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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 새로 공사한 것마냥 크고 엄청나게 깔끔한 부엌, 여자가 장 봐온 종이봉투를 싱크대위에 올려놓는데 딸기 한 알이 개수대통으로 똑 굴러 떨어진다. 여자, 딸기를 집어 들더니 바로 입으로 가져간다. 이때 흘러나오는 멘트 "락스 하셨군요!" 그 광고를 본 나는 생각한다. 개수대야 그렇다치고 물에 씻지도 않고 먹다니 딸기의 농약은 어쩔거야?-_-; 중요한건 농약이나 딸기 개수대의 먼지따위가 아니라 광고가 말하는 세균박멸하는 락스의 위력이란 걸 안다. 그리고 락스 뿐만 아니라 온갖 세균제거기능을 내세우는 수많은 세제광고에 우리는 익숙해있다. 또 그렇게 당연히 건강에 위협이 되는 눈에 보이는 곰팡이, 먼지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온갖 세균덩어리들까지 남김없이 멸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바이러스가 살지 않아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남극이나 세균이 살수 없다는 우주로의 탈출을 꿈꿔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남극처럼 추운 곳이나 우주로 탈출하면 세균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결론은 NO. 아니오. 절대 아닙니다 이다. 왜냐하면, 우리 자체가 세균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우리 몸에 세균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는 말이 아니다. 세균 니꼬르 인간 즉, 우리자체가 세균이라는 말이다.
오마이가뜨! 뭐시라고? 우리 몸에 세균이 그렇게나 많다고? 아니 여보세요 많은 정도가 아니라 우리몸을 이루는 것 자체가 세균이라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놀라운 과학의 진보를 통해 흔하디 흔한 상식선으로다 우리 몸이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피부조직이니 간 조직이니 하는 것보다 더 작은 단위인 세포, 피부 세포, 적혈구 세포, 백혈구 세포, 간 세포, 신경 세포, 상피 세포...등등의 온갖 세포들. 그런데 이 세포보다 우리 몸속에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이 바로 세균이란다.
인간 게놈의 서열 분석을 마쳤을 때, 과학자들은 인간 염색체 속에서 고작 2만~5만 종의 유전자만을 발견했다. 그러나 몸속의 모든 유전자가 염색체 안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끌어모은 세균 유전자의 수는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물려준 유전자의 수를 압도한다. 놀랍게도 인체 내 유전자의 거의 99퍼센트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p26~p27)
모든 인간은 대부분 세균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균적인 인간의 몸(한 번도 지구를 떠난 적이 없더라도)속에서 오직 10퍼센트의 세포만이 '인간 세포'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90퍼센트, 절대 다수의 세포는 세균이다. 사실 우리가 인간 세포라고 부르는 10퍼센트 중 단 한 개의 세포도 완전히 인간 세포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세포들 속에도 세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껏해야 10퍼센트만 인간이다. 어떠허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어떻게 우리 모두가 현미경으로나 보이는 해충에게 이렇게 심하게 감염될 수 있을까?(p23)
배신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보내는 9개월간의 무균 상태속에서도 인간의 상태를 유지하지만 출산이 다가오면 출산을 앞둔 모체의 모든 것이 아기를 감염시키기 위한 시스템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산도(産道) 전체에 요구르트 버터밀크에 득실거리는 유산균이 분열, 증식 아기가 세상으로 나오는 길에 잠복해 있다가 즉시 감염시킨다. (p25)어머니가 젖을 먹이면서부터 감염은 더욱 심해진다. 모유에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 중 일부는 더 많은 감염성 미생물, 특히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위한 거름이 된다. 비피더스균은 일부 유산균을 밀어내고 아기의 장에 단단히 결합한다. 이 두 가지 세균은 아기의 몸속에 담요 모양의 보호막을 형성한다.
감염 과정은 불균일해보이지만 실은 매우 체계적이다.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을 필두로 모유 수유를 중단하면 비피더스균 대신 다른 균주가 자라나고 뒤이어 사춘기 호르몬이 넘치는 시기가 되면 또 다른 세균이 그 뒤를 이어 증식한다. 우리가 자라고 변화하는 과정 모두가 세균이 층을 이러어 겹겹이 쌓이는 과정이다.
많은 메티컬 드라마에서 흔하게 듣는 대사 중 하나가 "감염되었다" 이다. 의사들이 ...가 감염되었습니다. 라고 하면 99.9%가 부정적인 것이다. 병이 발생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염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란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감염되었기 때문이라니. 소설/영화 우주전쟁에서 외계체가 미생물에 감염되어 자멸한 이유가 지구의 미생물에 녹이라도 쓰인 것처럼 먹힌게 아니라 지구의 세균과 씽크로율이 맞지 않아서 한 마디로 거부반응로 죽은 것이란 이야기구나라는 라는 깨달음이. 아니 그렇다면 허버트 조지 웰스도 그렇고 쥘 베른도 이런 걸 단순히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 이 사람들 외계인이었던게 아닐까? 외계인이 아니라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던 사람들이거나 라는 식의 놀라움이 새삼 솟구친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세상밖으로 순간부터 수많은 세포, 세균과 감염이란 하모니를 이룬다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구나를 새삼 느낀 터에 그렇다면 우리가 감염되는 것도 비슷비슷한 것일거라 생각하려는데 감염은 우리가 생각을 뛰어넘는 다채로움을 보인다. 우리 몸속의 세균 공동체는 출생과 지리적 조건의 우연한 결과에 불과한 것이 아니란다. 물론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 중요하다. 후진국과 선진국의 어린이들은 사뭇 다른 세균들을 접하게 되고 서로 다른 병워에서 출생만 해도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유 수유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아는 짧은 몇 가지로는 면역력이 더 좋아지고 단백질, 당등의 영양이 높다하고 모유수유를 통한 밀착의 형태, 스킨쉽의 형태로 아이에게 미치는 여러가지 영향에 대한 것이다. 무슨 모유, 초유성분이니 하며 따로 제품이 나온는 것을 보면 딱히 모유 수유만을 통해 영양성분이 공급되는 것은 아닌것 같단 생각이다. 그런데 모유 수유를 한 아이들의 장에는 비피더스균이 많은 반면,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의 장에는 대장균, 장내구균, 박테로이데스 등 잠재적인 위험균이 훨씬 더 많이 생긴단다. 태어난 곳 먹는 것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기는데 또 환경과 섭취하는 음식이 유일한 인자가 아니라고 다시 한번 비틀어지는 것이 김연아의 트리플악셀보다 더한 고난이도다.
