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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일도 더 잘 할수 있다.
"철학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일도 더 잘 할수 있다." 내용보기
어떤 인물을 인터뷰한다고 가정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어설픈 질문을 던질 경우 서로가 피곤합니다. 제가 아는 목사님 한 분, 교계에서 인지도가 높다보니 인터뷰가 자주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나 편집자가 좋은 질문과 부드러운 진행으로 나가다보면 생각지도 않던 좋은 말과 생각들이 떠오르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질문
"철학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일도 더 잘 할수 있다." 내용보기

어떤 인물을 인터뷰한다고 가정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어설픈 질문을 던질 경우 서로가 피곤합니다. 제가 아는 목사님 한 분, 교계에서 인지도가 높다보니 인터뷰가 자주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나 편집자가 좋은 질문과 부드러운 진행으로 나가다보면 생각지도 않던 좋은 말과 생각들이 떠오르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질문자의 질문이 매끄럽지 않으면 ‘그만 합시다!’로 중단 한적도 있다 합니다.

 

 

철학계의 거장을 인터뷰하는 일은 그 자체가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 책은 『하버드 철학 리뷰』(The Harvard Review of Philosophy) 편집부에서 엮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학부생들이 자발적으로 창간하여 운영하고 있는 이 철학 잡지는 저명한 철학자들의 글이나 인터뷰뿐 아니라 하버드 대학생들의 소논문을 소개하면서 수준 높은 학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들은 1991년에서 2001년 사이에 대부분 학부생이었던『하버드 철학 리뷰』의 편집인들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책엔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진 철학사상가들의 학문적 입장뿐 아니라 시사적 사건에 대한 견해를 포함해서 철학이라는 학문이 점차 융합의 장에서 만나게 되는 과학, 정치, 종교, 사회, 문화 등에 대한 명쾌한 질문과 심도 있는 답변이 담겨 있습니다.

 

이 인터뷰들의 핵심적인 문제들은,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철학을 탐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에 대한 거대하면서도 근본적인 물음들입니다.

 

인터뷰 대상 인물들의 면모를 보겠습니다. 우리에겐 소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로 잘 알려진 움베르토 에코. 이 분을 소개하는 수식어는 좀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등입니다.

 

네오 프래그머티스트이자로 알려져 있는 리처드 로티는 프랑스 탈구조주의 철학과 독일의 철학적 해석학 등을 수용하고, 철학자들이 도외시했던 문학영역까지 섭렵하면서, 듀이 이후 단절 되었던 미합중국의 프래그머티즘 전통을 되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논쟁을 일으켰던 문제적인 철학자라고 합니다.

 

 

코넬 웨스트 - 프린스턴 대학 아프리카-아메리카 스터디센터와 종교부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비평가이자 시민권 운동가입니다. 정치적 통찰과 도덕적 통찰을 잘 조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며, 미합중국 내 인종, 성, 계급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스탠리 카벨 - 하버드 대학에서 미학과 가치이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분석철학을 공부했지만, 종종 대륙철학에 관한 담론에도 참여하며, 철학적 문제의식에 영화와 문학을 대입시키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 네하마스 -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과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희랍철학, 미학, 니체, 푸코, 문학이론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철학이 삶의 형식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입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존 롤스 - 20세기를 대표하는 윤리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코넬대학, MIT를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정치철학교수를 지냈습니다. ‘공정으로서의 정의, 분배적 정의’라는 이론을 제시한 그의 저서 『정의론』은 실질적인 사회정의의 원리를 체계 있게 전개하여 규범적 정의론을 복원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비 맨스필드 - 하버드대학 정치학과 교수이자 엘리트 우파학계의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레오 스트라우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1997년 하버드대학 내 소수인종 우대정책 논쟁으로 유명합니다. 버크, 마키아벨리 등의 고전 저작을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엘런 더쇼비츠 -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의 최연소 전임교수가 되었습니다. 미합중국 인권협회 상임이사로 활동했으며, 다양한 단체와 위원회의 자문위원을 지냈습니다.

 

 

 

마이클 샌델 -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하버드대 정치철학과 교수.

존 롤스의『정의론』을 비판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마이클 왈저, 찰스 테일러,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 등과 함께 공동체주의 4대 이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의’에 관한 그의 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전미 언론이 격찬한 바 있습니다.

 

 

힐러리 퍼트넘 - 1960년대 이래 분석철학, 특히 언어철학, 과학철학의 중심에 서 있는 학자입니다. 미시건 대학을 거쳐 현재 하버드 대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내재적 실재론을 주장하며 언어와 개념체계 안에 들어 세계의 대응을 부정하는 그는 이론적, 경험적 신념체제들 사이의 정확성을 진리의 개념으로 봅니다.

