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7.0
리뷰 총점
Come on, come through, New York, New York
"Come on, come through, New York, New York" 내용보기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에 음악을 아주 잘, 멋들어지게, 유효적절히 활용하느냐를 놓고는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내 의견을 묻는다면, 정말 최고라고 평가한다. 전에도 여러 번 말했다), 그의 영화에 명곡이 엄청 많이 동원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굿펠라스', '카지노' OST를 들어 보면, (각 영화의 제작 시점으로부터) 지난 30년 간의 올디스는 그 정수를 다 들은 셈 쳐도, 이를 두
"Come on, come through, New York, New York" 내용보기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에 음악을 아주 잘, 멋들어지게, 유효적절히 활용하느냐를 놓고는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내 의견을 묻는다면, 정말 최고라고 평가한다. 전에도 여러 번 말했다), 그의 영화에 명곡이 엄청 많이 동원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굿펠라스', '카지노' OST를 들어 보면, (각 영화의 제작 시점으로부터) 지난 30년 간의 올디스는 그 정수를 다 들은 셈 쳐도, 이를 두고 평가가 마냥 후하다 할 게 절대 아니다. 크게 히트한 노래보다는 오랜 동안 사랑 받고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그렇다고 예술적 완성도만을 추구한 전위성으로 괜한 위화감을 주는 타입도 아닌, 말 그대로 귀에 편한 명곡들만 잘도 추려 놓았다. 그와 오랜 세월 작업을 함께한 드 니로도, 우리 예상과는 달리 백그라운드 뮤직 선곡에 관여를  많이 하고, 때로 더 높은 목소리를 낸다고 하니 정말 흥미롭다. 1996년 '카지노'를 부산 모 극장에서 보았을 때, 3시간 정도 어느 노련한 팝스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참석하고 온 느낌이 들었다. 나와서 보니 영화의 러닝 타임이 두 시간 정도인 걸 알고 더 놀랐는데, 시간이 느리게 간 듯 하다는 건 결코 지루함의 징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볼륨을 묵직하게 느꼈다는 말이다.



이런 마틴 스콜세지도, 일생을 두고 찍은 뮤지컬 영화는 이 작품 딱 한 편 뿐이다(하긴 이 영감이 아직 살아 있으니 앞으로 뭐에 또 손댈지는 장담은 못하겠고). 사회성, 고발 메시지만을 잔뜩 담았다는 마뜩지 않은 브랜딩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또 내가 이렇게나 뉴욕을 사랑하고 풍류를 아는 사람이라는 걸 좀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그는 오랜 콤비이자 페르소나인 드 니로와 작심을 한 채 이 두 시간 반에 이르는 대작을 구상한 것이다. 그는 뉴욕 토박이이며, 출생도 저 맨해튼 리틀 이탤리에서 한 사람이다. 리틀 이탤리는 여러 영화에 배경으로 참 자주 등장하는 곳인데, '총알탄 사나이'에도 이 지구를 무대로 짧게 보여지는 소동이 있다(뒷배경에 콜로세움이 나와ㅋ OJ 심슨이 놀라는 장면도 많은 이들이 우습게 기억할 것).


아무튼 정말 많은 정성을 들여 찍었건만, 흥행 성적이 대단히 나빠서, 이때의 좌절로 스콜세지는 다시는 음악물에 손을 댈 생각을 먹지 않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이들이 의아해할 수 있다. 영화건 TV물이건 뉴욕이 테마로 등장하기만 하면 반드시 깔리는 팝송은 그럼 뭐란 말인가?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쳤기에 그 주제곡이 그렇게나 유명한 게 아닌가? 어떤 이들은 한 술 더 떠,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따로 만들어졌고, (이상하지만) 이후 마틴 스콜세지가 그 영화화의 책임을 맡고 이 작을 찍은 줄로도 알고 있다. 이 작품은 오로지 영화 포맷으로만 존재하며, 내가 알기로는 브로드웨이 상연은 물론 메이저 기획으로 뮤지컬화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그 유명한 주제곡은 이 영화의 흥행 호조가 계기가 되어 만인의 뇌리에 남은 게 아니라. 이로부터 몇 년 후 프랭크 시내트라가 취입한 앨범에 이 곡이 수록되고 그 음반이 히트함으로써 비로소 애창된 것이다. 아닐 것 같아도, 그러려니 하는 상식을 멀쩡히 배반하는 진상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게 마련이다.


영화의 시작은 1945년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고 비로소 미 정부가 공식적 승전을 선포하던 V-J 데이의 축제 분위기를 화면에 담는 걸로 시작한다.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이 장면에서 아나운서의 표현을 빌면 wall-to-wall로 늘어서서 모자를 멀리, 멀리 날려올리는 환희와 격정으로 가득한 모습이라 한다. 

이 화살표는 캡션이 아니다(코미디 영화가 아닌데 그런 수법을 쓸 리 없음). 네온싸인 간판의 일종인데, 스콜세지가 용케도 이런 앵글을 생각해 내 로버트 드 니로(지미 역)를 그 자리에 세워 위트 있는 효과를 내었다.

