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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십수 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하다. 하지만 그 시절의 절실했던 감정은 지금 내게 삶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던 방황의 길 무조건 부모가 싫었고, 선생님이 싫었고, 공부밖에 모르는 반 아이들이 싫었다. 그래서 담배를 배우고, 술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불량스런 짓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누구나 주목받고 싶은 시절은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절, 부모, 선생님, 반 아이들이 나를 주목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나온 반항 심리였지만 하마터면 나는 그 깊은 방황의 구렁텅이 속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할 뻔했다.
그 시절 나를 살린 건 독서였다.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같은 헤르만 헷세의 작품들.... 이 소설 '하얀 해바라기'에 나오는 연주를 보며 그 시절의 내가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그 시절의 반항적인 나의 모습이 연상된다. 이 책의 희주처럼 까닭없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은 불량학생은 아니었지만 진아처럼 혼자 방황하다 심각한 일을 저지르곤하는 꽤나 위험한 아이였던 것 같다. 이미 오래 전 그 시절을 추억하며 읽은 '하얀 코스모스', 정말 한 방울의 투명한 눈물과 함께 읽은 감동적인 소설이다. [인상깊은구절] 지금이라도 핸드폰을 켠다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 1번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아빠였다. 그러나 연주는 포기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