 

 

 

월러드 콰인 - 20세기 미합중국의 저명한 논리학자로 불립니다. 1930년대 그의 철학은 논리실증주의를 뒤집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일상에서 사용되는 언어와는 다른, 명료하고 정연한 인공언어의 구축을 생각하는데, 이런 그의 언어관에 대해 촘스키 등의 언어학자들은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코라 다이아몬드 - 비트겐슈타인, 프레게, 정치철학과 문학을 연구했으며, 현재 버지니아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대의 비트겐슈타인 연구자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자이기도 합니다.

 

 

 

피터 웅어 - 도발적 주장으로 유명한 미합중국 현대 철학자로서, 뉴욕대학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정신철학이며, 철학적 회의주의를 옹호하는 글을 썼습니다. 그는 많은 철학적 문제는 규정적으로 대답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3인의 프로필을 지루하게나마 적어 놓은 것은 현대 철학사조의 흐름과 그 중심에 누가 있는가를 기억하고 넘어가기 위한 작업입니다.

 

 

 

13명의 석학들 중 존 롤스에 시선이 많이 머물렀습니다. 비록 마이클 샌델 에게 공격을 받긴 했지만, 1971년에 출판된 존 롤스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은 현대 정치철학의 분기점으로 간주되며, 현대 정치철학을 철학적 관심사의 중요한 영역으로 복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존 롤스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철학자인 로저 엘브리튼에게 롤스에 대해 묘사해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롤스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점은 그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놀라우리만치 윤리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위대한 저작을 쓴 한 명의 저자가 아니라,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시대에 둘도 없을 훌륭한 사람입니다.”

 

학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는 철학의 문외한에게 아마도 석학의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보면서 호감이 간 모양입니다. “그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놀라우리만치 윤리적”이라는 대목에 특히 경의를 표합니다. 2002년도에 세상을 떠난 롤스는 그의 저작과 논문에서, 다른 사람에게 받은 도움이나 아이디어에 고마움을 표할 때를 제외하면, 자신의 사적인 생활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는 인터뷰도 대부분 거절해왔고, 개인적 인연이 있는 옥스퍼드, 프린스턴, 하버드 대학의 명예 학위만을 수락했으며, 『인명사전』(Who's who)에서도 오래전에 자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질문자 : 선생님께서는『정의론』이 그렇게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셨습니까?

 

롤스 : 아니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더 좋았던 것은, 그렇지 않았다면 글을 쓰지 못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누구나 더 조심스러워 질수밖에 없으니까요..

 

질문자 : 지금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뭐라고 말씀해주십니까?

            직업으로 삼을 만하다고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롤스 : 혹 그럴 기회가 있더라도, 제가 학생들에게 철학에 뛰어들라고 권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철학의 결점을 강하게 부각시킵니다. 그래도 강렬히 하길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그렇지 않으면 철학에는 고난과 시련이 있기 때문에 철학에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철학을 잘하는 사람은 적어도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다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에서 얻는 진정한 보상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저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매우 특수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철학이 아무리 잘 되고 있을 때라도, 매우 진지한 학문인 철학에 전혀 주목하지 않습니다. 제 말은 그게 불만이라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그 점이 좋은 일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달의 사락 s******5 2012.04.23. 신고 공감 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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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 Can anything good come from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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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이하 ‘하버드’)는 1991년부터 1년에 한 번씩 하버드에서 발간되는 <The Harvard Review of Philosophy>의 편집인들이 2002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후로도 두 권의 책을 더 출간했다. 이 저널의 편집인들은 대개가 똑똑하고 야심에 찬 젊은 하버드대 철학과 학부생들이다. 저널이 미국 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학부생들이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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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이하 ‘하버드’) 1991년부터 1년에 한 번씩 하버드에서 발간되는 <The Harvard Review of Philosophy>의 편집인들이 2002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후로도 두 권의 책을 더 출간했다. 이 저널의 편집인들은 대개가 똑똑하고 야심에 찬 젊은 하버드대 철학과 학부생들이다. 저널이 미국 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학부생들이 위주가 되어 대학의 이름을 걸고 연간지를 낸다니 학생들의 저력을 알 수 있겠다.

