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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촉발되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신용도가 낮은(sub-prime) 사람들에게까지 과도할 정도의 주택자금 대출을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전세계에 유통시켰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대출금 상환에 비상이 걸렸고 이는 결국 세계경제 전체를 격랑속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나라도 2006년말을 기점으로 아파트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버블세븐'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도권 주요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평균 20~30% 가량 떨어졌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까?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고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이 책은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하락추이와 원인, 이로 인한 영향등을 분석하고 있다. 당위론적 주장이나 구호가 아니라 통계적 자료를 가지고 우리 주변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내집마련 꿈을 향한 우리들의 자화상, 부동산 불패신화 스토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특정집단들, 이 과정에서 집값하락과 대출이자 늪에 걸려 신음하는 우리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저자들의 눈에 비친 집을 가진 사람들 모습은 '비싼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house poor)'이다. 어렵게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지만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주택자금 대출을 안고 있다. 겉으론 '자신의 집에 살고 있는 중산층'이지만 실은 '은행에 월세 사는 빈곤층'에 불과하다. 주택가격 상승이 이러한 부담이 보상하지 못하면서 점점 가난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마치 우리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길을 따라가고 있지 않는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집이란 참 묘한 존재란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집은 살아가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꿈이자 재산증식으로 수단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주변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성공스토리를 끊임없이 들어 왔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아파트 선분양제도나 모델하우스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물건을 두고 욕망과 대박의 헛된 희망을 미리 맛보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건축경기를 통한 성장전략은 이미 정점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고 모든 재산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가격은 오를 때도 내릴때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여야 할 때인것 같다. '집을 가진 빈자'가 될 것인지, '집 없는 부자'가 될 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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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사면 돈을 벌 수 있다.” 부동산을 전혀 몰랐던 시절,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말이다. 정말이지 끝을 모르고 치솟았던 아파트 시세, 너무나 당연하게 아파트 값은 영원히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아파트 한 채로 자식들 공부도 시키고 돈도 벌었다는 말을 어머니나 아버지의 친구분들을 통해 숱하게 들어왔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입에선 “강남불패”니 “버블세븐”이니 하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튀어 나왔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끊임없이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였고, 금은보화를 만들어주는 도깨비 방망이였다. 하지만.. 2006년 말을 기점으로 아파트 시세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다시 상승하리라는 기대를 품었고, 오히려 이 시기를 매수하는 기회로 인식하기도 했다. 빚을 내어 신도시의 아파트를 분양 받고, 강남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를 찾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파트 경기는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빠른 속도로 하향곡선을 그려 나갔다. 대출을 받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샀는데 일반 달걀만도 못한 알을 낳고 있다면 어떨까? 이미 엄청난 액수의 돈이 대출 이자로 날아갔고, 대출을 갚기 위해 집을 내놔도 시세 폭락으로 인해 구매자 또한 나타나지 않는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온데간데 없고 불어난 빚더미에 짖 눌려 파산의 길을 가야 하는 그들, 비싼 집은 가지고 있으나 가난한 사람, 우리는 그들을 “하우스푸어(House-Poor)”라 부른다. 책에 나온 통계를 참고하자면 2006년 말을 기점으로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은 아파트 구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아파트 투기는 단물이 다 빠져나가 더 이상 투자가치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어느 정도의 직장을 가지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혹은 자식의 교육환경을 위해, 혹은 조금이라도 집값이 올라 돈을 벌어보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부동산열기의 막차를 얻어타고 몇 억씩의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중산층들이 하우스푸어의 타겟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조장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쉽게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 신문이 있다. 하지만 신문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지면광고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지면광고의 절대지분을 건설업계가 차지하고 있다. 사실을 보도해야 함에 있어 이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신문사는 과대포장으로 이루어진 아파트분양 등의 광고를 그대로 싣게 되고, 사실과는 왜곡된 부동산 기사가 주를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건설업계 또한 팔아먹으면 된다는 식의 경영방식이 매체를 통해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거짓된 환상에 빠트린다. 