'일본놈들 항복하다' 라고 말 그대로 대문짝만한 헤드라인을 박아 거리에 호외로 뿌려진 신문들. 그러나 지미(드 니로 扮)는 축제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심드렁한 듯 신문지를 밟는다.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활기를 보이지만 전승 소식 따위에 들떠서가 아니다. 월드컵 거리 응원 때 축구에는 관심 없고 '여자'라는 잿밥에만 눈독들이는 녀석들이 있듯, 이 지미도 그 머리 속에 누구 괜찮은 애 하나 낚을 생각만 지금 가득하다.


제대군인이 아니라도 이런 날에는 군복 비슷한 디자인을 걸쳐 줘야 제격인데, 지미는 대놓고 튀려는 듯 하와이안 셔츠 차림이다. V-J 데이는 우리의 광복절과 같은 날짜이므로 당연 한여름이라 이런 복장이 많이 이상한 건 아니지만, 정부나 국가 주도로 한 방향의 분위기몰이를 한다 싶은 데서는 심사가 뒤틀리는 리버럴 성향이어서인지, 위화감 준다는 걸 잘 알면서도 구태여 저런 걸 걸치고 나왔다. 잠시 후의 대사에서도 드러나지만, 심지어 그는 바로 이 전쟁에 참전한 제대군인 신분이었다.

이 제복은 지미가 창문으로부터 던져 버려 거리에서 밟히고 있다. 그의 심사 일단을 잘 드러내 주는 설정. '누가 이기든 간에 전쟁이란 그 자체로 shit'이란 암시겠다(그런 대사가 직접 나오는 건 아니고 내 생각)


타미 돌시 밴드가 이 현장에 초빙되어 대형 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이건 영화 속에서의 창작이 아니라, 당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영화 속에서 실내 아나운서는, 지휘자 돌시에게 가서 'war bond drive를 해 주시고(전쟁 자금 마련을 위한 미 정부 국채 판매 협조) TREASURY STAR PARADE를 라디오 방송에서 기획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한다'는 멘트를 하고 있다.


트롭본 주자(클린트 아놀드 본인이다) 얼굴 오른편을 잘 보면 WNEW라고 방송사 로고가 보인다. 저게 바로 TREASURY STAR PARADE, 미 재무성 주관, 전쟁 독려를 위한 스타 연쇄 찬조 프로그램을 틀었던 라디오 방송사 이름이다. W로 시작하고 네 글자 약칭이면 거의 다 라디오 방송사인데, 이 방송사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아마도 뉴욕 라디오 방송이라면 여기보다는 WNYC가 더 유명할 것이다. WNEW는 민영방송이라 그런 일이 없지만. 요새 WNYC 같은 공영 라디오는 운영 자금 없다고 청취자들에게 맨날 돈 부쳐 달라는 멘트가 자꾸 나와서 듣기에 아마 좀 불편할 것이다.


'뉴욕 뉴욕'은 바로, 캔더 앤 엡 할 때의 그 두 사람이 이 영화를 위해 최초 창작한 곡이다. 영화 시작할 때 바로 저 위의 사진 클린트 아놀드가 열심히 베이스 트롬본으로 리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곡 '송 오브 인디아'는, 저 위 위의 사진에 나오는 타미 돌시(실물은 아니고 배우가 그 역을 맡았다)가 편곡한 작품이다. 원곡은 내가 알기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어느 오페라 아리아 한 소절이며, 편곡이 거의 작곡과 맞먹을 만큼 중요한 작업임을 증명해 주는 예라고 하겠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원곡은 처지고 음울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 타미 돌시의 손을 거친 후에는 미 재즈 음악사에 남을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송 오브 인디아는 윌리엄 프리드킨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엑소시스트 3'에서, 조지 스콧이 자기 꿈 속에서 천국행 기차를 기다리는 대합실 장면에 배경으로 깔리던 바로 그 곡이기도 하다. 귀에는 익었는데 막상 곡 제목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내 블로그가 아주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게 구글 뒤진다고 나오는 게 아님. 평소에 영화를 많이 보고 음악적 소양을 갖추고 그걸 기억, 정리까지 잘 해 놓아야 함.



댄스 홀 구석에서 웬 나치 깃발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홀 안에 민족 반역자가 있다거나 한 사정은 아니고, 그냥 장난삼아 걸레짝처럼 휘두르고 노는 것이니 오해 없길


미안한 이야기지만 라이자 미넬리(프랜신 역)는 이 젊었던 시절에도 진심 봐 줄 곳 없는 추녀였다. 다만 폭발적 가창력이라는 뚜렷한 탤런트가 있었고, 여튼 지미는 이 여성에게 반해 영화 초반 근 십 분을 자리 옆에 붙어 앉아 꼬셔 보려고 지분거리고 있다. 댄스 홀에는 이런 복장을 한 여성들이 많은데, 미군이 당시 여성장교를 그리도 많이 기용하고 있었나 하겠지만 그건 전혀 아니고, 왼쪽 어깨에 붙은 로고는 USO, 정부 운영의 연예 위문단 마크다. 이 제복과 마크를 착용한 여성은 따라서 일종의 연예인이란 뜻이다. 이 단체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전 당시 여기 소속이었던 마릴린 먼로, 헤디 라마도 우리 나라에 이 일로 온 적이 있다.

s****o 2015.01.24.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