하버드 1991-2001년간 진행된 ‘철학자’ 14인과의 인터뷰를 엮었다. 각 인터뷰 앞에는 2-5페이지 분량으로 철학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가 나온다. 움베르토 에코를 제외한 13인은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둔 학자들이며, 그 중 대부분은 하버드에서 가르쳤거나 가르치고 있다. 사실 <The Harvard Review of Philosophy>와 비슷한 이런 류의 저널들은 학교와 학과의 명성(점수)을 높이고, 학생과 교수들에게 좀더 쉽게 글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전공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목적이 크다. 근본부터가 대중적인 저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학자들은 대부분 한국 독자들에게 낯설다. ‘현대’ ‘미국’ ‘철학자’들인 탓이다“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1:46)”는 성경 구절처럼 철학에 관한 한 항상 유럽에 뒤쳐져 있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미국에, 그것도 현대 미국에 무슨 철학자가 날 수 있을까? 유럽과 미국은 매우 다른 역사적, 철학적 전통 위에 서 있다. 미 대륙에 발을 디딘 이후 드넓은 광야를 개척해야 했던 미국의 초기 이주자들에게는 골치 아픈 사색보다는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철학(프래그머티즘)이 가장 절실했다. 예컨대 미국 심리학, 상담학, 정신의학 계통에서는 프로이트나 라깡 같이 문제의 근원을 캐는 이론보다는 치료할 수 있는 영역에 한해서 실제 치료의 근거를 제공해주는 이론이 인정을 받는다. 그런 쪽에서 일하는 미국 전문가라는 사람들 중에 라깡이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절대 다수이다.

이 책이 한국에 출간된 시점이 절묘하다.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출간되고 불과 몇 개월 뒤에 이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샌델은 같은 하버드대학의 원로교수 존 롤스의 정의론을 뒤집으면서 유명해졌고, 그의 정의론 강좌는 해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하버드에는 롤스와 샌델의 인터뷰가 모두 실려 있다.

인터뷰 형식이기 때문에 학자들의 이론을 깊이 있게 분석해서 제공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신변잡기적인 것도 아니다. 편집인들은 인터뷰 형식을 통해 책 내용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미국 학자들에 낯선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짧고 간단한 인터뷰 형식이 그 학자에 대한 이해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인터뷰어가 질문에서 낯선 개념이나 용어들을 툭툭 던지기 때문에, 해당 학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독자는 인터뷰에서 소외감마저 느낄 수 있다. 용어에 대한 주석이 좀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인터뷰 앞에 2-3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학자를 소개하지만, 이 또한 너무 간략해서 큰 도움은 안 된다. 학부생으로 구성된 인터뷰어들에게는 미국 내에서 이름 있는 학자들을 만났다는 게 자부심이 되겠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은 없다.

하버드를 한국에서 번역해서 출간한 것은 대단한 모험으로 보인다. 하버드대학의 이름값 덕을 보기 위해서인지 한글 제목에 ‘하버드’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기꺼이 읽어 볼 한국 독자층이 극히 얇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라면 하버드 동문들도 많이 있을 테고, 하다 못해 일반인 중에서도 언론에서 몇 번 들어본 학자들이 등장하니까 약간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일단 장르가 철학이라는 비대중적인 장르인데다가, 등장하는 학자들이 낯선 미국의 당대 학자들이다.

더욱이 번역이 썩 훌륭하지 않은 탓에 본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커진다. 원서 자체가 하버드 철학과에서 쓰이는 전문어(jargon)와 딱딱한 말투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번역문이 매우 딱딱하고 종종 부자연스럽다. 영문과 병기된 소제목을 보면 오역도 눈에 많이 띈다. 예컨대 Philosophical Faith in Action(p. 49)은 ‘in action’이 ‘행동 중에 있는’이라는 뜻이므로 ‘행동하는 철학() 신념’ 정도로 번역해야 하는데 ‘행위에 대한 철학적 신념’이라고 오역했다. 그리고 Reflection on a Life of Philosophy(p.75)는 ‘철학의 삶(철학적인 삶, 철학하는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해야 하는데, ‘생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라고 어색하게 번역했다. Perspectives on Logic, Science, and Philosophy(p. 279)에서 ‘perspectives’는 ‘전망’보다는 ‘견해’라고 번역하는 게 나을 듯하다. What time is it on the sun?(p.303)은 지구에서는 태양을 기준으로 시각을 측정하지만 과연 태양에서는 어떻게 시각을 측정할 것인가 하는 질문(생각과 관점의 한계에 관한 비트겐슈타인의 전제)이므로 ‘태양은 지금 몇 시인가 ’라고 그대로 번역해야 하는데 ‘해는 몇 시에 뜨는가 ’라고 오역했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철학자들이 비트겐슈타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트겐슈타인의 핵심질문을 이처럼 오역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P.134의 ‘방문학자’는 visiting scholar를 번역한 듯한데, 대개 ‘방문교수’라고 번역한다. Peter Unger의 성 Unger  ‘웅어’가 아니라 ‘언거’라고 발음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번역상의 문제가 역자들의 단어 선택의 취향이나 사소한 오류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문장 하나를 예로 들어 보자.