우리는 저마다 독특한 조합의 세균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면,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속에서 발견되는 세균의 종류는 사람마다 다르고 세균에 반응한 것 역시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과 그의 그의 배우자, 형제자매가 지닌 세균의 종류는 판이하게 다르다. 부인은 남편보다 코나 질 속에 더 많은 황색포도구균(독소 쇼크 증후군을 일으킨다)을 지닐 수 있다. 칸디다 알바칸스는 부인보다 남편을 더 매력적인 서식지로 여길 수도 있다. 위나선균(소화성 궤양의 원인 중 하나이다)은 어떤 사람의 위와 소장에서는 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없다. 시트로박터(설사를 일으키며, 때때로 뇌막염의 원인이 된다)는 어떤 사람의 몸은 편안하게 여기지만, 다른 사람의 몸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지닌 세균은 저마다 독특하며, 어쩌면 개개인이 다른 사람인 것만큼이나 독특하다. 세균은 우리의 개별성을 구성하는 데 뇌나 유전자만큼 중요한지도 모른다. 내가 누구인지는 몸속의 세균이 어떤 것인지에 달려 있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이다.(p28)
무균상태에 가까울수록 좋은 환경이 아니다 감염이란 것이 세상에 살수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무균상태인 경우 어떻게 될까? 인간이 무균 마우스를 만들어 낸 것이 50년도 더 된 일이라니 인간도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좀 무섭기도 한다) 순수해서 잘 살것만 같은 무균 마우스는 맹장이 정상에 비해 몇 배 커지다 못해 하도 커서 소장이 꼬여 죽는 경우도 있고 무균 마우스가 초기에 앓는 병들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내자, 살아남은 마우스들에게 온갖 병이 생겨났고 감염된 동물들에 비해 30퍼센트의 에너지가 더 필요해서 더 많은 물과 영양 섭취를 필요로 했는데 무균 상태의 대장은 세균이 들끓는 대장에 비해 물을 재흡수하는 능력이 훨씬 더 떨어진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세균은 염증을 일으키고 더욱 악화시키지만(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인플루엔자균등의 예), 체내에서 비타민이 합성되지 못하고 기타 영양소를 공급받지 못하며 각종 알레르기가 정상적인 쥐에 비해 훨씬 잘 생기는 등 세균과 곰팡이와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은 마우스나 토끼는 비참하다.
세균은 체내에서 많은 영양소를 생산해 낼뿐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장내 세균이 소화 흡수, 위장관 발달, 면역계 발달, 감염 예방, 위장관 혈관 형성, 수분 흡수 등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숙주(인간) 유전자의 조작을 통해 이루어진다. 세균은 우리 유전자들 중 수백 가지를 조절한다. (p39)
인간의 역사내내 인간은 질병고 싸워왔고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의학의 발달을 통해 정복의 역사를 이루어 낸 듯 보인다. 그러나 세균 감염은 면역계 발달에 필수적이다. 세균 감염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보호막을 형성하게 된다.
위나선균은 소화성 궤양의 발생의 요소가 된다. 그런데 위나선균을 인위적으로 위장관에서 제거하면 몇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과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위나 소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위나선균은 궤양을 일으킨다. 그러나 위나선균이 없으면 식욕 증가, 체중 증가 및 식도 역류로 심한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학자들은 어린 시절에 감염에 적게 노출 되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한다. 감염에 노출되지 않거나 감염에 적게 노출된 어린이들은 백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다. 생애 첫 수개월 동안 가족 아닌 다른 어린이들에게 적게 노출된 어린이들은 소화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불임까지 이 가능성에 포함된다고 한다.
인간은 매독, 페스트, 야토병(사람의 폐에 끔찍한 궤양을 일으키는, 알려진 것 중 감염성이 가장 큰 질환), 블루셀라증(소와 돼지에게는 불임을, 사람에게는 사망을 일으키는 세균 감염)등을 통해 감염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고 파스퇴르가 탄저균의 영향을 규명하고 프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로 세균을 퇴치함으로써 모든 병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세균이 해충같은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이다. 세균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인 강박관념에 많은 항생제와 항균제품 생겨나 지나치게 사용되었고 그 대가를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
1980년에서 2005년 사이에 미국의 천식 환자 수는 670만 명에서 1,730만 명으로 늘었고 2020년까지 현재의 거의 두 배인 2,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부모의 교육 수준이 알레르기 발생과 직접적으로 비례한다고 하는데 교육을 많이 받은 부모일수록 자녀가 알레르기를 앓을 가능성이 크고 백인 어린이가 히스패닉계 어린이보다 알레르기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크론병은 심각한 염증성 장 질환이다. 어떤 바이러스나 세균이 우연히 어떤 면역 반응을 일으켜 신체가 조절 기능을 잃는 병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면역 반응은 장내 세균을 공격한다. 그리하여 대장과 소장에 심한 염증이 나타나고 심각한 흡수 장애, 통증 및 혈성 설사가 일어난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는 것이다. 대장에 궤양이 생기고, 소장 또는 대장과 방광 사이 또는 대장과 질 사이에 누공(작은 터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염증이 생긴 장은 단백질과 탄수화물과 지방과 비타민을 흡수하지 못한다. 관절염, 눈과 입의 염증, 요석, 담석 및 간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p78~p79)
장내 세균이 불균형에 빠지면 위장관계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알레르기나 천식 역시 장내 세균과 뚜렷한 연관을 지닌다. 감염이 부족한 사람은 장뿐만 아니라 면역 기능도 교란된다. 자가 면역 질환(면역계가 자신의 단백질을 공격) 크론병과 마찬가지로 류머티스성 관절염 역시 불균형에 의한 통제 불능 상태의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의도적인 감염, 기생충의 기적 크론병은 거의 부유한 선진국에서 나타난다. 후진국에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조엘 웨인스톡은 사람들에게 기생충(돼지편충의 알)을 먹였고 돼지편충의 알을 마신 7명의 크론병 환자들이 모두 호전되었고 그중 여섯 명은 차도가 보였다. 이후 대규모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생충 알 치료는 또 다른 자가 면역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도 완화 또는 완치시킨다. 천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기생충에 감염된 마우스는 집먼지진드기, 계란 흰자 및 기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에 거의 또는 전혀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반면 기생충 감염이 없는 마우는 모든 알레르겐에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p84) 기생충 알 추출물이 유전적으로 취약한 마우스에서 제1형 당뇨병(면역계가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을 예방하고 다발성 경화증(MS:뇌와 척수의 신경 세포를 고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대개 뇌와 척수가 심한 손상을 입음)과 매우 유사한 자가 면역성 뇌염을 있는 마우스가 신경 손상으로 인한 뒷다리의 심한 근력 약화와 마비 증상을 완화시킨다.