존재하지 않는 교통권이나 조경권 등을 강조하는 광고들, 실제론 만들어지지도 않은 가상의 프리미엄들을 집합시킨 모델하우스들이 그것이다. 집을 구매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올라줄 아파트 가치에 대한 환상과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프리미엄을 누리고 싶은 욕망에 불을 짚이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에 대박 이나 쪽박을 넘나드는 주식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히 돈을 벌어주는 아파트가 최고의 재테크이자 효자라는 잠재된 우리의 의식이 가장 큰 문제겠지만 말이다.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미 2006년 이후 아파트의 가격상승은 생각하는 만큼의 이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출까지 대동하여 집을 매수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덤을 파고 들어가는 것과 같을 만큼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하니 가장 안정적인 재테크라는 말은 이미 그 의미가 무색해 진 것 같다. 2억원의 담보대출을 5%금리로 15년 만기상환 까지 계산했을 때 무려 4억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이를 같은 기간 복리로 계산하여 얻어지는 수익과의 차이를 계산해본 결과 그 차이는 상상할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거기에 아파트 시세까지 하락한다면? 그리고 대출 금리가 올라간다면? 하늘을 원망하며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상황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그대로 뒤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사람들에게까지 집값의 100%에 해당하는 돈을 대출해 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금융제도였던 이 서브프라임 모지기론은 미국 부동산의 거품이 빠지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자 거대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사태에 이르게 됐고 세계적으로도 금융위기를 가져오게 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가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20%에 육박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한다. “아파트는 무조건 사면 돈이 된다”는 맹목적인 이론이 붕괴되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도리어 자신의 목을 조여오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의 하우스푸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인간의 탐욕이 쌓은 바벨탑처럼 결국은 무너져 내리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강남몽>>에서 붕괴되 버린 백화점처럼 부질없고 허황된 꿈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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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인'이란 말을 기억하는가? 만약 30여년 전, 당신의 어머니가 복부인이란 말을 들었다면 아마도 분명 부끄러워 했을 것이다. 이는 주로 7~80년대 강남 개발 시, 부동산 투기로 큰 이익을 꾀하는 가정부인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이 단어 속에는 '부도덕함' 혹은 '정상적이지 않음' 이라는 은연중에 깔려있는 비아냥거림이 녹아있다. 그러나, 이 단어는 내 머리 속에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 동일한 행동과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더이상 그런 식으로 불리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가 아닌 현명한 투자로 탈바꿈되어 불려지고 있으며, 역으로 부동산 아파트를 통해 재산증식의 기반을 삼지 않은 이는 동일선상에서 남보다 뒤처져 뛰고 있는 다소 현명치 못한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했고, 시세 차이를 통한 불로소득은 부도덕함, 비정상적이 아닌 재테크의 일환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이미 부동산 투자, 투기는 개개인의 탐욕이 아닌 일반화된 부의 축적의 한 수단이 되어버렸고,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탐욕스러워졌을 때의 탐욕은 더 이상 탐욕이 될 수 없다.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쉴러의 <야성적 충동>은 내가 읽어보지 못했기에 함부로 논하기 부담스럽지만,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바로 우리들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아파트 공화국 현상을 충분히 반영한 듯 하다. 과연 내 집을 가지려는 꿈이 허황되거나 부도덕한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전통적으로 토지 소유를 근간으로 이어져 온 생활사나, 집주인 대하기 더러워서 내 집을 가져야 겠다는 우스개 소리로만 치부할 수 없는 설문결과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내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중산층이 된다는 표상임과 동시에 경제적 안정의 징표였으며, 어느 순간 부터는 집을 사서 돈을 버는 일은 아주 당연한 일이며 역시 너도 나도 앞뒤 재지 않고 빚을 내어 집을 사고 그 시세차익을 향유했다. 그리고 참으로 합리적 경제활동에 만족해하며 내가 행한 레버리지 효과를 충분히 만끽할 만큼 집 값은 계속해서 올라만 갔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젠 내 옆 팀의 직원도, 내 사촌도, 심지어 사돈의 팔촌도 모두 이 굵직한 부동산 아파트 공화국의 일원으로서 충실히 한 몫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야성적 충동이 발휘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불안해 하던 우리 나라의 부동산 시장도 잠깐 동안의 부양책에 주춤하더니만, 결국은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이젠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은행 빚과 추락하는 집 값 때문에 시세 차익은 고사하고 기존에 누렸던 기본적 생활조차 버거운, '집을 가진 가난한 이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모든 혜택을 고스란히 받아 먹고 가장 발빠르게 일찌감치 매도함으로써 최대의 수익을 올린 이들은 정보에 눈이 밝은 고위급 공무원이었음을 책에서는 충분한 근거자료를 통해 밝히고 있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소위 재개발 아파트에 프리미엄을 얹혀주고 뒤늦게 구입한 이들의 사연, 최초 약속과는 다르게 점점 더 늘어만 가는 추가 부담금 등, 신문지상에서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무리 과도한 욕심으로 벌린 일이니 자업자득라 생각하며 다소 냉냉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해도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다.
