게 절연을 선언한다. 집안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 다이스케는 미치요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직업을 찾아 나선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시기는 일본이 근대화로 들어서던 시기로 서구에서 도입된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은 입신양명을 삶의 제일가치로 생각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 다이스케는 먹고 살기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을 가장 저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스스로를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귀한 부류의 인간’으로 규정한다. 당시 그가 살던 시기의 관점에서 보면 다이스케는 분명 나태하기 짝이 없고 사회적 가치를 비웃는 반사회적인 인물이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도 다이스케의 심리묘사에 주력하고 있다. 다이스케는 지식인으로써 스스로의 힘이 아닌 집안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삶이지만 자유분방하기만 하다. 물질적인 어려움 없이 무위도식하면서도 스스로는 고귀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버지가 젊어서 인연을 맺었던 영주 집안의 딸과 결혼을 거부하기도 하지만, 경제적 지원을 생각하여 매사에 모호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아버지의 심기를 거슬리는 언행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당시에 팽배했던 부르주아적 삶의 형태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작품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자신에 대한 합리화 그 이상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가 하면 미치요에 대한 사랑이 되살아나면서 히라오카에 대한 질투와 불신, 윤리적인 갈등, 그리고 미치요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전형적인 심리상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작품은 다이스케와 미치요의 사랑의 진행과정은 보여주지 않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제목을 붙일 때 그 제목이 작품세계와 결부되는 상징성을 지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이 작품의 제목 역시 그러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작가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되지만 그 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그 후’라고 말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 후’가 언제인지를 찾았지만 결코 찾을 수 없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시간상으로는 100년도 더 전에 쓰여진 작품이고, 공간상으로도 우리와 관계가 멀어 보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아마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목 때문에 읽은 작품이지만 나쓰메 소세키를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k*****1 2020.02.26. 신고 공감 15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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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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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 있는 서적들을 즐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그 후라는 서적을 구매 및 주문을 해서 보게 되었다~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그 후라는 이 책에서 작가의 필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앞으로도 생각날 때마다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라는 이 책을 가끔 꺼내어 읽어 보고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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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 있는 서적들을 즐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그 후라는 서적을 구매 및 주문을 해서 보게 되었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그 후라는 이 책에서 작가의 필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생각날 때마다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라는 이 책을 가끔 꺼내어 읽어 보고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i 2020.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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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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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나쓰메 소세키’는 가상인물인 주인공 ‘다이스케’의 삶과 에피소드를 통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이 서른이 다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부유한 집안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에 일할 필요도 없이 (좋게 말하면 한량, 나쁘게 말하면 백수) 책이나 보면서 고상한 삶을 영위하다가 자신의 모든 소신과 이익을 버리고 사랑에 올인하기로 작정한 다이스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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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나쓰메 소세키는 가상인물인 주인공 다이스케의 삶과 에피소드를 통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이 서른이 다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부유한 집안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에 일할 필요도 없이 (좋게 말하면 한량, 나쁘게 말하면 백수) 책이나 보면서 고상한 삶을 영위하다가 자신의 모든 소신과 이익을 버리고 사랑에 올인하기로 작정한 다이스케에게 나는 어떤 감동도, 교훈도 느낄 수 없었다. 이 소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면 분명 흥행하지 못할 것이다. 작품 중반까지 다이스케의 심리와 주변 상황 및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소소한 사건들만 심미적으로 묘사하는데 문체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었어도, 주인공의 사적인 사상과 일상에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작품 후반에서야 어렴풋이 이해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요약하자면 소재의 핵심은 친구의 아내인 미치요와의 불륜이다. 우리는 보통 불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바람직하지 못한 것,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보통 인지하며 이러한 인식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 만약 (소설을 인내심을 갖고 정독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다이스케의 정체성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사건의 드러난 외연만으로 평가하자면, ‘그 후의 다이스케와 미치요를 향한 세간의 비난만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TMI 같은) 다이스케라는 인물의 특징과 배경을 알고 이 사건을 접하면 우리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불륜을 정당화하거나 그 후의 다이스케를 응원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기득권 - 아버지로부터의 경제적 지원, 그것을 통해 생활의 기반인 아버지를 비웃는 것이 가능한 여유로운 삶 - 을 포기하고, 친구와의 절교와 세상의 부정적인 평가까지 모두 감수하면서 결국 자신이 그리도 우습게 여겼던 노동에 찌든 삶을 작정하고 사랑을 택한 철없는(?) 주인공 다이스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이유는 모든 문학작품을 통해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 ‘나라면?’에서 기인한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면서도 금수저인 다이스케의 한량의 삶을 부러워하는 세속적인 나라면, (가족과의 관계 단절까지 포함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인생을 걸 수 있을 것인가? 나를 둘러싼 세상과 나 자신까지도 변할 것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그 길을 기꺼이 걸어갈 것인가? 자신 없다. 다이스케의 그 전그 후는 분명 달라지겠지만, ‘그 후를 두려워하는 나는, 다이스케의 입장이 아닌 다이스케의 형의 입장에서 다이스케에게 바보 천치다.”라고 말하는 속물일 뿐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1 2020.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