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끼면서 아끼면서 읽고있었다. 어제밤 에어콘을 켜고 냉장고에 넣어두어 약간 살얼음이 생긴 수박에, 배송된 그 낮은 온도를 유지해준다는 쿨매트 위에서 이 책을 잡고, 그이를 기다리며 졸고있는 강아지 옆에서 혼자 읽고있다가 번개와 천둥에 완전 얼어버렸다. 간만에 소름이 돋기는...호러물은 겨울에 차가운 하드 먹으면서 보는 재미도 있지만, 역시나 여름이 제격이다. |
|
요즘같이 더울 때는 확 무서운게 땡기죠..
그래서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단편선이라서 잠들기 전에 하나 두개씩 보기에 좋겠다 싶기도 했구요. 그렇게 사서 조금씩 보려던게 읽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있더군요
첫번째 단편부터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얼킹>이라는게 대체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책 속에서 묘사하는 그 분위기라는게 정말 조용히..숨이 막혀오게 하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그때부터 이 책에 사로잡혀서 하나둘씩 주욱~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가 20가지나 되고 페이지도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다 보니 하룻밤에 다 읽진 못했지만, 그래도 즐길 이야기가 많다는건 좋더군요. 이야기 하나하나도 재미있구요. 그 많은 이야기가 소재 하나 안겹친다는게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덮은 후에 어두운 방의 네 귀퉁이를 보고 있으면 마치 무언가가 스며나와 나를 조용히 덮어올 듯한 묘한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표지 속의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도 합니다. 그렇게 끝도 없는 검은 밤이 계속되는 책입니다.
여름밤에 어울리는, 제대로 된 공포소설입니다. |
|
언더베리의 마녀들 존 코널리/오픈하우스 에어컨을 튼 실내에 있다 문밖으로 한 걸음만 나서면 뜨겁고 습한 공기가 확 밀려드는 것이 찜질방의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더운 날 제대로 된 공포소설 한권 들고 숲 속 외딴 산장으로 휴가를 떠나보자. <얼킹>이나 <새로운 딸>, 이 책의 어떤 이야기 속에라도 나올법한 비밀스럽고 이런 저런 오래된 물건들로 먼지 쌓여 삐걱대는 낡은 집이면 더 좋다. 집 주변은 기괴한 모양의 고목과 한 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는 짙은 숲으로 열린 길이 나있고 그 속에 무언가를 품은 듯 자꾸 눈길이 가는 낮은 언덕도 있으면 좋겠다. 땀이 비 오듯 솟구치는 한 낮의 열기와 찬란한 태양의 눈부심이 서서히 밀려나고 도시보다 일찍 숲에 어둠이 찾아오면 모닥불을 피우고 책을 펼친다. 잔뜩 소나기를 머금은 덥고 습한 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시간에, 혹은 온 집의 창문을 전부 꽁꽁 닫아야 할 정도로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한 밤중이라면 더 좋다. 공포 소설은 일상의 잡다한 현실을 튼튼한 자물쇠로 가두어 버리고 낯선 장소, 낯선 시간 속에서 내 안의 낯선 공포를 만나는 새로 발견한 숲속 길과 같은 것이다. 사라진 어린아이들이 너무 많아, 그 누구보다도 네가 그걸 잘 알겠지. 세상에는 사라진 아이들이 그저 너무 많아.... -반사되는 눈: 찰리 파커 소품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 존 코널리는 바텐더, 공무원, 백화점 직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죽어있는 모든 것>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 책에서 그는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찾아 나서는 사립 탐정, 찰리 파커를 선보였고 이후 찰리 파커 시리즈의 여러 책은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있는 인물들로 독자들의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 <언더베리의 마녀들>은 그가 써온 20편의 단편들을 모은 책으로 <반사되는 눈>을 통해 나는 그 유명한 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얼킹, 새로운 딸, 언더베리의 마녀들 등이 환타지 공포물에 가깝다면 <반사되는 눈>은 현실적인 범죄 추리물에 가깝게 느껴진다. 