과연 누가 이러한 하우스 푸어를 양산했을까? 또한, 과연 누가 하우스 푸어를 원하는가? 단순히 야성적 충동에 의한 개개인들에 의한 탐욕의 일반화 과정으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해도 좋은가? 분명 정부가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행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위험성을 또 다른 목적을 위해 방치, 내지는 조장했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우리 정부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처음에는 주식시장의 IT 붐을, 그리고 카드채를, 그리고 부동산 경기를 부추겼으며, 여기에는 자연스럽게 가계대출이 동반되었다. 즉, 경기부양과 경제성장 효과를 위해 가계를 제물로 삼은 꼴이었다. 물론, 외환위기 이후 워낙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단기적 정책의 필요성을 간과할 수 없지만, 그 이후에도 부동산 투기가 광풍처럼 몰아친 2002년까지 이같은 정책 기조는 지속되었고, 뒤늦게 노무현 정부의 10.29 대책 등 각종 억제책은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2004년 부동산 시장이 1년 동안 침체 양상을 보이자 '연착륙론'이란 이름 아래 또 다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쏟아 냈으며, 이에 200~2006년 2차 폭등으로 이어졌다. 또한, 부동산을 둘러 싼 정부-건설업체-금융기관-언론에 이르는 묘한 공생관계는 한 꺼풀 이상 벗겨내어 본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과연 누구를 믿고 어떠한 판단기준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케 하는 씁쓸한 입맛을 다지게 만든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건설업체는 개발이익과 공사이익을, 금융기관은 대출이자 수익을, 언론사에는 광고수익을 끊임없이 안겨주는 부동산 열풍의 맨 끝자락에는 바로 우리들 개인이 자리잡고 있었다. 자신의 수입으로도 끌어안기 부담스러운 고액의 대출이자를 짊어지고 언젠가는 저 높이 가격이 올라 현재의 이 모든 고통을 깨끗이 씻어줄 것이라 굳게 믿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던(아니, 놓을 수 없었던) 우리들은 결국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오늘 신문에는 또 버젓이 아파트 관련 광고가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한 쪽면에서는 마지막 노른자 별내지구의 1순위 미달사태가 보도되는 반면, 또 한 쪽에서는 뛰어난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에만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우스 푸어들의 고통어린 상황과 아파트 공화국의 비정상적 구조와, 감사원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후분양제는 실시하지 않은 채 분양가 자율화만을 실행하고 있는 이 희한한 상황 등은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한 사회의 중산층 기반이 든든해야 소비도 왕성해지고 전반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들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중산층은 안녕한가? 누구나 중산층이 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고, 또 누구나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할 것이다. 기술한 사회 전반적인 상황들을 모두 꿰어 차고 개개인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만을 바라는 것은 정보의 획득과 소유 측면에서 오히려 불공평하다. 개개인의 야성적 충동을 도덕적으로만 비판하기에는 공익을 위한 여론의 생성과 보다 나은 사회 건설, 또한 사회적 불합리 내지는 리스크 제거를 위해 앞장서야 하는 정부의 역할이 너무나 빈약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그 신뢰도 역시 현저히 떨어진다. 우리는 국가의 수장이 무슨 말을 하게 되면, 그 이면에 담고 있는 행간의 의미를 해석해야만 하는 아주 피곤한 세상에 살고 있으며, 더구나 비대칭적 정보를 악용하여 배를 불린 자들은 다름아닌 정부 고위급 관리 내지는 이에 접근이 가능한 소수의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한권의 책이 내게 소중한 이유는 나같이 별다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fact 를 주의 주장이 아닌 그야말로 실증적 자료를 제시하며 명명백백히 밝혀주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최근 부쩍 자주 이용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대출하게 된 책인데, 무심코 읽기 시작한 첫 장이 궁금증과 속터짐, 안타까움과 자각으로 이어지며 끝끝내 마지막 장까지 나를 인도했다.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내 소중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더더욱 느끼게 해 준 한없이 건조하지만 영양가 높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참, 도서관 대출로 읽은 탓에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못해 저자 김재영 MBC PD에게 조금 미안하다. 고생하신 저자에게 이 한마디는 꼭 전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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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견 간부인 김씨. 김씨의 매월 수입은 500만원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볼 때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김씨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2006년 구매한 분당의 33평형 아파트는 6억이 넘게 들었지만, 지금은 2억원 정도 떨어졌다. 4억을 대출받아 산 집이라 아직도 한 달에 300만원이 대출원금과 이자로 빠져나간다. 생활비를 줄였고,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들의 과외도 당연히 끊었다.