“그는 사람들이 이러한 입장에서 한두 가지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의 희생이 있더라도 자유와 부라는, 기회와 권력에서는 최소극대화되는 위험성이 낮은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 주장한다. (p. 135)

이 문장을 보면 구조상 ‘자유와 부’는 곧 ‘전략’을 가리켜야 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 둘은 동일할 수는 없으므로 ‘자유와 부를 선택하는 것’이 ‘전략’이 되어야 옳다. 뭔가 오역이다 싶어서 어렵사리 원문을 찾아 봤다.

He argues that in this position people would choose a low-risk strategy in which liberties and the highest minimum levels of wealth, opportunity, and power are promoted even at the expense of lowering average levels of one or another.

완전한 오역이다. 이 문장 말미에서‘one’은 ‘wealth, opportunity, and power’ 중 어느 하나, another’는 그것을 제외한 다른 하나를 가리킨다. 이 점을 고려하는 한편 다른 오역을 수정해서 다시 번역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사람들이 이러한 입장에 처했을 때 부, 기회, 권력 중 어느 하나의 평균 수준을 낮추더라도 그 최저한도 상한선과 자유를 향상시키는 저위험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one’이 ‘liberties’를, another’는 ‘the highest minimum levels’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이 둘 중 하나를 희생하더라도 두 가지(의 합)를 증진시키는 쪽을 택하리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는 다음과 같이 번역하면 된다.

“그는 사람들이 이러한 입장에 처했을 때 부, 기회, 권력의 자유와 그 최저한도 상한선 중에서 어느 한 쪽의 평균 수준을 낮추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 두 가지를 향상시키는 저위험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돌베개는 내가 학부 때부터 호감을 가졌던 출판사인데, 이번 책은 다소 실망스럽다. 이 책이 어떤 독자들을 예상하고, 어떤 계기로 한국에서 출판됐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서 미국철학 전공자도 아니고 영문학 전공자도 아닌 역자들이 책을 번역하게 됐을까도 의문이고출판사에서 좀더 꼼꼼한 교정을 통해 오타, 오역, 잘못된 문장을 잡아내지 못한 점도 아쉽고 안타깝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11.07.18. 신고 공감 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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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자들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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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지는 '하버드 철학'을 말하는 책. 하버드 철학과 학생들이 창간한 철학 잡지 '하버드 철학 리뷰'의 일부 인터뷰를 책으로 엮었다. 현재 하버드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학자들도 있고, 하버드를 거쳐 다른 곳으로 간 학자도, 하버드를 거치지 않은 미국의 타 대학의 철학자, 이미 세상을 뜬 몇몇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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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지는 '하버드 철학'을 말하는 책. 하버드 철학과 학생들이 창간한 철학 잡지 '하버드 철학 리뷰'의 일부 인터뷰를 책으로 엮었다. 현재 하버드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학자들도 있고, 하버드를 거쳐 다른 곳으로 간 학자도, 하버드를 거치지 않은 미국의 타 대학의 철학자, 이미 세상을 뜬 몇몇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들과 최근 조용히 출간된 <남자다움에 관하여>의 저자이자 미국 엘리트 우파 학자로 일컬어지는 하비 맨스필드도 대상이다.   
 
  모두 열 네명의 학자를 한 책 안에 담다보니 내용이 체계적이지 않고, 그들의 철학에 대한 기본 입장을 파악하기 어렵다. 게다가 인터뷰 형식이고, 질문 내용이 거의 대상 철학자의 세세한 부분을 건드려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번역엔 문제가 없지만 내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인터뷰 형식의 책이라고 해서 쉽게 읽힐 거라고 속단하면 안 된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아주 술술 읽히는 편이고, 이 책은 읽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대상 철학자의 철학 흐름을 꾀고 있지 않으면. 관심있는 학자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도 괜찮다. 내 경우엔, 하비 맨스필드와 존 롤스, 마이클 샌들, 피터 웅어 정도가 관심 학자인데, 생각보다 얻은 바는 많지 않다.  

  이 책을 계기로 관심이 가는 철학자의 저서를 하나씩 읽어나가는 것이 좋겠다. 대략 미국에서 주목받는 철학자들이 이러이러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연구하는 철학 분과는 이런 정도구나 하는 정보를 얻고, 이들이 쓴 저서로 넘어가면 된다. 내 경우엔, 이후에서 나온 하비 맨스필드의 <남자다움에 관하여>라는 책을 구입했다. 몰랐던 학자 중엔 알렉산더 네하마스 정도에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소득이다. 피터 웅어의 책 <고상하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기>(1996)를 읽어보고 싶은데, 국내엔 번역본이 없는 듯하다.