악마에게 영혼을 사로잡힌 한 남자가 자신의 저택으로 아이들을 유괴해 살인한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 자신의 집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데, 그에게 유괴되어 목숨을 잃은 아이의 아버지는 그 집을 보존함으로써 이런 끔찍한 사건이 세상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그 살인자의 저택을 사들인다. 어느 날 그 살인자의 저택 우편함에서 아름다운 여자 아이의 사진이 발견되는데... 죽은 자신의 아이와 같은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그 남자는 찰리 파커에게 이 사건을 의뢰하는 데 이 사진 속의 아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살인자가 부활해 새로운 희생자를 노리는 것일까? 다양한 스토리,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공포에 버무려 풀어내는 솜씨 좋은 작가의 이 두둑한 책은 그 두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이다. |
|
존 코널리는 아일랜드 출신작가로 영미권에서 꽤 유명한 스릴러 작가라고 한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으로 찍은 영화 <새로운 딸>도 함께 수록이 되어 있는 책이다. 책이 600페이지이상으로 되어 있어서 꽤 두껍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다. 중단편의 작품이 부록의 세작품과 더불어 20편이 수록되어 있어서 한권의 장편으로 이루어진 작품보다는 읽기에는 별 지루함을 못 느꼈다. 카우보이의 방문과 반사되는 눈의 두 작품만 중편이고 나머 지 18편의 작품들은 짧은 단편의 작품으로 잠자기 전에 몇편 씩 읽으면 좋을거 같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이틀만에 다 읽 게 되었다. 단편이라고 해서 내용이 시시하거나 유치한 것이 아니라 유 명한 작가인만큼 작품의 짜임새가 탄탄하게 이루어져 있다. 공포, 스릴러 작품이라고 해서 단지 무서움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본성과 무의식에 의한 죄의식등을 표출 해서 인간의 자아를 표현한 심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카우보이의 방문'이라는 작품은 카우보이의 복장을 한 사람 이 평화로운 한 작은마을을 방문하여 본인조차도 몸속에 암의 존재를 갖고 있어서 괴로움을 느끼는 중에 타인과 접촉을 하 면 타인에게 병을 옮기며 본인의 고통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 마을을 병을 전염시켜 폐허를 만들어 가는 내용이다. '언더베리의 마녀들'은 한 마을의 세여인이 남자들이 여자를 향해 추파를 던지는 행위를 한다고 느끼면 잔인한 살해를 불 사하는 내용이다. '새로운 딸'은 부인과 이혼후 아들과 딸을 데리고 한 시골마을 로 이사를 한 후 밤마다 딸의 창문이 열려 있고 딸이 점차 이 상한 행동을 하면서 겉모습은 딸이지만 전혀 다른 존재로 바뀌 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사되는 눈'은 오래전에 한 집의 주인이 아이들을 유괴하여 자신의 지하실에서 아이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경찰이 도착한 직후, 범인은 권총으로 자살을 하게 된다. 그 후, 그 집에서 아이를 잃은 사람이 그 집을 경매로 소유하 게 되고, 그 집을 폐쇄하고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집 안 곳 곳에 있는 거울들 속에서 과거의 범인이 새롭게 경찰서장을 조 종하여 또다시 유괴를 하는 내용이다. 전반적인 작품에서 후각,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세부적인 표현과 영상으로 그려질 수 있을 정도의 사실적인 내용으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더운 여름에 한권의 책으로 20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여름밤 무서운 옛이야기를 듣듯이 가볍게 읽어 나가면 좋을 책이 라 생각한다.
|
|
고온다습한 딱 식물원에 온듯한 습하고 더운 기운이 일상을 방해하고 있다. 잠자도 얼굴에 머리카락이 붙을정도로 습하고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서 땀도 많고 고생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름대로 여름나기로 공포영화를 샤워후 보거나 시원하게 보낼 궁리를 하는데.. 언데버리의 마녀들이란 책이 손에 들어왔다. 존 코널리의 공포소설을 중단편으로 엮어 책으로 내었다. 존 코널리의 소설은 읽어본적이 없었는데 이력을 보니 눈에 띄는게 새로운 딸을 영화로 본적이 있었는데 대표작중 하나였다니.. 소설이 원작이라는것도 모르고 봤던 기억이 난다. 이제서야 어느정도 감을 잡았다. 언더베리의 마녀들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새로운 딸과 비슷한 맥락인것 같다.