세균의 어두운 면 감염병 세균, 감염, 바이러스란 것이 모두 나쁜 것만이 아니고 우리에게 필수 불가결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역으로 모든 세균과 미생물이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구에는 1029개의 세균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들 대부분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하며 또한 큰 도움을 주는 세균들도 있다. 그러나 99.99999999999999퍼센트의 세균이 무해하거나 유익하더라도 1015개의 세균은 여전히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셈이다. 한 사람당 100만 마리의 유해한 세균이 있는 셈이다. 그 100만 마리의 세균은 조건만 맞으면 삽시간에 수십억 마리가 된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충분하지는 않다.(p.97)
하부 호흡기 감염(바이러스로 인한 손상으로 세균침입 정상 미생물계의 일부로서 목에 있던 폐렴구균, 코에서 살던 포도사구균이 폐로 이동),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에이즈(AIDS), 설사(캄필로박터), 말라리아, 홍역, 말라리아, 공수병(광견병)등 우리는 많은 감염병을 이겨낸 듯 보인다. 언젠가는 모든 질병을 다 정복할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눈이 녹으면 눈 아래의 모든 것이 드러나듯이 한때 인간을 감염시켰던 바이러스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면역계를 피하는 방법을 진화시켜온 것은 바이러스만이 아니다. 일부 기생충 역시 주기적으로 면역계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외모를 바꾼다. 면역계의 활성화를 방해하는 바이러스도 있다. 일부 세균 역시 면역 반응을 방해한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나 말(馬) 감염성 빈혈 바이러스 등은 아예 돌연변이를 축적하는 내재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신의 핵산을 복제할 때, 체계적으로 오류를 일으켜 단백질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바이러스를 파괴한다. 그러나 일부는 단백질 형태에 미묘한 변화를 일으켜 감염성과 병원성을 유지하거나 때때로 강화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변화된 단백질은 기존 면역계를 피할 수도 있다. 단일한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후반기에 분리되는 바이러스는 애초에 감염을 일으켰던 바이러스와 다르다. 면역계는 보통 아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미생물은 단지 면역계를 속이는 것 이상의 방법을 찾아낸다. (p.127~p128)
죽이고 죽이는 정복하는 관계가 아니라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존재 인간은 감염성 미생물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병원균의 위협을 없애고 세상을 멸균하는데 몰두해왔다. 우리는 세균과 바이러스로 이루어진 세계 속에 있고 인간은 세균으로 이루어져 있고 감염으로 살아 왔다. 한마디로 우리가 멸균을 외친 세균의 덕을 보고 살아온 것이다.
오늘도 TV에서는 부엌 세제, 빨래세제, 비누, 공기청정제등등 온갖 항균 제품이 선을 보이며 99.9% 세균박멸을 외친다. 흙과 가까이 자란 아이는 잔병 치례가 적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고 나역시 어렸을때 온갖 농작물을 흔히 볼 수 있는 반시골인 변두리 도시에서 살아 흙을 손에 묻힐 일이 많았지만 큰 병을 앓은 기억이 없다. 오히려 사방이 깔금하게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로 이사온 후로 잔병치례가 생겼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흙좀 만진다고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론 오늘날의 그런 시골스러운 흙바닥을 볼 일이 어디 흔하겠느냐만은 세균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항생제를 맹신하거나 지나치게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려고 애를 쓰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것들과 친숙해질 마음으로 살아가는 편이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공포스러운 마음에 여유를 주고 그 여유가 우리 몸을 부드럽고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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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블로거님들의 이벤트 스크랩덕분에 알게된 이 책은 역시나 <스눕>을 포함해 제목이나 광고문구에 끌려 구입하게 됐다. <스눕>에 된통 당한뒤로 절대 제목이나 광고에 현혹되지 않으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 또 예스24의 메인화면 조차 쳐다보지 않았었는데, 달추맘님의 스크랩을 보곤 다음날 바로 질러버렸다. 그렇게나 리뷰를 남겨달라고 했는데 그새를 못참고 말이다.. 감염 하면 떠오르는 생화학 전쟁이나 'Zombie'는 왠지모르게 인간에게 유익한 방향이 아닌 나쁜쪽으로만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이미지가 '끔찍한' 이나 '죽음'으로 이어지는 소재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엔 또 얼마나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악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소개되고 있을까?" 기대로 부푼마음을 다독거리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감염>의 첫 파트는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미생물에 관해 다룬다. 어쩌면 나처럼 감염 하면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용한 영화의 끔찍한 장면만을 생각하는 독자의 선입견을 바꾸기위함일 수도 있다. 세균의 이로움? 우리와 함께하는 세균? 반려동물처럼 평생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좋은일 나쁜일을 공유하는것 처럼? 당장에 세균 한마리라도 없애보겠다고 칫솔질을 박박 해대던 때가 어제다;; 거기에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한건 인간 세포의 90%를 세균의 세포가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사람이야 세균덩어리야?? 움직이는 세균덩어리, 그것이 우리이며 더이상의 '나'는 존재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겉모습은 사람처럼 보이는걸까? 해답은 간단하다. 사람의 세포가 세균의 세포보다 그 크기가 더 크다고 한다. 그게 전부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면서 세균의 바다로 헤엄쳐 들어간다. 수백억 마리의 세균이 아기를 향해 환영의 인사를 하는것이다. 수백~수조마리의 세균과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아기는 순식간에 인간에서 세균덩어리로 뒤바껴 버린다. 그렇다면 아기는 그런 세균들과 격리되는것이 더 이로울까? 하지만 이미 50년전에 사람이 만들어낸 무균마우스는 세상에 등장과 동시에 온갖 병이란 병은 모두 감염되어 금새 죽음에 이르렀다고 한다. 적당한 세균에게로의 노출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면역력등을 언을수 있는것이다. 세균.. 그들과의 동침은 단순히 숙주로서 생활공간을 제공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돈을 주고 고용한 용병처럼 나를 지켜주고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을 공짜로 얻게되는 것이다. 세균이 외부의 침입에 맞서 싸우고, 면역력을 키우고, 장기에 거주하며 소화를 돕고 치료를 돕고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음식과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게 아닐까? 게다가 세균의 DNA는 인간의 진화에 조차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니, 세균의 역할이 인간에게 그리고 생명체에게 뗄수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모든 세균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99.99999999999%의 세균이 몸에 이롭다 한다면, 그 외의 세균들은 사람에게 고통과 피해를 안겨 준다. 흔히 알고있는 '조류독감','광우병','AIDS','페스트'등등이 모두 악성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병이다.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잠깐 알아보자. 인류의 재앙이라 불리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무서운 병인 '후천성 면역 결핍증'인 AIDS는 대략 25년간 2,500만명의 사람을 죽음에 몰아 넣었다. 