 

d*****t 2010.07.2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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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철학함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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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최고의 명강의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마이클 샌덜의『정의란 무엇인가』가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정의가 무뎌진 한국사회에서 ‘정의’를 둘러싼 정의(定義)는 뭘까< 라는 호기심이 적지 않은 탓이다. 어느 정도는 실용적인 목적도 있다. 정의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해서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정의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철학’을 좋아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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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최고의 명강의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마이클 샌덜의『정의란 무엇인가』가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정의가 무뎌진 한국사회에서 ‘정의’를 둘러싼 정의(定義)는 뭘까< 라는 호기심이 적지 않은 탓이다. 어느 정도는 실용적인 목적도 있다. 정의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해서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정의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철학’을 좋아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문학의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며 그 중심에 철학에 대한 무관심은 안타깝게도 오랜 관행이 되었다.

 

그래서『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를 읽으면서 당혹감에 휩싸였다. 말 그대로 철학이 맨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한『정의란 무엇인가]는 화장(化粧)을 한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즉 ‘인터뷰에서 제기된 물음은 단순히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함이라는 행우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러한 물음은 철학 분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를 관통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네하마스의 말처럼 “철학자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그들을 읽고 나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옴베르트 에코, 존 롤스, 마이클 샌덜을 비롯하여 14명의 철학자들이 나온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추구하는 철학이 ‘사변적 형이상학’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치열하게 철학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가령,『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쓴 리처드 로티는 ‘형이상학 이후의 문학’을 향하고 있다. 시적인 문화 혹은 형이상학 이후의 문학이란 ‘종교나 형이상학에 공통적인 명령문이 사라져버린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시적인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인간을 신이나 실재의 본질에 책임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생활-세계를 창조하는 존재로 사유’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알렉산더 네하마스는『삶의 방식』에서 ‘소크라테스적 삶의 방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소크라테스적 삶의 방식이란 삶에는 오직 한 가지 방식이 있고, 그 방식을 안다는 것은 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네하마스는 삶에는 수많은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에게 있어 전기적 사건들은 그의 사유에 있어 최소한의 역할을 한다고 했다. 즉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하는 기획이란 당신의 철학적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지, 당신에게 아이가 몇 명인지, 무슨 옷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한편『정의론』으로 유명한 존 롤스는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을 주장했다. 이는 ‘무지의 베일’ 뒤에 사람들이 처했을 때의 사유 실험이다. 다시 말하면 ‘그 장막 뒤에서 사람들은 각각의 개인을 만드는 모든 것, 즉 부, 나이, 재능, 인종, 좋은 삶과 같은 어떠한 개념에 대한 지식들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하이 맨스월드는 반대하고 있다. 이유인즉 우리가 알아야 하는 지식을 빼앗는 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하버드대 강의에 불러일으킨 마이클 샌덜은 이 책에서도 정의의 문제를 논하고 있다. 그는 ‘정부는 그 자체가 선’(good-in-itself)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 개념을 바탕으로 하여 존 롤스와 칸트의 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개인의 자유권에 호의적이긴 하지만 사회가 있기 때문에 자기정의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의 자유주의는 ‘인간을 자신만의 목적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서 존중하기 때문에, 좋은 삶에 대한 경쟁적인 개념들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도 힐러리 퍼트넘의 ‘내재적 실재론’을 보면 몇몇 경험적 진술은 입증되지 못한다고 해도 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모든 사실 진술을 규정할 수 있는 단일한 어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실용주의적 실재론’이다. 그는 단일한 어휘 대신에 가치 판단, 사실 묘사, 언어적 관습은 모두가 ‘상호침투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윌러드 콰인은『말과 대상』에서 ‘번역 불확정성 원리’를 전개했다. 그는 ‘어떤 두 언어 사이를 번역하는 것에는 많은 방식이 있는데, 각각의 방식은 잠재적으로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와 합치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의 인식이 ‘믿음의 그물’을 구성한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철학하는 삶, 즉 학문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것은 마치 피터 웅어가 최악으로 치달은 아프리카 참사 같은 상황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형이상학에 대한 작업을 선택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철학을 부활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이론적인 측면과 실천적인 측면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좋은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존 듀이가『철학의 재구성』에서 말한 것처럼‘철학이 철학의 문제들을 다루는 도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철학자들이 인간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발전시킨 방법이 될 때’ 철학이 소생한다는 것이다.