여러가지 장단편들이 묶여있었데 얼킹을 읽고 새로운딸을 읽고 분위기가 비슷비슷했다. 공포소설이나 영화라고 하면 떠올리는것이 과거의 원수를 갚아주려는 살인마. 또는 정신질환의 살인마... 범인의 정체를 숨기고 쫓고 쫓기는 서스펜스 ... 이런 막연한 공포감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언더베리의 마녀들' 소설은 보이지않는 공포. 설명할수 없는 초자연적인 공포.. 또는 무형의 어떤 공포감을 아이들을 통해 또는 무형의 괴물을 통해 비춰진다. 전체적인 느낌은 아이들이 등장하고, 교회가 자주 등장해서 신에대한 이야기를 넣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소설을 읽을때마다 마지막장을 넘기고 좀 난해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공포감이 아니라 몇번을 생각해야 이것이 두려움 혹은 무서움일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점점 적응이 되어가니 섬뜩하기도 하고 몽환적이기 까지 했다. 현실적이기 보다는 모호한 공포에대해 그리는듯 했다. 드라마 마스터 오브 호러는 유명호러감독들이 짧은 단편으로 만들어낸 괴기하고 요상한 호러이야기 이다. 개중에는 전체적으로 공포스럽지만 웃기는것도 있었고 섬뜩하고 끔찍하기도 했지만 끝을 알수 없는 엔딩에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가 쓰고 싶었던것은 아마도 보이지않는 공포에대해서 혹은 상대적인 공포에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것 같다. 마치 환상특급처럼 꿈을 꾸듯 하지만 잔혹할지 모르는 생각에 섬뜩함을 느끼게 만드는것이다. 읽는동안 그 모호함에대해서 지루할수 있지만 다시 읽어보면 이해가 될듯 싶다.
색다른 시각에서 비춰진 또다른 공포의 이야기에 어느새 빠져들어가고 있다. 한여름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기 보다 서서히 다가오는 동굴 저편의 어둠처럼 조여오는 두려움이랄까.. 여름밤에 읽으면 좋은 책 같았다.
잠 귀신 샌드맨 의 이야기, 잠을 자려하지 않는 어린 남자아이들의 눈을 떼어간다는 샌드맨 이야기, 그리고 오래된 뼈로 만든 마차를 타고 다니며 어린아이들의 두개골에 손바닥을 얹어놓는다는 악령 씌인 마녀 바바 야가의 이야기, 그리고 바다의 괴물인 스킬라는 사람들을 심해로 끌고 들어가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는 식욕을 발휘한다는 이야기였다.
신화가 있고, 현실이란 게 있다. 하나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고, 하나는 우리가 숨기는 것이다. 우리는 괴물들을 창조하고, 괴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끔직한 것과 마주쳤을 때 우리를 안내해주는 교훈이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공포에 이름을 부여해주고, 우리 자신이 직접 창조해낸 것보다 나쁜 것은 그 무엇도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는 가장 크나큰 해를 끼칠 위험에 아이들을 노출시킨다.
언더베리의마녀들중 -p12-
아마 위의 글이 작가가 표현하고 싶고 담고 싶은 이야기. 언더베리의 마녀들 속 소설을 핵심을 표현하고 있는게 아니였을까.. 생각해본다.
