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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또 다른 이름으로는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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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운동>이라는 숙제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한 책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어린 학생들에게 <친절운동>이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그리고서 아이들이 각자 어떻게든 친절을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물론 입을 삐죽이며 툴툴거렸다. 마치 '내가 이 나이에 돈도 안 받고 남을 돕는 어리석은 짓을 하겠어. 누굴 유딩(유치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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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운동>이라는 숙제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한 책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어린 학생들에게 <친절운동>이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그리고서 아이들이 각자 어떻게든 친절을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물론 입을 삐죽이며 툴툴거렸다. 마치 '내가 이 나이에 돈도 안 받고 남을 돕는 어리석은 짓을 하겠어. 누굴 유딩(유치원생)으로 아시나?'라고 말하는 듯한 아이들의 모습이 퍽 재밌다. 비록 툴툴거리기는 하지만 <숙제>이기 때문에 마지 못해 <친절운동>을 시작하기는 한다.

 

  주인공이 시작한 친절운동은 '가난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돕는 일'이다. 주인공이 돌보아 줄 할머니는 '카산드라 맥피'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이렇게 부르면 엄청 싫어하고, 그냥 '맥'이라고 불러야 하는 괴팍한 할머니였다. 친절운동은커녕 괴짜 할머니에게 괴롭힘만 당할 거라고 마음속으로 괴로워하던 주인공은 우연히 할머니가 '전쟁영웅'이셨고, '불나방'으로 불린 전투기를 직접 모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확히 어떤 전쟁에 참전하셨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나이로 짐작할 수 있는 전쟁은 뉴질랜드가 영국과 함께 참전한 전쟁이었던 <제2차 보어전쟁(1899~1902)>과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 두 전쟁 가운데 하나로 짐작된다. 아니면 둘 다 참전했던지...

 

 골치 아픈 숙제를 어찌 할꺼나

  여하튼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다름 아니라, 주인공이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현재 공항에 '불나방'이 존재하고 있고, 약간의 돈만 지불하면 실제로 몰아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머릿속에서는 이 숙제를 성공해서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 상상으로 가득하였다. 하기 싫다고 툴툴거리던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구만 아이들 앞에서 <칭찬> 받을 생각으로 의욕이 샘솟는 것을 보니 역시 아이라는 생각도 들고 <칭찬 한 마디>에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을 얻는 것을 보면서 읽는 나도 가슴 가득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깐. 할머니와 함께 '불나방'을 함께 타는데 한 사람당 69달러나 들고, 할머니 집에서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 데에도 7~10달러가 든다는 사실에 앞일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그러나저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당장 공항의 <조종사 클럽>에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요즘 어린이답지 않게 착한 일을 한다며 내일 아침 11시까지 오면 어찌어찌 도와줄 수 있겠다는 확답을 받는다. 그래도 문제는 남았다. 공항까지 가는 택시비를 당장 내일까지 마련해야 한다.

 

  주인공은 부랴부랴 돈을 구해보려 하지만 막상 구할려니 돈 생길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옆집 할아버지가 1시간에 10달러짜리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며 주인공에게 권했고, 주인공은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옳다구나하며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 일은 모아놓은 나무껍질을 텃밭에 골고루 뿌려주는 작업이다. 힘들게 일을 마친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단순한 동작에도 손을 떠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는 새에 <친절운동>에 대해 설명하고서 돈을 받지 않고 말았다. 뒤늦게 자신이 저지른 일의 결과 앞에서 좌절을 하고 말았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었다.

 

  그렇지만 기특하지 않은가? 선생님이 내준 학교 숙제를 이렇게나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이 맡은 그 이상의 숙제를 해내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당장 시험점수를 한 점이라도 올리려고 열을 올리는 우리네 학생들과는 너무도 비교되기에 정말정말 부러웠다. 분명히 이 땅에도 이렇게 멋진 숙제를 내주시는 훌륭한 선생님과 정말 아름답게 숙제를 풀어내는 착실한 학생들이 있을 텐데...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걸까? 내가 게을러서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지 못했을 뿐이길 정말 바란다.

 

 남을 어떻게 도와주냐고? 정성으로 성심껏!

  10달러를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주인공은 다음날 아침, 집안일이라도 도와서 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집 앞 잔디를 깎은 대가로 받은 돈을 고작 5달러 뿐이다. 이 돈도 자기네 집 형편으로는 많이 준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달리 할 말도 없이 풀이 죽고 만 주인공이다.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F18 모형비행기' 모형비행기수집가인 친구에게 팔면 적어도 10달러 정도는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미치자 주저할 것도 없이 실행에 옮겨 7달러를 손에 쥔다. 생각보다 적은 돈이었지만..이제는 시간이 없다.

 

  예정대로 할머니에게는 어디로 가는 지 비밀로 하고서 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한다. 수중에 있는 돈은 고작 17달러. 왕복을 하면 적게는 14달러, 많게는 20달러가 든다. 행여 돈이 부족하면 어쩌나..이런 걱정을 하는 주인공에게 택시운전기사 아줌마는 집에서 공항에 가는 데에만 2달러만 받는다. 착한 일을 하는 주인공이 기특해서 특별히 싸게 해주는 거란다. 역시 착한 일을 일단 해볼 일이다.

 

  사실 할머니에게 어디로 가는 것인지 비밀로 한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막상 자신이 젊었을 적에 직접 몰던 전투기와 같은 종의 전투기를 만져보니 감회가 새로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를 본 클럽의 조종사는 할머니에게 함께 타보자는 제안을 했고, 할머니는 다시는 타 볼 수 없을 거라 체념하던 차에 나온 말이라 정말정말 반갑게 수락하였다.

 

  할머니가 하늘을 여행하는 틈을 타서 신문기자가 주인공에게 대강의 이야기를 들었고, 신문은 요즘 어린이답지 않게 착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미담으로 엮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는다. 이는 나중의 이야기이고, 오랜만에 비행을 마치고 내린 할머니는 조종사에게 투덜투덜거린다. 자신이 늙었다고 곡예비행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 것이다. 하하하

 

 <봉사>라는 이름의 <배움>

  이로써 <비밀 숙제>는 마무리하였다. 주인공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착한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있으며, 자그마한 정성만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며 기꺼이 도와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억지로 <봉사점수>를 따려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것보다는 확실히 보람찬 일이었을 것이다. 비록 스스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을 지라도 <배움>이라는 것이 으레 그러기 마련일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느낌도 받지 못하다가, 아니 불편하고 짜증나는 느낌이었을 지라도 나중에는 가슴 가득 뿌듯함으로, 따뜻함으로 물드어 다시 하고 싶은 것 말이다. 그것이 <봉사>이고, 또 다른 이름으로는 <배움>일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10.11.15. 신고 공감 4 댓글 12