엄청난가 그렇다면 우리가 우습게 생각하는 독감은 어떨까? 최근 독감이 유행해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언제든지 백신을 이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생각하는 독감은 무려 25주만에 AIDS가 쓸어간 2,500만명을 죽음에 몰아 넣었은적이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점차 진화하고 백신에 저항하며 면역력을 키우고 변종 돌연변이가 탄생하게 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우리들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똑똑하다. 인간의 면역계의 눈을 멀게해 자신의 신경계를 공격하게 만들기도 하고 사람 몸속에 숨어 지내다 약해졌을때 비로소 기어나와 활개를 치는 녀석들도 있다. 없어져라 제발! 양털 가공자들이 감염되었던 탄저균은 오염된 토양이나 동물의 털등을 통해 감염되며 치사율이 약 80%에 달한다. 생화학무기로의 가능성이 고려되고 있으며 편지에 가루분말을 넣는 방법으로 여러번의 테러가 자행되었었다. 6kg의 소량으로도 워싱턴시를 시체소굴로 만들어 버릴수 있는 탄저균의 공포, 탄저 포자가 폐로 들어가 주위의 림파 조직에 침입하여 증식 및 독소를 만들고 폐 조직을 파괴, 출혈시켜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꼭 있어야되! 인간의 몸에 존재하는 세균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은 대장이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땐 완벽한 무균상태이지만 출생과 동시에 세균의 바다에 유입되게 된다. 생후 3~4일 정도가 지나면 장내에는 모유를 통해 유입된 비피더스균이 90%이상을 차지하게되며 다른 세균은 점차 감소하게 된다. 비피더스균은 장을 보호하고 장 운동을 활성화 시켜 배변을 원할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장에서 생성된 유해물질의 분해를 촉진시켜 면역기능을 높이는 작용을 하며 발암물질을 분해하거나 억제시키는 역할도 하게된다. 또한 비타민B1,B2,B6,K,나이아신,엽산 등을 체내에서 생성한다. 장이 노화되고 나이가 들면 비피더스균을 포함한 선인균들이 감소하여 변에서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하니, 지금 당장~ 냄새를 맡으러 가보자. <으.. 하지만 응가 냄새는 늘 심한걸...> 그렇다면 세균과는 동침이냐 전쟁이냐? 정답은 없다. 이로운 세균과는 동침을 해야하고 해로운 세균은 몰살시켜야 하는것이 정답에 가장 근접한 것이다. 우리의 소화에 관여하고 해로운 존재들과 싸우는 세균들, 현재 내 리뷰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에도 적어도 두세가지의 세균이 있어 빛이 난다고 하니 우리는 세균없이는 살지 못할 것이며 세균때문에 지금처럼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거라 말할수 있겠다. 지나치게 청결해도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고 지나치게 지저분 하면 또한 그에 상응하는 질병이 따라오게 된다고 하니, 세균에 대한 노출은 그 적당선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두렵고도 불확실한것은 아직 인류의 의학과 과학이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낸 부분이 극히 미세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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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의 수많은 하층민의 아이들은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먼지투성이로 종일 지낸다. 머리는 부스스하고 색깔까지 바래서 보기만 해도 측은한 마음이 생길 지경이다. 우리가 클 때에도 저렇게 까지 비위생적으로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리 어릴 적에는 정말 보기 힘들었던 아토피나 천식은 아주 흔한 질병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요즘같이 위생을 외치면서 무균 상태에 가깝게 애를 키우면 면역력이 약해져서 어릴 적은 물론이고 커서도 병원균에 쉽게 감염이 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일찍부터 보내면 얘, 쟤에게서 옮기도 하고 옮겨주기도 하면서 면역력이 생기는데 집에서 가둬키우는 애들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하다고 한다. 경상도 말로 ‘씻겨 조진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갓난애 시절부터 젊은 엄마가 맨날 씻기고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것은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과유불급). 이걸 두고 보면 우리가 클 때처럼 흙 바닥에 뒹굴고 놀다가 집에 가면 씻고 방에 들어가는 것이 맞는 것 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구성은 이로운 미생물, 해로운 미생물 그리고 인간과 미생물의 도전과 응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엄마 뱃속에서 나오면서부터 수많은 미생물에 노출되고 이러한 미생물은 나이가 들면서 구성은 계속 변하게 되는데 인체 내 유전자의 거의 99%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혈액과 피부와 간과 심장 등을 이류는 인체세포가 세균 세포보다 훨씬 커서 인간같이 보일 뿐이라고 한다. 이로운 미생물에 있어서는 장내 세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실제로 장내 세균이 부족하면 걸리는 병이 있는가 하면 돼지 촌충의 알을 투여해서 호전되는 위장병도 있다고 하니 불가사의한 균형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대변의 건조중량의 50~60%는 미생물이라고 하니 우리 몸이 인간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사실은 기생충에 훨씬 가까운 생물이라 보면 되겠다. 해로운 미생물에 의해 발생되는 병은, 파스퇴르에 의해 퇴치의 실마리를 잡아 지금은 많이줄어든 공수병부터 시작해서 사망 원인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병은 감기나 독감이 원인이 되는 하부호흡기 감염으로 연간 4백만 명. 그 다음이 에이즈로 연간 3백만 명이지만 계속 늘고 있고 마지막으로 식중독균이나 콜레라균이 원인이 되는 설사로 연간 2백만 명이 사망한다. 그 외에 박멸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내성이 생겨 돌아온 결핵이 있고 말라리아를 비롯한 홍역도 줄지 않고 있다. 이러한 병들이 유행하게 된 원인으로는 이동거리가 늘어나고 도시화에 진행되는 등 인간의 행동 변화가 미생물의 진화를 촉진한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미생물의 도전에 대해 인간은 조직적으로 잘 대응한 예로 사스를 들고 있는데 이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한다. 감염경로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의 면역계가 가동할 시간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몸 속으로 들어와서 면역 체계를 마비시키고 바이러스의 증식에 진을 빼버리고 최대한 바이러스가 증식되는 순간까지 생명을 보전시키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독감이란 것이 있다. 이는 면역계가 가동하면 수그러 들다가 옷을 바꿔입고 다시 나타나 사망률을 끌어올리는 바이러스의 전술에 따라 3년의 대재앙 주기를 보인다고 한다. 조류독감이나 신종플루가 언제 옷을 갈아 입고 나타날 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친 쥐: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톡소포자충이라는 기생충의 감염비율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쥐도 감염을 시키는데 쥐에서는 생활주기를 완성하지 못하고 한편으로 고양이의 몸 속에서는 부화하거나 발달할 수 없으므로 생활 주기를 완성하려면 고양이 몸을 빠져 나온 초기단계의 포자충을 쥐가 먹고 이 쥐를 다시 고양이가 먹어야 한다. 그래서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는 갑자기 고양이 오줌 냄새를 좋아하도록 만든다. ![]()