4억이면 김씨의 급여를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빨라야 5년이다. 하지만 한창 돈이 많이들 아이들도 있는 처지다 보니 10년 이상이라 보는 게 현실적이다. 이자도 있고 말이다. 10년은 벌어야 갚을 수 있는 돈을 한 번에 빌리고, 그 10년 동안 네 가족이 빠듯하게 살아간다는 것. 일반적으로 납득이 가는 결정일까? 전세를 살았다면 좀 더 넉넉하게 생활할 수 있었을 테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납득할 만한 결정이었다. 집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면 원리금은 충당하고도 남는 게 지난 몇 년의 진실이었다. 분양권에 프리미엄을 얹어도 날개 돋힌 듯 팔렸고, 혹자는 청약 당첨을 로또라 불렀다. 월급 아껴 내 집 마련을 하는 사람들은 집을 가지기 힘들었고, 조금 무리하게 땡겨서라도 대출을 받으면 집도 생기고 돈도 생겼다. 시류를 잘 탄 자신이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더 이상 부동산 신화는 없다고 선언한다. 나아가 부동산 열풍으로 인해 우리 경제 전체가 위태롭다고 경고한다. 자세한 수치와 정확한 출처로 표기된 데이터들은 상황이 더욱 급박함을 보여준다. 저자는 은마아파트 4,424세대의 등기부등본을 직접 전수 조사했다. 은마아파트의 사례가 모든 곳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마가 금마 된다'는 말과 함께 부동산 투자의 최고봉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신화 중에서도 최강의 신(?)으로 추앙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가격 흐름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살펴보니 은마 아파트의 경우도 매입자의 70%가 빚을 지고 있고 가계의 평균 부채는 약 3억 원에 이른다. 그리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2010년 5월 현재 112m2(34평)형은 11.2억, 102㎡(31평)형은 9.2억 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6년 고점 당시 가격이 14억 원과 11.3억 원에서 각각 2.8억 원, 2.1억 원 가량 하락한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왜 얼어붙었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다.
무리한 대출로 구매한 아파트. 그 아파트가 곤두박질 친다. 갚아야 할 원리금은 여전하나, 자산은 눈 녹듯 사라진다. 자금 융통도 어려워지고, 당장의 생활고도 만만치 않다. 몇 억짜리 집이 내 이름으로 떡 하니 올라있지만 가난한 사람들. 주인집 월세 내듯 은행에 월세 내고 빠듯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 이 책은 이들에게 ‘하우스 푸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한 사람, 두 사람이 아니라 한 집단과 한 세대에 이름이 붙는 것은 그것이 사회적 현상임을 암시한다. 저자는 “2006년 이후 빚을 지고 아파트를 구입한 가구는 전국적으로 159만5000가구 정도"라며 "여기에 2007년 이후 수도권 일대의 신규 분양 가구 등을 합하면 약 198만 가구가 하우스 푸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수치 역시 지방 집값 하락 등이 빠져 있기 때문에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쯤 되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88만원 세대’, ‘워킹 푸어’ 등의 이름을 가진 세대와 집단을 등장시켰다. 이 단어들이 20대와 서민 혹은 하층민들의 어려운 삶을 암시한다면, ‘하우스 푸어’는 주택 수요자인 30-50대와 중산층조차 살기 어려운 사회를 의미한다. 그래도 몇 억씩 땡겨 쓴 ‘하우스 푸어’들을 서민이라고 하기엔 어색하니 말이다.
한 사회의 중추라는 중산층. 그리고 경제인구의 중추라는 30대 중반 ~ 50대 초반에 이르는 이들은 안정된 생활을 누릴만한 때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그것은 공상에 불과하다. 주택 공급율이 100%를 이미 넘은 시대, 내 집이 없는 40%의 국민에, 은행에 월세내는 실질적 세입자들까지 더한다면 자가 주택 보유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서민과 중산층이 모두 무너진 경제는 무엇을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일까.‘하우스 푸어’의 등장은 분명 20대, 서민에 이어 중산층에게까지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다. 경각심을 요청한다.
정부 또한 이러한 신호를 충분히 알고 있다. 1급 고위 공무원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먼저 발을 뺐다. 그리고 지금은 하우스 푸어들을 연착륙시키고자 금리인하를 만지작거리고, 대출가능액을 늘려볼까 궁리하기도 한다. 정책의 골간은 그대로 둔채 이자를 좀 빼주거나, 당장 돌려막기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더 빌리란 얘기다. 근본적인 정책이나 행정을 고민해야할 정부가 사채업자들의 수준에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들에게 그나마 근본적인 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일으켜 하우스 푸어들의 집값을 높여주는 것일테다. 지난 몇 년처럼 집값 상승이 원리금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하지만 이미 분양된 아파트마저 텅텅 비어있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가능하더라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진다는 점에서 적절하지도 않다. 집값 상승에 기대어 대출을 늘리고, 소비를 일으킨다는 꿈은 집값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깨질 '일장춘몽'이다. 서브프라임의 경고는 그 교훈을 주었다.