p******0 2010.09.0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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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리뷰는 역시 색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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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리뷰'는 하버드대 철학과 학생들이 간행하는 철학잡지다. 학생들의 소논문과 더불어 저명한 철학자들의 글과 인터뷰 내용을 싣기도 한다. [하버드,철학을 인터뷰하다](2002)는 1991년부터 2001년사이에 진행된 14명의 스타급 철학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철학자들을 순서대로 소개하면, 옴베르토 에코, 리처드 로티(1931-2007), 코넬 웨스트, 스탠리 카벨, 알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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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리뷰'는 하버드대 철학과 학생들이 간행하는 철학잡지다. 학생들의 소논문과 더불어 저명한 철학자들의 글과 인터뷰 내용을 싣기도 한다. [하버드,철학을 인터뷰하다](2002) 1991년부터 2001년사이에 진행된 14명의 스타급 철학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철학자들을 순서대로 소개하면, 옴베르토 에코, 리처드 로티(1931-2007), 코넬 웨스트, 스탠리 카벨, 알렉산더 네하마스, 존 롤스(1921-2002), 하비 맨스필드, 앨런 더쇼비츠, 헨리 엘리슨, 마이클 샌덜, 힐러리 퍼트넘, 월러드 콰인(1908-2000), 코라 다이아몬드, 피터 웅어 등이다. 인터뷰에 앞선 이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글도 유용하다. 14명의 인터뷰를 일일이 소개하고 정리하는 것은 번거로운 짓이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3명의 철인 삼총사의 글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하다.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는 철학은 기호학적 연구라고 설명한다. 즉 일반기호학이 철학의 형식이다. 인터뷰를 통해 문학창작에 대한 심리학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에코는 루이지 파레이손의 영향을 받았는데, 모든 해석행위는 자유와 충실성 모두를 포함한다는 것이 파레이손 철학의 핵심이다. 텍스트는 오독을 허용하기는 하지만 해석이라는 작업은 기본적으로 원작에 대한 충실성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영미 분석철학과 독불 대륙철학간의 차이점을 중세철학과 근대철학간의 차이점으로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다.

 

신실용주의자 로티는 문화 엘리트들의 시적인 문화 또는 탈형이상학적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철학자들의 역할 가운데 하나가 옛것과 새것을 함께 엮어주는 것이고, 현재 철학은 애매하게도 과학과 문학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평한다. 인상 깊은 것은 하이데거, 데리다, 니체에게서 정치적 메시지를 얻으려는 시도는 실패할 거라고생각한다는 점과 개혁주의자도, 사회민주주의자도 되려 하지 않는 푸코적인 좌파들을 쓸모없는 부류라고 여긴다는 점. 무척 용감하고 솔직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종교철학자 코넬 웨스트는 악의 문제, 실용주의, 죽음과 욕망, 독단주의와 대화주의, 지배와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 웨스트의 이런 관심은 기독교와 키르케고르, 체호프, 마르크스, 쇼펜하우어, , 멜빌, 에머슨의 저작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웨스트의 문제의식이 나와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특히 셸링을 악의 형이상학자로 예찬하고 그의 [인간의 자유에 대한 논고](1809)를 위대한 저작이라 부르며 강추하고 있다. 셀링의 작품을 잘 읽어볼 생각이다.

z***a 2010.12.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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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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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여러 석학들에게 던지는 질문(어떻게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으로, 나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내가 처음 ‘철학’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 <소피의 세계>(요슈타인 가아더, 현암사)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끊임없이 던지는 철학적 의문들은 공부로 지친 머리에 신선한 ‘충격과 흥미’의 바람이 일으켰다. 하지만 세상이란 거대한 소용돌이에 정신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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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여러 석학들에게 던지는 질문(어떻게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으로, 나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내가 처음 ‘철학’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 <소피의 세계>(요슈타인 가아더, 현암사)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끊임없이 던지는 철학적 의문들은 공부로 지친 머리에 신선한 ‘충격과 흥미’의 바람이 일으켰다. 하지만 세상이란 거대한 소용돌이에 정신없이 내몰리다보니, 철학은 공허한, 무용의 것이 되어버렸다. 허나, 또 다른 허기와 갈증으로 질식당하는 요즘 ‘철학적 사유’는 신선한 바람이 되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것 같은 희망이 움트고 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철학’이란 세상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 시작하였다. 왠지 모르게 단단해지고 풍성해지는,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의 물결이 내 안에 일렁거리고, 한층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고 할까? 그렇게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를 펼치게 되었다.