미친 개미: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소의 간을 감염시키는 란셋흡충의 생활주기는 훨씬 복잡해서, 소에서 소똥을 먹고 사는 달팽이로, 달팽이 점액을 먹고 사는 개미로 갔다가 소로 다시 들어와야 주기가 완성된다. 그래서 감염된 미친 개미는 해가 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뾰쪽한 플 끝으로 기어올라가서 아래턱으로 풀 끝을 꼭 잡고 소가 삼켜주기를 기다리다가 새벽이면 정신을 차리고 되돌아 왔다가 해지면 다시 나가는 짓을 반복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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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신종플루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을 때, 사실 우리 집은 천하태평 이었다. 그거 독감인데 뭐.. 잘 먹고 잘 자면 걱정 없다 하고, 비상사태 선포는 고사하고, 아이들은 더 밖으로 나돌아 다녔다는 기억이다. 그러다 어느날 큰 녀석이 이상하여, 병원에 가보니 양성판정이 나왔다. 이 말을 전해들은 작은 녀석은 학교에서 공부하다 말고 만세삼창을 하였다고 한다. 합법적으로 학교를 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았으랴. 급우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온 녀석의 얼굴에 두려움 따윈 찾아볼 수가 없다. 독감바이러스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살인마라고 한다. 한바탕 세상을 휘젓고 면역력이 형성되면 수그러든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조류독감이나 신종플루 등, 그 이름을 바꾸어 다시 등장한다. 지금도 독감바이러스는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 변형할 수 있는 그 시간이 흐르기만.. 이러한 질병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청결을 강조하게 된다. 세균 없는 세상만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것 마냥 난리법석이다. 그러나 ‘베르트 에가르트너’는 그의 저서 [질병예찬]에서 말하길 ‘사람들은 예방주사와 새로운 항생제로 갈수록 무장을 하고 있지만, 박테리아들은 이리저리 피하며 내성을 키워 새로운 질병들을 유발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대수롭지 않은 질병에 걸리게 되면 오히려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나,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즉, 세균 없는 청결한 세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 [감염]은 이러한 미생물에 대하여 우리에게 얘기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수십억 미생물과,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몇몇 병원균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미생물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존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결국 세균이야기라고 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건강한 생명을 주는 이로운 미생물’에서는 감염이 왜 중요한지를, 2부 ‘고통과 죽음을 주는 해로운 미생물’에서는 감염이 질병이 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리고 3부 ‘인간과 미생물의 도전과 응전’에서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거나, 앞으로 변화시킬 새로운 미생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지식이 요구되지만, 그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그저 우리가 주어들은 상식으로도 이해는 되며, 조금 어렵다 싶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전체적인 이해에는 하등 지장이 없다. 저자 ‘캘리헌’ 박사는 우리 몸의 99%가 세균으로 되어있다는 말로써 시작한다. 사람의 세포중 오직 10%미만만이 인간세포이나, 이 10%미만의 인간세포 내에도 세균이 들어있다고 한다. 세균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생명체이며, 우리는 모든 것을 세균에 의존하고 있단다. 따라서 감염은 삶의 원리라고 말한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9개월간 무균상태로 있는 동안에만 우리는 거의 인간상태를 유지하고, 태아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산도에서부터 우리는 감염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거의 순수한 인간세포의 결정체였던 우리는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하나의 동물원, 걸어 다니는 생태계, 독립적인 우주가 된다고 한다. 즉, 나라는 존재는 없고, 항상 인간세포와 세균이라는 우리가 있을 뿐 이란다. 미생물이 우리 몸에 침입하는 감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이로움은 세균자체의 생성이 아니라, 이들이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라고 한다. 세균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의 대부분은 숙주의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우리몸속의 세균이 우리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은 우리의 내밀하고 기본적인 요소를 통제하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페니실린의 발명으로 우리는 감염병에 대한 최초이자 엄청난 승리를 거둔 후, 지나치게 도취했고, 너무나 오만했다고 한다. 세균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한 탓에 사방에 항생제를 뿌려대기 시작했고, 세균과 함께 지내온 40억년의 세월을 무시한 채,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구원은 소독된 방의 멸균된 시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딛고 선 흙속에 있는 수많은 세균들, 그리고 가족,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감염된 그것들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데 있다고 한다. 감염은 질병만의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건강은 감염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공생하며 조화를 찾는 방법이라고 한다. 인간의 유전자는 세균 감염에 의해 진화되어오고, 그 방향을 결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1970년 인류는 감염병을 정복했다고 생각했다. 소아마비, 홍역, 볼거리, 파상풍.. 예방접종의 위력 앞에 이들 질병들은 하나, 둘 사라져갔다. 그러나 채 20년도 지나지 않아 이들은 다시 등장했고, 또 장막아래서 새로운 감염병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감염병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첫번째 사망원인이고, 선진국에선 가장 흔한 질병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수천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90% 이상이 하부 호흡기 감염, 인간면역 결핍 바이러스, 설사, 결핵, 말라리아, 홍역, 이 여섯 가지 질병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아직도 이들 중, 단 한가지의 완치법도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며, 미생물에 관한 인간의 실수는 자만이라고 한다. 인간은 거시적인 변화에는 민감하고 대책을 세우려 하지만, 미시적인 변화는 거의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고 한다. 자연과 생태계의 변화, 인간의 자유로운 이동, 인간 행동의 변화, 국제교역 등 우리 인간이 초래한 변화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인간이 초래한 변화들 중 무엇이 감염병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들 변화는 세균들의 변화(돌연변이)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과 더불어 이들 세균들과 감염병을 재등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즉, 우리들의 변화와 행위는 세균들의 변화에 알게 모르게 일조하고 있을 것 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인간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질병들, 세균이나 바이러스들과 싸워오고 있다. 때로는 그들에게 속절없이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들을 거의 전멸시키기도 하고, 그러나 때로는 그들 세균들이 제풀에 지쳐 우리가 승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2002년 처음 시작된 사스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가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리고 지금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된 것이 아닌 것처럼, 그것들은 언젠가 유사함이란 이름으로 또 다시 나타날 것이다.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 세균은 우리의 몸속에서 균막과 정족수감지를 통하여 항생물질을 생산하며 더불어 살고 있다고 한다.