|
|
오싹하고 아름다운 존 코널리 소설집. 숲에서 나타나 아이를 잡아가는 괴물, 명망 높은 사립학교에서 외부인들 모르게 이루어지는 의식,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차지한 공포의 존재,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을 유혹하는 흡혈귀 등 이 책에는 어쩐지 한 번쯤 읽어봤을 법한 얘기들이 등장한다. 주제만 들어보면 요즘에도 그런 소설이 무섭나?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싹 오싹. 얼른 책장을 다 덮고싶기도, 다시 한 번 읽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 |
|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통해 존 코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이 판타지 어드벤쳐 동화인지라 '언더베리의 마녀들' 역시 그런류인줄 알고 선택했는데, 완전 제 착각이었습니다. 우선 전편처럼 한권의 책이 아닌 중단편집이었습니다. 그리고 공포소설이나 환상소설에 가까운 장르로 읽으면서 '스티븐 킹'이나 '러브 크래프트'가 떠올랐습니다. 그러고보니 '잃어버린 것들의 책' 역시 어린이 동화이긴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음침하고, 잔인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네요. 어쨌든. 저의 착각에서 선택한 책이라지만, 워낙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지라 오히려 뜻밖의 선물을 받은것처럼 즐겁게 이 책을 읽었어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오래동안 구전으로 전해오던 전설, 상상에서나 존재하는 캐릭터등이 존 코널리의 상상과 만나 새로운 공포를 탄생시킵니다. 여러편의 중단편집이 수록되어 있다보니 다양한 소재를 다르고 있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음울하고 가슴 서늘하게 하는 구석이 있는것 같아요. 단편중에서 기억에 남는것이 있다면 '뼈의 의식'이었는데, 아마도 교장의 이름이 '러브 크래프트'라서 더 그랬던것 같아요.ㅎㅎ 단편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중편이었던 '카우보이의 방문'과 '반사되는 눈'이 제일 재미있게 읽은것 같습니다. 특히 '반사되는 눈'은 존 코널리의 첫번째 출판했던 추리소설의 주인공 '찰리 파커'가 등장한다고 소개된 작품인데, 이 책을 읽고 빨리 '찰리 파커' 시리즈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이도 찰리파커가 등장하는 '죽어있는 모든 것'이 출간 예정이랍니다.) 추리소설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상 추리소설이 아닌 X-file 처럼 미스터리한 존재가 등장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의 시리즈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갈지 아니면 다른 장르로 등장할지는 그때 알아봐야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가져갔으면 좋겠지만.. '카우보이의 방문'은 좀 충격적이었어요. 상상이 되면서, 좀 엽겹다고 할까. 하지만 뭔지 모르게 쾌감도 함께 느껴버려서 왠지 제가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을... ㅠ.ㅠ 암튼, 독특한 스타일이 읽는내내 제 마음을 쏙 빼앗아 버렸네요. 오랜만에 공포소설을 읽었는데, 어릴적 무서운 이야기를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놀았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네요. 아무래도 '존 코널리'의 공포소설은 우리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는 아니라,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 몰라요. 서양의 공포와 동양의 공포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지만, 그래서인지 완전 공포보다는 환상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예요. * 첫 단편인 '얼킹'은 영어 제목 그대로 옮겨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모라 찾아봤더니, erlking 요정(妖精)의 왕 ((아이를 죽음의 나라로 유인하는)) 라는 뜻을 같고 있네요. 각 이야기마다 원제목을 같고 있는데, 그 중에 '카우보이의 방문'도 원제목을 더 살펴보면 이야기가 훨씬 이해하기 쉬워요. 각편마다 원제목이 있어요. '카우보이의 방문'으로 번역되었지만, 원제는 'The Cancer Cowboy Rides'입니다. 'Cancer'가 중요 포인트인데, 번역제목으로는 정확히 의도는 잘 모르겠지요. |
|
[잃어버린 것들의 책] 을 통해서 '존 코널리'란 이름을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2008년 말쯤으로 기억되는데...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이 작품을 미쳐 읽어보지 못하고 외국에 나갈 일이 있었다. 그 곳에서 잠시 들른 작은 서점에 놓여있던 책들 중 유독 시선을 끌던 작품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읽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이 책을 덥썩 집어들었다. 얼마후 국내에 돌아와서 같은 책을 하나더 구입했다. 한 소년의 성장과정속에서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고 책임감과 사랑, 슬픔과 인내, 두려움과 용기...를 배워간다는 이 작품. 존 코널리가 펼쳐놓은 상상과 환상으로 수놓아진 세계, 그 세계속에 그가 담고자 하는 인생의 교훈은 읽는 이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간직 될, 정말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2010년 '공포' 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존 코널리! 오늘 다시금 그의 이름과 마주한다. 이전 그의 작품과는 조금은 다른 장르인 '공포'라는 소재와 함께. <언더베리의 마녀들>은 존 코널리의 중단편 소설집이다. 스무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집에서, 단 한편이었지만 존 코널리라는 이름에 새겨진 그 특별한 느낌이 또 다른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전직 경찰관인 찰리 파커 시리즈를 통해서 그가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지만 아직 그를 만나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이 시리즈를 벗어난 스릴러 한편과 드디어 이 작품 <언더베리의 마녀들>을 통해서 그는 짧은 글 속에도 그만의 색다른 느낌들을 담아내기에 이른다.