 

14인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과의 만남, 철학의 ‘가장 현대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사상가들과의 대화는 결코 쉽지 않음은 분명하다. 솔직히 그나마 이름 정도 알고 있는 학자가 고작 세 명-움베르토 에코, 존 롤스, 마이클 샌델-일 뿐이었다. 부족한 역량 탓에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수시로 두려움으로 변하며, 무척 고되고 험난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리타분하고 난해함에서 벗어나 훨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로써의 ‘철학함’이란 화두가 무척 흥미로웠다.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는 ‘철학함’이란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에서 출발해서 끊임없이 의문을 던진다. 이러한 과정은 ‘철학적 사유를 자극하고, 도전적인 문제의식과 통찰’을 얻게 해준다. 우리들이 사고를 고취시키며 삶의 지혜를 얻는 ‘철학함’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만끽하다보면, ‘철학은 어렵다’라는 편견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철학자가 탐구하고 있는 문제의식은 ‘관심과 체험’이라는 개인적 요소와 교육환경이라는 제도적 요소에서 복합적으로 생겨나는 것‘이라는 서문의 한 구절은 용기를 주고 많은 힘이 되었다. 천천히 그들과의 인터뷰에 동참하다보면, 나의 관심과 체험들이 그들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많은 문제들과 고민들이 때론 너무도 쉽게 풀리고, 나름 나 자신을 느끼며 알아가는 과정에 집중하였다. 그러다보니, 책과의 한 판 씨름 후엔 세상을 읽는 관점, 시선에 대한 그들의 학문적 고찰이 시나브로 머리와 가슴으로 와 닿는다.

 

우리 주변의 삶에 대한 관심과 그간의 체험들을 그들과의 대화에 적극 활용하다보면, 스스로 문제를 제시하고 고민하고 해답과 지혜를 얻는 과정으로써 철학적 사유의 유희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철학 입문의 코앞에서, 여러 석학들의 이야기, 그들이 제기하는 많은 의문들과 그들의 철학적 사유는 삶을 바라보는 열린 사고의 장을 펼쳐주었다.

d******3 2010.09.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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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첨단에서 사유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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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나 현상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사유의 작업을 철학적 사고라 함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무리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에 있어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철학적 사고라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상식수준의 논리와 이해만 갖춘다면 그닥 어려울 일도 아니고, 정신적인 면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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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나 현상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사유의 작업을 철학적 사고라 함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무리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에 있어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철학적 사고라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상식수준의 논리와 이해만 갖춘다면 그닥 어려울 일도 아니고, 정신적인 면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딱딱함을 극복한다면, 우리의 삶에 있어 사유하는 모든 과정은 일반적 의미의 철학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어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철학이라는 단어가 딱딱하고 어렵기만 한 이유는 어쩌면 사유의 기회조차도 갖지 못할만큼 복잡하고 여유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때문인지도 모른다.  또는 사유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만큼 물질이나 자본에 익숙해지고 의존적인 무념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철학에도 나름의 전문적인 논리와 논리의 첨예함을 쌓아 만들어낸 심오한 사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데카르트, 칸트, 헤겔등등의, 한번쯤 들어본 철학자는 많아도 그들이 말하는 그들의 사유를 바라보면 이름과는 달리 무척 생소하고 어렵기만 하다.  때로는 그들의 사유가 대체 논리적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이걸 현실세계나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녹여내야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기까지 하다.  저자가 쉽게 풀어낸 삶 속의 철학적 사유를 말하는 책이 아닌 한, 나 역시 철학에 관한 책들은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어렵고 이질적이어서 쉽게 이해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철학의 전문분야에서는 철학의 계보를 이야기하며, 시간과 철학자를 이어내려오는 사유의 연결고리를 분석하기도 한다.  의학이 일상에서 풀어내는 수준의 이야기가 있다면 철학도 일상속의 철학이 있고, 반면에 의학의 의사들끼리 이해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이 있듯, 철학도 철학자들이 공부한 전문적 영역이 존재한다.  사실 이 책은 그런 전문적 영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내용이 다루어진다.  그래서 어렵다.


  움베르토 에코나 마이클 센델과 같은 무척 익숙한 인물들이 보이지만 인터뷰 내용은 무척 어렵다.  철학의 전문적인 영역에서 첨단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그들의 간략한 과거와 진지한 현재를 이야기하고, 그 안에는 그들이 현재 이어나가고 있는 그들만의 사유를 이야기한다.  인상적인 것은, 이들을 인터뷰한 이들은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를 이어나가는 이들인데, 철학교수들에게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이들의 자세역시 무척 진지하고 분석적이며 첨예하다는 점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라 해도, 철학의 최전선을 이끄는 학자를 대함에 있어 긴장보다는 진지함과 예리함이 살아있기는 무척 어려운 일일텐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공부하고 파악해야 할 것이 무척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철학의 계보와 대륙철학과 분석철학등의 개략적 이해, 그리고 근래의 철학적 이슈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어렵지않게 읽어나가며 나름의 이해와 정리를 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역자는 철학입문서로도 좋다 추천하지만 읽고난 후의 개인적 느낌은 그렇지 않았다.

