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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락으로 떨어졌던 코윈 왕자의 구사일생 복수극이 펼쳐지는 2권이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될테니 생략하고. 읽다보면 어딘가 구성이나 전개가 살짝 헐겁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살짝 소름 돋았다. 역시 주인공의 운명을 가르는 건 항상 여자란 말이지. 표지에 등장하는 주근깨 여자가 누굴까 싶었는데.. 이 역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앰버 연대기의 표지는 꽤나 잘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아발론..하면 아더왕이 다스리던 도시보다는 나바론의 대포가 먼저 떠오르는..나는야 구세대. 아더왕 전설을 살짝 비틀어서 소설에 담아둔 재치가 빛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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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하면 용서를 받는 자가 아니라 용서하는 자가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고들 한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미워하고 증오하는 일은 사람을 정말 지치고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가 그렇게 쉽고 좋은 거라면 누군들 용서를 통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까. 몸은 좀 불편해도 마음은 편해야 최고라는데. 하지만 용서는 결코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용서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 생각에 용서란 하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다. 사람들이 자기 의지대로 누군가를 용서하기로 결정하고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이 용서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용서를 하겠다고 마음 먹기도 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쓰고 보니 용서하는 일이 별 대단치 않은 일인 듯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용서를 베풀 상태가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성품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어쩌면 그냥 단순히 '용서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일보다 더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 싶다. 눈이 멀었던 코윈은 앰버의 혈족이 지닌 능력에 의해 4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시력을 되찾는다. 그는 가까스로 지하감옥에서 달아나 오래 전 그림자 아발론에서 그가 추방했던 가넬론의 땅에 도착한다. 가넬론은 괴상한 생명체가 등장하는 검은 원 모양의 땅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코윈이 검은 원의 우두머리를 죽이자 가넬론의 땅은 안전해지지만, 코윈은 검은 땅이 자기가 내린 저주 때문에 생겼다고 자책한다. 코윈의 정체를 안 가넬론은 앰버에 가보고 싶다며 코윈을 따라나서고, 두 사람은 코윈의 형제 베네딕트가 지배하는 땅에 발길을 멈춘다. 베네딕트가 전장에 머무는 동안 코윈은 그의 저택에서 다라라는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자신이 베네딕트의 증손녀라면서 앰버와 그림자를 걷는 일따위에 관심을 보인다. 코윈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에게 이것저것 알려준다. 그리고 그림자 중 하나에서 화약으로 쓸 수 있는 가루를 구한 뒤 가넬론과 함께 마차를 끌고 베네딕트의 땅을 떠난다. 검은 길이 그들이 가로지르는 모든 그림자를 통과하고 있었다. 그림자 세계를 몇 번이나 지났을 무렵 베네딕트가 그들을 쫓아온다. 코윈은 베네딕트가 자신이 다라와 섹스한 일로 화를 낸다고 생각했으나 베네딕트는 코윈에게 그를 '살인자'라고 몰아붙인다. 간신히 베네딕트를 기절시킨 코윈은 다른 형제 제라드에게 그를 맡기고, 그림자 지구에서 300정의 총을 얻어 앰버로 간다. 앰버에서는 검은 길에서 쏟아져나온 괴수들과 전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코윈은 새로 얻은 무기를 이용해 괴수들을 처치하고 앰버 진영으로 들어간다. 에릭은 죽기 직전 코윈에게 '심판의 보석'과 동조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지는 앰버에서 다라는 막무가내로 앰버의 패턴을 걷고, 다라의 정체에 의문을 품은 코윈은 패턴을 향해 달려간다.