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대부분의 의학자들은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서독아이들이 천식과 알레르기에서 동독아이들보다 더 적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는 그 반대였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세균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하다는 것을, 그 후에도 연구진들은 밝혀냈다. 세균이 없으면,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할수 없을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해치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한 각종 감염병이나 질병은 미생물이나 세균만이 그 원인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감염의 주원인 이기도 하다. 말라리아 모기를 박멸할 항생제 아니 모기장도, 에이즈에 오염되었을지도 모를 일회용 주사기를 다시 써야만 하는 곤궁함은 인간이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돈과 명예가 걸려있는 신약의 특허권을 놓고 싸우는 제약회사와 연구소, 질병에 대한 국민의 무지를 이용하는 정치인, 종교인 모두가 그 원인 제공자라고 할수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어쩌면 세균이나, 미생물의 관점에서 우리 인간들을 본 것 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우리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자연을 지배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모든 위기는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요즘 실감하고 있다. 이 행성의 일부분이자, 나름대로 하나의 우주를 형성하는 우리, 자연과 더불어, 미생물과 더불어, 그리고 흙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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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 그리고 감염에 대해 한참 잘못 알고 있었다. 우리 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감염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다. 지금 현재 내 몸이 감염되어 있는 상태라니.. 시작부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 '감염'이라 하면 병에 걸린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세균과 감염에 대한 과민 반응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그건 무지함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감염'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병원미생물·기생생물 등 병원체가 사람·동물·식물 등의 몸에 정착하거나 몸 안에 침입하여 증식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감염 결과, 생물체 전체 또는 일부에서 이상이 생기면 이를 '발병'이라 한다. 나의 오해는 책의 제목에서 그치지 않았다. 잘못 알고 있는 것보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정도... 이 책에 따르면 우리 몸은 세균 덩어리이다. 겉으로 들어나는 손, 발, 얼굴, 입 속에 세균이 득실거리고 있음은 알고 있었으나, 우리 몸 속의 99%가 세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인간의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 대부분이 감염된 상태로 진화하여 지금껏 물려받고 있었다는 사실까지도.. 도무지 아는 게 없으니 또 현기증이 일기 시작했다.
지금껏 세균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 미세한 크기의 세균들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 몸 속에 침투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 정도로만 여겨왔다. 해로운 미생물을 포함하여 책에서는 우리 몸에 이로운 미생물과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거나 변화시킬 새로운 미생물과 질병(감염병)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앞서 우리 몸을 이루는 유전자까지도 대부분 세균이라고 소개한 것처럼, 이로운 미생물에 대한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장내 세균이 소화 흡수, 위장관 발달, 면역계 발달, 감염 예방, 위장관 혈관 형성, 수분 흡수 등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숙주(인간) 유전자의 조작을 통해 이루어진다.(p.39) 우리 몸 속의 세균이 우리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통제하는 것. 우리를 인간으로 존재케 하는 이 세균을 정상 세균총이라 부른다.
또, 천식과 알레르기는 꽃가루처럼 무해한 환경 요인에 대해 부적절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병이다.왜 누군가는 알레르기를 앓고, 다른 사람들은 앓지 않는지는 불분명하다.(p.42) 신선한 우유를 마시며 가축과 자주 접촉한 아이들이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질병을 덜 앓는다는 연구 결과..어린 시절부터 감염증에 노출된 정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왜 감염되어야 하는지, 깨끗한 환경, 즉 무균 상태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들을 계속 제시하고 있었다. 음... 이부분에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불과 몇 년 전부터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내겐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책에서는 부분적으로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거라 추측하고, 환경적인 요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할 뿐...
해롭거나 우리 삶을 변화시킬 미생물과 질병 부분에서는 대부분 익숙한 이름의 질병들이 소개된다. 에이즈, 결핵, 폐렴,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조류독감, 뎅기열 바이러스, 말라리아 등. 예방 접종의 힘으로 사라져가는 감염병도 있지만, 병원균의 돌연변이로 신종 감염병도 등장하고 있다. 후진국에서는 아직도 감염병이 주된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감염병이란 것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에는 아주 적은 수였겠지만, 인간의 이동과 사회의 발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
병이 있으면, 그 원인과 예방법, 치료법이 있으면 되는데, 원인은 모르고 예방도 안되고 치료도 안되는 일이 허다하기에 사망자가 생기는 것이라 생각된다. 감염병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2009년에만 해도 가장 무서운 살인마라 불리우는 독감의 변종인 신종플루로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사람들을 위협하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이 몹쓸 독감을 마지막에 소개하여 긴 여운을 남겨준다. 나도 감기가 정말 무섭다. 이 놈은 지치지도 않고 잊을만하면 나타나 끊임없이 사람들을 괴롭힌다. 징글징글하고 집요한 놈!
대부분의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나오는 대책은 항상 똑같다.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꾸준한 몸관리, 적당한 운동, 그리고 기본적으로 항시 쳥결을 강조한다. 신종플루 대란으로 세계가 충격과 혼란에 빠졌던 당시, 손소독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미국의 유명한 모 제품이 국내에서 품절되어 외국 유통 대행 사이트를 통해 다량으로 구입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나 역시 그에 동참했다. 감염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당연히 '청결'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얻은 결론은, 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어떤 해결책을 주지는 않는다. 뭔가 대책을 바라고 읽는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감염과 감염병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조금은 멀어질 수 있으니,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는 괜찮은 책이라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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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감염’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실로 대단하다.