그렇다면 집값과 대출에 힘입지 않은, 건설업에 과잉 의존하지 않는 경제로의 전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우스 푸어의 등장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많은 위기들이 그렇듯 깨달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길은 하우스 푸어들에 의해 가로막힐 확률이 높다. 가장 실질적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지금으로 몰아넣은 상황을 다시 복구해야만 자신들이 치유된다는 역설적인 믿음. 이 믿음을 배반하는 이들은 아마도 그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다. 전환을 꿈꾸는 이들은 하우스 푸어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그들을 구원해야 하는 좁은 골목에 놓인 셈이다. 과연 누가 구원군을 응원할 것인가. 언젠든 갈릴 수 있는 국회의원 한 자리, 단체장 한 자리보다도 충성도 높은 응원단원의 모집이 시급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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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가격은 부동산의 소유에서 발생되는 장래이익에 대한 현재의 가치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동산가격은 장래의 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하여야 하며, 부동산의 가격과 소유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소유권의 가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강남3구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던 서울지역 주택거래 건수가 올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서울시 부동산거래정보망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4월 이후 2200~2800건대이던 아파트 거래량이 10월부터 크게 늘어 매달 5000건 안팎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선 1555건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는 서울시가 실거래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부동산 회복기라며 우리를 유혹하는 말들이 곳곳에 난무한다. 겨울철은 부동산 비수기이기 때문이라며 애써 위로하는 그들의 달콤한 말이 봄의 유혹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격 비탄력적 재화의 대표 유형인 아파트와 마약은 서로 많이 닮아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지만 우리나라 안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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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이 또한 잘 보여주는 것은 그 재건축이 일어났을 때 그것들이 절대로 기존 살던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재 건축 사업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이주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시공사와 조합은 이주비를 무이자로 빌려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번번히 계획들을 수정했고 부담금이 없는 것으로 계획됐던 것도 1억~2억 원의 부담금을 더 내는 것으로 바뀌었다"(p.137).
현재 하우스 푸어는 얼마나 될까? "기존 주택과 신규 분양 물량 매입을 통해 발생한 하우스 푸어만 수도권에서 95만 가구, 전국적으로는 198만 가구에 이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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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김재영은 '인지부조화'라고 칭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생긴 것은 하우스 푸어들의 '착각' 때문 만은 아니다. "2000 년대 부동산은 이처럼 모든 것이 불안하던 시대에 유일하게 안정된 대상이었다. 부동산 재테크는 화수분처럼 돈을 묻어두기만 하면 끊임없이 돈을 만들어내는 대박 제조기요, 희망 제조기였다. 돈은 나무에서 자라지 않는다고 하지만, 2000년대 사람들은 돈이 집에서 자라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p.68). 여기에는 분명한 정부의 '개입 실패'가 존재한다. 예컨대 '선분양제'를 끝끝내 손대지 않고, 다른 한 편에서 DTI 비율을 갖고 만지작 거리며, 또 경기가 조금만 죽으면 '토건 경제'를 위하여 '경기부양'을 외치면서 부동산 규제를 풀고 마는 것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경기가 돌아갈 때 '땅'이 주었던 메리트는 실제 존재했던 메리트가 맞았기 때문이다. "지 금까지 본 것처럼 하우스 푸어가 양산되는 이유는 일반 가계의 단순한 판단 착오 때문이거나 탐욕 탓으로 돌려버리기에는 매우 구조적인 근원을 갖고 있다. 정부 - 금융기관 - 건설업체 - 언론 -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부동산 덫이라는 거대한 매트릭스를 만든 것이다. 그 같은 덫에 걸려든 상당수 일반 가계들이 지금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기 직전의 상태에서도 매트릭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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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90년대 초중반 학번은 '하우스 푸어' + 정규직 직장인 거고, 베이비 붐 세대는 '하우스 푸어' + 퇴직, 88만원 세대는 '하우스리스 푸어' + 비정규직 or 무직. 인 상태인 건데. '88만원 세대의 복수'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90년대 초중반 학번을 띄울 수 있을까? 물론 저자가 91학번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긴 하지만. 안 그래도 요 며칠 전 90년대 학번 선배들을 만난 자리에서, 초중반의 선택이 좀 다르다는 걸 느끼긴 했다. 90년대 초중반 학번들은 다 집을 하나씩 끼고 있는데 안 올랐다는 '푸념'조가 많았고, 다른 한 편 97학번 정도부터는 다 '전세'에서 사는 게 너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 미묘한 차이가 여기에 있는 것이었을까?
마지막으로 '하우스 푸어'가 어디까지 망할까? 책의 전망처럼 빚으로 간 집 때문에 다 죽어갈까? 그걸 잘 모르겠다. 일본에서 만났던 정남구 기자는 20% 선이 최고치라고 했었는데. 뭐가 더 맞을 지.난 지표를 읽을 줄 모르니..(그나마 DTI, LTV 개념을 좀 잘 알게 된 건, 이 책과 <위험한 경제학> 덕택인 것 같다.);; 그리고 '하우스 푸어'가 중산층의 미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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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어느사이엔가 뉴스에서 부동산 운운 하더니 갑자기 10평남짓하는데도 불구하고 10억이 넘는 아파트가 등장하질 않나, 정부에선 매번 부동산 정책 부동산 정책 노래를 부르더니 이제는 일반 서민으로선 서울에선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오른 듯하다.