h*****1 2013.11.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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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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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0.12.31 14:56   하버드대 철학과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잡지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논문을 소개함은 물론 유명 철학자들을 인터뷰하여 그 내용을 실었다. 이 책은, 그 인터뷰 내용들만 발췌하여 책으로 엮은 기획서적이다.   인터뷰 대상에는 '장미의 이름'으로 친숙한 움베르토 에코도 있고, 최근 뜨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그리고 학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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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0.12.31 14:56

 

하버드대 철학과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잡지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논문을 소개함은 물론 유명 철학자들을 인터뷰하여 그 내용을 실었다.

이 책은, 그 인터뷰 내용들만 발췌하여 책으로 엮은 기획서적이다.

 

인터뷰 대상에는 '장미의 이름'으로 친숙한 움베르토 에코도 있고, 최근 뜨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그리고 학창시절 '정의론'으로 익히 들어왔던 존 롤스도 있다.

각 인터뷰마다 처음 한 장 정도는 그의 철학적 업적과 현대 철학계에서의 그 학문의 위상,

그리고 기타 알면 도움될 정보들을 요약해 놓았고, 그 후 본격적으로 인터뷰가 이어진다.

나도 이런 저런 기회로 몇차례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글을 쓴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절실히 느낀 게,

인터뷰를 하려면 정말 인터뷰이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하는구나 였다.

그냥 삶을 나누고 소개하는 캐주얼한 인터뷰라면 모르겠지만, 

학술과 관련된 전문 인터뷰일 경우 준비되지 못하면

인터뷰 시간 한두시간 정도 피상적인 잡담만 나누다 끝맺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건,

물론 인터뷰어들이 하버드 철학과 학생들로 이미 학문에 정통(혹은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지만

각 인터뷰이들의 사상과 그들의 철학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철학의 대가들 앞에서도 헛다리 짚지 않고 퀄리티 높은 대담을 나누었다는 것.

 

때로는 술술 읽히는 부분도, 한 문장 이해하는데 십분씩 걸리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끊임없는 집중과 주의를 요한다.

철학의 특성상 단어 한개 한개가 중요하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씩부터 제대로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한가지 더,

요즘 철학 같은 순수 인문학 서적들은 이렇게 저렇게 잘 포장하고 말랑말랑하게 가공해서 출판되는 게 추세인 듯 하다.

"~콘서트, 자신만만~, ~천재가 된 홍대리, ~ 무작정 따라하기" 등등

워낙 순수학문으로서의 접근이 어려우니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춰서 일반인들도 쉽게 흥미를 접할 수 있게끔 하는 것 같은데,

때로는 책장을 넘기자 마자 바로 hard한 이론과 자신을 맞닥뜨리게 하는 좀 "쎈" 책도 읽을 필요가 있다.

이유식이 맛있다고 성인이 되어서도 이유식만 먹고 살 수는 없진 않은가.

물론 본인의 필요여부와 만족하는 수준에 의해 선택하겠지만,

조금 더 관심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x*****5 2014.11.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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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엉터리 번역에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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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부터 확 끄는데가 있고 나름 잘 팔리는 책인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 엉터리 책입니다. 로쟈님의 서평을 미리 봤다면 안 샀을텐데, 돈 아깝고 짜증납니다. 번역이 완전 엉망입니다. 영어 해석은 둘째치고 국어 작문 실력이 형편 없습니다. 철학 전공 하신 분들은 자동 필터링 되서 머리에 쏙쏙 들어 오는지 모르겠지만, 저 한테는 읽을 수록 짜증나는 단어와 문장의 연속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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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부터 확 끄는데가 있고 나름 잘 팔리는 책인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 엉터리 책입니다.

로쟈님의 서평을 미리 봤다면 안 샀을텐데, 돈 아깝고 짜증납니다.

번역이 완전 엉망입니다. 영어 해석은 둘째치고 국어 작문 실력이 형편 없습니다.

철학 전공 하신 분들은 자동 필터링 되서 머리에 쏙쏙 들어 오는지 모르겠지만, 저 한테는 읽을 수록 짜증나는 단어와 문장의 연속이네요.

대충 읽어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끝까지 못 읽겠습니다.

강유원 씨는 이름만 빌려 준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돌베게는 이름있는 출판사 아닌가요?

어정쩡한 전공자 데려다 얼렁 뚱땅 번역시켜서 얼렁 뚱땅 편집해서 책 찍어 내지 좀 맙시다.

l******n 2012.08.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