코윈이 왕위에 대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에릭에게 건네주려던 왕관을 자기 머리에 썼을 때, 두드려 맞다가 에릭의 명령에 의해 끌려나갈 때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눈이 먼 채로 1년에 한 번씩 끌려나가 반역의 본보기로 연회의 식탁 앞에 앉을 때도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다시 시력을 되찾아 감옥을 탈출한 코윈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도 외면했던 형제자매들과 사람들을 다시 만난다. 모두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데, 코윈은 '안다'고 답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비난하거나 앙심을 품지 않는다. 만일 내가 코윈과 같은 일을 겪었다면 나는 어느 누구도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눈이 멀기 직전 보았던,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기억하며 머릿속에서 수천 번은 벌했을 터다. 그러다가 화병이 나 감옥에서 제풀에 지쳐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코윈이 유일하게 용서하지 않았던 대상은 에릭이었으나 에릭은 자신의 죽음으로 죄를 탕감받는다. 에릭과 앰버에 저주를 퍼부었던 코윈과 달리 에릭은 죽어가는 도중 재빨리 코윈에게 보석 사용법을 일러주고, 자기 저주의 칼끝은 코윈이나 앰버가 아닌 앰버를 공격하던 괴수들에게 돌림으로써 코윈으로 하여금 더 이상 미워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코윈은 기억을 잃은 채 페스트가 창궐하던 14세기의 유럽에 버려져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를 함께 했다. 아마 그 이전에도 다른 그림자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수많은 세월을 보내며 그는 많은 경험을 통해 많은 깨달음도 얻었을 것이다. 지하감옥에 갇힌 초반에는 분노와 증오로 몸살을 앓았겠지만, 4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그는 오랜 세월 얻은 지혜로 숙성되어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을 법하다. 시간은 코윈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켰다. 이 부분에서는 옛날에 읽었던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들과의 차이점을 많이 느꼈다.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에도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그들은 코윈과는 좀 다르게 그려지는데, 밝고 지혜로움이 드러나기보다 대부분 허무주의에 젖은 듯 일상을 냉소적이고 권태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두 가지 해석이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 판타지 소설은 애들이나 보는 것으로 치부되고, 작가들도 나이가 어린 편이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산다는 것(=나이가 든다는 것)을 현명해지는 것과 같은 선상에 놓지 않는다. 그저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고 여겨질 뿐이다. 나이 어린 이들은 나이듦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하고, 또한 롤모델이 될 만큼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본 적이 드물기 때문에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이들은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게 된다. 또한 끝없는 경쟁과 사회 진입의 벽이 너무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 때문에 작가들마저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게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일이다.
피를 나눈 이들 사이에 이토록 많은 미움과 위협이 난무하는 것은 아마도 부모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코윈의 형제자매들의 공통된 부모는 아버지뿐이었으나, 그는 자식들을 참아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어머니까지 같은 사람이었다면 그나마 형제자매들이 좀 더 융합하지 않았을까? 전 세계 역사에서 심심찮게 일어난 왕위쟁탈전은 대부분 부모가 같지 않은 이복형제들 사이에서 비롯되었다. 만일 왕족이 그들의 백성들만큼 일부일처제를 성심성의껏 지키고, 부모의 역할을 가신들에게 떠맡기지 않았더라면 피를 나눈 이들끼리 다투며 서로를 죽이는 일은 드문 사건이 되었으리라. 그런 생활방식에 의해 아무 상관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고 죽어가야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생활방식이 인간 행복을 위한 기본 바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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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구서보다 재판된 도서가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은 구판인데, 만약 재판도서의 표지 디자인을 사용했었더라면 소장만 하고 있지 않고 바로 읽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을만큼 구입해 놓고선 외롭게 책장을 지키고 있더라구요.^^) '앰버 연대기'는 제가 좋아하는 SF, 판타지, 어드벤쳐, 추리, 고딕스러움 등 모든 장르 문학들이 섞여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게 쉬지 않고 읽었던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한 용어, 문화, 상황등으로 어리둥절했는데, 점차 이야기의 뼈대를 이해하면서 읽는 속도가 빨라진것 같기도 하고요. 코윈의 저주탓인지 모르지만, 검은 그림자의 침략으로 점점 앰버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수정하고, 실패한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코윈은 앰버에서 사용할수 있는 총을 만들게 됩니다. 앰버 연대기에서는 평행 우주이론 즉 다중우주이론이 많이 등장한답니다. 각 앰버 왕자와 공주들은 앰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수 있어요. 언뜻 그러면 자신만의 우주에서 신처럼 생활하는 것이 좋지 않냐고 묻을수 있지만, 앰버의 왕자와 공주들은 자부심이 대단해서인지 짝퉁은 싫다고 합니다. 오로지 진짜 명품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있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이 책은 서양 신화와 전설을 바탕을 이룬 이야기들이 많은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문화가 아닌지라 읽는데 어떤 신화와 전설이 배경일까?하는 생각만 했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신화와 전설에 대해서 좀 더 알았더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책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저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