난 서울에 살지 않지만 그래도 지방에서도 부동산 붐이 일었을 때가 있었다. 벤츠에 농기구를 싣고 다니는 농민이 등장했다고 할 정도로 그야말로 일확천금을 번 사람도 적지 않았고.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
사실 미국같은데선 대도시만 아니라면 10억은 풀장이 딸린 호화주택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고작 10평 남짓의 허름한 아파트... 이래도 버블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리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좁다고 하지만 이건 좀.
요즘에도 서서히 부동산 가격 올라가고 있다는 둥 해서 다시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러는 한켠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거래가 뚝 끊겼다는 둥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점은 있었다. 괜히 돈까지 빌려가며 집마련에 집착하지 말자.. 아니 뭐, 내가 평생 안먹고 안쓴다고 해도 집 한채 마련하기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하지만.. ㅡㅡ;
게다가 지방에서 싸구려(?) 집에서도 잘만 살고 있는만큼 굳이 서울에 집마련할 필요성도 못느끼겠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재건축하나 믿고 대출까지 해가며 그 비싼 허름한 집을 산 사람들 사실 이해가 잘 안간다.
지금도 인구수는 줄어들고 경기가 나쁜만큼 소득도 줄어들고 있는 지금 앞으로 집값이 확 떨어지면 몰라도 현재에도 집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게다가 세금 문제가 있으니 그런 사람들도 많이는 사지 않겠지. 그렇게 되면 빚까지 내가며 산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직은 그렇게 아파트 가격이 붕괴되지 않아선지 뉴스에서도 그다지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부동산 광풍에 휩쓸린 사람들은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책에서도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런 사람들.
조금은 그런 사람들의 잘못도 있긴 있을테지만(개중에는 투자한다고 빚 잔뜩내서 무리하게 산 사람들도 있을테니) 나중에라도 집값이 하락하게 되면 그야말로 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정부가 떠안는다해도 우리나라 재정이 튼튼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최근에 북한의 도발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앞날이 캄캄.. 생각하면 할수록 노무현,김대중정권이 실수한 점이 참 많은 것같다. 특히 북한에게 막 퍼준거..
딱히 해결책이 실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눈을 띄이게 해 준 책. 그나저나 우리나라 괜찮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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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표현에 미친 년 널뛰기 하듯 한다, 라는 말이 있다. 2000년대 우리 나라의 수도권 집값의 동향이 그에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서 재건축이 예상되는 아파트의 가격은 미친듯이 뛰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파트로 한몫 잡아 보겠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신축 아파트 청약광풍 사태는 물론이거니와 이미 지어진 집들이 있는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다. 2000년대 중반 난 분당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분당 파크뷰 30평 정도가 10억.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도대체 그런 집에는 어떤 사람이 사는 거지? 내가 만나본 사람들은 다 우리와 같은 생김새의 사람들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아주 부자란 것. 사실 나같이 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의 경우 집값이 몇 억의 억 소리만 나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런 곳에 사는 사람은 '특별한' 종족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고, 나와는 아예 상관없는 나라의 이야기로만 여겼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비싼 집에서 사는 것일까.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내 또래의 사람들도 그런 집에서 살았다. 자조적인 심정으로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분명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지는 않았다. 부자들이 너무 많으니까 자연스레 면역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난 지방에 있는 고향으로 내려왔다. 내가 사는 곳은 중소 도시. 최근 도청 이전이 확정되면서 일시적으로 땅값이 좀 뛰긴 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같은 청약 광풍 사태같은 건 없었다. 하긴 도청 이전에 20년이 걸린다니 지금 새 아파트를 사면 그때가 되면 이미 낡은 아파트니 별로 투자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지방의 그런 현싦과 비교해 볼 때 수도권은 정상이 아니었다. 개포동 13평짜리 아파트가 13억, 14억이라니, 평당 1억? 그게 집이냐 싶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렇게 집값이 뛰었을 때 산 사람들은 그 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뭐, 하긴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내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라 그후의 동향에도 주시했다. 하지만 최고점을 찍고는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마구 하락했다. 게다가 재건축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중에 집값이 오를때 들어온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내가 만약 원입주자였다면 난 10억쯤 할 때 그 집을 팔고 다른 데로 이사갔을 텐데, 하는 그런 생각도 했다. 하우스 푸어는 이렇듯 재건축이 예정된 아파트나 신축 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 중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 중 집값 하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결국 집까지 잃게 될지 모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은마, 개포동 주공, 가락 시영, 역삼동 개나리 아파트이다. 