1995년작 아웃브레이크(Outbreak)는 1967년 아프리카 자이르(Zaire)의 모타바 계곡 용병 캠프에서 발생한 의문의 출혈열로 영화는 시작된다. 같은해 개봉한 12 몽키즈(Twelve Monkeys)도 바이러스에 의한 인류 멸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가 두 대의 항공기에 의해 폭파당하고 탄저균이 편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배달된다. 2003년 아메리카 합중국은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생화학 무기)를 찾겠다며 침공했지만, 존재하지 않았다.
1999년작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스미스는 "이 지구상에 자기 종족이 살고 있는 곳의 모든 자원을 소비해버리며 자원이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주해 또다시 모든 자원을 소비해버리는 유기체가 있다. 그것은 바이러스와 인간이다."라고 모피어스에게 말한다.
2008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결핵 환자는 3만4,157명으로 2007년 3만4,710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도 2007년 2,376명으로 2005년 이후 매년 2,5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결핵 감염자 비중을 보면 20대가 19%로 가장 많고, 이어 70대 이상 17%, 30대 16%, 60대 13% 순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가 여성이다. 더구나 다재내성 결핵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7월 19일~21일, EBS 다큐프라임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편에서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과 그에 대처하는 아이와 부모의 심리 그리고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불리는 음식 알레르기 과민반응에 대해 방송했다. 대한민국 분유 시장에 ‘초유(初乳)’ 열풍은 거세다. 언제부턴가 시작된 이 바람이 이젠 대세가 돼버린 현재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기에게 초유를 먹이는 그 숭고한 행위를 <세균에 아기를 ‘감염’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할까? 아마도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어느 부모가, 어미가 <세균에 아기를 ‘감염’시키는 일>을 하겠는가!
그러나 그것 또한 세균에 감염시키는 일이 맞으며, 아이는 그 전부터 이미 ‘감염’된 상태다. 출산을 앞둔 모체에서 태아가 세상으로 뛰어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통로, 산도(産道)를 거치면서 유산균에 감염된 것. 출산 후에는 모든 것이 급속도로 지저분해지는 것은 얼핏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유(授乳) 과정에서도 젖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위한 거름이 된다는, 즉 감염의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사실. 그러나 이 두가지 세균은 아기의 몸속에 보호막을 형성한다.
그렇다. 사람들은 ‘감염’이란 나쁜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일생을 통해 우리가 먹고, 마시고, 만지고, 호흡하는 것 자체가 세균,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과 동거하고 있는 것이다.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는 하나의 동물원, 걸어다니는 생태계, 독립적인 우주라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없으며 언제나 ‘우리’가 있을 뿐이다.
염색체는 DNA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시 DNA는 염기라고 불리는 네 개의 화학 물질, 아데닌(A), 구아닌(G), 시토닌(C), 티미딘(T)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간 게놈(Genome)의 염기 서열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억개가 넘는 문자 중 10%만이 인간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으며 인간 염색체 속의 DNA 대부분은 전혀 인간의 것이 아닌, 반 이상은 감염된 것이라고 한다. 진화 과정에서 그 감염된 흔적을 조상들에게 물려받았다는 것.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우선적으로 퇴치해야 할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한 로타바이러스(Rotavirus)에 의한 장염을 완화하기 위해서 유산균을 섭취한다. 위장관에 손상을 일으키는 만성적인 염증 질환인 크론 병(Crohn's Disease)은 돼지 편충 알을 섭취하면 그 증상이 완화, 완치된다.
미생물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가 오히려 미생물이며 우리는 미생물로 가득한 세계, 미생물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미생물을 삶 속에 받아들여 스스로 미생물이 되는 것이다.
결코 ‘감염’이 질병의 방식만은 아니었다. 그건 삶의 방식이기도 했다. 또한 건강이 ‘감염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미생물에 의한 질병도 통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인간의 오만을, 역으로 미생물이 인간이 이뤄놓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 비행기, 기차 등의 빠른 이동수단)에 힘입어 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그칠 질병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2010년 8월 11일 영국 카디프대 티머시 웰시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란셋 전염병’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존하는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신종 슈퍼버그(Superbug) NDM-1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뭇 사람들의 이해와 접근을 전문 분야라고 해서 글을 어렵게 풀어낼 필요는 없었다. 학술적인 이야기들을 나열해 지루하고 어려운, 심각성만 느껴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사람들의 관심과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낫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학과 생물학 분야를 저자의 개인사와 여러 사례들을 제시해 흥미로웠다.
지난 25년간 2,500만명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Acquired Immunity Deficiency Syndrome)로 죽었는데 반해, 1918년 한해 25주 동안 같은 숫자가 독감으로 사망했을 만큼 독감을 '가장 무서운 적'이라 하고서는, 그 일정한 출현 주기성을 ‘독감의 도(道)’라고 표현할 정도의 은유적 표현과 재치있는 서술은 읽는 재미까지 주고 있다. 아무리 저자가 영문학자라지만 번역자의 노고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로운 미생물과는 조화를, 해로운 미생물에는 관심을 갖고 주의해야겠지만, 암튼 ‘위험한’ 감염은 거부하고 싶다. 더불어 콧물 때문에 불편한 이 여름 감기도 떨쳐버리고 싶다. 약도 없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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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이벤트에 리뷰어로 선정되기가 쉽지 않은데, 세종서적에서 펴낸 <감염> 이벤트에는 저자인 캘러헌교수와 같은 전공이라는 점을 강조한 덕을 본 것 같습니다. 감염병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서적은 적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하는 책들도 있습니다.
감염병에 간여하는 전문분야도 다양합니다. 병원균의 본질을 연구하는 세균학, 감염병으로 인하여 신체에 생기는 변화를 연구하는 병리학, 감염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내과학, 감염병예방을 연구하는 공중보건학, 감염병이 발생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역학, 동물의 감염병을 연구하는 수의전염병학 등등 세부적인 학문으로 내려가면 더 많은 연구분야를 거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염>은 병리학과 면역학을 전공한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제럴드 캘러헌 교수가 쓰고, 소아과를 전공한 강병철교수가 번역한 책입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의 개요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습니다. “제1부 ‘건강과 생명을 주는 이로운 미생물’에서는 왜 우리가 인간이기 위해서 반드시 감염되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제2부 ‘고통과 죽음을 주는 해로운 미생물’에서는 일이 잘못되는 경우, 즉 일부 미생물이 우리에게 해로운 작용을 하여 감염이 질병이 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 제3부 ‘인간과 미생물의 도전과 응전’에서는 … 인류를 거의 멸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독감(인플루엔자) 등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거나 앞으로 변화시킬 새로운 미생물들을 살펴본다.”