표제작 '언더베리의 마녀들'과 더불어 '얼킹', '새로운 딸', '반사되는 눈' 등 중단편집속에 단순히 공포라고만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장르와 느낌들을 담아내고 있다. 공포 스릴러라는 장르가 가진 단순한 한계를 넘어 보이는 것에 국한한것이 아닌 내면의, 혹은 무의식속 잠죄된 공포를 작가는 이끌어낸다. 유괴를 다룬 범죄 추리물이 있는가 하면, 상상과 판타지의 세계를 접목한 공포도 자리한다. 초자연적 공포속에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음속 공포가 독자들을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휘감는다.
그의 작품을 많이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문체는 참 부드럽다는 느낌을 갖게된다. 부드럽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공포라는 소재를 가지고 유연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오감을 자극하는 내용들, 사실적인 표현들속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단편 소설집을 읽는 즐거움, 그것은 바로 하나의 일관된 주제속에 각각의 또 다른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조금은 색다른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것 같다. 공포라는 커다란 틀속에 담겨진 판타지, 추리,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맛을 이 책 <언더베리의 마녀들>들은 담아내고 있다.
'단순한 탐정소설보다 으스스하며 걸쭉하다' 라는 찬사를 보낸 인디펜던트지의 찬사가 <언더베리의 마녀들>을 가장 잘 나타낸 표현인듯 하다. 국내산 귀신이나 해외의 뱀파이어, 좀비라는 특정한 형체를 가진 것들을 통해 느끼는 공포를 넘어 보이지 않는 귀물들?이 뿜어내는 심연의 공포가 바로 존 코널리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특별한 공포의 세계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속에서 발견하는 인간이 가진 끝없는 탐욕과 죄의식들이 공포라는 소재를 더욱 오싹하고 스산하게 만든다.
'신화가 있고, 현실이란 게 있다. 하나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고, 하나는 우리가 숨기는 것이다. 우리는 괴물들을 창조하고, 괴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것과 마주쳤을 때 우리를 안내해주는 교훈이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공포에 이름을 부여해주고, 우리 자신이 직접 창조해낸 것보다 나쁜 것은 그 무엇도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 P. 12 , [얼킹] 중에서 -
존 코널리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양했던 그의 인생 경험이 그의 작품속에서 어떤 식으로 녹아들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일본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들중 사회파 추리소설속에 담긴 사회, 혹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참 마음에든다. 존 코널리, 그의 이 단편집 속에서도 그런 다양한 메세지가 언듯 내비쳐진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 내면에 잠재된 두려움을 이끌어내고 인간들에게 던지는 그의 날카로운 메세지가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감염과 중독의 감각을 사포로 문지르듯 갉아대며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괴물들과 대면하게 만든다.'는 옮긴이의 표현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무더운 여름을 조금은 쉽게 이겨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존 코널리의 작품과 만나길 권하고 싶다. |
|
얼마전 시골길을 밤에 혼자 걸은 적이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항상 지나다니던 길을 밤에 혼자 걸어가니 모든 사물들이 새삼 다른 느낌을 뿜어 냄을 느끼게 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