그곳에 입주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얼마만큼의 은행빚을 지고 있는지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다. 재건축만 되면 금방석 아니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 아파트를 사기 위해 은행 돈을 빌린 사람들은 최고 8억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었고, 대부분 3, 4억 정도의 은행대출을 받고 있었다. 어휴. 그돈의 이자가 도대체 얼마야? 요즘 시중 금리를 생각해보면 이자만 해도 일반 가정 한달 수입과 맞먹거나 그걸 뛰어 넘는다. 그렇다면 정말 그렇게 투자한 보람이 있을까? 속된 말로 뽕을 뽑는다고 하는데, 정말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한 뽕을 뽑을 수 있을까. 물론 이들은 처음에는 그렇게 믿었다. 자신이 투자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10억 주고 산 아파트가 도대체 얼마나 올라야 이득일까. 게다가 지금은 집값이 대폭 하락하는 중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 나처럼 이런 거 잘 모르는 사람도 - 마이너스란 계산이 나온다. 대출금 이자에 생활비, 아파트 유지 보수비 등을 생각하면 절대 이윤이 남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너도 나도 재건축 아파트를 사려고 안간힘을 썼고, 결국 지금은 하우스 푸어가 될 위기에 몰렸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탐욕이란 연료를 사용하는 막장으로 가는 전차를 탄 끝물 투자자들은 부동산의 신이 아니라 부동산의 신의 할아비가 와도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앉아서 고스란히 몇 억을 날려먹는 것이다. 난 이런 걸 보면서 도박과 비슷하단 생각을 한다. 무조건 로또 1등 당첨일 것 같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일단 투자한 돈때문에 은행 빚에 허덕여야 하고, 재건축 승인이 나지 않으면 애간장이 녹아 내리고 똥줄이 탈 것이다. 승인이 난다 해도 집값이 폭등하는 일이 없는 이상은 이득이 남지 않는다. 게다가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율을 높인다고 해서 그 이득이 집 소유자에게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두껍아 두꺼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도 아니고 13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30평대 40평대 아파트를 달라는 건 얼굴이 두꺼워도 너무 두껍다. 어느 정도 늘어난 평수에 대한 금액은 지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재건축 예정 단지에 있는 주민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 보니 재건축 허가가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주민들의 잘못이라 할 생각은 없다. 건설사가 최대한 이윤을 남기려고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 하나에 모두 건 사람들에게 돈을 몇 억씩 더 내라고 하니 그게 도둑놈 심보가 아니고 뭐냔 말이다. 이건 뉴타운도 마찬가지이다. 낡고 허름한 집을 없애고 아파트를 세운다고 해서 원주민들이 그곳에 입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 몇 억씩을 더 내야 입주가 가능하다. 이런 사람들은 집이 투자의 목적도 아니요, 다만 집의 목적에 딱 부합하는 실거주자들인데 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집을 뺏기는 것이다. 솔직히 나같은 경우에는 빚을 내서 재건축 아파트에 목숨 걸었다가 피를 본 이들은 자업자득이란 생각이 들고 실제로 제일 안타까운 하우스 푸어들은 바로 뉴타운 개발로 인해 피해를 보는 주민들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대부분 가난하며 연세도 많다. 이들이 도대체 어디서 몇 억을 공수해온다는 말인가. 내가 오래전에 읽었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이런 내용이 나왔다. 집과 자동차는 자산일 수 없다고. 왜냐하면 집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할 때 현물화 될 수 없는 것이며, 자동차의 경우 사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고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돈을 공급해야 하는 돈까먹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워낙 오래전이라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나라의 하우스 푸어는 건설회사만 배불리고 중산층에 그 몫을 감당하라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정경 유착, 언론과의 야합의 더러운 고리에서 파생한 문제이다. 은행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사도록 부추기는 정책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결국 아파트 가격만 천정부지로 솟았다. 도대체 몇 억씩 하는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퍼센트나 될까. 그것도 순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에 말이다. 물론 쓰는 돈의 규모는 대한민국 상위 몇 퍼센트가 사용하는 돈이 막대할지는 몰라도 결국 나라가 유지되게 하고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은 우리 서민들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우스 푸어로 전락한다면 개인의 파산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핵폭탄을 투하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금리는 높아지고, 언제 명퇴당할지 모르고, 물가는 미친듯이 오르고... 이런 상황에서 답이 있을까. 은행빚을 빌려 재건축 아파트를 사거나 신규분양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정말 로또 1등에라도 당첨되면 모를까, 그 큰 빚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집값은 한 번 떨어지면 잘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호가를 실거래가보다 높게 부를 수 밖에 없다. 또한 건설사들은 집을 팔아야만 이득이 생기기 때문에 무조건 개발호재만을 강조하고, 선분양 후시공의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최대한 청약자에게 돈을 긁어내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가 없는 아파트도 만들고 있다. 