1부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놀라운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에 관한 내용입니다. 모든 생명체의 기본단위는 세포입니다. 단세포로 구성되는 생물도 있고, 다세포동물은 분화 정도에 따라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얼마나 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을까요? 평균적인 인간의 몸에는 1.1 x 1014개의 세포로 나뉜다고 합니다. 얼마나 큰 숫자인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을 걱정한 저자는 약300만년을 초단위로 환산한 숫자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놀라운 사실은 이 가운데 오직 10퍼센트만이 ‘인간세포’이며 나머지는 세균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몸에는 인간세포보다 9배나 많은 세균과 공생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의 자궁안에서 는 세균이 전혀없는 무균상태에서 자라게 되지만 출산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세균과 함께하는 인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인간세포에 들어있는 유전자에 관한 진실입니다. 최근 완성된 인간게놈프로젝트릉 통하여 인간게놈의 염기는 30억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 가운데 역시 10퍼센트만이 인간 유전자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DNA의 반 이상은 감염에 의하여 인간염색체에 삽입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진화론을 공부하여 하등한 생물로부터 고등한 생물로 진화가 이루어져왔다는 사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어느날 갑자기 생긴 돌연변이에 의하여 생긴 형질 가운데 살아가는데 우세한 것들이 축적되어 진화가 이루어져왔다고 알고 있었지만, 진화에 개입해온 주요한 요인은 돌연변이보다는 감염을 통하여 인간의 유전자에 삽입된 미생물의 유전자가 기여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1부에서 세균으로 넘쳐나는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생관계나 기생관계에 대하여도 알고 있습니다. 공생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이고 기생은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생관계에 대한 인식은 조금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편충에 많이 감염된 사회에서는 염증성대장염이 잘 생기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즉 기생충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무언가 기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입니다.
2부에서는 중세에 유럽을 초토화시켰던 페스트를 비롯하여 결핵, 공수병과 같은 세균의 존재를 인간이 알게 되고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염병의 역학을 규명하여 전염을 차단하거나 백신과 항생제를 개발하여 병원성세균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 인간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것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1978년 UN회원국들이 서명한 협정에는 “새천년이 오기 전, 가장 가난한 국가들조차 보건 개혁을 수행하여 감염병은 더 이상 인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내성 세균의 마지막 보루까지 무너뜨린 세균이 등장했다는 최근 뉴스에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은 소름이 돋았을 것입니다. 세균도 항생제 등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고, 교통수단의 획기적인 발전 등과 같은 인류사회의 변화가 전염병의 발생양상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2000 CIA보고서에는 “예외가 있지만, 감염병 위협이 다시 대두되는 이유로는, 병원균의 돌연변이는 물론 인간 행동의 급격한 변화와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발전 또한 중요하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3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스, 탄저병, 광우병, 에이즈, 조류 독감 등과 같이 인간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생략하고자 합니다. 1986년 알려져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광우병도 얼마전 소멸이 임박했다는 유럽연합의 선언이 있었던 것처럼 통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멕시코에서 처음 확인되면서 지구촌을 떨게 했던 신종플루 역시 방역시스템과 치료제 그리고 백신개발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평상시의 경계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면에는 제약업계의 검은 뒷손이 움직였다고 하는 음모론도 있고, 신종플루의 독성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강력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곰팡이의 일종인 폐포자충(101쪽)’은 페포자충이 곰팡이가 아니라 원생동물이라는 점입니다. 266쪽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됩니다. ‘인간의 정액에는 바이러스 자체와 림프구가 풍부하다(122쪽)’는 부분은 아마도 ‘인간면역바이러스에 감염된’이라는 단서가 붙어야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것은 기생충이다(211쪽)’이라고 한 부분도 원충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기생충의 범주에는 바이러스, 세균과 같은 미생물로부터 다른 인간을 핍박하는 인간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스가 확산되는 과정도 미심쩍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감염과 관련된 가족사를 인용한 부분을 제외하고서 질병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감염사례가 저자의 상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글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 심각하다는 생각은 ‘뇌를 녹이는 질병’이라는 제목으로 설명한 광우병편입니다. 도입부에서 파푸아뉴기니 포레족에 식인습속이 전해지는 장면은 저자의 추측에 불과하며, 영국에서 스크래피에 걸린 양을 소에게 먹이는 동물성사료의 원료로 투입된 것이 원인이었다는 점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도 등지에서 수입된 사람의 뼈가 동물사료의 원료로 사용되었는데 그 가운데 CJD로 죽은 환자의 뼈가 섞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가설로 수용한 것도 적절치 못합니다. 영국에서 1986년에 처음 확인된 광우병은 세계적으로 1992년 3만6천두 가량 확인된 것을 정점으로 전년대비 절반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금년에는 8월까지 8건이 보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위험을 경고하기 위하여 인용하고 있는 자료 역시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미생물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 이들과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또 병원성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전염병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을 하신 강병철교수님은 후기에서 “미생물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라고 하셨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여전히 인간의 관점에서 미생물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미생물에 대한 시각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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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쓰기 위해 다른 분들이 쓴 리뷰를 먼저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3개가 올라와 있는데 내용이 쉽지 않다. 이 리뷰들만 읽어본다면 이 책이 세균이나 감염에 관한 굉장히 전문적인 책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난이나 빈정의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세세한 리뷰를 쓸 자신이 없어 미리 멍석을 까는 것 뿐이다 ^^;) 하지만 이 책은 일부 과학서적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 정도의 기본 지식이 없다면 책을 덮는게 어떠실지 ...'라고 겁을 주는 전문적인 내용이나 용어는 많지 않다. 그 흔한 화학공식 하나 들어있지 않다.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이 책을 읽는데 필요한 기본 지식은 충분하다 하겠다. 그렇다고 데이빗 보더니스의 시크릿 패밀리 같은 책 처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쉽게 풀이한 책도 아니니 너무 만만하게 볼 일도 아니다.
2. 모기를 통해 AIDS에 감염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3. 파스퇴르가 개발한 백신의 첫 번째 수혜자였던 조셉 마이스터는 후에 이미 고인이 된 파스퇴르 를 위해 자살을 했다. 그 이유는? 4. 에릭 클랩튼과 함께 DEREK & THE DOMINOES라는 전설적인 그룹의 멤버였으며 LAYLA라는 명곡을 공동 작곡한 짐 고든이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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