이는 아무나 살 수 없는 아파트란 점을 강조해서 청약자들의 허영심을 자극하는게 아닐까. 발로 뛰어 조사한 자료와 재건축, 신규 분양 아파트로 인해 고통받고 하우스 푸어로 전락한 사람들의 인터뷰 및 경제전문가들과의 인터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것들은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만큼 알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집없는 중산층이라며 한 가족을 소개해 놓은 점이 굉장히 거슬리고 불쾌하다. 부부 합쳐서 연봉 1억에 40평대에 전세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없이 행복한 사람들의 사례라고 떡 올려 놓은 것이라니. 솔직히 말해 부부 연봉이 1억이 될 가정이 얼마나 되겠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또한 전세란 것은 2년마다 재계약때 대부분 전세금을 올려달란 이야기를 듣게 마련이다. 이 가정보다 연봉이 반밖에 안되는 가정이 재계약때마다 전세금을 올려줄 형편은 되겠으며, 이 가족들이 하듯이 잦은 가족 여행과 여름에는 스킨스쿠버, 겨울엔 스키라는 취미를 즐길 수 있겠는가? 앞에서는 문제 제기와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원인에 대해 분석해놓고서는 뒤에서는 이런 황당한 결론을 내고 있다. 그래서 도대체 어쩌라고? 라고 되묻고 싶다. 연봉 1억 정도는 되어야 집없는 행복한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라도 낼 참인가? 입맛 참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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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의 근원지를 파악해보면 노태우 정권시절이다. 6월 항쟁 때 정치적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386세대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이고 이때 토지 공개념 정책과 소득이 평균 30% 이상 증가하였으며 이때 아파트 가격은 평균 2%대로 제자리였다. 또한 국내 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여서 386 세대는 취업걱정이 전혀 없었다. 대학 졸업만하면 어렵지 않게 취직할 수 있었다. 386세대는 이렇게 대학 시절 열심히 데모하고도 마음 놓고 취업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들이 40, 50대를 이루고 있으며, 왕성한 주택 수요 연령대로 접어들었다. 이들이 부동산에서 많은 이득을 얻자 그 뒤 후배님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2005,6년에 가격이 잠시 폭등했다. 현 시점에서 소프트랜딩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이들에게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치러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다. 하우스 푸어도, 건설업체도 말이다. 정부의 실수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재벌 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벤처기업이 활발하게 창업하고 중소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이를 위해 재벌기업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책과 제도를 중단하고 재벌기업들의 불공정 관행과 잘못된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정부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수출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 보이기 위한 토건 사업도 정책 관행도 변함이 없었다. 누구나 경제를 조금 알면 중소기업, 중산층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합니다. 다 아는 사실인데 잘 안되는 가 봅니다. 대부분의 경제 관련서적이나 인터넷 논객들의 글을 인용하면 2008년 아파트 가격은 상승에서 하락으로 2009년 부동산 부양 관련 정책으로 소폭 상승 다시 2010년 하락기에 접어 들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이 40~50% 정도 감소하였으니 대한민국도 여기에 접어들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현재 20%정도 빠졌으니 2~3년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DTI 규제가 현재는 풀려있지만 더 조여야 합니다. 그래야 거품이 서서히 빠집니다. 나만 아니면 되는 세상 참 1박2일도 문제입니다. 집값은 전세가격의 70~80%가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거품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달러의 가치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의 부채가 감소되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국채를 흔들었던 중국도 더 이상 힘을 못쓰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달러가 줄어들면 미국의 적자폭이 감소할 것이고 결국 달러가치가 상승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 환율에 민감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흔들릴 것입니다. MB 경제 정책이 이 위기를 넘길수 있을지 아니면 다음 정권으로 넘길지는 좀더 두고봐야 겠습니다.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책이고 인터뷰로써 마무리를 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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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산에 사는 나로서는 항상 이해할수 없는 서울 강남 아니 수도권 집값을
다른 세상 일로 접했다. 수도권에 일자리가 많다느니 학군이 좋다느니 돈있는 사
람들은 다 서울로서울로 모여드는 듯했다. 그렇다고 평균 임금 수준을 봤을때 상
상하기 힘 든 아파트 집값은 언제든지 터져버릴수 있는 시한폭탄같았다.
이책은 나의 기우(?)가 기우가 아니라 금방 닥칠 현실속의 폭탄, 이 시한폭탄이
터지면서 연쇄적인 부동산 거품 폭발 대란으로 인한 우리니라 경제의 돌이킬수 없는
위기가 올거라는 예언서라고 본다. 아니 예언서 이상의 경고 방송이다.
비록 당장의 부동산 위기에 다들 빗겨 있다 착각 할수 있다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택을담보로 아니 인생을 담보로 살얼음판을 거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이책 곳곳에 스며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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